**중국 화산,태백산 트레킹 4일차(태백산 등반)**
-.일정 : 2014년 6월 19일~23일
-.4일차(22일 태백산 등반)
⊙.경로 : 태백산입구-셔틀버스-황화평도착/등산시작-칠녀봉등산-상반사(케이블카)-배선대(3300m)-태백산(3511m)
서안을 찾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취화산이나 운대산 숭산 등을 찾는데 우린 태백산을 선택하였다.
태백산이 1992년 국가원시산림보호지역으로 정식 개방되고 케이블카가 1997년에 설치되어 인지도가 부족함이 있겠지만 중부내륙 동부지역에서 최고봉으로 3767m의 고산을 찾는 이에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우린 산악회일원으로 원정산행을 표방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도심지의 화려함과 홍등가처럼 불을 밝혔던 호텔이 아침에 일어나니 화장을 지운 것처럼 찌든 때와 먼지 등으로 지저분해 식성을 못 느끼겠는데 조식으로 나온 것이 빵이다.
종업원조차도 중국인이 아니냐고 물어온 정근씨야 현지에 완전하게 적응하여 별문제가 없겠으나 항상 밥을 먹어야만 하는 나는 입장이 다르고 더구나 오늘은 3700m의 등반이 있으니 더 든든하게 먹어둘 필요성이 있다.
▲태백도가촌(국가에서 운영하여 관리가 엉망이다.)
찜찜함을 안고서 차에 올라 10여분 이동하여 태백산매표소에 도착하는데 건물이 웅장하고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셔틀버스가 화산보다도 엄청 많아 변화를 실감한다.
셔틀버스는 화산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이 모두 타면 떠나는데 태백산의 상반사까지의 거리가 40km에 이르고 이동시간도 만만치 않게 걸려 또 다른 여행의 시작점처럼 느껴진다.
▲태백산 매표소
처음에는 백담사계곡처럼 완만한 협곡을 끼고 돌다가 지그재그로 가파르게 올라 치는데 운전솜씨가 정말로 대단하다.
셔틀버스는 연화폭포와 잔도 등에서 하차를 하여 구경 후 다시금 탑승하여 이동하는 형태인데 가이드덕분인지 우린 경유지 없이 칠녀봉산행의 시작점인 홍화평에서 하차하고 일부는 그대로 케이블카탑승장이 있는 하반사까지 간다.
홍화평의 고도가 우리나라 태백산 1567m 보다 훨씬 높은 2260m이고 어제 화산의 고도다.
등산로입구에는 아치형산문도 만들어 놓았고 이정표에도 한글로도 표기해 놓았지만 우리가 유일한 등산객이다.
조금 들어서자 응가한 흔적들이 난무하다.
아마도 고도가 높다 보니 고산증을 겪은 잔류물인듯한데 그나마 등산로를 비켜나 있어 인상만 찌쁘리면 된다.
▲황화평
▲칠녀봉의 모습
공기가 무척이나 신선하고 상쾌하고 맛나다.
자고로 자연은 자연속에 자연 그대로 있어야 되는 게 맞고 산행은 이래야 한다.
자그마한 야생화를 비롯하여 모란이며 이름모를 꽃들도 반겨하고 우리들은 그 속에서 벌과 새가 되어 유희한다.
어제의 고도적응이 있었음에도 약간은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바쁠 게 없으니 즐기면 된다.
옛 이정표와 대한민국을 겨냥한 듯 한글이 새겨진 산뜻한 이정표 그리고 잘 가꾸어진 등산로는 조만간 우리나라사람들을 마구 끌여드릴것 같은 예감이다.
▲태백산 정상부가 조망된다.
▲차로 올라왔던 도로
뽀족한 산세와 고사목은 고산지대를 상징하고 어느 원시림을 걷는 듯 이색적이다.
일대산과 이대산 등 안내판이 수시로 나타나 등산로를 이탈 할 일도 없거니와 이러한 높은데 까지 바위를 다듬고 시멘트를 날라 등산로를 만들어 놓았으니 자연스레 안내로가 된다.
웃자라 등산로로 늘어뜨린 가시 달린 나뭇가지가 괴롭힌다.
지맥산행시 이들과 생채기를 내어가며 지겹도록 맞짱을 떴는데 인연인지 이런 곳에서도 접하니 조금은 당황스럽고 대원들은 정맥팀인 독수리오형제를 투입하라고 넌스레를 떠니 조만간 낫 들고 와야겠다.
긴 바위 오름이 이어진다.
이곳이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길인지 싶다.
바위를 오르고 있는 대원들의 모습은 늠름자체고 산악인의 진정한 모습을 보는 것처럼 뿌듯하다.
산 아래로는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하반사까지 올라가는 도로가 주절양장이고 케이블카 상부로는 태백산정상의 모습이 보이는 절경이다.
물고기 등줄기를 닮았다는 어배령의 바위 등을 타고 능선에 접했지만 특이한 것은 없다.
▲케이블카 정류장이 목표지점이다.
고도계는 어느덧 2750m인 백두산을 넘어섰고 급경사길이 끝나고 완만해 지며 오를시 저 뾰족뾰족한 능선들을 어떻게 타고 넘을까 싶었는데 등산로는 의외로 완만하다.
여기가 중국에서 약초가 제일 많이 나는 곳이라고 하더니 눈에 띄는 것이 상왕지버섯이다.
천이 종교행사의 흔적처럼 휘날리고 있는데 우린 티벳이나 에베레스트를 등반시 벌퍽이는 깃발로 쯤으로 여긴다.
▲태백산정상
칼등바위의 아찔함은 핸드레일이 있어 상쇄시켜준다.
지나온 산릉과 태백산이 다시금 조망되는 멋찐 풍광이다.
우측으로 보이는 산릉들은 어느 한쪽만 싹둑 잘라 우리나라에 옮겨 놓기만해도 천하일경이 될듯한데 그 장쾌함에 숨이 멋는다.
▲칼등바위에서 정상을 배경으로..
고지가 3천 고지대를 넘어서면서 피부에 닿는 바람도 시원하고 숲속의 향이 허브가 되어 머리를 맑게 한다.
고도계가 3천 100을 가리키고 있어 이곳이 최고봉이 아닐까 싶지만 정상부는 바위뿐 표식이 없어 알 길이 없다.
태백산정상부는 구름이 몰려와 반쯤을 삼켜버렸고 얼마간 쉬지 않았는데도 추위가 몰려와 자연스레 일어선다.
▲구름이 몰려온다.
▲여기가 칠녀봉의 최고봉인듯 한데 아무런 표식이 없다.
내림길은 쭉쭉 뻗은 삼나무로 인해 천연림속을 걷는듯하고 숲의 상쾌함에 몸은 날아갈 듯 가볍다.
야생화가 꽃밭을 이뤘고 바위를 파내어 신을 모신 하반사를 지나 케이블카승강장에 내려선다.
태백산주변으로 진경산맥 줄기가 첩첩산중을 이루며 흘러가고 있는 연릉들의 산세가 과히 위압적이고 저런 곳이 하나씩만 개발된다고 해도 우리네 인생이 너무 짧아 다 가보지도 못 하겠다.
▲하반사
▲칠녀봉의 모습
광장에 있는 약식정상석에서 단체사진을 남긴다.
근데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먹거리가 없단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아래에 번듯한 가계가 있고 산장도 있었다.
케이블카에 오르는데 이 넘의 문이 어찌나 빨리 닫히는지 뒤에 올라탄 영환씨에게 혼쫄이 났다.
흔들리는 케이블카 아래는 몸으로 태백산을 체득해가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이고 우린 쉽사리 상반사에 내려선다.
여기서 빵과 과자와 함께 우동쯤에 해당되는 현지식을 곁들이는 국물까지 흡입해 버리는 식성들이 놀랍다.
▲카메라 밧데리가 이 사진을 끝으로 끝났다.(이후 사진은 차용되어 내사진이 많다.ㅎ)
힘들어하는 영순씨를 가이드와 함께 남겨 놓고 배선대로 향한다.
고산지대이면서도 숲을 이룬 나무그늘에 나무테크로 된 길은 산책로와 다름없다.
케이블카가 있으니 사람들의 왕래도 많고 갑자기 숲속에서 괴성소리가 들려와 포착된 것은 2인용 리프트가 하늘을 가른다.
배선대는 3300m로 전망대역할을 하는데 구름에 가려 조망이 없다.
그나마 오전에 말끔한 산그림을 봐서 망정이지 실망감이 클뻔했다.
태백산 3767m은 군사지역으로 내국인에게만 허용되고 외국인은 상반사인 3511m까지만 등반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도 200m란 고지가 남아있어 만만치 않는데 쭉 깔린 나무계단이 유혹하고 또 여기까지 와서 그곳을 안간다는게 허락치 않아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의 지루함을 뒤로하고 올라간다.
키나발루산등반시 포터로부터 비실이로 낙인찍인봐 있는 주군도 뒤를 따르는데 대견하다고 하면 욕이 될까...
바위로 된 상반사에 꽂혀있는 태백산깃발을 흔들며 환희의 탄성을 내지른다.
이곳이 3511m로 우리가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이다.
좋다. 비록 정상이 코앞에 있어도 가지 못하지만 이만 하면 되었다.
다만 이 넘의 대륙기질은 여기까지 케이블카를 놓고 있는 것에서도 느껴진다.
아마도 우리가 산행을 출발했던 홍화평(2260)으로 연결될듯한데 참 통도 크다.
▲상반사(3511m)
▲외국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이다.
▲구름 끝이 태백산정상
▲여기까지 케이블카 정류장을 만들고 있다.
내려가는 길은 조급하다.
배선대에 잔류했던 사람들은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 버렸고 케이블카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영순씨는 동태가 되어 입도 못 연다.
이래저래 뒷담화가 나오게 생겨버렸다.
한번 탔다고 이젠 요령이 생겨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는 것도 민첩하다.
언제 그랬나 싶게 따스함이 스며들고 얼었던 몸이 녹아 나른함까지 느껴진다.
셔틀버스는 그 꾸불꾸불한 도로를 브레이크조차 밟지 않고 잘도 내려와 매표소에 도착했을 때는 더위 때문에 땀이 솟는다.
태백산이 있는 보계시는 대단위로 변신 중이다.
우리나라에 태백산이 있어 그 태백산이 쉽사리 연상되지만 분명 차원 다른 웅장함이 있고 이런 곳을 다녀왔다는 게 너무 뿌듯하며 앞으로 찾게 될 산악인에 앞선 선구자적인 느낌마저 가진다.
거칠 것 없는 도로와 대단위 농장이 펼쳐진 평원을지나 2시간 만에 첫날의 서안시에 안착하고 첫날 묵었던 숙소에서 자유롭게 휴식을 취한다.
▲대안탑
▲한국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