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의 나라 스페인(Spain/España)
<2> 발렌시아 성문(Torres)
북문(Torres de Serranos) / 북문의 뒷모습 / 후문(Torres de Quart) / 성문 위 통로
발렌시아 구도시로 가려면 성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성벽은 모두 없어지고 성문만 두 개 남아있다.
예전에 북문으로 불렀다는 ‘세라노스 문(Torres de Serranos)’은 거의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는데 어마어마하게 크고 멋지다. 19세기 초, 나폴레옹이 쳐들어왔을 때 견고한 이 발렌시아 성벽에 막혀 결국 되돌아갔다고 하는 튼튼한 성이었는데 성벽은 흔적도 없고 성문만 남은 것이다.
성문을 통하여 들어가면 구시가가 되는데, 성문의 뒷면은 두 번째 사진처럼 다섯 개의 구멍이 있는 이상한 모습이다. 측면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그 입구에서 표(2€)를 끊으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양쪽 탑은 중간부분이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어 건너다닐 수 있고 벽 안쪽은 방들이 있는데 원래는 무기고로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감옥(監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성문 위로 올라가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제법 멀리까지 시야가 트이는데, 대부분 이름 있는 볼거리들은 구시가지 가운데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모두 걸어 다니면서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은 ‘콰르트 문(Torres de Quart)’이라고 하는데 후문 격으로 매우 좁지만 높다랗고 웅대한 모양이 볼만하고, 북문은 모가 났는데 이 문은 둥근 원기둥 모양이다. 특히 이 문의 둥근 벽면에는 옛날 전쟁 당시 대포와 총탄 세례를 받은 자국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는 역사의 증거물이다.
나는 작은 문을 통해서 구시가로 들어섰는데 좁은 골목길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붐비는데 좁은 골목길 틈새로 너무나 아름다운 첨탑이 보이기에 물어보았더니 ‘산타카타리나 수녀원의 종탑’이라고 일러준다.
<3> 라 론하 실크거래소(La Ronja de Seda)
라 론하(실크거래소) / 실크를 거래하던 방 / 실크를 보관하던 방 / 산타카타리나 종탑
또 하나 발렌시아의 자랑인 ‘라 론하 실크거래소(La Ronja de Seda)’가 있다.
이 실크거래소는 발렌시아의 황금기였던 15세기에 지은 건물로, 당시 발렌시아 대성당을 지었던 건축가 ‘뻬레 꼼테(Pere Compte)’가 지은 건물이라고 하며 전형적인 고딕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져서 지중해 건축을 대표한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고 하는데 1996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겉모습도 아름답지만 실크 상인들이 모여 실크를 거래했던 방들도 너무나 크고 아름다운데 섬세하게 조각한 기둥에서부터 천정까지 완전히 예술작품이라 할 만하며, 굉장히 큰 방들이 수도 없이 많다.
지하에는 실크(Silk/비단)를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했던 방들도 있는데 각각 용도에 따라 모두 특징이 있다. 둥그렇게 지어진 건물들 가운데는 제법 넓은 공간도 있어 나무를 심어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4> 비르헨 광장(Plaza de la Virgen)
비르헨 광장(Plaza de la Virgen) / 성 요한(St. John) 성당 / 웅장한 시장건물 / 중앙시장
구도시 중앙에는 ‘비르헨 광장(Plaza de la Virgen)’이 있는데 제법 넓고, 가운데는 큰 분수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광장 가운데 있는 분수에는 조금 높은 곳에 남자가 누워있고 그 둘레에는 8명의 소녀가 물을 붓고 있는 조형물을 설치했는데 남자는 도시 옆을 흐르고 있는 ‘뚜리아 강(Río Turia)’의 상징이고 물을 붓는 소녀들은 강의 8개 관개수로(灌漑水路)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 광장에서는 매년 ‘라스 파야스(Las Fallas)’라는 축제가 열리는데 광장 가운데에 성모상을 모셔놓고 사람들이 꽃을 헌화하는 축제라고 한다. 광장 뒤쪽의 커다란 8각 탑이 있는 건물이 대성당인데 이 부근에 여러 개의 다른 이름의 성당들이 몰려있어서 이름들이 헷갈린다.
<5> 발렌시아 중앙시장(Mercat Central)
‘발렌시아 중앙시장(Valencia Mercado/Mercat Central)’은 1928년에 문을 연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역사가 거의 100년이 되었는데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외부 건물모습과 널찍하고도 기능적인 내부시설 등 극히 현대적인 모습이다.
식료품, 과일가게 / 하몬(Jamón) 가게 / 시장 입구 / 잡화 코너
이곳에서 파는 상품들은 질적으로 최고급만 취급하며 비교적 좋은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한다.
발렌시아는 오렌지의 도시로 유명한데 부근에는 오렌지 농원이 많아서 질 좋은 오렌지가 많이 생산되고 특히 오렌지의 맛이 좋다고 한다. 이곳 발렌시아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스페인의 전통음식 파에야(Paella)는 불린 쌀에다 갖은 양념을 하고 토끼고기를 넣고 볶는 밥이다. 한번 먹어보자고 시켰는데 우리 돈 1만 3천 원 정도로 꽤 비싼 편이지만 양이 제법 많아서 저거 하나로 둘이 배부르지는 않았지만 한 끼는 충분했다. 그런데 정말 맛있다.
우리가 먹은 파에야는 닭고기 파에야였는데 전통 토끼고기 파에야는 없냐고 물었더니 고급 식당에 가야 있으며 훨씬 비싸다고 한다. 이곳에 풍부한 쌀과 토끼고기가 만들어낸 지역 음식인 셈이다.
전통음식 파에야 / 미겔레테 탑 / 도자기 박물관
스페인 전통음식 파에야는 옛날 로마인들이 이곳 이베리아반도로 처음 왔을 때 언덕마다 덤불이 많고 토끼가 많이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히스파니아(Hispania)인데 라틴어로 히스파니아는 ‘토끼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스페인의 다른 이름인 에스파냐(Espana),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사람들을 히스패닉(Hispanic)....
이 모든 말의 어원이다. 그리하여 토끼가 많은 고장이었으니까 토끼고기 요리가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근처에 멋진 조각품들로 외부를 장식한 건물이 수없이 많이 있다. 그 둥에서 지금은 도자기 박물관이라는데 예전에는 궁궐이었던 모양으로 정식 명칭은 ‘마르케스 아구아 궁전(Palacio Marques dos Aguas)’ 이었다는 건물이 멋지다.
외부의 조각들이 너무나 멋져서 한 컷... 들어가지는 않았다.
광장에서 보이는 첨탑은 1420년에 완공된 ‘미겔레테탑(Torre del Micalet)’으로 발렌시아 대성당의 종탑인데 꼭대기에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조망된다고 한다. 스페인의 대도시 발렌시아(Balencia)는 상상외로 볼 것이 많은,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