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4권
[여래의 법신을 얻었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여래의 법신(法身)을 얻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평등한 몸,
둘이 아닌 몸,
청정하여 다함이 없는 몸,
오랫동안 선을 닦은 몸,
법의 몸,
수량으로 셀 수 없이 깊고 깊은 몸,
부사의한 몸,
적멸한 몸,
허공과 같은 몸,
지혜의 몸이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여래의 법신을 얻은 것이라 한다.”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은 어느 때 여래의 법신을 모두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야, 초지 보살은 평등한 몸을 얻는다. 왜냐하면 초지 보살은 모든 악한 몸을 없애고 모든 보살과 같게 되므로, 이를 평등한 몸이라 한다.
2지 보살은 청정한 몸을 얻으니, 청정하게 계를 지키기 때문이다.
3지 보살은 다함이 없는 몸을 얻으니, 성내고 괴롭히고 해치려는 마음을 없애기 때문이다.
4지 보살은 오랫동안 모든 선을 쌓은 몸을 얻으니, 모든 불법을 수집하기 때문이다.
5지 보살은 법의 몸을 얻으니, 선정의 힘으로 모든 불법을 알기 때문이다.
6지 보살은 세간에서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몸을 얻으니, 깊고 멀기 때문이다.
7지 보살은 불가사의한 몸을 얻으니, 훌륭한 방편이 있기 때문이다.
8지 보살은 적멸한 몸을 얻으니, 쓸모없는 이론을 잘 없애 모든 번뇌를 다하기 때문이다.
9지 보살은 허공과 같은 몸을 얻으니, 걸림이 없는 몸을 얻어 허공에 두루하기 때문이다.
10지 보살은 묘한 지혜의 몸을 얻으니, 왜냐하면 모든 보살의 모든 지위의 법을 두루 알기 때문이다.”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의 법신은 여래의 법신과 차이가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차이가 없다. 단지 공덕이 다를 뿐이다.”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몸에는 차별이 없는데 공덕이 다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의 명칭은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몸과 입이 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덕의 모습에는 각기 차이가 있다.”
제개장보살이 여쭈었다.
“몸이 같은데 어찌하여 따로 공덕의 모습을 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지금 너를 위해 비유로 설명하여 이 뜻을 풀이하겠다.
비유하면 마니주(摩尼珠)를 모두들 다 같이 ‘마니’라 부르는 것과 같다.
이 구슬의 이름은 비록 하나이나 갈고 닦아 꾸며야 빛이 밝게 드러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과 같다.
비유하면 여래의 몸을 아직 갈고 닦지 않은 것이 보살의 몸이다. 여래의 몸도 마니보배이고 보살의 몸도 마니보배여서 보배인 것은 다름이 없으나 여래의 마니보배와 보살의 마니보배는 그 광명과 색상이 각각 다르다.
왜냐하면 여래의 몸인 마니보배는 한량없이 중생계에 가득 차고 허공계에 가득 차며 청정해 어떤 티끌과 때도 없으나
보살의 몸인 마니보배는 한계가 있어 허공계에 가득 찰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더러움의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달은 초승달에서 15일의 보름달에 이르고 그 후 15일간도 역시 달이라고 하며, 내지 달이 다 이지러져도 모두 달이라고 한다.
그러나 달이라는 명칭은 같지만 밝기는 15일의 보름달만 못하다.
법도 그러하여 여래의 몸과 보살의 몸을 모두 달이라 한다면, 달이라는 명칭도 같고 실제 역시 같지만
광명이 비추는 것은 보살과 여래가 각각 다르다.
보살 몸의 광명이 비추는 것은 여래의 그 빛이 치성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비유하면 마치 월말의 달과 월초의 달을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이런 까닭으로 여래의 몸과 보살의 몸은 두 몸이 같긴 하지만 공덕은 서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