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말하지 않은 죄
조선의 남이 장군과 영의정 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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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이후로 김기춘 ,우병우, 김상만, 김영재 등의 이름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아니 항상 이들의 이름이 우리 언론에 회자되곤 했는데 잘 나갔을 때는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자로서 혹은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 의사로서 세상에 조명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요새는 어떤가? 비리의 중심핵으로 전 언론과 국민의 대대적인 의혹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우리사회에서 가장 선망의 직종인 검사요 의사들인 이들의 직업은 그야말로 최고 엘리트층을 이루었다. 특히 김기춘과 우병우는 이 나라의 최고 수재만 간다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하여 3학년 때 사법고시를 합격하여 검사로 발령받아 서슬 퍼런 칼날을 잡고 휘두르는 자들이었으니 얼마나 그 위세가 당당했겠는가! 승승장구만한 그들은 실상은 패배자나 약자의 아픔이나 슬픔을 전혀 모르는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오만하고 교만한 자들이었던 것이다.
요새도 고시를 합격했다하면 아니 로스쿨만 나와서 변호사만 합격해도 여기저기 프랑카드가 걸리고 세상에 그 위세와 자랑이 철철 넘쳐나는데 어린 나이에 그 위치에 올랐으니 세상을 쩌렁쩌렁 울릴 만 하였을 것이다.
더구나 관료사회의 관습이 뿌리 깊게 내린 우리 사회에서는 고급관리가 되어 출세 가도를 달릴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부와 명예를 한손에 거머쥔 추앙받을 인물이 되었던 것이다. 하기야 내놓으라는 일류대학만 합격하여도 온 집안을 쩌렁쩌렁 울리는데 더 말하여 무엇 하랴! 아무튼 서슬 퍼런 검,판사에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의사가 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최고의 영예이자 위세인 것만은 주지의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위에 열거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어째 인생이란 것이 결코 만만치만은 않은 것이고, 주역의 원리처럼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처럼 성장하였다가 곧 파멸 당한다는 인생사의 법칙에서 그들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호스트빠 남자 기생 출신이라는 나이어린 고영태와 나란히 청문회장에 앉아 국민들의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르쇠로만 일관하는 늙은 김기춘의 모습에서, 그리고 청문회장도 나오지 못하고 국민들이 현상금을 걸고 수배를 하는 우병우의 모습에서, 김상만과 김영재라는 의사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권력의 허상과 엘리트라는 것들의 말간 민낯을 드러낸 실상을 바라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하는 것이다.
지위와 돈과 명예, 그리고 그에 걸 맞는 우수한 학벌이라는 것들을 달고 위세를 부릴 때는 그야말로 칼 찬 나리에 무서운 호랑이요 존경해야할 의사선생님이었지만 저 권력에 빌붙어 제 재주를 팔고 그 권력을 위해 종사한 내력과 그에 따르는 온갖 특혜를 누린 것을 생각해보면 저 무지렁이로 떳떳하게 살아가는 한갓 이름 없는 민초들이 더 위대하게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리하여 빈부귀천을 불문코, 유무식을 불문코 인간은 상호 평등한 존재라는 것이 진리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일까?
의당 국민이 준 지위를 가졌다면 그 자리에서 떳떳하게 바른 말을 하고 옛 충신들처럼 목숨을 버릴 각오로 국민들의 안위와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면 누가 그들을 지금처럼 백안시하고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며 경원시할 것인가?
그러나 근본이 관료주의, 출세주의에 물든 이 나라의 사회교육풍토와 권력지향형, 극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지향형의 풍토 속에서는 제대로 된 인품을 가진 출중한 인재가 나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의당 모든 개인의 노력이 돈과 지위로 보상 받는 이런 나라 풍토 속에서는 특이한 몇몇 빼고는 저들 같은 인종들이 나올 밖에는 없을 것이었다.
더더욱 자신의 출세와 승진과 자리보전의 안전을 위하여 상전에게 잘 보여야 하고 또 뇌물이라도 갖다 바치며 하시 비벼야할 처지에서는 도무지 상관을 향한 바른 말이라는 것은 해서는 아니 될 절대 금기사항일 것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청와대 최고 권력층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계, 관계, 교육계, 학계, 문화예술계, 체육계, 언론계, 재계 등 하다못해 노가다 현장에까지 전반적인 상황에 총망라된 현상이 되어버렸다. 살아남기 위하여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예예하고 굽실거리며 그저 먼 산의 불구경이나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우리는 정유라의 입학과정과 또 재벌이 말을 사다주는 행태에서 여실히 증명되었음을 잘 알고 있다.
옛말에 가장 불행한 인간의 운명을 소년등과 말년거지라고 했다. 어려 공부를 잘해 과거에 급제하여 펄펄 날아다녔으나 말년에는 낙마하여 거지로 사는 것을 가장 불행한 인생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거론 되는 그들의 입장을 보면 돈은 많아 말년 거지는 아닐지라도 한 나라의 국정을 농단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온갖 의혹의 중심에 있으니 향후 국민의 원성과 그에 따르는 개인적 과오와 업보는 누대를 걸쳐 추악한 작자들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참으로 추악하고 몰지각한 족속들인 것이다.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자리에 앉아 할 말을 하지 않는 것도 큰 죄인데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이라는 작자들에게 눌리거나 또는 협력하여 그것을 방기하고 더구나 그것을 조장하고 원조했다고 한다면 그 죄는 반드시 책임을 지어야 할 것이다.
조선의 3대 간신 중 하나인 유자광이 남이 장군을 역모를 꾸민다고 거짓 고변하였는데 남이는 수양의 둘째아들 열아홉 살 예종의 국문을 받으면서 정강이뼈가 부러져 버리자 역모를 거짓 실토했다. 그 말을 들은 예종이 누구와 함께 역모를 꾸몄느냐고 묻자 그 자리에 서있는 영의정 강순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자가 시켰다고 말했다.
예종은 그 자리에서 영의정 강순을 붙잡아 고문을 가했다. 강순은 고문에 못 이겨 남이와 함께 역모를 꾸몄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말았다.
형장에 끌려가 능지처참 당할 때 강순은 남이에게 말했다.
“어찌하여 그대는 죽으려면 혼자 곱게 죽지 죄 없는 나를 끌어들여 같이 역모를 했다고 거짓 자백을 했는가?”
“여보시오. 영의정 나리, 내 정강이뼈가 부러지기 전에는 역모를 하지 않았다고 진실을 말했소. 그런데 정강이뼈가 부러져 버리자 살아 무엇하겠는가하고 거짓 자백을 했던 것이오. 영의정 나리께서는 내가 죄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나의 무죄에 대하여 한마디도 왕에게 변호하지 않았는데 그 죄를 모르시오. 젊은 나도 죽어 가는데 한 평생 잘 살고 늙어 죽어 가니 너무 원망하지 마시오.”
남이의 말에 강순은 말문을 열지 못했다. 남이의 무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 무죄를 말하지 못한 강순의 죄, 남이는 그리하여 강순과 함께 역모를 했다고 거짓 자백을 했던 것이다. 그 자백으로 강순은 붙잡혀 마찬가지로 남이처럼 고문을 당하자 예종 앞에서 거짓 역모를 자백했고 아들이며 손자며 친척 외척 처족까지 처참하게 적몰당하는 고통을 겪었던 것이다. 남이도 강순도 억울하게 죽었고, 예종은 1년을 못 살고 죽었다. 유자광도 말년에 유배지에서 비참하게 죽었다. 오늘은 사악한 그대의 도끼날에 재수 없이 죄 없는 내가 맞아 울지만 얼마 멀지않은 내일은 저 하늘이 반드시 너를 내리쳐 죽이리라! 그게 세상사 만고의 진리였다.
요새 청문회장을 보면 참으로 가관이 아니다. 알고도 말하지 않은 죄가 이만큼이나 크고 무서운 것 일진데, 앞장서서 태연히 악행을 일삼고 거짓을 작당하고 그 거짓과 악행에 동조하여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꾀하고, 죄 없는 남을 모함해 죽이고 또 뇌물을 받고 부정한 일을 일삼는다고 한다면 그들은 언젠가는 그에 합당한 엄청난 벌을 받게 될 것이었다.
그러기에 전 국민적 의혹이 집중되어 있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하여, 최순실에 대하여 그리고 온갖 악행에 대하여 알고도 말하지 않고 아니 알고도 거짓을 말하고 또 그것을 숨긴 죄는 참으로 크고도 무거울 것이다. 알고도 말하지 않은 강순의 죄가 그 지경인데 함께 죄를 공모하고도 청문회장에서 뻔뻔하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거짓을 말한 죄 정말 무겁고 무거울 것이다. 언젠가는 자신이 지은 그 죄의 수천수만 배로 되돌아 갈 날이 반드시 있으리라!
그리하여 세상을 바르게살기 참으로 힘든 것이라고 초야에 숨어 사는 저 지조 높은 옛 선비는 입버릇처럼 늘 말했던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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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님 말씀 감사합니다. 요새 청문회를 잠깐 보니 정말 거짓과 거짓 그리고 모르쇠만 주장하고 이건 도대체 인간이 아니더군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정말 약자가 죽어가는 진실한 자가 사멸되는 참으로 사악한 난세입니다. 남이 장군의 한과 강순의 죽음 참 이처럼 무서운 것인데...... 철밥통 지키려고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욕심 많은 자들이 작당하여 좋은 것은 다 먹어치우는 세상이니...... 고구마님 좋은 밤 되십시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나그네7116님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요^^
진짜 정말로 나쁜 놈은 임금?
난 확산한다.
지그 ㅁ 이모냥 이꼬른 그 새끼라고....
금강하구둑님 말씀 감사합니다. 무능하고 전혀 상황 판단을 못하는 임금들이 참 많았지요. 어리석고 무식하고 그런자들이 오직 임금의 아들이라는 까닭으로 핏줄이라는 까닭으로 왕을 이어서 했는데 그러한 정치 제도는 엄청난 문제가 많아 폐기처분 당했지요. 민의를 잘 받드는 정직하고 정의로운 훌륭한 지도자가 항상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한 글빨임니다
잘 봣슴니다
자라등님 격려말씀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사악한 그대의 도끼날에 재수 없이 죄 없는 내가 맞아 울지만 얼마 멀지않은 내일은 저 하늘이 반드시 너를 내리쳐 죽이리라! 그게 세상사 만고의 진리였다."-------한국역사 70년동안 하늘은 이들을 내리쳐 죽인적 없음. 고로 모르쇠로 쭉 가도 절대 비명횡사 할 일없다는거 천수를 누리고 감..이게 한국사의 비극.
돌대인님 옳으신 지적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천년 반도의 역사에 혁명이란 것이 없었지요. 참으로 암흑의 땅입니다. 얽히고 설킨 이 많은 문제들이 고통들이 바라건데 한번 위대한 혁명으로 언젠가는 풀릴 날이 있지 않을까 간절히 조심히 전망해 봅니다. 참으로 추악한 세상입니다. 돌대인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
방관만 하고 변호할줄 모르는 老醜. 저승길 동무로 제격.
天網恢恢 疏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넓디넓어서, 성기면서도 놓치는 것이 없다
송사리님 노자 도덕경에 있는 귀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개인사를 보면 분명 1대 2대 3대를 잘 관찰해 보면 흥망성쇠가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악한은 일시 성공하나 반드시 필망하지요. 흥하고 쇠하는 어떤 법칙을 저 하늘이라는 존재에 의존하여 그 힘을 믿고저 했던 사상, 그리고 흥과 쇠를 떠나 인간의 도 곧 천리의 도에 순응하려고 했던 인간의 지고지순한 생각 즉 사상을 생각해 봅니다. 개인사에 대한 흥망성쇠를 떠나 이제 이 민족사와 세계사의 앞날에 평화와 공존 공영의 위대한 시대가 열리기를 그리고 그에 앞서 저 하늘의 즉 민중들의 무시무시한 힘을 보여주기를....... 송사리님 강녕하시고 좋은 날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청야 치기어린 글귀에 이렇게 고운 말씀으로 북돋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꾸벅
아이구! 꾸벅!! 감사합니다. 송사리님 좋은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