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소주를 만드는 곰팡이 흑국균, 백국균
일본주의 양조는 한조(寒造)라고 하여 추운 겨울에 행해지는 것이다. 일본주의 전국(거르지 않은 술)은 당분이 풍부하여 청주 효모에 있어서도, 유산균에 있어서도 아주 적당한 환경이다. 혹시 청주 효모 대신에 유산균이 번식해 버린다면 전국 전체가 못쓰게 되는 부조(腐造)가 발생하고 술 만드는 사람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유산균은 20~40℃에서 생육하고 효모는 10~30℃에서 생육한다. 생육이 빠른 유산균은 15℃ 정도의 온도가 되면 거의 생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주조에 힘쓰는 것이 가능하다. 냉동기가 없었던 시대에는 전국의 온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혹한의 기온이 필요했던 것이다.
겨울이 춥지 않은 큐슈 남부나 오키나와에서는 전국 내의 유산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것이 어렵고, 국균을 이용하여 일분주를 양조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래서, 흑국균이나 백국균을 이용한 소주가 양조되어 왔다.
흑국균(Aspergillus • luchuensis)는 철분을 제한하여 배양하면 대량의 구연산을 생성한다. 구연산은 유산보다 강한 산으로 pH가 유산균도 생육 불가능한 정도로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효모는 유산균보다도 산성에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 하에서도 알코올 발효를 행하여 술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단,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술은 산미가 너무 강하여 도저히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증류한다. 구연산은 거의 휘발하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분 만이 휘발하여 마실 수 있는 정도의 소주가 나온다. 이렇게 하여 온난한 지방에서는 일본주가 아니고, 흑국균을 이용한 소주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치를 알게 되면 매우 합리적인 제법인데, 경험과 직감으로부터 이러한 제법을 엮어 낸 선인의 영화에는 놀라게 된다.
백국균(Aspergillus • kawachii)은 흑국균의 돌연변이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생각된다. 흑국균의 포자는 새까맣기 때문에 작업복의 얼룩이 눈에 띄게 된다. 포자가 하얗게 얼룩진 것이 눈에 띄지 않는 백국균을 좋아하여 육종시켰다고 생각된다.
요점 BOX 흑국균은 철분을 제한하여 배양하면 대량의 구연산을 생성 온난 지역에서는 유산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것이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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