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24.05.24 금요일
목적지 : Iron Mountain, N.H
인 원 : 7명
날 씨 : 맑음
3월에 와잇 원정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공지를 올렸으나 반응이 시큰둥했다.
산에 대한 열정이 식었거나 떠나보내야 하는 명순이를 한 번 더 보고픈 마음도 아닌 어쩌면 먼거리에 대한 막연한 갈등이 컸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계획이 세워지고 참여 인원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좋았겠지만 참여가 저조했고 그렇다고 찾아 온 연휴에 그리웠던 와잇을 멀리 하기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캠핑장을 알아봤지만 이미 때는 지나버렸다.
할 수 없이 에어비엔비를 예약한 후 시간이 다가오는데 막바지에 산우님들이 몰려들었다.
같이한다는 생각에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예약한 숙소의 정원이 넘쳐 고민이 되었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 없었고 같이하면 기쁨이 배가 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무리를 넘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늦게나마 같이하며 즐거운 시간 보내게 됨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인원이 정해지며 한 번 더 혼선이 왔다.
일찍 출발해 간단한 몸풀기 산행이라도 하면 좋겠다는 의견과 시작부터 땀을 왜 빼냐고 천천히 출발해 즐기면서 가자는 의견으로 인하여 줄다리기를 이어오다 출발 하루를 앞두고 오전 5시 30분으로 결정이 되었다.
출발 후레쉬메도우 회담은 이마에 심줄에 튀어나올 정도로 격론을 이어 간 후였다.
자동차 1대로 경비와 운전 부담을 줄일 것이냐 2대로 집에 있는 모든 장비 마음껏 때려 싣고 편하게 출발할 것이냐에 대한 심각한 의논도 이었고 결론은 조금 불편하지만 짐을 최대한 줄인 후 1대로 출발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여기엔 투게더의 영향력이 작용했다.
오전 5시 30분을 살짝 넘겨 출발해 보스톤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평점이 좋은 다이너를 찾았다.
여행은 또한 이 맛 아닌가.
오늘의 산행지가 마침 월마트를 지나가게 되어 물을 비롯해 먼저 장을 보기로 했다.
아래는 와잇으로 가는 동안 에릭님의 마음을 옮긴 글이다
백산 가는길
백산으로 가고있다.
저멀리 있는 백산은 미래이다.
기억 저편에 있는 그곳은
과거의 장면들이다.
마음은 백산에 가 있고
몸은 차안이다.
뒷죄석 3열에 자리를 만들어 누워서 가고있다.
이 자세면 하늘이 보여야 하는데 회색 자동차 지붕만 보인다.
어디쯤인가 투레질같은
엔진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을 백산.
몇개월전 모습과 달라져 있을까?
앞의 백산도
뒤에 오는 백산도 기억보다는 한치쯤은 벗어나 있을것 같다.
어쩌면 앞도 뒤도 그대로인데 변한건
나만인지도 모른다.
백산과 백산 사이에
백산으로 가는 나.
- 에릭
그리고 도착한 Iron Mountain Trailhead
이 곳 또한 오래 전 부터 체크해 두었던 곳으로 한번쯤은 좋은 곳 중 하나였다.
특히 정상의 알파인 존에서 바라보는 가을 단풍은 압권이다.
그런데 왜 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찾아갔냐?
그것은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헬로님이 오매불망 찾던 고XX의 영향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숙소에서 15분 거리로 마땅히 나쁘지 않았다.
Length 4.4 mi
Elevation gain 1,410 ft
Route type Out & back
문턱에 올라서면 와잇이 전경이 바라보이는 들판이 나온다.
우리가 막 산행을 시작했을 때 마침 동네를 걷던 아주머니가 헐레벌떡 뛰어 와 아름다운 뷰를 보라며 권하기도 했다.
왕복 4.4마일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마침 날벌레들의 극성이 시작될 무렵이라 우려를 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렇다고 물리지 않고 아주 편안했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산삼 행을 맡으며 바라 본 프레지덴셜.
능선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어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하얀 겨울이었음을 실감케 한다.
산삼 찾기.
편하게 걷는다고 아예 배낭도 메지 않고 오른다.
역시 배낭을 메지 않았으나 처음엔 씩씩하게 올라갔지만 정상이 가까워올수록 배낭을 메나 메지 않으나 힘든것은 마찬가지다.
산은 역시 배낭을 메애 뽀다구가 나는 것은 확실하다.
역시 키친 타올이라도 채워 빵빵한 베낭을 메는 것이 최고다.
서서히 시작된 경사가 어느 순간 숨을 헐떡거리게 만들더니 이내 전나무 향이 반긴다.
이후 Iron Mountain을 넘어 거칠게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다시 올라 선 뷰 포인트
그 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간식을 먹고 주름진 능선을 바라보며 와잇의 매력에 잠시 빠졌다.
되돌아 온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산삼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헬로님이 되며 산행을 마쳤고 몇 년 동안 메모해 두었던 Iron Mountain에 동그라미 하나가 추가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방 배정을 마친 후 저녁 준비를 시작하였다.
고참들은 자기들만의 시간을 갖고
오늘 저녁은 해모수님의 특산품인 수육과 김치찌개
막바지까지 올까 말까 고민하던 누군가의 분주한 입이 생각나는 음식이었다.
그렇게 하루.
그렇게 오고 싶었던 와잇의 품에 안긴 날이다.
무려 7개월 만의 일로 우리에겐 실로 역사에 남을만큼 오랜 시간 끝이다.
새벽 2시를 넘겨 막내 준휘가 예쁜 남희와 나영이를 데리고 올라왔다.
잠을 설체게 했지만 안전하게 도착하고 같이할 시간에 대한 반가움은 누구만큼이나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