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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구 아파트 공급, 전국 물량의 절반 차지 | ||||||
"두고 보자" 수요자 관망세
11∼12월에만 2만2천여가구 쏟아져
청약 가까스로 1대 1 넘어선 곳 수두룩
공급 과잉 우려…업계 분양저조 고민
'8·31 부동산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11~12월 대구지역에 전국 아파트 공급물량의 절반 가량이 몰려 있어 공급과잉의 우려가 일고 있다. 이 때문에 분양가와 입지 등 제반 여건에 따라 분양성과가 기대보다 저조한 아파트단지가 상당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아파트 공급물량 11~12월 2개월 동안 대구지역에 공급됐거나 공급될 아파트 물량은 모두 2만2천여가구에 이른다. 이는 전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공급물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8·31 대책 발표로 전국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특정지역에 이처럼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29일 현재 이미 견본주택을 공개한 아파트는 10개 단지, 8천81가구에 이른다. 달서구에서는 본리동 무궁화아파트 재건축사업인 '본리 롯데캐슬'(528가구)과 상인동 월배지구단위계획구역 11블록에 들어서는 '상인 e-편한세상'(1천53가구), 유천동에 들어서는 '쌍용 스윗닷홈 월배 예가'(555가구) 등 2천136가구다. 또한 달성군에는 다사읍 일대에 들어서는 '죽곡 그린타운'(2천85가구)과 '죽곡 동화아이위시'(583가구), '다사신도시 한일유앤아이'(678가구) 등이 견본주택을 공개했다. 수성구에서도 범어동에 들어설 '삼성래미안 수성'(467가구)과 '범어 월드메르디앙 웨스턴카운티'(600가구)가 선보였다. 이와 함께 대한주택공사 대구경북지사가 북구 매천동에 '매천 뜨란채'(928가구)와 중구 남산동에 '남산 뜨란채'(604가구)의 견본주택을 공개했다. 이어 12월에도 견본주택 공개일정이 잡힌 아파트는 수성구의 경우 '두산 위브 더 제니스'(1천494가구), '범어 우방유쉘'(292가구), '시지 효성백년가약'(592가구), '파동 아이파크'(370가구), '범어 월드메르디앙 이스턴 카운티'(260가구) 등이 있다. 또한 달서구 '월성 월드메르디앙'(856가구) 등이 견본주택을 공개한다. # 공급 과잉 원인 연말 대구지역 아파트 공급물량이 전국 최대 규모에 이른 것은 8·31 대책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바람에 그동안 분양시점을 잡지 못했던 주택건설업체들이 더 이상 공급을 미룰 수 없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분양시점을 미루더라도 분양시장의 상황이 개선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8·31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자,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2단계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투입된 자금에 대한 금융 비용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큰 요인이다. 수성구에 분양을 준비 중인 한 주택건설업체의 경우 하루에 8천만원의 이자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건설업계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대구지역의 실수요자층이 두텁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주택보급률이 87% 안팎으로 6대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낮은 점을 근거로 삼고 있다. 또한 수성구와 달서구를 중심으로대구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재개발사업 때문에 높은 보상가를 수령한 뒤 새로운 주거공간을 찾는 지주들도 주택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수요층이다. 재건축아파트 시공을 수주한 한 외지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외지에서 볼 때 대구지역에는 높은 보상금을 받아 현금을 보유한 실수요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IMF 이후 최대 입주물량 그러나 아파트 분양시장 경기에 암초도 도사리고 있다. 기존 아파트 매매 및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입주물량이 올 연말부터 내년에 걸쳐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몰려 있어 신규 분양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2천325가구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물량이었으나, 2006년에는 1만8천230가구가 입주해 최대치 기록을 경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1~12월 2개월 동안에는 2천447가구가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다. 올 연말부터 2006년까지 예정된 입주물량 중에서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수성구 황금동 옛 황금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인 '롯데·화성 캐슬골드파크'(4천256가구)와 북구 침산동 '침산1차 푸르지오'(1천149가구) 등이다. 이같은 대규모 입주물량은 수요자의 신규 아파트 청약의지를 약화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파트 입주자의 경우 기존에 거주하던 아파트를 팔거나 전세를 놓아야 새 아파트 입주가 가능하지만, 매물이 많아질수록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입주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에 투자할 여력이 줄고, 아파트 분양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수요층도 엷어진다는 것이다. #기대보다 저조한 분양성과 이달 들어 공급에 나선 아파트들은 수요자들의 관망세 때문에 기대보다 저조한 분양성과에 고민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중 견본주택을 공개한 10개 아파트단지 중 상당수는 순위청약 접수에서 가까스로 1대 1을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했다. 분양가 고공행진의 논란을 빚으면서도 수성구 범어동이란 입지조건을 내세우며 평당 분양가 1천100만원선을 넘어섰던 아파트들이 3순위 청약에서 가까스로 청약을 마감했으며, 실속형 분양가를 내세운 달성군 다사읍 일대에 공급된 아파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계약률은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계약에서 평균적으로 50%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요즘 분양업계에서는 계약률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빗대어 '열 손가락 안에 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지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도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더 이상 분양을 미룰 수도 없어 분양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건설현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초기 계약률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공사를 진행하면서 미계약분을 소진해나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