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江寒 第十四章
<14-1>
松柏苍翠深处狗吠声燥嚣不绝,风动枝摇,隐隐可见一幢道院,红墙绿瓦,飞甍高耸,规模似极为宏伟。
谈灵飘身入林,忽感身后劲风飒然,情知有异,身躯疾旋,五指一式"毒龙探爪"飞攫而出。
一声闷噑,五指正抓住一只身如小牛粗细的藏獒脑门,指力沉劲,笃的抓裂脑袋,浆溢血流,尸堕在地。
蓦然,四面八方纷纷扑来八九条藏獒,谈灵冷笑一声,人疾虚空腾起,双拳一分,只见藏獒闷声不响,叭哒陆续堕地,一动不动。
突传来一声阴恻恻冷笑道:"施主好毒辣的手段。"
谈灵循声望去,只见一个面目阴沉、高颧耸额中年背剑麻冠道人立在三丈开外,不禁沉哼一声道:"道观寺院乃十方胜地,何故纵狗伤人,如非在下略习防身武技,岂非伤在狗爪之下。"
道人冷笑道:"贫道这铁鹤观并非瞻仰胜地。"
谈灵诧道:"铁鹤观是御敕禁地或有官府告示?"
道人冷笑道:"那倒无有!"
谈灵道:"看来道长是观主了?"
"也不是。"
谈灵忽面色一变,右手迅快无伦飞出,一支锋芒犀利的匕首已顶在道人咽喉穴上,道:"如在下所料不差,铁鹤观无疑是盗匪潜藏之处,本来在下偶经路过,并不一定入观,此刻非要瞻仰瞻仰不可。"
麻冠中年道人面色惨厉,虽目露惊恐之色,犹自冷笑道:"施主不要后悔。"
"在下决不后悔!"
谈灵冷笑道,
"铁鹤观纵然是龙潭虎穴,亦难吓倒在下。"
匕尖一紧,鲜血顿从麻冠道者喉间沁出,顺着匕首一滴一滴淌下。
麻冠道者脸色大变,颤声道:"杀人不过头点地,施主这等心狠手辣却是为何?"
谈灵阴阴一笑道:"在下要道长说出铁鹤观隐秘。"
麻冠道者惨笑道:"铁鹤观虽是武林一脉,却并不与江湖中人交往,闭门清修,与世隔绝,施主显然起了误会。"
谈灵冷笑道:"真的么?"
左手两指飞出点在阳府穴上,迅疾无伦挟在胁下潜龙升天拔起,悄无声息落在脊后瓦槽中,放下道者,低声道:"在下要道长流血枯竭而死,何况这柄匕首淬有奇毒,在下不信道长能忍受得住如此痛苦。"
言犹未了,麻冠道者突感一缕麻痒感觉由喉间传入,飞涌遍体。
麻冠道者不禁胆寒魂落,道:"施主要问些什么?"
谈灵道:"金天观主姚绍九在内么?"
麻冠道长黯然不语。
谈灵冷笑一声,也不逼问。
须臾,只听麻冠道者叹息一声道:"敝观主亦是迫不得已,非但金天观主幽禁在观中,而且金天观主之家小亦被诱擒。"
谈灵诧道:"金天观主乃出家人,那有家小?"
麻冠道者答道:"姚绍九尚有年高双亲及其同胞手足家小。"
谈灵若有所悟,道:"贵观主为何人胁迫?"
"无名凶邪!"
此刻--
谷云飞等群雄已逼近铁鹤观,而观中之人亦感觉狗吠之声寂灭及麻冠道者久久未见返回有异,纷纷出观查视。
正巧两下里劈面遭遇,一须发如银老道手指狼藉犬尸,目注谷云飞冷笑道:"诸位好大胆子,竟然将本观所畜灵犬戮毙。"
谷云飞淡淡一笑道:"道长不要血口喷人,贵观灵犬道长亲眼目击是在下等毒手所杀么?"
老道闻言不禁一怔,道:"然则是何人所杀害?"
谷云飞道:"在下不知,请问道长是观主么?"
老道答道:"贫道飞龙,忝为铁鹤观主!"
说时铁鹤观弟子已慢慢各占方位,将谷云飞等人困住。
谷云飞环视了一眼,嘴角泛出一丝冷笑道:"家师金天观主是否在贵观作客?"
飞龙闻言面色微变,但倏又转颜笑道:"想不到大水冲了龙王庙,一家人不识一家人。令师现在敝观,你就是谷云飞么?年岁轻轻就名扬武林,难得之极,请!"随即令门下搜觅伤害藏獒匪徒。
谷云飞心知有诈,欠身施礼道:"不敢!晚辈等尚有要事在身,烦劳贵观弟子传报一声,请家师出见,晚辈禀明此行经过立即就走。"
飞龙主哈哈大笑道:"纵有急事,那有过门不入之理,难得你等能找来此处……"
蓦地--
观中传来一声森冷语声道:"飞龙,无须装作了!打开窗子说亮话,明告他们,顺我者留,逆我者亡。"
飞龙观主面色疾变,道:"诸位还是随贫道入观吧!令师有性命之危,诸位或可相救令师性命!"
语气斩钉截铁。
金天观四杰不由呆住了。
卢琬玲冷笑道:"我等并非全是金天观门下,如不立即释放金天观主,姑娘定要将此观夷为平地,鸡犬不留!"
说完玉手疾扬,一道红光离手飞出投入观中。
只闻一声惊天霹雳巨响,一方红墙"轰"的塌裂炸飞,石块飞起半空,尘土冲霄弥漫,威势骇人。
飞龙观主面色一变,喝道:"拿下!"
铁鹤观门下纷纷扑向卢琬玲等人。
金天观四杰猝然围攻飞龙道长,联臂出手,招式毒辣凌厉。
一铁鹤观门下挥起一股寒芒劈向吕剑阳。
吕剑阳冷笑道:"凭你也配!"
身子一滑,长剑疾抖,寒虹过处,一声惨噑中那道人一颗头颅离肩冲起半天,滴溜溜堕向两丈开外,鲜血喷洒如泉。
卢琬玲相距吕剑阳最近,骇然变色道:"这是什么剑法!"
吕剑阳赧然笑道:"在下新近习得此招,尚未尽得神髓,竞有如此威力,大出意料之外。"
卢琬玲忙道:"咱们冲入观内趁机救出金天观主。"
吕剑阳摇首道:"不可轻身涉险,此时谈灵已入观内,他心计过人,武功精绝,必可救出金天观主。"
卢琬玲柳眉一皱,道:"谈灵并非好人,阁下为何如此深信不疑?"
吕剑阳不便说破,只道:"谈灵并非昔年之谈灵。"
此时,又一铁鹤观门下仗剑扑来,卢琬玲快剑电奔,一式"瀑飞三叠",剑飙疾闪过处,那铁鹤观门下声犹未出,已自尸分数截倒卧血泊中。
铁鹤观门下甚众。宛如涌潮般联臂攻袭群雄,吕剑阳、卢琬玲顿时陷入混殴中。
突闻一声暴雷似地大喝,飞龙观主袍袖飞扬,金天观四杰如受重击,各发出一声闷哼,身形震得倒飞出丈外,口角溢出一丝鲜血,面色惨白,显然罹受重伤。
铁鹤观主飞龙道长发须猬张,目中精芒慑人,扫视了场中一眼,大喝道:"住手!"
双方纷纷停手不攻。
吕剑阳疾步走向飞龙道长之前,冷笑道:"道长有何话说?"
飞龙面色一冷,沉声道:"诸位为何尚执迷不悟,何必将性命丧生在敝观外。"
吕剑阳冷笑道:"在下不信道长有此能为制我等于死。"
说着唰地长剑一式攻-出,迅快绝伦,剑气逼人。
飞龙道长不料吕剑阳剑势如此诡奥凌厉,疾地飘身开去,即是如此,道袍一角却被剑芒削落飞飘堕地。
只听观内传来一声朗朗大笑,笑声未绝,一条身影现出,看似慢步而行,其实迅快如飞。
群雄看出来人是一颔下无须,面色冷漠如冰,身着一袭锦袍中年人。
吕剑阳知这一式怪异剑法引来正主儿,不由自主地冒上一股奇寒,横剑护胸,向卢琬玲打了一眼色,示意留神戒备。
卢琬玲右手执剑震出一抹寒星,左手五指紧握着一粒霹雳子,注视着锦袍人。
只见锦袍人飘身立定,望了吕剑阳一眼,道:"你是何人门下,可惜你这一式剑法未悟神髓,仅能展出两分威力。"
吕剑阳道:"在下点苍詹南坤。"
锦袍人闻言不禁一怔,倏又放声大笑道:"点苍有你这传人,可说得扬眉吐气了。"
继又目光转注卢琬玲,面泛笑意道:"如我所料不差,看姑娘这身穿着,定是红衣罗刹卢琬玲了。"
卢琬玲答道:"不错,正是姑娘。"
锦袍人神态傲然,冷冷一笑道:"诸位今日是冲谁来?"
卢琬玲冷笑道:"就冲着你来。"
锦袍人发出一声朗笑,道:"诸位不该信口胡言,知道我是谁么?"
只见锦袍人面色一寒,又道:"既然不知道我是谁?为何冲着我来。"
吕剑阳道:"阁下为何诱擒金天观主。"
锦袍人哈哈大笑道:"你等自命正派高人门下,就该明白是非,当知金天观主实乃杀害王屋盲叟之凶徒。"
此言一出,群雄不禁心神大震。
谷云飞已服下本门丹药,伤势稍愈,闻言怒满填膺,大喝道:"阁下切勿血口喷人。"
锦袍人道:"何不入观问明令师,就知所言不假!"语声寒冷如冰。
忽闻观内传来一声冷笑道:"不用问了,惜阁下去迟一步,倘王屋盲叟落在阁下手中,恐生不如死。"
锦袍人闻声色变,禁不住旋身望去。
吕剑阳、卢琬玲两人猝然出手,双剑电奔刺向锦袍人双肋。
锦袍人冷哼一声,身形倏地虚空腾起六尺,吕剑阳、卢琬玲双剑顿时刺空。
陡地锦袍人身形一沉,双足正踩着双剑上,掌出身旋,"轰"的罡风山涌,将吕剑阳、卢琬玲两人震得跌出三四丈。
这时谈灵已电疾风飘落在锦袍人身后不远,冷笑道:"阁下武功虽高,可惜太不光明磊落,心胸狭隘,手段卑鄙,使我等不胜厌恶。"
锦袍人猛然回顾,只见一面目丑陋中年人立在身后,大喝道:"尊驾是……"
"在下谈灵!"
四字缓慢有力说出,谈灵身上似笼罩一层杀气,令人凛栗。
锦袍人不禁心中泛生一股寒意,倒退了一步,道:"谈灵!"
"不错!"
锦袍人呆得一呆道:"尊驾是从铁鹤观出来的?"
谈灵冷笑道:"阁下说得一点不错,我谈灵亦将金天观主及其家人解救了。"
锦袍人目中逼吐慑人精芒,狞声道:"尊驾岂不知金天观主是杀害王屋盲叟凶徒?"
"这个我知道。"
谈灵冷冷一笑,接道,"金天观主随同那隐名凶邪赶至王屋时,盲叟已遇害,可见另有其人。"
"至少证实他有杀害王屋盲叟之心!"
锦袍人冷笑续道,"兄弟为了主持武林正义,追觅真凶,难道不对了么?"
"大错特错,金天观主既未杀害王屋盲叟,何来罪行,阁下以金天观主家小作质胁迫就范,岂非与那隐名凶邪一丘之貉……"
"住口!"
锦袍人一声大喝出口,道:"我与你说话太多了。"
谈灵冷笑道:"在下也有同感,实用不着与阁下枉费唇舌。"
锦袍人猛地弹身出剑,寒芒疾闪而出。
他快,谈灵比他更快,刀芒飞射攻出。
"叮叮"
金铁交击,两人身形倏地分开,锦袍人一角须发竟被削落,目中暴射怒光,喝道:"尊驾刀道不凡。"
右剑虚张,俟机出手。
谈灵冷笑道:"阁下也不错!"
平胸划出一太极,闪出眩目刀飙。
锦袍人只觉谈灵刀式奇诡玄奥已极,无法攻出一剑,不禁心神大骇,双目神光逼注在谈灵刀尖上久久不移。
虽然两人未再攻出一招,但场中弥漫着的森森杀气令人窒息紧张。
吕剑阳、卢琬玲无疑受了极重的内伤,靠在树干上频频调息,面色苍白如纸,胸隔间刺痛如割。
金天观四杰亦是一般,伤势却较吕剑阳、卢琬玲两人稍轻,闻得谈灵已解救其师,心头狂喜,互示一眼色,欲潜入铁鹤观。
飞龙道长已然瞥见四杰神色有异,冷笑道:"四位莫生妄念,否则休谓贫道宝剑不利。"
突然,锦袍人与谈灵剑刀双双出手,劲风呼啸,寒飙漫空,剑势宛如石破天惊,长虹电掣,谈灵刀外化刀,三式连环,凌厉奇绝。
只听锦袍人发出一声长啸,长剑疾绕磕震谈灵攻来刀势,一片金铁激鸣中,锦袍人身形冲天拔起,疾如星射丸掷逸去。
锦袍人一柄长剑被绞碎化作满天流萤,地面尚遗有滴滴鲜血,不言而知锦袍人已负了创。
飞龙道长见状面色惨变,跟前人影一闪,谈灵面寒如冰飞落在面前。
只见谈灵长刀一晃,刀尖已抵在他那心坎要穴上。
飞龙道长面色黯淡,道:"施主要斩尽杀绝么?"
谈灵摇首道:"在下从不斩尽杀绝,但观主须遵从一事。"
说着撤回长刀。
飞龙道长道:"施主请讲!"
谈灵道:"今日之事必须守秘,以免不测之祸,更须戒束门下,半年之内不得出铁鹤观一步。"
飞龙道长道:"只这些么?"
谈灵道:"正是!"
飞龙道长道:"难保锦袍人不再前来敝观。"
"谅他不敢再来了!"
谈灵冷冷一笑道,"观主请率领门下回观,在下随后就到。"
飞龙道长神色黯然,打一稽首,道:"贫道回观恭候大驾就是。"
率领观众缓缓走入铁鹤观内。
谷云飞道:"家师安好么?"
谈灵笑道:"好,四位伤势无碍否?"
谷云飞答道:"我等已服下本门灵丹,现已无碍。"
谈灵道:"既然如此,请先入观!"
说着快步望吕剑阳、卢琬玲两人走去,抓起吕剑阳左臂,扶视脉象,知伤势不轻,迅快取出两粒丹药,命两人服下,双掌掌心分抵在两人后胸"命门穴"上。
两人只觉一缕阳和热流循穴攻人,流经周天………
卢琬玲颦眉问道:"阁下真是谈灵么?"
谈灵声寒如冰道:"难道是假的么!"
双掌一收。
吕剑阳道:"多谢!"
谈灵附耳密语了一阵。
吕剑阳连连点首。
卢琬玲站在一旁以疑惑的目光注视两人。
谈灵言毕,疾步如风奔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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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깊은 곳에서 개 짖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어렴풋이 한 채의 도원(道院)이 보였는데, 붉은 벽과 푸른색 기와에 날아갈 듯한 용마루가 높이 솟아 있는 게 규모가 매우 커 보였다.
담령(谈灵) 몸을 날려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등 뒤에서 이상한 낌새와 함께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즉시 몸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다섯 손가락으로 독룡탐조(毒龙探爪)의 수법을 발휘하여 달려드는 물체를 움켜잡았는데, 살펴보니 몸집이 소만한 장오(藏獒-티벳 사자개)의 이마를 꽉 잡고 있는 것이었다.
즉시 움켜쥔 다섯 손가락에 힘을 가하자 장오(藏獒)의 머리가 깨져 뇌수가 흐르고 피가 터져나왔다.
갑자기 사방에서 여덟 아홉 마리의 장오가 몰려들었는데, 담령이 차갑게 웃으며 빠르게 허공으로 날아올라 쌍권을 내지르자, 개들은 신음소리도 내지 못한 채 모조리 땅에 나뒹굴더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돌연 음산한 냉소가 들려왔다.
"시주는 수단이 독랄하군!"
담령이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리자, 삼 장 정도 떨어진 곳에 마관(麻冠)을 쓰고 등에 검을 멘 중년의 도인이 서 있는데, 이마가 튀어나오고 광대뼈가 도드라진 음산한 용모였다.
담령이 숙연한 표정으로 나무랐다.
"도관사원(道观寺院)은 십방승지(十方胜地)로서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인데, 어찌하여 개를 풀어 사람을 상하게 하는가? 만약 내가 약간의 호신 무술을 익히지 않았다면 개의 발톱 아래 상처를 입었을 것 아니오!"
도인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빈도의 이 철학관(铁鹤观)은 아무나 드나들며 참배하는 곳이 아니오."
담령이 냉소를 터뜨리며 물었다.
"흥! 철학관의 출입을 금한다는 황제의 칙명이나 관청의 고시라도 있소?"
도인은 싸늘한 어조로 대꾸했다.
"그런 것은 없소!"
"보아하니 도장이 관주(观主)인 모양이구려."
"아니오."
담령이 안색이 일변하며 오른손이 순간 번뜩였고 어느새 날카로운 비수(匕首) 한 자루가 도인의 인후혈(咽喉穴)에 닿아 있었다.
"만약 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철학관(铁鹤观)은 도적들이 숨어 있는 곳임이 분명하오. 나는 본래 우연히 지나가는 길이었을 뿐 당초 도관에 들어가 볼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은 꼭 들여다 봐야겠소."
마관의 중년 도인은 안색이 참담해지며 눈에는 놀라움과 두려움의 빛이 가득했지만 여전히 냉소하며 대꾸했다.
"시주는 후회하지 마시오."
"나는 후회해 본 적이 없소!"
담령이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어갔다.
"철학관이 비록 용담호혈(龙潭虎穴)이라 할지라도 나를 겁먹게 할 수는 없소."
칼날이 바짝 조여지며 마관도인의 인후를 살짝 파고 들었고, 선혈이 배어나오며 도신을 따라 방울방울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마관도인이 안색이 크게 변해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사람을 죽이더라도 도를 넘지 말아야 하는데, 시주께서는 이리도 마음이 악랄하고 손을 매섭게 쓰는 이유를 모르겠소."
담령이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흐흐, 나는 도장이 철학관의 비밀을 털어놓기를 바라오."
마관도인 참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철학관도 무림의 한 줄기이지만 강호인들과는 교류하지 않고 문을 닫은 채 청정수행만 해오다 보니 세상과 단절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시주께서 무엇인가 오해를 하신 것 같소."
담령은 냉소를 날렸다.
"그 말을 믿으란 말인가?"
왼손 두 손가락을 날려 도인의 양부혈(阳府穴)을 찍은 다음, 신속하기 비할 데 없는 동작으로 그를 옆구리에 낀 채 잠룡승천(潜龙升天)의 수법으로 허공으로 치솟더니 지붕 용마루 뒤편 움푹 파인 곳에 내려 앉으며 낮게 속삭였다.
"목의 상처에서 피가 계속 흐르면 피가 고갈되어 죽기 마련이겠지만, 그에 앞서 이 비수는 기독에 담금질한 것으로 도장이 당장의 고통을 견딜 수 있다고는 믿을 수 없소."
담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관도인은 갑자기 목으로부터 가려움이 시작하여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관도인(麻冠道人)이 두려움에 떨며 입을 열었다.
"시주께서 묻고 싶은 게 무엇이오?"
"금천관주(金天观主) 요소구(姚绍九)가 안에 있소?"
"......."
마관도장이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자, 담령도 냉소를 흘리며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였다.
잠시 후, 마관도장이 긴 탄식을 내뿜었다.
"저희 관주께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금천관주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모두 사로잡혀 있소이다."
담령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금천관주는 출가인(出家人)인데 처자식이 있단 말이오?"
마관도인이 대답했다.
"요소구에게는 아직 연로한 부모와 형제자매 그리고 그들의 식솔들이 있단 말이오."
담령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귀관주는 누구에게 협박을 받았소?"
"익명의 흉사(凶邪)!"
한편 도관 안의 사람들은 개 짖는 소리가 돌연 끊기고 마관도인 역시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일제히 도관을 나와 주변을 수색하다가, 때마침 철학관에 접근해 있던 곡운비 등 군웅들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수염과 머리가 온통 하얗게 센 늙은 도인 한 명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는 개들의 시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꾸짖었다.
"여러분은 정말 대담하시구려. 본관에서 기르는 영견(灵犬)을 모조리 도륙내다니!"
곡운비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도장께서는 함부로 누명을 씌우려 하지 마십시오. 도장께서 우리가 귀관의 영견들을 죽이는 것을 직접 보셨단 말입니까?"
백발노도는 할 말이 없어 멍해지며 말했다.
"그렇다면 누가 죽였단 말이오?"
곡운비는 말했다.
"우리도 모릅니다. 도장께서 관주(观主)이신가요?"
백발노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빈도 비룡(飞龙)이 철학관(铁鹤观)의 관주를 맡고 있소!"
이때 철학관의 제자들은 이미 각각의 방위를 점한 채 곡운비 등을 둘러싸고 있었다.
곡운비는 주위를 둘러보며 차갑게 말했다.
"저의 가사(家师)이신 금천관주(金天观主)께서 혹시 귀관에 손님으로 계신지요?"
비룡도장은 그 말에 안색이 변하더니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뜻밖에도 한집안 식구임을 알아보지 못했구려. 영사(令师)께선 지금 폐관에 계시오. 귀하가 바로 곡운비(谷云飞)인가 보구려. 젊은 나이에 무림에 이름을 떨치다니 정말 대단하오. 들어가 보시구려."
그리고 수하들에게 고개를 돌려 개들을 해친 도적을 계속 수색하라고 명령했다.
곡운비는 속임수가 있음을 알고 몸을 굽혀 예를 갖추며 말했다.
"감히 그럴 수 없습니다! 저희는 달리 급히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번거로우시겠지만 귀관의 제자분을 시켜 가사님께서 좀 나오시라고 전해 주시면, 저희는 이번 행차의 경과를 아뢰고 즉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비룡관주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다 해도 문을 통과하지 않고 지나갈 수는 없는 게 당연한 이치인 바(纵有急事,那有过门不入之理), 또 어렵게 이곳까지 찾아오셨으니......."
그때 갑자기 도관 안에서 소름 끼치는 음산한 음성이 들려왔다.
"비룡! 허튼 수작 부릴 생각 말고 그들에게 알려 주거라! 나를 따르면 살지만 거스르면 모두 죽을 거라고!"
비룡관주가 안색이 급변하여 단호한 말투로 소리쳤다.
"여러분은 빈도와 함께 관에 들어갑시다! 영사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소. 서두르면 영사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금천관 사걸이 멍해 머뭇대기만하자 노완령(卢琬玲)이 냉소하며 앞으로 나섰다.
"우리 모두가 금천관 문하는 아니지만, 당장 금천관주를 풀어주지 않으면 이 관을 평지로 만들고 닭 한 마리 개 한 마리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말을 마치고 옥수(玉手)를 번쩍 들자 한 줄기 붉은 빛이 손을 떠나 도관 안으로 날아갔다.
이어서 천둥 같은 폭발음과 함께 한쪽 붉은 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며 돌조각이 날아오르고 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다.
비룡관주가 안색이 급변하여,
"막아라!"
하고 소리치자 철학관(铁鹤观) 문하들이 일제히 노완령 등에게 달려들었다.
금천관 사걸이 정신을 가다듬고 즉시 몸을 날려 비룡도장을 포위하며 일제히 출수하였는데 초식이 독하고 매서웠다.
한 철학관 문하가 차가운 빛줄기를 휘두르며 여검양을 향해 내리쳤다.
여검양은 냉소하며 호통을 쳤다.
"너 따위가!"
몸을 미끄러뜨리며 장검을 빠르게 떨치자 차가운 무지개 빛이 스쳐 지나가는 곳에서 사내의 머리가 어깨에서 떨어져 공중으로 치솟더니 두 장 밖으로 굴러떨어지며 선혈이 샘솟듯 뿜어져 나왔다.
노완령은 여검양과 가까이 있었는데, 깜짝 놀라 안색이 변했다.
"그건 무슨 검법이었죠?"
여검양은 난처한 듯 웃으며 말했다.
"제가 최근에 이 초식을 익혔지만 아직 그 정수(精髓)를 다 얻지 못했는데, 위력이 이리 대단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소이다."
노완령이 다급하게 말했다.
"어서 관 안으로 들어가서 기회를 틈타 금천관주를 구해요!"
여검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위험을 과소평가해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되오. 담령이 지금 안에 들어가 있는데, 그는 심계가 뛰어나고 무공이 절묘하니 반드시 금천관주를 구할 수 있을 것이오."
노완령이 버들잎 같은 눈썹을 찌푸렸다.
"담령은 좋은 사람이 아닌데, 귀하는 어찌하여 그리도 깊이 믿고 의심하지 않으십니까?"
여검양은 털어놓을 수도 없고 하여 그저 이렇게 대꾸할 수밖에 없었다.
"담령은 예전의 담령이 아니외다."
이때 또 한 명의 철학관 문하가 검을 들고 달려들었고, 노완령이 즉시 폭비삼첩(瀑飞三叠)의 검식을 번개처럼 펼쳤다.
검광이 빠르게 스쳐지나자 철학관 문하는 비명소리도 내지 못하고 이미 시체가 되어 피바다 속을 뒹굴었다.
하지만 철학관 문하의 수효가 엄청나다 보니 마치 연속되는 파도처럼 군웅들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고, 여검양과 노완령은 순식간에 난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갑자기 비룡관주가 일성대갈하며 소매를 크게 휘젓자, 금천관 사걸은 충격을 이기지 못해 각자 끙 하는 신음소리를 발하고 몸을 뒤로 물렀는데, 모두 입가에 한 줄기 선혈을 흘리며 안색이 창백한 게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이 분명했다.
철학관주 비룡도장이 수염을 곤두세우고 사람을 제압하는 눈빛으로 장내를 훑어보더니,
"손을 멈춰라!"
하고 큰 소리로 외쳤고, 양측은 일제히 손을 놓고 공격을 멈췄다.
여검양이 비룡도장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도장께서는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비룡도장은 싸늘한 표정에 무거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어찌하여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굳이 폐관 밖에서 목숨을 잃으려 하십니까?"
여검양은 냉소하며 말했다.
"저는 도장께서 우리를 제압하여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말과 동시에 휙 하고 장검을 휘둘러 한 차례 검식을 펼쳤는데, 빠르고 절묘한 검기(剑气)가 사람을 압박했다.
비룡도장은 여검양의 검세가 이렇게 기이하고 맹렬할 줄은 예상치 못해 허겁지겁 몸을 날려 피했지만, 도포 한 자락이 검날에 잘려 공중을 날아 땅에 떨어졌다.
그때 도관 안으로부터 낭랑한 웃음소리가 들렸는데, 웃음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고, 천천히 걸어오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나는 듯 빨랐다.
군웅들은 그 사람이 턱 아래 수염이 없고 표정이 얼음처럼 차가운 금포(锦袍)를 입은 중년인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여검양은 자신의 괴이한 일 식의 검법이 상대편 주인의 주목을 끌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자신도 모르게 한 줄기 기이한 한기를 내뿜으며 검을 수평 자세로 가슴을 가리고 노완령에게 주의하고 경계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노완령 역시 오른손의 검을 가볍게 털어 한 줄기 차가운 별빛을 떨쳐 보였고, 왼손 다섯 손가락으로 벽력탄 한 알을 꽉 쥔 채 금포인을 주시했다.
금포인이 표홀한 신법으로 여검양의 앞으로 다가와 멈췄다.
"너는 어디 문하인가? 안타깝게도 너의 그 검법은 정수(精髓)를 깨닫지 못해 겨우 2성(成)의 위력밖에 발휘하지 못하는군."
여검양이 말했다.
"소생은 점창(点苍)의 첨남곤(詹南坤)이오."
금포인은 그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멍해졌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점창이 정말로 당신 같은 제자를 가졌다면, 강호에서 활개를 펴고 지낼 텐데..."
다시 눈을 노완령에게 돌리더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아가씨는 옷차림을 보니 분명 홍의나찰(红衣罗刹) 노완령(卢琬玲)일 것이오."
노완령이 냉소하며 대답했다.
"흥! 그래요, 바로 나예요."
금포인이 거만한 태도로 군웅들을 둘러보며 냉소를 터뜨렸다.
"여러분은 오늘 누구를 만나러 온 것이오?"
노완령이 차갑게 대꾸했다.
"바로 당신을 찾고 있었던 거죠."
금포인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은 허튼소리를 믿지 말아야 하오. 내가 누군지 아시오?"
아무도 대답을 못 하자 금포인이 싸늘한 표정으로 꾸짖었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나를 찾아온 것이란 말이오?"
여검양이 입을 열었다.
"귀하는 왜 금천관주를 유인하여 사로잡았소이까?"
금포인은 하하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대들이 스스로 정파(正派) 또는 고인(高人) 문하라고 자부한다면 시비를 분명히 알아야 하오. 금천관주가 실은 왕옥맹수(王屋盲叟)를 살해한 자라는 것을."
이 말이 나오자 군웅들은 모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곡운비는 이때 이미 본문의 단약을 복용하여 상처가 다소 회복된 상태였는데, 그 말을 듣고 분노가 가슴 가득 차올라 큰 소리로 꾸짖었다.
"당신은 허무맹랑한 말로 가사를 중상모략 하지 말라!"
금포인이 얼음처럼 차가운 음성으로 대꾸했다.
"안으로 들어가 영사에게 물어보면 내 말한 바가 거짓이 아님을 알 것이다!"
문득 도관 안에서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물어볼 필요 없다. 당신이 한 발 늦지 않았다면 왕옥맹수는 그대의 수중에 떨어졌을 텐데, 아마도 살아있는 것보다 죽는 게 나았을 거요."
금포인이 그 소리에 안색이 급변해 몸을 돌리는 순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검양과 노완령 두 사람이 잽싸게 출수했고, 두 자루의 장검이 번개처럼 금포인의 양 옆구리를 찔렀다.
금포인이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순식간에 공중으로 몸을 육 척이나 띄우자 여검양과 노완영의 두 자루 장검은 결국 허공을 찌르고 말았는데, 갑자기 금포인의 몸이 내려앉으며 두 발로 검신을 밟고 장력을 쏟아내며 몸을 회전시키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휘몰아친 강풍(罡风)이 여검양과 노완영 두 사람을 서너 장이나 나가떨어지게 만들었다.
이때 담령은 이미 전광석화처럼 금포인의 뒤편 멀지 않은 곳에 내려앉았고 즉시 냉소를 날리며 입을 열었다.
"비록 귀하는 무공이 높지만 안타깝게도 광명정대하지 못하고 심성이 좁으며 수단이 비루해 혐오감을 금치 못하게 하는군."
금포인이 뒤돌아보니 한 추악한 중년인이 이미 그의 뒤편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고, 크게 놀라 큰 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담령이라 하오!"
천천히 힘 있게 이름을 말하며 담령이 앞을 향해 걸어오자 그의 몸을 휘감고 있는 살기가 더욱 짙어지며 사람을 핍박하였다.
금포인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찬 기운을 느끼며 한 걸음 물러섰다.
"담령!"
"그렇소!"
금포인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은 방금 철학관에서 나온 것이오?"
담령은 냉소하며 대답했다.
"그렇소. 나 담령은 이미 금천관주와 그 가족들을 구해냈소."
금포인이 눈에서 사람을 압도하는 날카로운 빛을 뿜어내며 음산한 음성으로 말했다.
"당신은 금천관주가 왕옥맹수를 살해한 흉수라는 것을 모르시오?"
"그건 나도 알고 있소."
담령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금천관주가 익명의 흉사와 함께 왕옥산(王屋山)에 도착했을 때 맹수(盲叟)는 이미 살해 당했으니, 그들을 앞선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소."
"적어도 그가 왕옥맹수를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는 것은 증명된 것 아니오!"
금포인이 냉소를 이어가며 말했다.
"설마 형제들은 무림 정의를 지키기 위해 진범을 추적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것이오?"
"큰 착각이오. 금천관주는 왕옥맹수를 살해하지 않았는데 무슨 죄를 지었다고 할 수 있겠소? 오히려 당신이 금천관주의 가족들을 인질로 삼아 협박하여 굴복시키려 하니, 어찌 그 익명의 흉사와 한패가 아니라 할 수 있겠소?..."
"닥쳐!"
금포인이 소리치더니 말을 이었다.
"네놈과 쓸데없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구나."
담령이 냉소를 터뜨렸다.
"나도 같은 생각이오. 당신과 헛되이 말을 나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오."
금포인이 갑자기 몸을 튕기며 검을 뽑아들자 날카로운 한망(寒芒)이 뻗쳐나왔다.
그의 출수는 정말 빨랐지만, 담령은 그보다 더 빨랐다.
담령은 이미 칼끝에서 도망(刀芒)이 번쩍이며 금포인을 공격하고 있었다.
"쨍!"
금속이 부딪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신형이 순식간에 갈라졌고, 금포인은 한쪽 수염이 잘려나간 모습으로 눈에서 분노의 빛을 뿜어내며,
"네놈의 도법이 예사롭지 않구나."
하고 소리치더니 오른손의 검을 허장성세로 휘저으며 다시 기회를 엿보았다.
담령이,
"당신의 솜씨도 나쁘지 않소!"
하고 차갑게 응수하며 즉시 칼로 가슴 앞에서 태극(太极)을 그리자 눈부신 도광과 거센 도풍이 주위를 가득 채웠다.
금포인은 담령의 도식(刀式)이 기이하고 심오함이 극에 달해 출검할 수법을 찾지 못하자, 마음으로 크게 놀라 두 눈을 담령의 칼끝에 고정시킨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두 사람은 다시 맞붙지 않았지만, 장중은 삼엄한 살기가 가득하여 숨이 막혔고 팽팽한 긴장감만 더욱 고조되었다.
여검양과 노완령은 심각한 내상을 입었음이 분명했다.
나무에 기댄 채 조식하고 있는 그들은 얼굴색이 백지처럼 창백했으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금천관 사걸도 마찬가지로 부상을 입었지만 여검양과 노완령 두 사람보다는 다소 가벼웠다.
그들은 담령이 이미 스승을 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철학관으로 잠입하려 했다.
사걸의 안색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비룡도장이 냉소를 터뜨렸다.
"네 분은 망령된 생각을 하지 마시오! 그렇지 않으면 빈도의 보검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오."
갑자기 검과 도가 동시에 출수되며 경풍(劲风)이 휘몰아치고 한기가 하늘을 가득 메웠다.
금포인의 검은 경천동지의 기세로 긴 무지개빛 광채를 휘날리며 번개처럼 내리꽂혔고, 담령의 도는 엄청난 도기를 내뿜으며 도외도(刀外刀)의 경지에서 세 가지 도식을 연속으로 펼쳤는데, 기세의 엄중함과 사나움 그리고 기이하고 절묘한 변화는 필설로 형언할 방법이 없었다.
금포인이 돌연 일성 장소(长啸)를 발하며 장검을 빠르게 휘감아 담령의 공격해 오는 도세를 맞부딪쳐 가자 "쩡, 쨍!" 하고 금철(金铁)이 격렬하게 부딪는 굉음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금포인의 신형이 하늘로 튕기듯 솟구쳐 오르더니 유성처럼 빠르게 사라졌다.
금포인의 장검이 조각조각 분쇄되어 마치 반딧불처럼 반짝이며 허공에 흩날리고 있었고, 땅에는 곳곳에 핏방울이 뿌려져 있는 게 그가 부상을 입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룡도장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되자 안색이 참담하게 변했다.
돌연 사람의 그림자가 번뜩이더니 담령이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그의 면전에 서 있었으며, 칼끝은 이미 비룡도장의 앞가슴 요혈에 닿아 있었다.
비룡도장이 암담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시주는 모두 죽여 없앨 작정이시오?"
담령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소생은 결코 모두를 죽일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지만, 대신 관주가 한 가지 일을 해주셔야 하오."
하고 말한 뒤 장도(长刀)를 거두었다.
비룡도장이 말했다.
"시주께서 말씀해 주시구려!"
담령이 말했다.
"오늘 일은 반드시 비밀로 지켜야 하오. 예측할 수 없는 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문하들을 단속해야 하며, 반년 동안 철학관을 한 발짝도 나가서는 안 되오."
"그것뿐이오?"
"그렇소!"
비룡도장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금포인이 다시 폐관에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지 않겠소?"
담령이 정색하며 말했다.
"그는 다시 올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오!"
담령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관주께서는 문하들을 이끌고 관으로 돌아가시고, 소생은 나중 다시 찾아뵙겠소."
비룡도장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빈도는 시주가 다시 왕림하기를 삼가 기다리고 있겠소이다."
그리고 문하들을 이끌고 천천히 철학관 안으로 들어갔다.
곡운비가 담령에게 다급히 물었다.
"가사께서는 안녕하신가요?"
담령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네 분의 상처는 괜찮으신지요?"
곡운비가 대답했다.
"저희는 이미 본문의 영단을 복용하여 지금은 괜찮습니다."
담령이 말했다.
"그렇다면 들어가 보시구려!"
말을 마친 담령은 빠른 걸음으로 여검양과 노완령에게 다가가 두 사람의 왼쪽 팔을 잡고 맥을 살폈고, 상처가 가볍지 않음을 알자 재빨리 두 알의 단약을 꺼내 각각 복용시킨 후 양손의 장심을 제각기 두 사람 가슴의 명문혈(命门穴)에 가져다 대니, 두 사람은 즉시 따뜻한 열기가 혈을 따라 온몸을 순환하는 것을 느꼈다.
노완령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 정말 담령인가요?"
담령은 차갑게 대꾸했다.
"설마 가짜란 말이오?"
이윽고 담령이 두 손을 거두자 여검양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담령이 여검양에게 귓속말로 한동안 속삭였고, 여검양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으며, 노완령은 옆에 서서 의혹의 눈길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을 마친 담령이 바람처럼 빠르게 달려갔다.
(14-1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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