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산악회 제 15대회장 취임식 취임사>
신록이 우거진 옥녀봉, 국수봉 산행을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요러분의 모습이 싱록처럼 싱그럽습니다.
존경하는 무한산악회 회원 여러분!
그리고 역대 회장님을 비롯한 선배님, 동료 여러분,
공사다망하심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
무한산악회 창립13주년 및 신구회장 이.취임식 자리를 빛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
해 동안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권용구회장님과
임원들의 헌신적인 노고를 충심으로 치하 드립니다.
저는 오늘 자랑스러운 무한산악회 제15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무한산악회의 크나큰 족적에 누를 더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각오를 해보면서,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한만의 독특한 전통과 큰 뜻을
계승하면서 또한 시대에 걸맞는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겠습니다.
함께 즐기는 산악회, 재미있는 산악회, 봉사하는 산악회를
이루어보겠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사무극장과 산행대장을 하면서 체험하고
느낀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한의 회장직을 걸고 마지막 봉사를
하고자 합니다. 산이 좋아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든 산악회가
우리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산악회가 되도록 이루어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오늘 취임식에 참여해 주신 120여 회원님들의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 진정한 회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을 대신해 임기동안 저와 함께할 제15대 임원들에게
여러분들은 아낌없는 성원과 믿음을 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임원들에게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산악회 발전을
위해 봉사 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시대와 우리의 실정에 맞는 변화를 시도 하겠습니다.
기존 회원들의 관리와 신입회원들의 입회를 시행해 보겠습니다.
내실 있는 산악회 운영과 경쟁력 있는 산악회 시스템을 갖추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최적의 산행을
선택하여 우리들의 취미생활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임원들과 합심해서 각오를 다지겠습니다.
취미생활의 기본은 자기 스스로가 그저 좋아서 참여하고 그것을
위해 바라는 것 없이 무상으로 헌신하고 봉사하는데 있습니다.
인간이 최초로 오른 안나푸르나(Annapurna 8,091m) 초등에
참여한 리오넬 테레이(Lionel Terray)는 등산은 “무상(無償)의
행위”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원래 비생산적인 놀이에 관심이
많은데 이를 취미활동 혹은 여가생활이라고 부릅니다.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운 무한산악회 회원 여러분
여러분과 저의 취미는 뭐니 뭐니 해도 등산입니다.
일 이외에 것에 순수한 열정으로 몰두할 수 있는 것,
각박한 생존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감성의 자유, 시간의 자유,
공간의 자유를 마음껏 즐기는 것이 진정한 삶의 풍요요
취미생활의 의의가 아닐까요?
박경희씨가 쓴<여자나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책서 인생의
여정을 하루로 본다면 나이 마흔은 해가 막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쯤이 ‘오늘 하루도 다 갔구나’ 하는 허탈감,
‘오전에 더 멋진 일을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자괴감이 드는
나이입니다. “며느리로, 아내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숨 가쁘게
살아오다 어느 날 고갯마루에 올라 잠시 심호흡을 하며 저
아래 지나온 흔적을 바라보는 나이가 마흔”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새댁이란 싱싱한 호칭도 아스라이 멀어지고, 엄마만 찾던
아이들도 친구를 더 가까이 합니다. 남편은 직장에서 지위라도
올라가지만 여자는 오히려 초췌한 모습으로 지난 세월의
무상을 더 느끼게 되는 나이입니다’ 억척스럽게 살림을 늘리고,
가족의 건강을 챙기며 슈퍼우먼처럼 살아온 세월 동안 돌보지
않은 몸매도 펑퍼짐하게 변한 데다, 달갑지 않은 뱃살은 길가다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아줌마’라
부르게 합니다.
이제 남은 인생을 이대로 허탈감에 휩싸여 보낼 것인가.
바로 앞에는 달갑지 않은 갱년기가 떡 버티고 서 있습니다.
괜히 화가 났다가 우울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하고,
불면증은 밤의 악령이 되어 심신을 괴롭힙니다.
우울증 환자의 모습을 TV에서 보았는데 참으로 심각합디다.
심신이 나약해지면 쉽게 남의 탓으로 돌리게 됩니다.
남편 때문에, 부모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내 삶을 허비했다고
남 탓을 하다 보면 그 허망함은 더 깊게 골이 파이게 되는
것입니다.
만장하신 회원여러분.
에제는 산으로 오십시오. 하필이면 왜 산에 오라합니까?
Because it is there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1924년 최초의 에베레스트(Everest 8,848m) 정상 600m
전에서 실종된 조지 말로리(George Leigh Mallory)는 사전
인터뷰에서 “당신은 왜 죽을지도 모르는 산에 갑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 산이 그곳에 있어서(Because it is there)"
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등산과 인생 처음 가는 산길에서는 바른 선택이 쉽지 않습니다.
말설 이고, 실수하고, 후회하고, 고생하고 이런 선택과 과정과
성취감이 등산의 매력입니다. 등산에는 꿈, 준비, 철학, 우정,
열정, 사색, 쾌감, 좌절, 고통, 극복, 휴식, 회상. 순순한
인생이 있습니다. 산에 미친 사람, 세속과 혼탁의 생활에
시달린 사람은 어머니의 품속 같은 산을 찾습니다. 갈등도
없고, 경쟁도 없고, 허식도 없고, 긴장도 없습니다. 대자연의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욕구와 욕망, 일상에서 불만과
불안을 정화시켜둘 배출구를 산을 통해서 얻고자 합니다.
오직 나 자신을 위해 마음 한 구석에 맺혀 있던 일들을
내뱉을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산은 그 모든 것을 들어주고 받아주고 삼켜주고 안아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산은 무궁한 변화 속에서
늘 철 따라 화려하게, 적막하게, 무성하게, 근엄하게 우리를
맞이합니다.
또한 우리의 신분이나 직업, 학벌, 나이, 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마다하지 않고 안아줍니다.
산과 나 사이에는 누구의 개입과 참견도 없고 오직 산과
나와의 대좌가 있을 따름입니다.
그 어떤 셈도 에누리도 없는 순수한 자연과 인간의 만남이
있습니다. 소풍은 기대감으로 들떠 잠을 청할 때가 오히려
소풍 당일보다 더 좋았습니다. 등산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속에 즐거움이 있습니다.
등산의 범위는 계획하고 준비하며 실행하고 기록하며,
반성하고 향상시키는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만장하신 무한산악회 회원여러분.
무한주식회사에 투자하십시오
한 번에 2,5만원만 내시면 20만원짜리 보약을 한첩 드립니다.
보약은 몇달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지만 무한의 보약은
즉시 효과가 나타납니다.
자 여러분 무한주식회사에 투자하십시요.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기쁨과 우정과 사랑도 덤으로 드립니다.
산은 올랐으면 어김없이 내려와야 하는 것이 진리요 이치입니다.
제가 무한산악회에서 내려오는 내년 이맘때 스스로 부끄럽지
않고 여러분들의 갈채를 받는 회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빛내주신 회원여러분께
충정어린 감사를 드리면서 이만 취임사를 갈음합니다.
2008.5.25일 무한산악회 제15대 회장 배 재 록
첫댓글 먼저 14대 권용구 회장님 1년동안 수고 많아습니다. 그리고 세롭게 무한호를 이끌어 갈 배제록회장님 취임을 축하하면서 표현된 글처럼 그동안 경험의 토대위에서 멎지게 한번 영도력을 발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