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체에 도착하니 저녁무렵으로 숙소 주변의 시장구경만 간단히 하고 저녁을 먹고 잠을 자는데 그러지 않아도 고산증 때문에
잠을 못자고 있는데 바로 숙소 옆에서 잔치를 하는지 음악소리가 밤늦도록 시끄럽다.
시가체의 시장거리
양철통에 든 아이도 보고
무엇인가를 지고 가는 아주머니들
시가체의 거리모습
우리가 묵었던 숙소
로비에 있는 상자가 궁금한데 물어보지 못했다.
이튿날 아침에는 시가체의 니세르산(尼色日山) 기슭에 위치한 타쉬룬포사원(扎什倫布寺)으을 을 보기 위해서 갔는데 맨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타쉬룬포 사원은 달라이라마와 경쟁관계에 있었던 판첸라마의 중심지이다.
(타쉬룬포 사원은 우리나라 말로는 길상수미사(吉祥須弥寺), 찰십륜포사(扎什倫布寺)라고 부른다고 한다)
산 아래 보이는 건물들이 사원의 부속건물들이라고 하며 사원은 담 길이가 3000m에 달하고, 50개 이상의 경당과 3000 여 칸
의 방을 가진 거대한 수도원 사찰로 하나의 마을처럼 보인다.
뒷산에는 커다란 거미줄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타르초를 거대한 산에다 걸쳐 놓은 것이다.
타르초를 설치한 의미가 바람에 날리는 타르초의 경문 내용이 바람에 실려가 중생들에게 전달되어서 중생들이 해탈되기를 바
라는 것이라고 하니 마음이 얼마나 갸륵한가...
타쉬룬포(Tsahilhungpo Monastery, 扎什伦布寺)은 라싸의 드레풍 사원만큼이나 커다란 규모다. 사원의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
니는 수많은 스님들 때문에, 티베트에서 가장 사원답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전성기 때에는 승려의 수가 무려 4,800여 명에
달했으며, 현재는 800여 명의 승려가 머물고 있다.
타쉬룬포는 현재 티베트 불교의 최대 종파인 겔룩파에 의해 창건되었다. 1447년 총카파의 제자인 제1대 달라이 라마가 세웠다
고 한다. 티베트에서는 달라이 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판첸 라마는 아미타불의 화신이라고 믿고 있다.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는 서로 먼저 태어난 사람이 스승이 되어 가르침을 전하는 전통이 있는데, 현재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후, 중국이 내세운 판첸 라마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 대전 안은 화려하지만 조금 음침하다. 각 대전에는 1대부터 10대까지 판첸
라마의 영탑을 모셔 놓았다.(다음백과)
타쉬룬포 뒷산의 타르초
타쉬룬포사원 정면 사진에 보이는 사람은 일행부부
거기도 라싸의 조캉사원이나 포탈라궁과 마찬가지로 순례를 오는 티베트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대웅전을 들어가는데
밀려서 들어간다.
같이 간 일행들은 타쉬룬포사원에 예불을 드리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어김없이 그 사원의 스님을 모시고 예불을 드리는데 한
국식으로 예불을 드리는 것이 신기한지 티베트 사람들이 구경을 한다.
티베트의 여느 절이나 내부의 구조나 불상들은 다 비슷하므로 특별한 것도 없지만 한국의 불상과 비교하면 좀 더 화려한 느낌
이다.
대미륵전에는 금 8천돈과 구리 10만키로그램과 1,400개의 다이아와 그 외 많은 보석으로 만들어진 불상이 있다고 했는데 시간
관계상 보지 못했다.
티베트 사람들은 현금으로 예물을 드리는 사람들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붉은비닐 봉지에 야크 젖으로 만든 버터를 공양하기 위
해서 하나씩 들고 들어온다.
행색을 보면 멀리서 오랜 시간을 걸려서 온 사람들도 보이는데 이 사람들도 아마 무슬림이 메카를 순례하는 것처럼 일생의 숙
제를 하기 위해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법당 밖에는 젊은 티베트 스님들이 장난도 치고 공놀이도 하는 것이 보이는데 그 때는 그들에 대해서 잘 몰랐었는데 나중에 알
고 보니 그들은 스스로 스님이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고 장남이 아니기 때문에 스님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스님이 된
사람들이다.
지금은 모두 그러하지는 않겠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한 그들만의 삶의 방편일 것이니 장남이 아닌 사람들은 티베트
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예불을 드리러 오는 아주머니들
라싸의 포탈라궁과 같은 위치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한다.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서 대기 중인 사람들
한국식으로 예불을 드리는 일행들
티벳불교식 탑
자기들끼리 노는 청년 스님들
오강남교수의 세계의 종교 중 불교편에 있는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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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
최근 서양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채기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티베트 불교를 주제로 한 영화도 나오는 등 티베트 불교가 많은 사
람의 주목을 받고, 이를 신봉하는 사람도 많다. 가장 두드러진 예가 미국의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같은 사람이다.
티베트 불교를 주로 바즈라야나라고 하고, 밀의(密意) 불교, 라마교라고도 한다. 티베트에 불교가 들어 온 것은 기원 후 7세기였
다. 이때 인도와 중국에서 티베트로 들어온 불교는 대승 불교의 일종이지만, 이것은 ‘봉’이라는 티베트 전래의 토속 종교와 어
울려 티베트 특유의 불교를 형성했다.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술을 많이 이용하고 ‘주문(만트라)’을 많이 외우는 것이다. 가장 많이 외우는 주문은
‘옴마니 파드메 흠(Om mani padme hum 한국어 발음은 옴마니반메흠)’이다.
문자적인 뜻은 “옴, 연꽃 속에 있는 보석이여, 흠”으로 티베트인의 수호신 격인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은 이런 뜻과는 상관없이 그냥 많이 외우기만 하면 그 자체로 영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심지어 입으로 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하여, 납작한 깡통에 이 주문을 많이 써넣고 깡통 가운데를 뚫어 손잡이를 끼
워서 깡통 한 쪽에 추를 단 다음 손잡이를 잡고 깡통을 돌리기도 하는데, ‘기도 바퀴(prayer wheel)'라고 한다. 이렇게 휴대용뿐
아니라 옛날 한국의 연자매 같은 큰 통을 만들어 돌리거나 냇가에 물레방아를 만들어 돌리기도 한다.
티베트 불교 지도자를 ‘라마’라고 한다. 14세기 경에는 라마가 왕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므로 왕이 자연히 사라지고, 라마가 종
교와 정치 모두를 관장하는 티베트 최고의 지도자가 되었다.
라마는 크게 두 파로 나뉘었는데, 일반적인 용어로 ‘노란 모자 학파’와 ‘빨간 모자 학파’이다.
빨간 모자 학파 전통에서 내려오는 책 중에 8세기경에 쓰여졌으리라 생각되는 『티베트 사자(死者)의 서(書)』가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의식이 49일간 ‘바르도(bardo)'라는 꿈꾸는 것과 비슷한 상태에 머문다고 한다.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열반에 들게도 되고, 여러 다른 형태로 다시 태어나게도 된다. 예를 들어 평소
왕자처럼 산 사람은 다시 그런 조건이나 보다 더 훌륭한 형태로 태어나기를 바라지만, 돼지처럼 산 사람은 깨끗한 궁궐보다는
돼지우리 같은 상태를 더 좋아하므로 결국 돼지나 그 비슷한 모양으로 다시 태어나길 원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과거 업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스님이 외우는 독경 소리를 듣고 선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는다.
노란 모자 학파의 최고 라마를 ‘달라이 라마(Dalai Lama)’라고 하는데, 노란 모자 학파가 수적으로 더 커서 달라이 라마가 실제
티베트의 최고 지도자가 된다.
‘달라이’란 ‘바다’라는 뜻으로 그 인격의 넓이와 깊이를 상징한다. 달라리 라마가 죽으면 다시 환생한다고 믿고, 그 환생한 아이
를 찾는 작업이 진행된다.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달라이 라마의 환생으로 여겨지는 아이를 찾으면 오랜 기간 철저히 훈련을 시
킨 후 지도자로 삼는다. 티베트 사람들은 현재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관세음보살의 14번째 환생이라 믿는다.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자 1959년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많은 라마가 망명하였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 북부 담살라에
임시본부를 정하고, 기타 많은 라마는 서양으로 갔는데, 이는 티베트 불교를 서방에 널리 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문제를 불교 원칙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을 견지하여, 198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