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의 찐팬으로써, 그리고 울산현대에서 일을 해본 사람으로써
애정을 가지고 글을 하나 써보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홈 경기를 매번 직관을 다닌지가 몇년이 되었고, 축구 보는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심심풀이로 분석 해보겠습니다.
1. 노장 선수들의 장/단점
김기희, 임종은, 김영권, 황석호 이 4명의 센터백들은 이미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입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이들을 선발로 게임을 뛰게하고 (물론 부상선수들이 있어 어쩔수 없이 선발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하는 이유는, 바로 '경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험이란 단순히 월드컵에 나가고 올림픽에 나가고 그런 경험이 아니라
상대팀들이 킥을 때려놓거나 패스를 아 저기로 줄것이다 라는 예측을 너무나 잘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가 그런것들을
'노련미'라고 표현을 많이 하죠. 우리가 선제골을 넣고 상대팀들이 급하게 되었을 때 나오는 움직임이라던지 그런것들을 너무나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롱볼만 때려놓는 팀들은 김기희, 임종은을 세워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울산현대가 2년 연속 우승할 때 수비의 핵심은 김영권이었습니다. 김영권은 수비력도 좋았고 워낙 기본기가 탄탄하고 발도 좋습니다. 게다가 왼발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왼쪽에서 나가는 전진패스와 롱킥은 각도 자체가 너무 날카롭기 때문에 상대방들이 많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직관해서 보면 김영권의 전진패스 타이밍에 상대방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노련미도 좋고 다 좋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나이에 의한 바로 '반응'에 문제입니다. 나이가 계속 들고 신체적 능력도 저하 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반응' 입니다. 올해 김천상무와 경기 했을 때 직관해서 봤었는데요, 흔히 말하는 썰어서 들어오는 팀한테는 울산 수비진들이 쥐약입니다. 특히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썰고 툭툭 주고 받는 팀들을 만나면 센터백들이 고전 하게 됩니다. 그 순간적인 움직임을 따라가는 능력이 많이 저하된 것이죠. 롱킥을 때려주거나 또는 크로스를 올리는 팀들에 대해서 포인트를 잘 잡는건 너무 좋으나 발 밑으로 들어오는 경우, 2:1을 주고 썰어 들어오는 팀한테는 쥐약입니다. 그래서 광주 같은팀한테 울산은 굉장히 취약 했었습니다. 정신을 못차린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2. 울산현대에 핵심은 '고승범' 입니다.
수원삼성에 있을때 간간히 보다가 고승범이라는 선수를 지켜봤었을 때 이 선수는 시합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포빽과 공격형 미드필더 사이에 전 공간을 이 선수가 다 커버합니다. 실제로 고승범선수가 울산에 왔었을 때 직관하는 내내 고승범 선수의 활동량과 수비 센스를 보고 정말 놀랬습니다.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의 모습이고 가장 큰 장점은 플레이가 너무 깔끔합니다. 기교도 없고 본인이 해야할 역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노장인 센터백들 앞에 고승범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울산현대분들은 잘 아실껍니다. 지금은 고승범이 있냐 없냐에 따라서 중원 싸움에서 지냐 이기고의 문제입니다. 스쿼드판에 고승범은 무조건 박고 시작할 것 같습니다.
3. 외국인 용병 보야니치/루빅손/아타루
보야니치와 루빅손 아타루는 영입한지 쫌 됐습니다. 보야니치는 첫 선발전 (제 기억에 수원FC 였던 것 같습니다)에서 직관으로 본 경험으로는 볼을 정말 잘 찼습니다. 특히 보야니치는 폼이 너무 깔끔해고 플레이자체가 쉽게쉽게 차는 스타일이라 축구도사라고 별명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압박의 문제인지 한동안 시합을 못뛰다가 올해부터 완전 적응을 하고 잘하더라구요. 보야니치는 직접 보게되면 우리나라 미드필더가 하지 못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진패스 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냥 앞에 있는 사람한테 주는 패스가 아닌 블락이 형성 되어 있는 곳에 한 칸 건너뛴 패스를 땅볼로 줍니다. 정말 이 능력은 대단합니다. 패스의 퀄리티가 좋으니 받는 사람도 편하게 받게 되는거죠. 이동경이 있었을 때 더 빛을 바라는 선수가 보야니치인데 이동경이 입대하고 나서 보야니치의 진가를 더 발휘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루빅손은 공격적인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홍감독의 지시사항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경기때 수비 가담을 많이 주문한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박지성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입니다. 루빅손은 전천후입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그리고 미친 체력이 너무 큰 장점이죠. 루빅손이 골 넣는 장면을 보시면 득점 센스도 너무 좋고 수비하는것도 체력이 뒷받침 되니 안쓸수가 없습니다.
아타루는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선수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타루는 직관에서 보게 되면 계속 공간으로 들어가는 스타일의 선수입니다. 공간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굉장히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서 주고 받는 패스나 이런 세밀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간이 없으면 아타루는 안보이게 됩니다. 그래도 홍감독의 신임을 얻어 자주 나오는 모습이네요
4. 홍명보와 울산현대의 철학
전 과거 울산현대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좀 오래 되긴 했지만 그때부터 울산현대는 유소년을 너무나 중요시 생각했었고 실제로 이동경 선수 또래가 현대고 시절때 오인표, 김건웅, 이동경 등 프로에 콜업이 되어서 같이 훈련을 하곤 했습니다. 그게 얼마나 큰 경험인지는 직접 보면 알게 됩니다. 이렇듯 울산현대는 클럽하우스내에 유소년팀들과 프로팀들이 같이 사용하게 되어있고, 유소년에서부터 울산현대까지 데뷔하는 과정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이런면에서 홍명보 감독은 우승이라는 타이틀과 울산현대의 유소년 정책을 동시에 시행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린 선수들을 기용해야만 하는 K리그 정책일수도 있지만 홍명보 감독은 유소년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을 하고 믿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그런 선수들이 경험치가 쌓여가고 어느 순간 팀에 일원이 되는 과정을 보면 홍명보 감독과 울산현대가 얼만큼 긴밀한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5. 마테우스/켈빈
방출로 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울산현대 팬분들의 글이 보이면 너무나 반갑고 여기에 영입 글이나 정보글 올려주시는 울산팬분들을 보면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종종 이런 얘기로 많은 의견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캬 잘 읽었습니다 진짜 다른 포지션보다 센터백 세대교체는 어찌 해야될지ㅠ
강민우 선수를 좀 키우려고 하는 것 같고, 센터백 영입썰이 있으니 좀 봐야할 것 같습니다.
정성스러운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울산에 대해 잘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고 공감합니다. 저도 아타루는 전형적인 일본축구 스타일과 다르다고 느껴지더군요. 기존의 일본인 플레이메이커들이 패스 할 때 이 선수는 공간을 파거나 때리거든요.
맞습니다. 공간을 잘 들어가긴 합니다. 좀 더 세밀함만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큰우영 영입, 원두재 전역 후 원두재 센터백에서 뛰면 어떨까했는데 아쉬워요..
저도 그럴 가능성이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선수가 가고 싶었거나 아니면 감독이 별로 쓰고 싶지 않거나 둘 중 하나겠죠
바코가 그립네요ㅋㅋ 볼간수해주면서 뛰어들어가는선수한테 패스해주거나 슛하거나 기가막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