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문성고 김익중 교장, “강원도 축구의 활성화에 일조하고 싶어” |
[ 2009-08-21 ] |
2009년 뜨거운 여름, 강원도 강릉에 또 다시 축구 열풍이 불었다. 강풍이었다. 강릉문성고가 제 17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한 것이다. 문성고는 8강전에서 K-리그 전북의 유스팀인 전주영생고를 2-0으로 물리쳤다. 4강전에서는 수원공고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로 승리했고, 결승전에서는 강호 이리고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강릉문성고 축구부는 창단 2년차인 신생팀이다. 그러나 지난해 창단 후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문화체육부장관기)에서 우승을 하여 우리나라 학원 축구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팀을 창단하여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한 팀은 문성고가 유일하다. 또한 문성고는 현재 ‘2009 대교눈높이 고등부 영동권리그’에서 전통의 강호 강릉제일고와의 두 번의 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11승 1무(승점 34점)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사실 강원도 강릉은 축구의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강릉제일고(구 강릉상고)와 강릉농공고(구 강릉농고)의 훌륭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1935년 축구부를 창단하여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낸 강릉농공고와 1971년 팀을 창단하여 역시 수많은 대회에서 전국을 제패한 강릉제일고의 역사는 한국축구의 역사와 같이 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두 학교는 강릉에서 좋은 동반자이며 라이벌이었다. 게다가 양교의 정기전은 지역민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양교에서 배출한 훌륭한 선수들은 일일이 열거하기에 정말 많은 선수가 있다. 함현기(현 묵호고 감독)를 비롯하여 김현석, 우성용, 설기현, 이을용 등 수많은 국가대표와 프로선수를 배출한 지역이 바로 강릉인 것이다. 이런 지역에서 강릉문성고가 새롭게 팀을 창단한다는 것은 사실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질 수도 있었다. 지방의 소도시에서 두 팀이 전국에 강호로 군림하고 있는데, 같은 지역에서 팀을 창단하여 운영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머리를 끄덕거릴 일이었다. 하지만 강릉문성고의 김익중 교장선생님은 그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강릉문성고는 창단 2년 만에 침체된 강원도 학원 축구를 재건하는 동시에 활력소가 되었다. 축구 명문 강릉농공고의 출신이기도 한 강릉문성고 김익중 교장성생님을 만나보았다. - 먼저 백록기 대회 우승을 축하합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가 큰 밑거름이 되어 얻은 결과입니다. 감독 선생님과 코치 선생님들의 값진 노력과 학생들이 흘린 땀방울이 헛되지 않아 기쁩니다. - 강릉문성고의 역사와 교훈에 대하여 말씀해주세요. 교훈은 자주. 성실. 창조입니다. 스스로 노력하는 창조적인 사람이 되어달라는 교훈이지요. 문성고의 역사는 1986년 학교법인 문성학원을 설립하여 정화국 여사님이 이사장으로 취임하였고, 1988년 김병오 교장선생님이 취임하여 336명의 신입생을 받아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1995년 지상 5층의 지성관을 건립하여 과학실 및 유도관 등 학생들의 특별활동 등 생활관으로 사용하면서 열린 교육 실천 및 창의성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07년 마칭밴드부와 축구부를 창단하면서 창의성교육 및 학생들의 재능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 문성고의 설립자이신 정화국 여사님과 교장선생님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다르다고 지역 관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축구를 사랑하게 된 계기가 혹시 따로 있는지요? 강릉 사람으로서 축구를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와 설립자님께서도 강릉 사람으로서 축구를 즐기면서 가까이 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던 중에 축구 관계자분들에게 강원도 학원 축구 팀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강릉농공고와 제일고가 있으므로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지요. 하지만 강원도 전체를 보니까 정말 팀이 별로 없더군요. 영서권에 있는 춘천고와 원주공고, 그리고 근래에 창단한 묵호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팀이 부족하다는 것에 동의하여 축구부 창단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훌륭한 경험과 지도력을 갖춘 유재영 감독님을 만나게 되어 팀을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횡성의 갑천고와 대관령상지고가 창단했습니다. 또한 현재는 춘천의 기계공고도 창단을 준비한다는 언론의 보도를 들었습니다. 우리학교가 축구부를 창단하여 우승을 한 후 다른 학교에서도 축구부 창단에 관심을 갖게 되어 강원도 학원 축구의 활성화에 일조를 한 것 같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강원도 축구 발전에 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문성고는 창단과 동시에 전국대회를 우승하였고, 올해에도 백록기를 우승했습니다. 창단 후 2년 연속 전국대회를 제패한 것입니다.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가장 우선하는 것은 학생들의 성실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세상의 큰 산에 도전하고, 그 도전을 위하여 땀 흘리며 노력하는 정신이 근본적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학생들이 그 과정에서 잘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선생님들의 역할이겠지요.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유재영 감독님의 지도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결과라고 여겨집니다. |
- 문성고는 지난해 축구부를 창단하고 올해는 학생들 숙소를 원룸으로, 그리고 버스를 최고급형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립자님께서 축구부 지원에 아끼지 않는다는 게 지역 축구 관계자들의 말씀입니다. 어떤 분은 할머니 설립자님께서 축구 사랑이 정말 대단하시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던데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설립자님께서는 모든 일에 적극적이신 분입니다.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하신 분으로서 교육 사업에 큰 뜻을 가지고 계십니다. 문성고의 모든 학생들에게 부족하지 않도록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늘 보여주십니다. 급식소에서 학생들과 같이 식사를 하시면서 아이들의 건강을 늘 챙기시는 분이기도 하지요. 축구부에만 관심을 갖고 계신 것이 아니고,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이십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배려해주시고자 마음 쓰시는 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축구부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을 준비해주신 것입니다. - 올해부터 공부하는 운동선수 양성 및 학원축구 활성화를 위하여 전국 초중고 리그를 주말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총 책임자로서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매우 중요한 사항을 축구협회와 관계자분들이 적절한 시기에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그동안 관행처럼 했던 말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나 학생들이 어느 날 축구부에 들어가면서 하는 말이 있지요. 나 축구 선수 할거야, 이렇게들 말하잖아요. 이 말을 되짚어보면 공부는 그만두고 축구만 하겠다는 마음인 것이지요. 운동을 하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고를 분명히 바꿔야 한다고 저 역시 주장합니다. 공부도 하면서 축구도 하는 선수가 되어야지요. 그러므로 앞으로는 학생들이 축구 선수 할거야, 이렇게 말하지 않고, 축구도 할 거야, 이렇게 말하도록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공부도 하고 축구도 하면 학생들이 힘들 것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다 놓치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처음부터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입니다. 공부도 하고 축구도 하다가 정말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면 그 재능을 살려야 합니다. 그때까지는 운동만 하는 학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문성고는 축구부 학생들도 일반 학생들과 똑같은 수업을 받고 있나요? 혹시 축구부 선수들만을 위한 수업 프로그램은 없으신가요? 현재는 일반 학생과 똑같이 수업을 받습니다. 사실 예체능 학생들에게는 교양 과목이나 필수 과목을 뺀 일반적인 수업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 교육을 이수해야 할 학생의 신분이지요. 재능을 살리기 위한 특기 적성 교육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예체능 학생에게는 시간이 부족한 게 현재의 교육 현실입니다. 그래서 문성고는 여러 방법을 시도하면서 학생들의 재능을 살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축구부 학생 역시 그들에게 맞는 교육을 시행하고자 연구 중입니다. 교육의 효율성을 살리기 위한 수준별 이동 교육의 가장 적합한 대상이 바로 예체능에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거든요. 그 학생들에게 하루의 시간 중 얼마나 그들의 재능을 살리기 위한 시간으로 배려해줘야 하느냐가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아가는 요소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제가 주말마다 취재를 가면 교장 선생님을 늘 보았습니다. 지역의 축구 관계자분들과 선수들에게 남다른 관심과 격려를 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주말리그의 문제점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솔직히 지금은 시험 가동 중인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는 것 매우 중요한 시기이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배려하면서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와 모든 관계자 분들이 아이들이 하는 운동을 꼭 이겨야 하는 시합으로 보지 말고 우리 아이들의 재능을 확인하는 자리로, 즐기는 자리로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주말리그를 통해서 아이들이 열심히 운동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 저는 참 행복합니다. - 현재 문성고는 무패의 성적으로 영동권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중요한 경기에는 학교 마칭밴드까지 응원을 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타 학교에서 많이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축구부를 창단하여 후회한 적은 없으신지요. 정말 제게 복이 많은 것에 행복합니다. 창단을 하면서 훌륭한 지도자 선생님을 만나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데 후회할 시간이 있을 리 없죠. 유재영 감독선생님을 비롯하여 코치선생님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늘 신뢰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학교는 축구부로 인한 사소한 사고 한번 없었습니다. 늘 선수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배이면서 지도자이신 우리 학교 축구부 선생님들에게 고맙고 수고하신다는 말씀을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현재 문성고는 잔디구장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제 완공되나요? 10월 말경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조잔디구장 건설에 많은 도움을 주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문성고 축구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전국초중고리그 명예기자 이종득(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