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학생 - 北 여대생의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미국서의 남북 사랑이야기 그렸죠" 단편 영화 '하나 그리고 둘' 만드는 안성호 감독 한국·미국서 이름 날리는 배우 류현경과 팀 조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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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출신 교환학생과 한인 대학생의 사랑을 그린 영화 '하나 그리고 둘' 을 위해 뭉친 세 사람. 오른쪽부터 배우 팀 조, 류현경, 안성호 감독. 김상진 기자
한국 말이 서툰 한인 대학생 남자. 그리고 북한에서 교환학생으로 미국 대학에 오게 된 여자. 그 둘이 사랑에 빠진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USC 영화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안성호 감독이 졸업 작품으로 준비 중인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은 바로 그 평범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안 감독은 "우연히 시사 잡지를 통해 미국에도 북한 유학생이 있고 USC에도 1명이 재학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영화의 배경을 털어놓는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사실 그녀가 북한에서 왔고 곧 귀국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그리지만, 남녀노소 세계 어느 나라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란 생각에 작품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하나 그리고 둘'은 15분 안팎의 단편 영화다. 12월까지 완성을 목표로 제작해 각종 영화제에도 출품하고, 장기적으로는 장편 영화로도 발전시킨다는 게 안 감독의 계획이다.
학생용 단편이긴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의 깊이 덕에 한국과 미국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배우들도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전국노래자랑' '만신' '방자전' 등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류현경은 안성호 감독과 한양대 연영과 동문이라는 인연으로 여주인공인 북한출신 금송 역을 맡았다. ABC 시트콤 '네이버스'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한인 배우 팀 조는 한인 대학생 상엽을 연기한다.
류현경은 '하나 그리고 둘'의 시나리오에 매료돼 바쁜 일정을 쪼개 미국까지 건너왔다. 적극적으로 안 감독과 의견을 교환하며 대본 수정 작업과 캐릭터 분석에 힘을 보탠 것은 물론이다.
"자유로운 미국 땅에서 살아가는 자유롭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란 점에 흥미로웠어요. 사랑과 이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증도 들었죠."
그는 "최근 들어 한국의 젊은 세대가 북한이나 통일에 대해 너무 무관심해졌음을 느낀다"며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팀 조는 "'네이버스' 종영 후 가슴을 뛰게 할 만한 작품을 찾다가 '하나 그리고 둘'에 출연을 결정했다"며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아 작품에 더욱 애착이 간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온 친구와 서로 부족한 영어, 한국어를 써가며 대화를 했던 기억이 저에게도 있어요. 영화에 그 경험을 녹여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이번 작품을 통해 북한에 대한 극단적이고 왜곡된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세계 관객들에게 평범하고 진실된 북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한편 안성호 감독은 '하나 그리고 둘'의 후반작업을 위한 제작비를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영화 홈페이지(www.oneandtwofilm.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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