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아침에는 쌀쌀하지만 작년 말부터 몇 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하기로 마음먹고, 집에서 승용차로 20분이면 도착할 사무실까지의 거리를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15분간 걷고, 버스를 타서 이동한 후 다시 사무실까지 이동하는데 2배가 넘는 40여 분을 투자하여 출근하였다. 최근에 다시 읽은 후쿠오카 켄세이가 지은 「즐거운 불편」이란 책에 나온 몇 가지라도 체험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동안 승용차를 이용해 출근해 온 나로서는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한다는 것이 불편함을 떠나 대단한 결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집과 사무실 인근의 정류장을 찾아 어디서 타고 내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고, 정류장까지 걸어갈 길을 찾고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봐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다행히 스마트 폰에 ‘광주버스’라는 편리한 앱이 있어 시내버스가 언제 오고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알 수 있기에 출근길에 처음 타보는 두려움이 다소나마 해소되었다. 처음에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불편한 것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유익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해도 걷는 운동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승용차를 이용하면 하지 못했던 다양한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통해 생활과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결과물을 얻는 등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았다. 또한, 그동안 환경을 보존하고 지구를 살리자고 말로만 하던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우선 출퇴근 시 꼬박꼬박 승용차를 이용했고 요일부재에 걸린 날이면 동료와 카풀을 해서라도 승용차를 고집하여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었다. 회의할 때는 종이컵을 사용해 차를 마셨고, 이면지 재활용을 소홀히 한 점, 그리고 집에서는 제철 과일을 다량 구입하여 냉장실에 가득 넣어 보관하여 못 먹고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하는 등 편리한 생활을 위해 자원절약과 환경사랑에 배치된 우리의 일상이 매일 반복되고 있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일상이지만 승용차의 과다한 이용이나 냉장고를 이용한 과다한 식품보관(어느 가정에서는 5대까지 보유)과 같은 우리의 행위들이 배기가스와 연료소비 증가로 이어져 최근에 오존을 증가시키고 스모그와 같은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어 뉴욕에서는 올 겨울 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가 92년 만에 가장 더운 겨울로 기록되었고, 워싱턴에서는 때 아닌 벚꽃이 피고, 남미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중국에서는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광주에서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작년에 무려 10회나 발생하였는데, 모두 중국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것이 광주보건환경연구원이 2013년 조사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 연료 등이 우리지역 대기오염에 주는 영향이 40% 이상이었다.
이와 같이 심각한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처하고자 1992년 채택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한 140여 개국 정상은 오는 202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제인 ‘파리 기후협약’에 합의했다. 최근에 교황까지 나서서 말한 「환경회칙」에는 종이컵 사용 안 하기, 양치 컵 사용하기, 자전거 이용하기, 계단 이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아주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것들까지 전 지구인들이 함께 노력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우리의 생활 패턴을 바꿔가며 즐거움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탄소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목표와 관리방안으로서 지열과 태양광과 같은 신 재생에너지 적극 보급, 친환경 자동차 보급 등 유엔이나 국가가 나서서 적극 대응하는 경우도 많지만, 개발도상국 사람들까지 선진국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요즘은 이미 지구환경이 허용한 용량을 초과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즐거운 불편’이라는 책에서 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일들, 즉 자전거 타기, 제철 채소나 과일 먹기, 자동판매기 물건 사지 않기, 엘리베이터 이용 안 하기 등 일상에서 우리도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많고, 약간 불편하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집안에서 전기 사용량 줄이기, 생활용품 재활용하기, 물 아껴 쓰기 등의 에너지 및 물자의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일련의 노력들이 지구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실천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습관화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새해 들어 그렇게 행동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첫댓글 옳소 !
(짝짝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