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성곽길을 따라 한참 오르다보면 남산쪽으로 우회전하는
끝지점을 지나자마자 조그만 봉우리에 팔각정자가 하나 서있다
다산팔각정이라 하는데 현판에는 성곽마루라고 쓰여있다
봉우리의 이름은 따로 없고 한양성곽에서 50m쯤 바깥쪽이다
남산동봉과 매봉사이의 안부지역인데 행정구역상 주소는 아리송하다
산세로 보아서는 매봉쪽이어서 버티생태통로가 개설된 후
산책객이 꽤 많아졌다 예전에는 접근로가 마땅치않아
비인가지역처럼 여겨저 인적이 드문 오지였다 바로 아랫동네는
아주 호젓하여 유명연예인들의 주택이 많았었다 성곽마루에
오르니 매봉쪽은 남산타운아파트에 가려있지만 그 외의 방향은
조망이 아주 좋다 망루의 역할이 제격일 것 같다 한강진과
신당동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고 무엇보다 빈안트리호텔쪽이 잘
내려다 보였다 한양성곽이 헐려 있기 때문이 아니라 바깥의 정자가
성곽보다 높아서 성곽의 안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셈이다
불현듯, 남한산성의 벌봉이 생각나며 한양성곽이 과연 전쟁대비 군사용
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청군이 벌봉에서 남한산성을
내려다 볼수 있어서 수월하게 삼배구고두의 승리를 얻을수 있었다
전란후 벌봉에는 본성까지 외곽성을 쌓아 보강하였다
북한산성14성문종주 보다 남한산성20성문종주가 훨씬 고풍스러웠다
그리고 남한산성에는 취약지마다 본성에서 길게 나온 옹성들이 있다
성곽에서 성곽마루 정자까지 불과 50m거리이니 옹성을 쌓았다면
한양성곽축성의 군사적 의미가 더욱 공고해졌을 것이다 백성들 왕래를
통제하거나 반란군의 기습을 방지할 목적의 왕권보호용 성곽으로만
쓰였었지 실제 전쟁때에 쓰였던 역사가 없어 아쉽다 한마디로 스토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