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는 서초구와 아무런 연고가 없고 윤봉길 기념관이 특별히 서초구 내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승덕). 고승덕씨, 도산 안창호 선생은 강남구와 무슨 연고가 있어서 도산공원과 도산대로가 생겼는지, 설명 좀 해 보실래요?
미국에 있던 안창호 선생 내외의 묘소를 강남구로 이장한 건 박정희 정권 때입니다. 서초동에 윤봉길 기념관을 짓기 시작한 건 전두환 정권 때입니다. "윤봉길기념관이 특별히 서초구에 있을 이유가 없다" 한 고승덕씨, 전두환에게 따지세요.
을지로, 원효로, 율곡로, 퇴계로, 다산로, 충정로, 겸재길, 소월길, 소파길, 사임당길...서울시내에 당사자와 아무 연고도 없지만 그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길 이름 무척 많습니다. 서초구와 연고가 없어 '윤봉길공원'에 반대한 건, 너무 궁색하네요.
예전 "서울의 지명과 도로명 중 사람의 묘호, 시호, 이름을 딴 것을 아는대로 써라"는 시험문제를 낸 적이 있는데, 오답 중 기억에 남는 것들. 성산대로(성산대군), 신문로(신문왕), 동이로(동이족).
고승덕씨 주장에 따르면 서초구민들이 "윤봉길공원"이라는 이름에 격렬히 반대했다는데, 반대한 분들께 다른 이름 추천합니다. "백천공원" 또는 "시라카와 공원". 백천(시라카와)는 윤봉길이 던진 폭탄에 맞아죽은 일본군 대장의 성이예요.
'양재 시민의 숲'은 본래 전두환이 자기 사저 지으려고 조성했던 곳인데, 5공비리가 드러나 전두환 뜻대로 되지 못하고 '시민의 숲'이 됐습니다. '윤봉길공원' 명칭 변경에 반대한 서초구민들의 입맛에는 '일해공원'이나 '전두환공원'이 맞겠네요.
"오직 유권자들께서 야당의 난폭운전을 막아줄 힘이 있다"(새누리당 윤상현). 난폭운전인 줄은 잘 알면서, 운전수가 누군지는 모르네요. 횡단보도에서 사고 내고 보행자더러 '난폭운전'했다고 삿대질하는 격.
허위사실 유포한 뒤 고발한다고 난리쳐서 이득을 보려던 '일베충'. 기자들에게 "일베를 보라"고 권유했던 정몽준 캠프가 일베에 너무 푹 빠졌나보네요. 어쩌면 반대로 일베충이 정캠프를 보고 배웠을지도.
"시장되면 사회복지공제회에 개인적으로 기부하겠다."(정몽준).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아니라고 판정하면 모두들 정몽준 유세장에 가서 기부 약속 받아냅시다. 잘하면 정몽준씨 '진짜 서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군자와 소인배를 구별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가 어떤 경우에 우는지만 봐도 됩니다. 성인은 천하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군자는 나라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소인배는 저와 제 가족만을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용산의 눈물, 강정의 눈물, 쌍차의 눈물, 밀양의 눈물, 세월호의 눈물에는 코웃음치다가 박근혜, 정몽준, 고승덕의 눈물에 마음이 아프다는 무리 더러 있습니다. 세상이 어찌되든 상전 심기만 헤아리는 그 마음이, 바로 '종놈의 마음'입니다.
21세기지만, 여태 '종놈의 영혼'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 많습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상전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 합니다. 스스로 '시민'이라 생각하면서도 투표하지 않으면, 자칫 그들에게 이끌려 종놈의 무리에 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정몽준후보가 유세장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을 보고 "박원순후보가 시킨 것 같다"고 했답니다. 평생 '돈 주고 시키는' 지위에만 있었으니 이리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나이 들수록 공부 안하면, 살아 온 대로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서명받는 유족들에게 "너희가 무슨 유가족이야! 다 돈 받고 하는 거지"라 외쳤던 70대 노인과, 시위하는 자기 회사 노동자들 보고 "박원순 후보가 시켜서 저러는 거"라고 한 정몽준후보, 이 둘은 사람을 '돈의 노예'로만 본다는 점에서 같은 사람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자유로운 선거분위기를 보장하는 것....있을 수 없는 일을 공공연히 하는데, 박원순후보가 모를 리 있겠나"(정몽준). 이런 말은 박원순캠프 앞에서 삭발시위한 사람들과 자기 자신에게 해야죠.
서울대 치대교수가 "교통사고에 불과한 일을 가지고 서울대 교수가 성명서 내는 건 부끄러운 일, 개나 소나 내는 성명서 자제해 달라"고 했군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 평범한 사람들을 '개나 소'로 보기 때문입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개나 소'로 부르는 사람일수록, 대통령의 눈물에는 유독 깊이 공감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에, 300 넘는 '사람의 생명'이 '개나 소의 목숨' 취급을 받은 거겠죠.
대형차 뒷자리에 앉아 골프치러 가면서. "세상 많이 좋아졌다. 개나 소나 다 차 끌고 나오니. . "라며 짜증내는 사람 적지 않습니다. 부자만 사람이고 나머지는 '개나 소'라는 특권의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선, 서민은 '개나 소'처럼 살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를 '개나 소' 취급하는 자들을 '사회 지도층'이라며 존경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의 세상'이 되지 못하고 '짐승의 세상'이 되는 거죠. 그런 자들에게 필요한 건 '존경'이 아니라 '징계'입니다. 그래야 그들도 인간 됩니다.
유가족 따라 눈물 흘리면 '미개인' 또는 '개나 소' 대통령 따라 눈물 흘리지 않으면 '백정' 이번 선거에서 저런 생각을 심판하지 못하면, 계속 저런 생각에 지배받게 될 겁니다. 사람 대접 받으려면, 투표해야 합니다.
첫댓글 옳은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