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구봉산
산행
화란춘성하고
만화방창한
계절
![](https://t1.daumcdn.net/cfile/blog/26328836534B854C09)
갑천의 강 가에도
남으로 부터 불어오는 봄
바람에
춘풍화류가
가득가득 피어 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17DD36534B854829)
곳곳에 많은 꽃들이
피었지만
만화방창을 이루려면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153536534B854A2E)
갑천을 지나
오늘 오르게 될
구봉산
봉우리가 아홉개라서 구봉산 이라
합니다.
오래전 나무로 밥을 짓고 방을 데우던
시절
숲이 우거지기 전에는 봉우리 아홉개가 선명하게
보였는데
요즘은 봉우리 구분이 그때 그 시절 보다는 선명치가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3FA73C534B85552B)
구봉산 입구
겨울에 칙칙하던
안내판에도
봄의 색갈을 입은 것 같이 신선한 느낌이
듧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50353C534B86642D)
숲속엔
흐드러지게 피었던
벗꽃이 벌써
눈같이 날려
떨어지고
이른 잎은 연록을
벗어 던지고
청록의 어른티를
입으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4AA83C534B866330)
곳곳에 제비꽃이 피어
제비를 보기 어려운
도심에서도
강남의 제비들이 봄바람과 함께 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322E3C534B866438)
아직
만개한 상태로 남아있는
산벗꽃
다른 나무들이
이제 겨우 연록의 잎을 피우는 것과 대조적으로
제법 많은 꽃과 잎을
피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2E663C534B86660A)
구봉산
턱밑에
정상에 가려 침침했던 북편
비탈은
중천에
떠올라서야
겨우 얼굴을 내민
태양에
하루의 짧은 빛을
받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1FB739534B866B2C)
도심 가까운
곳에서
좀처럼 보기어려운
암벽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46039534B866C34)
인생의 굽이 만큼이나
돌고 돌아 올라가는
소나무
무었을
깨우치고
마음껏 자라면 또 무었이
되려는지
평탄한 삶을 어렵게 꼬아가는 인생과
웬지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69A39534B866E31)
잡목에 섞여
띄엄띄엄 서있는 산 벗꽃
절벽과 잡목 사이로 난 철제 계단을 따라
초보자나 노약자도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2D3739534B867425)
철계단 밑의
이정표
타고온 자동차는 성애원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요양원인 성애원에서 이곳까지는 정상과 중간 정도의 거리
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187C39534B867631)
이제부터는
가파른 철계단을 타고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평야 지대에 있는 산이라
그리 높지
않으며
크게 힘들지도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64C37534B867807)
철계단 중간쯤에 있는
쉼터
한번에 오르기에는 제법
가파르고
내려오는 사람들과의 교행을 위하여
곳곳에 철장을 엮어 쉼터를
만들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394B3C534B876B0C)
방금 쉬었던
쉼터는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보아도
가파른 절벽에 붙어 아득하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2157513C534B876F35)
위를 보니
올라갈 길이 또 아득
합니다.
쉼터가 하나 더 있는 것으로 보아
올라갈 길이 아직
좀더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33D83C534B876D0E)
이윽고 능선에
올랐습니다.
좌우로 봉우리가
있어
정상에 오르려면 이곳 능선에서도
조금 더 올라가야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27403C534B877115)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E963C534B877229)
산의 북편에서 오른 능선 넘어엔
출발지에서 반대편인
남쪽에
멀리 괴곡동, 흑석리까지
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46513C534B877407)
![](https://t1.daumcdn.net/cfile/blog/2312D83B534BE9CE33)
능선을 따라 조금 더 오른
구봉산 정상에는 팔각의 정자를
세워
구봉정이라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47F835534B877610)
정상에서 서쪽편을 바라본
논산방면의
능선
![](https://t1.daumcdn.net/cfile/blog/216C7F35534B877743)
동편능선끝의 아래
사진
새로 건축하여 올린 아파트 뒤편으로
가로로 펼처저 있고
거리가 있어 작게 보이는 이
산은
대전 도마동 뒤편의
도솔봉
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3E5E35534B877B15)
아래 사진의
우측 봉우리가 유등천변의 도솔봉
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적군에게
힘없이 무너졋던 갑천 방어선의 아픔을
잊고
들이닥친 봄기운의 갑천엔
춘풍에 싸리꽃과 버들잎이
피어
춘풍화류(春風花柳)를
만들었습니다.
그 호시절에
춘산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수 있게 혼자 산행을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4AA83C534B855428)
구봉산은
오래전 부터 한번 오르고자
하였으나
어찌어찌한 연유로
멀지도 않은
그곳이
이제야 겨우 오르게
되었고
또한
이 산에 대하여도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17B635534B877C2A)
6.25 전쟁 때
소백산맥과 금강을 연결하는 방어선을
엄청난 힘의 열세에 지키지 못한 한미
연합군은
도마동 뒤산인 도솔봉을 중심으로
전면의 갑천을 끼고 좌우로
전개하여
가수원 들판을 내려다 보면서
대전 최후의 방어선인 갑천 방어선을
펼칩니다.
그러나
그 최후의 방어선은
탱크를 앞세운 적의 엄청난 공격에 힘없이 무너지게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2B4035534B877E1F)
탱크를 앞세우고 1번
국도를 타고 남하하여
조치원을 통과한
적군은 대평리에 이르자
이미 금강의 다리가 폭파되어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멈칫 거리게 됩니다.
당시로 서는 중장비인
탱크가 금강을 건너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15A3B534BE9C905)
공주대교까지
4~50Km를 돌아
이곳(대전)까지
도착하려면
곳곳에 저항하는
아군의 방어선을 뚫어야 하고
몇일간 얼마나 큰 전투를 하여야 할지
모를 판 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615D3B534BE9CA05)
공격하는 편은
방어하는 편에게
그렇게 시간을 주게되면
방어
하는편에서는
방어대책을 철저하게
세우게 되므로
숨쉴틈 없는 신속한
공격을 퍼부어야 하는데
몇일이란
날짜는
아군에게는 전열을
가다듬을 좋은 기회이지만
북한군에게는 매우
곤란한 지경이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2E663C534B882016)
적군은 대평리에서
뻘건 대낮에 수영을 하여 금강을
건넜고
탱크를 앞세운 일부는 공주를
점령하였으며
방향을 틀어 대전으로
진군하면서
공주를 돌아온 탱크부대와
대평리를 건너고 유성을
점령한 보병부대가
원앙마을, 구봉마을 아파트가 들어선
지금의 관저동
이곳 들판에서 만나고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15B33C534B876918)
![](https://t1.daumcdn.net/cfile/blog/2231693C534B882714)
그 무렵
먼저 침투한 적군의 특수부대는
이곳 구봉산 정상에 관측소를 개설하고
한미군의 동태를
주시하면서
북한군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장소가
오늘 제가 오른 구봉산 정상
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401E3C534B88240E)
당시엔
공중공격을 할
헬리곱터도 없었고,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공격하기 좋은 박격포도 변변치 못하여
산 아래에서 산
정상을 공격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지형적
조건을 가지고 있었으며
![](https://t1.daumcdn.net/cfile/blog/22477D3B534BE9C714)
높지 않은 산이 지만
가파르고 주변이 모두 평야 지대라서
멀리까지 군사 이동을
관측하기로는 아주 그만 이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CF93B534BE9C62A)
(사진 위 :구봉산정상에서 바라본 남쪽의 괴곡들의 농경지)
이때까지 적군의
탱크는
저절로 고장이
나거나
아군의 육탄공격에
의하여 파괴된 것 외에는
모두가 건재하게
살아서
끼리리리리
끼리리리리
굴러 오고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57D83C534B882204)
그러는 사이
부산엔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 신무기가 상륙 합니다.
3.5인치 로켓포
이름하여 일명 바주카포
![](https://t1.daumcdn.net/cfile/blog/2357D83C534B882204)
미25사단을 이끌면서
7.20까지 대전
사수를 명받은 딘
소장은
급히 대전으로 공급된
바주카포를 중심으로
바주카부대를 편성하여
곳곳에 배치하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29C3C534B86692D)
7.18~7.20사이
무거운 중량 덕분에
상대적으로 느린 적 탱크와
신속하게 달리는
찝차를 타고 추격하는
바주카 사수들간의
숨막히는 숨바꼭질이
하루종일 계속되면서
대전의 하늘은 포연과
피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사진 아래 :
구봉산 정상 능선의
운동시설)
대전은
7.20 한미군이
대전 철수한후
9.25
대전수복까지 65일간을 적군의 치하에 있게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442F3A534BE9D60E)
그렇게 아픔을 겪으며
지켜온 산하
포연으로 하늘이
가려지고
피빛으로 시야가 붉게
물들었던 60여년전의 기억들이
녹슨 철모마냥
파괴되어 고철이 된
전차마냥 사그러지고
이땅엔
아름다운 역사가
새로이 펼처집니다.
(사진 아래 :
유등천 상류 뿌리공원 주차장 앞
잘 가꾸어진 냇가)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5A93A534BE9DB05)
냇가에 펼처진
뿌리공원
얼핏 보기에는
공동묘지의 비석같이 보이나
각 성씨별
발생 유래등을
기록하고 안내하는 비석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418634534BEA0332)
몇 개월 만의
외출
숨 돌릴 틈 없이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던 몇 개월의 날들
그렇게 바쁨의 결과로
오늘의 쉼을 얻었습니다
세상엔 공짜는
없습니다
내가 얻으면
어디선가는 잃게 되어 있고
내가 편안하면
누군가는 수고를 감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나의 희생을 드리지
아니하고
얻어진 영광이
있다한들
그 처럼 무익하고
허무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땅에서
평화를 누리고
또 행복을
느낄때
누군가 피흘려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이름하나를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그런 아픔이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303B34534BEA0439)
복지관 프로그램과
함께한
웃음으로 가득찬
오후
오랜만의 외출은
그렇게
그렇게
보람차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레인-
첫댓글 작가 하셔도 되겠씁니다,, ㅎ 글 솜씨나 배경설명 이 멋지니까요,,
키키 ...사실은...!!
비가 내립니다 ~
싱그러운 계절을 맞아 산속에. 저 들판너머..
내 가슴속에도 하나가득 꽃비가 내립니다...
이렇게. 종종 볼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
꽃비가 가슴가득 내리면 꽃물도 들겠네요
저도 "꽃물"이란 노래를 들어며 연습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