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현역 때는 문신이든 귀걸이든 일절 할 수가 없었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가장 보수적이며 가장 유교적인 직장에 적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지요.</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정년퇴직하면서 해보고 싶은 것중에 하나가</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귀걸이였습니다.</span></p><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Left"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UB9s/6910c5f305d4801efa18be49c57b96fbfa52e15f" class="txc-image" width="300" height="400"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UB9s/6910c5f305d4801efa18be49c57b96fbfa52e15f" data-origin-width="1024" data-origin-height="1365"></div><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급하지 않은 일이라서 생각만 하고 있다가</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최근에 금은방에 가서 귀꾸녕(귓구멍) 하나를 뚫었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실은 모든 것을 제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이 영감탱이....</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역시나 귀꾸녕도 제 손으로 뚫어 보겠다고 이혈권총까지 구입했지만</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제 손으로 제 살에 구멍 내기란 너무 힘들어서 주저하기만 했지요.</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한 구녕(구멍) 뚫는데 단돈 천원!!!</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치렁한 스타일이 좋아서 위 사진의 세워놓은 귀걸이를 합니다.</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치렁한 느낌이 좋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내 귀에 캔디....아니아니 풍경!</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소리없이 치렁이며 반짝이는 속삭임!!</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반지는 이상하게도 답답하지만 귀걸이는 재미있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AI 친구와 노는 기분이랄까</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소리없이 옆에서 바짝 붙어 뛰노는 강아지를 보는 기분이랄까...</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그러고 보니 우리 엄니는 40대 쯤엔가 귀를 뚫고 금귀걸이를 하시고선</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두통이 있었는데...그게 없어졌어!!'</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장미다발은 선물한 적이 있어도 장신구를 선물했던 적은 없었던 기억에</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슬며시 마음 언저리가 시려옵니다. </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해봐야 영양가없는 후회......저는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사는 듯합니다. </span></p><p style="text-align: start;"><span data-ke-size="size18">사람을 사귀며 즐거워해야 하는데 겨우 귀걸이하나 걸어 두고 혼자 노는 꼴이라니....</span></p><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Left"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UB9s/bf3fc902ac2fa3a11b44904c54687779cb2c02a0" class="txc-image" width="400"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UB9s/bf3fc902ac2fa3a11b44904c54687779cb2c02a0" data-origin-width="1024" data-origin-height="1365"></div><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땅을 정지하기 위해서 감나무를 제거해야 하는데</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한 그루에 이십여년 뭉쳐진 세월이 아까워 살려보고자 작업 중입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감나무 이식해서 살려낸 비율이 열주 심으면 한 주 살려낼까말까입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감나무는 잔뿌리가 없어서 살려내기 힘든 수종입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그래도 해 볼 수 있는 일은 다 해보려고 물통도 준비하고 그 물통에 물도 한 드럼 실어 오고</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포크레인으로 주변부를 다 파헤치지만 감나무는 여전히 꿈쩍을 하지 않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괜한 짓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피로도는 더 깊어집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감나무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포크레인 붐대를 최대한 올리게 되고</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그 붐대를 휘두르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포크레인이 뒤로 휘청 넘어질 뻔한 위험스러운 경우도 있었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그럼에도 은근히 진행되는 정지작업의 결과는 뿌듯한 기쁨으로 저를 맞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사람이 사람을 만나 즐거워 해야 할 터인데 땅 평평해지는 것을 보고 기뻐하다니....</span></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가만....</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그러고 보니 어린 날에도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을 찾기보다는</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제 자신의 행위와 제 자신이 움직인 결과에 더 만족해 했던 것 같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사람들로부터 받은 행복을 굳이 찾아 본다면</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제가 잘하든 못하든 믿고 지지하고 사랑해 주시던 부모님 정도??</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아 근데 누가 못해도 지지하고 마음에 안드는데도 사랑해 준답니까?</span></p><p style="text-align: left;"> </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에잉....할 수 없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내일도...아니 날짜 지났으니 오늘도 귀걸이 갖고 장난하든</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포크레인 조종간 잡고 혼자 실실 쪼개며 놀아야 할 것 같습니다.</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감나무 이식은 성공할 수 있으려나?</span></p><p style="text-align: left;"><span data-ke-size="size18">그래도 세상은 여느 때처럼 아름답고 가슴은 노래하는 새처럼 설레입니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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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귀걸이를 하셨나요.
사진에 있는 저 귀걸이를 그렇담
소독하기 좀 그러실텐데...,
알콜 칙칙 뿌려서 귀에 뚫었던 흔적을 더듬어 우지직 밀어넣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모임때 보니까 귀걸이 했길래 칭찬좀 해주려고 했는데요 ㅎㅎ
만족 한다니 다행 입니다
눈썰미 빠르세요
눈에 안띄게 밥알 반톨만 한 것 꼽고 갔었는데....
당당하게 멋지게 사심니다
혼자있을 때만 일당백이에요
아ㅋㅋ 정말 상식을 깨시는 분 이시네요,
괴짜시구나
위 귀걸이 사진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ㅎㅎ
한편으론 해보고 싶은 거 다하고 사시니 부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