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그 무엇엔가 끌리듯 1박2일 일정으로 고흥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다.
2009년 1월 14일 수요일 오전 10시 쯤 순천 용당동 집을 출발하여 동천을 지나 순천만을 거쳐 목포 방향 국도를 따라 오락가락 퍼 붓는 눈 속을 헤집고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순천과 보성 경계에 있는 지리산 순 한우 판매점에 들러 점심을 먹고 벌교를 지나 시원하게 뚫린 고흥방면 4차선 도로로 바람을 가르며 나아갔다.
여름의 자전거 여행은 무더위가 장애물이라면 겨울 자전거 여행은 추위가 아니라 바람이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오늘 내일이 올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라고 예보가 있었지만 바람 때문에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아 힘이 드는 통에 하의는 츄리닝 하나만 입고, 상의는 내의에 츄리닝 하나 입업는데도 더워 등에서 땀이 났다.
과역면을 지나 점암면을 거쳐 목적지인 영남면 우천 교회에 다다르니 오후 5시가 조금 넘었다.
겨울 동계수련회 기간이라 중고등부 학생들이 전국에서 10여개 교회 3-400명 학생들이 수련회 중이었다.
저녁을 교회에서 먹고 저녁 집회에 함께 참석하여 9시 반까지 예배드린 후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자전거 여행 주행거리: 76 키로
자전거 주행 시간: 4시간 30분(여행 시간:7시간)
평균 주행 속도: 16.6 키로
최고속도: 43.5 키로
2009년 1월 15일(목) 춥고 바람 부나 맑음.
새벽에 일어나 예배드린 후 일찍 아침을 먹고 구미산 정상에 올랐다.
구미산 정상에서 바라 본 일출은 아름다운 다도해와 파란 바닷물에 쏟아지는 햇살과 맞물려 장관이었다.
감히 눈이 부셔 떠어르는 태양을 바로 쳐다보기가 힘들 정도였는데 해가 점점 올라오자 환하게 그리고 따사롭게 비추는 햇살이 신비면서도 정겹게 느껴졌다.
2시간여의 등산을 마치고 샤워를 한 후 10시 쯤 교회를 출발하는데 그 교회 고등학생들이 뜨겁게 환호해 주었다. 순천에서 자전거 타고 왔다니까 멋있다. 짱이다 등 그들만의 언어로 축하해 주는데, 그들은 험한 세상 어렵게 살다 온 학생들(이 교회는 가출하거나 결손 가정 학생들을 받아 정착시키는 귀한 일을 하는 푸른 초장이고 공동체이다)이어서 그런지 인사법도 화끈했다.
어제 온 반대 쪽 남열리 해수욕장으로 돌아 해변 도로로 달리는데 멋있는 다도해를 구경하는 축복과 함께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어 그 만큼 자전거를 타다 끌다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심한 내리막에서도 맞바람이 불 때는 그게 브레이크 밟는 역할을 해 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파서 쉬어 갈겸 음식점을 찾았으나 벌교까지는 휴게소고 식당이고 하나도 없었다. 중간에 숨 좀 돌리려 쉬다가 눈에 들어온 점암 화계 교회에 들러 목사님으로 부터 따뜻한 차와 귤을 대접 받고 시골의 훈훈한 장작 난로와 그런 훈정을 받고 다시 떠났다. 이 고을 나이 드신 분이 고속도로라고 부르는 4차선 도로의 갓길을 따라 자전거를 달리는데 벌교를 지나니 5시가 넘으면서 벌써 캄캄해져 오기 시작하더니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지 않은 걸 생각하니 더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아직 집에까지 갈려면 25키로 쯤 남았지만 어두워지면 자전거 여행은 위험하고 배도 고프며 서울서 어제 내려온 딸과 저녁을 같이 하기위해 별 수 없이 아내에게 전화하여 차를 가져오라고 해서 차에 자전거를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말한다.
작년에 그 무더위에 국토 종단을 하고 또 제일 추울 때에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을 두고 격려도 하고, 무모하기도 하다고...
아마 모르긴 해도 머지않아 또 기회만 되면 자전거 페달을 밝고 있을 내가 기대가 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늘 주행 거리: 66 키로
주행 시간: 4시간 50분 (여행시간: 8시간)
평균 속도: 13.6 키로
최고 속도: 48 키로
첫댓글 쑥스러워 글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 설에 만난 친구가 올리라고 해 용기 갖고 올려본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교감과 이해를 구하며,,,,
언제 날 잡아서 함께 자전거여행이나 해보드라구....ㅎㅎㅎ
멋져부러....ㅎㅎㅎ
ㅎㅎㅎㅎㅎㅎ 역시 멋쟁이야 즐거웠네 반갑구 다음에 만나는 날까지 건강 하게나 힘차게 살아 보세 건강해
역시 정호는 멋쟁이고 아직은 젊음을 간직하고 사는구나. 이런 좋은 글을 왜 망설인단말인가? 길을 가다가 추운날 자전거를 타는 동호회를 보면은 이추운날 뭐하러 저 고생을 하나 했는데 그들대로에 즐거움이 있기때문이겠지.ㅎㅎㅎ수고했네.
대단하구먼~~~~행동할 수있음에 건강하다는 거고...또 주님께 기도 드릴수 있음에 주님과 함께 있다는거고..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또 이렇게 글 올려줘 다시한번 감사.....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천연이 이렇게 멋진 선생님이 될거라 난 생각도 못했는데 고생 했다 난 그냥 생각 만 있어서 부럽다 ^^
글을 읽으며 같이 여행을 하는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네 떠오르는 태양과 푸른 바다가 보이는것 같고 바람과 싸우며 다녀온 여행길...........고생도 많았을거고 고생만큼 행복했으리라.....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자전거 여행을 즐길수 있기를........
고흥에 내가 살고 있는것 몰랐나?...허긴 그날 나는 교육중이라 고흥에는 없었지만...암튼 놀라운 풍류객이여...고흥 멋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