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에서 즐기는 주전부리 여행
서천에는 익히 알려진 모시칼국수와 모시떡도 있지만, 도토리묵이나 풀빵 같은 주전부리도 맛있다. 입맛 없는 여름, 입맛 살리고 기운도 살리는 서천으로 떠난다.
모시 가루를 반죽에 섞어 만드는 송편모양의 모시떡 [왼쪽/오른쪽]모시장아찌와 함께 나오는 고수록의 모시칼국수 / 연두색 면발이 먹음직스러운 모시칼국수
모시칼국수와 모시떡으로 가벼운 한 끼 식사
서천은 한산모시로 유명하다. 한산모시관에 가면 옛 방식 그대로 모시를 째고 삼고 매고 짜는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여인들이 직접 하루 종일 모시를 만든다. 하지만 여행은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요즘은 먹는 여행이 대세다. 모시로 만든 칼국수와 떡을 먹어야 한산모시 여행이 완성된다. 모시칼국수는 고수록에서 맛볼 수 있는데 반죽을 직접 손으로 하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다.
모시 즙을 넣어 만드는 모시칼국수 반죽은 그 색깔부터 호감이 간다. 생모시 즙이 들어가니 건강에 별로 이롭지 않다는 밀가루의 오명을 슬며시 씻어낸다. 반죽은 숙성을 거쳐 말끔한 국수로 탄생한다. 바지락을 넣어 서해의 바다 향도 첨가한다. 6,000원에 모시칼국수 한 그릇을 맛볼 수 있다.
고수록에서 만들어 파는 모시떡도 별미다. 모시떡 반죽은 쌀가루와 모시 가루를 섞어 만든다. 푹 쪄내는 모시떡은 끓여내는 칼국수보다 색도 맛도 훨씬 진하다. 진초록 윤기 나는 모시떡은 쑥떡보다 곱고 쫄깃하다. 안에는 하얀 소가 들어간다.
모시떡은 고수록에서 모시칼국수 한 그릇 먹고 구입할 수도 있고, 모시떡이 생각날 때마다 택배 주문도 가능하다. 모시가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름에도 쉽게 상하지 않는다. 서천 전역에 모시떡을 파는 곳이 많지만, 고수록의 모시떡은 모시 함량을 정확히 기재해 믿을 만하다.
모시는 영양 성분이 탁월하다. 칼슘의 보고라 불리는 우유보다 40배 많은 칼슘 함유를 자랑하고, 식이 섬유가 풍부해서 장에도 좋다. 6월과 8월, 10월에 수확하다 보니 식품 활용도 역시 높다. 서천에 가면 모시칼국수와 모시떡 외에도 모시장아찌, 모시찐빵, 모시미숫가루 등 다양한 모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국내 도토리 생산량을 대부분 사들이는 서천농협 / 국산 도토리는 도토리묵과 가루로 가공된다 / 100% 국산 도토리로 만드는 판교 도토리묵
국내산 100% 도토리묵을 만나는 방법
서천에는 대놓고 자랑하는 모시 음식이 유명하지만, 꼭꼭 숨어 있는 맛도 있다. 바로 도토리묵이다. 바닷가인 서천에서 갑자기 웬 도토리묵이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사정을 알고 나면 서천에서 꼭 도토리묵을 구입하게된다. 서천농협이 운영하는 도토리묵 생산 공장은 국내에서 수확하는 도토리가 모이는 곳이다. 보통 시장에서 파는 도토리묵은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중국산도 많지만, 서천농협에서 만드는 도토리묵은 100% 국산이다. 국내 도토리 생산량을 거의 전량 사들여 대단위로 냉동했다가 그때그때 도토리묵을 생산한다. 일정량은 도토리묵을 쑤어 포장하고, 일정량은 도토리가루로 만들어 가정에서 쉽게 묵을 쑤어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한다. 도토리의 높은 산도가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해 도토리묵은 상온에서 15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냉장고에 넣으면 오히려 쫄깃함이 떨어지고 퍽퍽해진다. 포장을 뜯었을 때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 역시 도토리의 산도 때문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판교오일장에서 맛볼 수 있는 풀빵. 풀빵에는 팥 대신 흑설탕이 들어간다
서천에는 지역에 따라 오일장이 있는데, 그중 판교오일장에서 파는 쫄깃한 풀빵이 인기다. 밀가루로 만든 풀빵이 쫄깃한 까닭을 물어도 할머니는 “비법을 어떻게 알려주느냐”며 말을 아낀다. 여섯 개에 1,000원 하는 풀빵에 팥 대신 흑설탕이 들어가는 게 보통 풀빵과 다른 점이다.
사실 풀빵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이 지역에 근대건축물이 많아 자연스럽게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돈된 거리는 아니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마을의 모습이 풀빵처럼 정겹게 다가온다.
장항스카이워크에서 데이트하는 연인 [왼쪽/오른쪽]높이 15m, 길이 286m에 달하는 장항스카이워크 / 나선형 계단으로 올라가는 장항스카이워크 입구 해송 숲부터 바다까지 길게 뻗은 장항스카이워크 [왼쪽/오른쪽]나무 데크와 철망 길이 아찔하게 뻗은 장항스카이워크 / 장항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보는 해송 숲이 시원하다
소나무 빽빽한 송림 위 지상 15m 산책로, 장항스카이워크
최근 서천에 또 다른 명물이 생겼다. 이름 하여 ‘장항스카이워크’. 지상에서 15m 높이에 만든 산책로다. 해찬솔길이 멋들어지게 펼쳐진 장항송림을 둘러싸고 들어섰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키 큰 소나무를 사이에 두고 위아래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져 하늘산책로라고도 불리며, 길이는 286m로 솔숲에서 바다까지 뻗었다.
해안을 따라 수령 50년이 넘는 소나무 13만 그루가 식재된 솔숲을 위아래로 즐기는 길이다. 올 초 유행한 대중가요 ‘위아래’가 떠오른다. 아래로는 갈래갈래 펼쳐진 솔숲을 걷고, 위로는 소나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먼 바다와 하늘을 벗 삼아 걷는다.
스카이워크는 나무 데크도 있지만 철망이 훤히 뚫린 구간도 있어 지나는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하늘산책로의 묘미이자 매력이다.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 길이 여행자에게 짜릿한 재미를 준다. 어린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긴장감이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제 서천에 와서 장항스카이워크를 걷지 않고 가면 허전하다. 하늘산책로를 걸어본 사람은 이 길이 곧 서천의 명물이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아직 입장료가 책정되지 않아 무료로 입장하니 서둘러 가보자.
여행정보
장항 스카이워크
주소 :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한산모시관
주소 :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충절로 1089
문의 : 041-950-4430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주소 :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101번길 75
문의 : 041-950-0600
1.주변 음식점
고수록 : 모시칼국수, 모시떡 /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서인로1117번길 1 / 041-952-1928
서천농협 : 도토리묵 / 충청남도 서천군 군청로 17 / 041-953-0572
풀빵 : 충청남도 서천군 판교면 현암리 판교오일장
2.숙소
서천휴리조트펜션 :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항산단로34번길 76-28 / 070-8887-2222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 충청남도 서천군 종천면 희리산길 206 / 041-953-2230
문헌전통호텔 : 충청남도 서천군 기산면 서원로172번길 66 / 041-953-5896
글, 사진 : 이송이(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