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를 떠난지도 벌써 5년이 되었는데
5년 동안 나를 찾아 헤메였다는 사람이있었다.
어느날 밤 늦게 걸려온 전화에 나를 상당히 아는체를 하는데
사실 나는 누군지.. 아마득하게 잊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너무 찾았단다.
대화를 하다보니 조금씩 그 사람이 생각이 났다.
찾은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가 어렵고 힘들때 꽃을 들고 병원을 찾아와 주었다나..
힘이 없어서 도저히 음식을 만들수가 없었는데 내가 만들어 주었단다.
저소득층을 위한 아파트를 찾는데 내가 운전해서 데리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어플리케이션을 넣어 주었단다. 나를 잊을 수가 없었노라고..'
이러고 저러한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내가 뭘 해 주었는지
까막득히 다 잊어버리고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
내가 그런걸 해 주었나..
아무튼 한 시간이 넘게 수다를 떨었다.
정말 오랫만에 전화로 수다를 떨어 보는 것 같다.
시카고를 떠난지 5년 만에 지인을 만났다.
가끔 전화 통화를 하긴 했지만 5년 만에 처음 만나는 것이다.
나를 보더니 너무 깜짝 놀란다.
'아니.. 시카고에서 살때 그 당당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 희쭈그리해 졌냐고.. 헤어 스타일은 또 그게 뭐며..
왜 이렇게 촌스러워 졌나고...'
내 손을 붙잡고 안타까워서 그곳이 그렇게 힘드냐고 안타까워 한다.
일은 안 힘든데 친구가 없어 힘들고 교회를 아직 못찾아서 힘들다고 대답을 했다.
디시에 와서 정말 나는 촌스러워져만 간다.
외출은 현저하게 줄어 들었고 그 누구와도 마은 터 놓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가끔 전화들이 오면 전부들 지들 이야기만 줄줄이 사탕으로 하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않고 끊어 버린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정원을 매일 들락날락 하는지도 모르겠다.
카카오톡을 보니 똘만이의 이름이 보였다.
내가 먼저 연락을 했다. 혹시 이 xx 가 내가 아는 그 xx 가 맞냐고..
똘만이가 들달같이 연락을 해 왔다.
아니 쌤도 카톡을 해요? 하며 놀란다.. 이런거 전혀 안할 분 아니시지 않나요?
하이고 얘들이 내가 뭐 문맹인인지 아나..
'응.. 한국에 가족들과 연락을 하냐고 카톡을 사용해.. 국제 전화비 안들고 좋더라고..^^'
그래도 너무 놀래서 자꾸 말을 되풀이를 한다.
세상에 티비도 잘 안 보는 양반이 어째 카톡을 사용하냐고..
얘들이 내가 정원에서 이러고 노는 줄 알면 놀래 뒤로 자빠질텐데... ㅎㅎㅎ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는 정도로 내가 이중적으로 살고 있는걸까?
한국은 명퇴가 점점 심해져서 명퇴 당하기 전에 카나다로 이민을 왔단다.
조만간에 카나다로 갈 껀수 하나 건졌네.. ㅎㅎ
똘만이가 연락이 왔다.
'xx 가 뉴욕과 버지니아에서 컨서트가 있어서 가요. 시간내서 가서 만나 보세요..'
간간히 소식은 듣고 있지만 그들을 안만난지가 25-30년 정도가 되어간다.
예전에 엘에이에 살때 지금 카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정현, 소향, 박정호,최덕신.. 등등..
모두들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이다.
xx 대학에서 언어학 교수로 있으면서 틈틈히 작곡도 하면 꾸준히 앨범을 내기도 했던거 같다.
한국 교회에서는 그의 노래를 많이 부른다고 하던데
내가 한국 교회를 안나가니까 그의 노래를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때는 다들 결혼하기 전이었는데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들은 중, 고등학생이 되어가고
머리들은 희끗희끗 희어져 가고..
오랫만에 허그를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서 우리들의 30년 전 엘에이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
그의 노래와 그녀의 재즈 피아노의 매력에 빠져버린 저녁이었다.
오랫만에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으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를 다시 발견한다.
나는 잊고 있었던 일들을 안부를 주고 받으면서 다시 회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오고감을 느낀다.
첫댓글 벌써 시카고 떠난지 5년이 되었군요..내 주변에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기억 주는 똘만이?들이 있기에 정감이 있는 거겠죠,,데비님도 인맥이 넓네요~
핼쑥해 지지 마시고, 봄맞이 준비하셔요^^*
세월 참 빠르지요. 벌써 5년이라니..
맨 씰데없는 인맥이예요.. 만나면 밥 사줘야 하는.. ^^
사람들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거지요
추억을 공유하고 행복했던 마음을 돌아보는일 그게 삶의 보람일건데 데비님은 잘 살아오신거 맞네요
맞아요. 추억을 끄집어 내면서 재미있게 웃고 즐거웠어요.
이제 함께 나이들어가는.. 그런 대화이더라구요.
아무래도 데비님은 빨리시카고로 가셔야겠다
저도 시카고로 돌아가기를 목메어 기다리고 있어요.
친구들과 교회..
저두 담쌓고 지내던 엣인연들캉 다시 페친을 맺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눈으로 밖에 말을 못하지만서도...
저는 페북이 중요한 대화의 창구예요.
제 시카고 친구들과 똘만이들이 고기 다 모여 있거든요.
잘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붙여주지 않거든요.
그러게 신발도 오래된 헌신발이 편하더라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