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식/건국대학교 철학과 교수
19대 대통령 선거는 다른 선거와 달리 5명의 유력후보가 합종 연횡 없이 완주한 선거였다
여론조사에서 1위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기에 누가 당선되느냐 못지 않게 홍준표 후보
와 안철수 후보 중 누가 2위를 하느냐와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어느 정도 득표 하느냐에도
관심이 쏠렸다.
따라서 유권자의 선택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었다. 이 글에서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살펴보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제시해보겠다.
이번 선거는 유력후보가 5명이어서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가 있는 유권자도 많았겠지만 막상
보수층의 경우에는 누구를 찍을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고민한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그만큼 보수 성향의 국민일수록 선택이 어려웠던 대선이었다. 문후보가 대구.경북.경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득표율 1등(41.1%)을 했다는 사실은 지역에 의해 표심이 나누어지지 않았
음을 보여준다.
2번 홍준표 후보는 24.0%> 3번 안철수가 21.4% > 4번 유승민 6.8%> 5번 심상정 6.2%>를 득표
하였다. 공교롭게도 후보의 순서대로 득표가 결정된 셈이다.
41%를 득표하고 2위와 557만표 차이라는 역대 최대 득표 차이를 기록한 측면에서 보면
문후보의 압도적 승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가 60% 가까이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만큼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인식도 많았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문후보에게 투표한 국민 모두가 새로 선출된 대통령에 대한 열렬한 지지
자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문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도 그에 대하여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그만큼 이번 선거는 여러 해석이 가능한 복잡한 선거였다. 후보들의 이념적 성향을 보면
보수와 진보가 각각 두 명씩 있고 그 중간에 안철수 후보가 자리 잡고 있었다.
홍준표와 유승민을 보수"라고 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니 보수 후보를 선택한 국민이 약 30%
를 차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수층의 고정표가 35% 전후라고 보면 지난 보수 정권의 탄핵으로 이탈표가
나왔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흔들리지 않는 보수의 지지층이 30%는 된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반면에 진보적 후보인 문재인 심상정 후보의 표를 합하면 약 47%이다 진보 진영의 고정표는
보수 진영보다 적다고 볼 때 기존의 선거에서 부동표에 해당하는 유권자들의 많은 수가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정권교체가 우선
먼저 이전의 여당에게 탄핵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홍준표 유승민 후보
를 배제하고 나머지 후보를 두고 고민을 했을 가능성이 많다.
문후보를 선택한 사람중에서는 안철수나 심상정 후보에게 표를 던지고 싶은 국민도 어느
정도 있었으리라 예상된다.
심정적으로는 안철수나 심상정을 선호하지만 혹시라도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탄핵으로 이끈
국민의 의지가 헛되이 무산될 것을 우려하는 사표방지심리가 작동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유권자들은 문재인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에 일조를 하였지만 집권 이후에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 세력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런 의미에서 문후보에게 투표한 모든
유권자가 그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반문<反文>세력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의 많은 수는 문후보의 안보관 및 대북정책 등 그의
진보적인 성향이 부담스럽거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것이 유리한 국민들이다.
특히 反文세력 중 보수층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홍준표후보는 기존 보수 진영의 후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흠이 많았다. 뇌물죄 사건이나
여성비하 발언 돼지발정제 사건 등 이런 결함은 이념이나 정책에 대한 이견이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럼에도 홍후보를 선택한 유권자가 24%였다는 사실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한 때 안철수
후보에게 결집되었던 보수표는 그가 어정쩡한 중도의 입장을 보이면서 다시 흩어졌다.
유승민 후보는 그의 고향인 대구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는 사실 때문에
미운털이 박힌듯 했다.
이처럼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는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졌으며 그래도 홍 후보라고
생각하여 그에게 한 표를 던진것으로 보인다.
그의 득표율이 24%로 2위를 차지한 것을 볼때 혹시라도 더 강력한 자유한국당 후보가
등장했다면 판세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반기문 전 총재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경선을 거쳐 자유한국당의 후보로 나왔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궁굼증이 들 정도였다.
홍준표 후보는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한 유권자는 정치인출신이 아닌 안철수 후보를
택하였다. 그들은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는 안 후보가 나라를 이끌 적합한
인물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당은 중도 진보에 가까운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데 외연을 보수층까지 확장하여
문후보와 오차 범위 내의 접전을 벌리기도 했으나 보수.진보 사이의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
면서 결국 3위로 떨어지게 되었다.
안철수 후보를 뽑은 사람 중에는 중도세력을 대변할 강력한 정당이 있어서 양당 구도가
아닌 삼당구도가 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한 사람들은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지 않더라도 기꺼이 안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표를 각오한 소신 투표
이번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소신투표가 다른 대선에 비해 많아졌다는 것이다.이제까지
3등 인 후보가 15% 이상 득표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4등과 5등의 득표율이 각각 6%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보수와 진보의 대안으로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존재감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두 후보는 TV토론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 가장 잘 이해하는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인정 받았으며 그들이 선전했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동의한다.
유후보의 경우 이전 집권 여당에서 나왔다는 태생적인 문제가 있었고 심 후보의 경우 정의당
의 진보성향에 부담을 느끼는 유권자도 꽤 있었다는 점에서 10% 득표에 미치지는 못하였다
TV토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후보는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후보였다. 이들이 토론에서
잘 한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일관성 있게 했다는 점과 자신의 정책
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토론에서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대해서는 정책에 대한 검증보다 표가 떨어질 말을
강요하는 네거티브 전략이 사용되었다.
"북한을 주적이라고 생각하는지? 햇볕정책이 功인지 過인지? 등은 어느쪽으로 답변을
해도 지지층 일부가 실망하게 마련인 그런 질문이었다.
이런 공방 속에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직접 하지 않고 질문자에게 되묻는 방식으로 논점을
변경하여 난관을 피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이처럼 대선 토론을 잘한 후보자에게 표가 많이 몰리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도 토론에
허점을 보인 후보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상당히 주었다.
가장 손해를 본 사람은 안철수 후보다. 그가 중도의 입장에서 보수와 진보에 어정쩡한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상태가 토론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후보와는 달리 전문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헐뜯는 이전투구에 덜 길들여져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아무튼 이번 토론에서 토론을 잘 하는 것은 크게 득이 되지는 못한 반면 토론해서 빈틈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표를 깍아 먹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살기 좋은 나라는 조금 덜 가진 사람도 큰 불편 없이 살 수 있는 곳이다 대통령의 권위도
내려 놓으려는 문대통령의 행보는 국민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국미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국민들에게 느껴져야 한다.
국가의 재정상 빚을 늘릴 수 없다면 결국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서 세금을 더 거두어 적게
가진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수밖에 없다.
많이 가진 사람에게 10만원은 한끼 회식비에 불과하지만 당장 먹을것이 없는사람에게
10만원은 당분간의 식량을 해결할 돈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리주의를 기반으로 하여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적용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다.
덜 가진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당위성을 충분히 인정받으면서도 기득권자들의
저항 때문에 달성하기 쉽지는 않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능력이며 새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그러한 능력을
기대하는 것이다.
20대 대선에 어떤 후보가 대통령으로 뽑힐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5년동안 나라를 위해
어떻게 일하는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2022년 초에 임기를 마치는 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치며 수고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김도식 건국대학교 철학과 교수/ 2017년 철학과 현실 여름호
http://cafe.daum.net/daum1000
공감/책속의 한줄
내용을 축소시켜 올리므로 문맥상 매끄럽지 않을수 있습니다/공감
첫댓글 공감 방장님하세요..
습니다..
새해 인사가 좀 늦엇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무술년 새해..
뜻하고자 하시는 일 모두가 이루어지는 그런 한해 되세요..
밝고 희망찬 새해.. 무엇보다도 늘 건강 하시구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고맙습니다. 새리스님두 행복하세요.
예쁜 글 올려주셔서 힘이 됩니다
@공감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해볼께요.. ^^
19대 대선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지요고운글 고맙습니다 공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