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逆) 남파랑길(여섯 번째 - 3)
(고흥읍∼순천만, 2023년 8월 26일-27일)
瓦也 정유순
오늘의 출발지는 순천시 별량면 마산리 거차마을로 이곳에서 순천만을 따라 첫 발을 내딛는다. 순천시(順天市)시는 전체 면적의 약 70%가 산지이며, 전라남도에서 산이 가장 많은 곳이다. 호남정맥이 뻗어 시의 북부에서 서남부로 조계산(曹溪山, 884m)·문유산(文遊山, 688m) 등이 있고, 이 산줄기를 따라 북류(北流)하는 보성강(寶城江)은 주암면에서 다목적댐을 만들어 섬진강과 합류하며, 동천(東川)과 이사천(伊沙川)은 남류(南流)한다.
<거차마을 복지회관>
별량면(別良面)은 동쪽과 남쪽은 순천만(順天灣)에 면하고, 북쪽은 상사면(上沙面), 서쪽은 낙안면(樂安面)과 벌교읍에 접한다. 바다에 면한 면의 동쪽과 남쪽에 계곡을 따라 평지가 있으며, 해안에 넓은 간척지가 조성되어 농토로 이용된다. 그 밖에 대부분의 지역은 해발고도 100∼300m의 산지이고, 서부의 산지 사이를 죽산천(竹山川)이 남류한다. 쌀과 보리는 물론 온화한 기후를 이용하여 오이재배 등 원예농업(園藝農業)이 활발하다.
<별량면 마산리 갯벌>
별량이란 이름은 <고려사>에서 별량부곡(別良部曲)으로 처음으로 등장하며, <세종실록지리지>에 부곡으로 별량이 기록되어 있다. ‘부곡(部曲)’을중국과 일본에서는‘부락(部落)’으로 부르며, 호족세력 등에 예속된 사천민(私賤民)으로 특수 신분계층이 사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특수한 계층의 사람들이 거주하던 지역으로, 지방사회의 하부구조로서 군현제에 예속되어 국가의 특정 역(役)을 부담하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조선의 세종(世宗)이후에는 부곡이라는 집단이 사라진다.
<마산리 창산마을>
별량면은 순천만 갯벌에서 꼬막 양식을 많이 하며, 염전에서 천일염을 만든다. 목포~부산 간 제2호 국도가 보성읍·벌교읍·순천시를 연결하고, 경전선(慶全線) 철도가 별량면 남부를 지난다. 별량면 마산리(馬山里)는 대부분 낮은 산지와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에 천마산, 범산 등이 있으며 어촌 마을이다. 자연마을로는 고잔(고장)이 있다. 고잔은 지형이 바다로 툭 불거진 곶이로 되어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꼬막양식장>
마산리 고장마을 앞으로는 물 빠진 바다의 갯벌이 지평선을 이룬다. 꼬막과 칠게를 비롯한 갯벌 생물들이 아침준비를 하는 것 같다. 갯벌은 보통 민물 때는 물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는 공기 중에 노출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물질이 점점 쌓여 지면이 높아진다. 차츰 갯벌이 공기 중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금에 강한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육상의 해안림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다.
<마산리 고장마을 갯벌>
마산리를 지나면 별량면 무풍리다. 무풍리(武風里)는 무선마을과 풍류마을에서 유래했다. 무선(武仙)마을은 신선이 춤을 춘다는 선인무수형국(仙人舞袖形局)이라 ‘무선(舞仙)’이라 하다가 임진왜란 때 전투선이 정박하던 곳이라 ‘무선(武船)’이라했고, 이후 한자명이 ‘무선(武仙)’으로 바뀌었다. 풍류(風流)마을은 선인들이 춤을 추는 곳이라 ‘무풍리(舞風里)’라 했다. 1995년 순천시와 승주군이 통합되면서 순천시가 되었다.
<닥풀>
갯벌 위로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가면 별량면 학산리다. 학산리(鶴山里)는 학서마을과 장산마을에서 유래했다. 학서마을은 마을 뒤 이승굴산(113m)이 학의 형국인데 학을 길들인다는 뜻으로 ‘학서(鶴捿)’라 했다. 장산(長山)마을은 마을 북서쪽 150m 지점에는 능선이 긴‘긴 산등’이 있어 ‘장산(長山)’이라 했다.
<데크길>
우명(牛鳴)마을은 바다 건너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와온마을이 큰 소이고, 마을 서쪽 봉화산이 송아지로 소가 우는 형국이므로 ‘우명’이라 했다. 처음에는 ‘옴막구미’라 불렀는데 ‘옴막구미’란 움푹 들어간 곳에 자리 잡은 마을이란 뜻이다. 화포(花浦)마을은 마을 앞 바닷가에 진달래꽃이 만발하였다 하여 ‘화포’라 부르게 되었으며, 또한 바다 쪽으로 튀어 나간 ‘곶등에 있는 개’ 즉 곶등 갯마을이란 뜻이 있다.
<우명마을회관>
<학산리 팽나무>
학산리 갯벌에서는 선암사·순천갯벌 세계유산축전(2023년 8월 1일∼8월 31일)이 열리고 있었다. 조계산 기슭 동쪽에 자리 잡은 선암사(仙巖寺)는 백제 성왕 7년(529년)에 아도화상이 비로암을 짓고, 신라 경문왕 1년 도선국사가 선종9산 중 동리산문 선풍으로 선암사를 창건하였다. 2018년 순천 선암사를 비롯하여 통도사·부석사·법주사·대흥사와 함께 7개 사찰이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란 이름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선암사 대운전 - 2021년 9월 9일>
순천갯벌도 <한국의 갯벌>의 4대 갯벌인 서천갯벌(충남 서천)·고창갯벌(전북 고창)·신안갯벌(전남 신안)·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중의 하나로 5개의 지자체에 걸쳐 있는 세계유산이다. 멸종위기종인 27종의 철새를 비롯한 해양생물 2,150종이 살아가는 진귀한 생물종의 보고이자,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주(대양주) 철새 이동로의 핵심 기착지이다. 그리고 미국 동부해안, 캐나다 동부연안지역, 남아메리카 아마존하구, 북해연안과 함께 세계 5대 습지의 하나다.
<2023세계유산축전>
<돌탑>
이렇듯 갯벌은 해양생태계의 시발이 되고 생물학적인 순환기능이 탁월하여 인체의 콩팥에 비유되기도 하며 육상생태계와 수중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여 수많은 생물들이 서식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의 보고’라고도 한다. 또한 갯벌은 수산자원을 비롯한 생물자원의 보고일 뿐 아니라 환경보전과 문화적 가치 등을 따져보면 경제적 가치가 엄청나게 크다. 농업은 일 년에 한두 번 수확하는 농사지만, 갯벌에서의 수확은 매일 할 수 있기 때문에 농업에 비해 약 백배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더 있다.
<짱둥어 상>
<배롱나무 꽃>
다음은 순천시 안풍동이다. 안풍동(安豊洞)은 원래 순천군 하사면에 속하였던 지역으로 안지리와 신풍리의 이름에서 연유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수동리(水洞里)·하흥리·안지리(安之里)·간동리(間洞里)·신풍리(新豊里)·하내리 등의 각 일부가 통합 되어 도사면(道沙面)에 편입되었다가 1949년 8월 순천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순천시 안풍동이 되었다. 안풍동은 법정동으로, 1998년부터 행정동인 도사동(道沙洞) 관할이다. 안지마을은 기러기들이 떼로 날아왔다는 뜻으로 안지리(雁址里)로도 표시한다.
<안풍습지>
다시 해변을 따라 나서면 순천시 상내리다. 상내리(上內里)는 1963년 승주군 행정리 조례에 의하여 웃돔·내동·죽동·월산리를 합하여 만들어졌다. 지명은 즉 웃돔에서 상(上)과 내동의 내(內)가 합쳐진 지명이다. 상내리는 앵무산(385m)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리다 툭 튀어나온 산봉우리를 사이에 두고 안쪽은 산내마을이고 바깥쪽으로 와온마을이다. 와온마을은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는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와은 관광문화관>
오후 시작지점은 여수시 율촌면 상봉리다. 율촌면(栗村面)은 여수반도의 북부에 위치하고 있어 동쪽은 광양만(光陽灣), 서쪽은 순천만(順天灣), 남쪽은 소라면(召羅面), 북쪽은 순천시와 접한다. 해발고도 200∼300m의 산지가 대부분이며 동·서해안에 갯벌이 발달하였다. 간석지(干潟地)에서는 꼬막·낙지 등이 잡히고, 순천만에서는 전어·조기·문어 등이 잡힌다. 면의 동부에 전라선 철도와 국도가 지난다.
<여수시 경계>
상봉리(上峰里)는 대부분의 지역이 낮은 산지와 평지로 이루어져 있고 서쪽으로는 바다와 접하고 동쪽은 산지로 이루어졌다. 자연마을로는 두봉, 연소, 두렝이 등이 있다. 두봉은 천마산의 산세가 말과 같이 생겼다하여 말 두(斗), 옥녀봉의 봉(峯)자를 따서 두봉이라 하였다. 연소는 마을 뒤 산골이 제비집처럼 생겨서 부르고, 두렝이는 마을 앞산이 큰 병풍 모양으로 펼쳐 있는 것 같아 두언(斗彦)이라 하는데 주민들이 두렝이라 부른다고 한다.
<상봉리 팬션>
고흥반도 동쪽연안으로부터 순천시 연안을 경유하여 여수반도 서쪽연안으로 이어지는 만(灣)은 여자만 또는 순천만으로 부른다. 북쪽 지역에 위치한 순천 지역에서는 순천만(順天灣)이라고 부르며, 여수 지역에서는 이 만의 중앙에 여자도(汝自島)가 있어서 여자만(汝自灣)으로 부르는 해역이다. 평균 바다 수심이 3~5m 정도다. 그리고 순천과 벌교 방향에서 육수가 유입되어 좋은 갯벌과 염도로 인해 패류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지형이다.
<순천만>
<여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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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