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하루 계획만 세우다 날 저무는 줄 알았습니다.
백수에게는 출근시간도 없습니다. 퇴근 시간도 없습니다.
업무량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저 온몸을 다해 눈뜨고 있는 시간 내내 움직여야 합니다.
누가 시키면 시키는 이에게 사람학대하지 마라고 들이댈 수도 있지만
이리 과로사 직전까지 몰아세우는 것은 자신의 습성 때문입니다.
어제는 차에 용접공구를 싣고 산으로 향했습니다.
동네 산에 경계를 세우고 대문을 세운 것이 잘못입니다.
대문 세운 것은 제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릴 때 봤던 만화의 영향입니다.
그 만화에는 산도 들도 호수도 있는 넓고 넓은 땅에 울타리를 했더랩니다.
초등학교 2~3학년때 본 만화인데 여전히 제 로망으로 생생합니다.
그 만화제목이 꼬마장군이었던가? 암튼 초등 또래 주인공이 장군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현실에서 산에 들어가는 대문을...아니 그러고 보니 현실에도
많이 있었네요. 글을 쓰다 보니 기억납니다. 이곳 저곳의 야산 출입문!!!
맨 처음에 오른편 대문이 나자빠져 있었습니다.
오호....멧돼지가 여기까지 충분히 출몰할 걸?? 막걸리 함정이나 만들어서
멧돼지 삼겹구이나 맛볼까? 라며 한가한 생각을 했는데
뒤이어 왼편 대문까지 박살을 내놨습니다.
아하....이건 사람의 짓이로구나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즉시 지역 경찰서에 고솟장을 제출하고 제가 고소장을 제출한 의미를 눈치챈
경찰서의 이쁘고 어린 여자형사님....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제가 누군가를
재물손괴로 고소한 사실을 알렸습니다.
존만 시키들....까불고 있어....ㅡ..ㅡ;;;
동네사람들이 그리했을 수도 있지만
결정적 증거가 없는 한에는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한 고소는 취하했습니다.
경찰이 현장을 오며가며 조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대문을 철근으로 용접해서 만들기를 참 잘한 일 같습니다.
용접이야 껌이지요.
쒼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용접입니다.
형체만 용접으로 복원하고 전지가위를 들고 산에 올라 열심히 웃자란
대나무나 잡초, 잡목을 치며 시간을 보내다 왔습니다.
결론으로야 힐링을 받고 오지만 역시나 먼길을 달려온 김에
해야 할 일꺼리를 아예 마무리까지 하려고 덤벼드니
더운 날 산그림자 안에서도 헥헥대며
땀에 온 몸이 젖어 물벼락을 맞은 형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닙니다.
저만 그리 느꼈을른지 모르지만 더위가 예년 더위 같지 않습니다.
유명을 달리하신 아홉분의 명복을 빕니다.
첫댓글 백수의 편안한함을 맘껏 느끼고 있는 일인 입니다
어제는 작물 심지도 않은 밭에 약을 치느라 땡볕에 개고생 하고 퍼졌습니다
계획은 10시안에 끝내자 했는데 끝나지 않아 욕심 부렸더니 후유증이 크네요
어디가 아프요?
으미....새벽에 목포가서 일좀 하고 온다고 생각만 했더니 날이 밝아 버렸어요.
이러니 컴질도 적당히 해야 하는디....
백수가 그렇다니깐요.
감독을 한 명 세워놔야 해요.
작업시간 몇 시간!!! 그 이상은 안됩니다!!!
햇볕강한 시간 작업금지!!
....그러고 보니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는디 남의 간섭을 기대하고 있네요.
저도 30분 작업만 하려고 하다가 산에서 해떨어질 때까지 땀찔찔 흘려댔습니다.
@혈토(영암) 어지러워서 시껍..
늙었나봐~~^^
@도안(전주) 그런데엔 면역강화효소가 확실합니다~
백수의 과로사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