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너를 위한 자리는 얼마나 마련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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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3/연중 제7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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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 9장 41-50절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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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라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한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는 말을 되뇌어봅니다. 저는 이 말이 내 기분과 내 생각과 내 걱정이 너무 짙어서 다른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심보선 시인은 ‘나’라는 말이 너의 입을 통해서 ‘너’라는 말로 내게 되돌려질 때가 가장 좋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나’만 가득한 가시나무에 ‘너’라는 꽃이 필 때, 우리 마음은 더는 껌껌하지 않게 되겠지요. 오늘 가시로 무성한 우리의 마음에 너라는 말을 피워내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소금이 짠맛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마음을 신선하게 하는 소금이 바로 ‘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너의 기분은 어떤지, 너의 마음은 어떤지 살필 수 있는 만큼, 우리의 마음도 상쾌해질 수 있을 텐데요. 나로 무성한 우리의 마음에 너를 피워낼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마음이 상하는 일 없이 생생해지기를 기도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