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동학습 에세이
강준혁
필리핀에 가기 전에 필리핀에 갔다 온 라찬이형의 기타 실력이 많이 는 것을 보고 한동안 생각에 빠졌었다. 한 곡을 완곡하지도 않고 다른 곡을 연습하고 있는게 걱정되었다. 그리고 15기가 필리핀에서 돌아와 매우 친해져 있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친해지고 싶다고 깊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나는 정했다. 16기 친구들과 친해지고 기타 한 곡을 완곡해서 들려주기로 목표를 세웠다.
원래 16기 남녀 사이에 벽이 있었다. 그 벽은 절대로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다. 서로를 욕하고 공격하고 평가하며 만들어진 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벽은 필리핀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여행도 가고 친구들과 즐겁게 놀다보니 벽이 점점 갈라졌다. 벽이 완전히 부서졌다고 느낀 건 공동체 놀이를 할 때 였다. 아무 예고도 없이 시작한 공동체 놀이었지만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 재밌게 놀다보니 벽은 완전히 부셔저있었고 믿음과 신뢰가 생긴 것 같았다. 이제 2차 목표 달성을 위해 개인프로젝트 주제를 기타로 정했다.
처음에는 곡을 정했다. 지금 16기 분위기에 잘 맞고 나의 기타 실력도 향상해 줄 수 있는 Red Shoes Dance로 정했다. 곡을 정하고 난 뒤에는 멘토를 정했는데 이 곡을 칠 줄 아시는 은호샘을 멘토로 정했다. 그리고 세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계획도 없이 무작정 시작하면 내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 같아서 더 열심히 계획을 짰다. 은호샘과 같이 연습하고 그걸 나 혼자 복습한 뒤 은호샘 앞에서 연주하는 것이다. 내가 계획을 왜 이렇게 짰었냐면 혼자 기타를 연습하며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알고 싶었고 부족한 점을 스스로 고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은호샘 앞에서 연주하며 남 앞에서 연주하는 힘을 길러 16기들에게 떨지 않고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계획을 다 짜고 난 뒤로는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은호샘과 함께 연습했다. 이 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코타시브와 베이스를 배웠다. 그리고 코드와 손동작을 배웠고 나는 은호샘에게만 의존하게 되었다. 이렇게 치다 보니 나 스스로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는 게 없어지고 기타 치는게 지루해졌다. 기타는 잘 쳐졌지만 내가 계획한 대로 치지 않고 있는 게 짜증이 났다. 그리고 남에게만 의존하는 내가 싫었다. 그때부터 나는 시간이 나는 대로 혼자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피드백 받은 것을 노트에 적어 안되는 부분을 연습했다. 밝고 시원한 이 곡의 분위기를 어떻게 살리냐가 가장 큰 문제였다. 나는 내가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해결책을 가지고 곡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중간중간 은호샘을 만날 때마다 실력이 점점 늘고 곡의 분위기가 산다는 말을 들었다. 나 스스로 문제를 고친 것이다. 그 때의 기분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리고 16기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기쁘긴 했지만, 페어웰 파티에서 기타를 쳐야한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찾아왔다. “무대는 두렵고 떨리기만 할거야.”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실수하면 큰일 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거야” 이런 생각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앞 과정들을 모두 지워버리는 듯 했다. 은호샘은 긴장하는 나에게 편안하게 너가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치는거라고 생각하라 했다.
그 한마디로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나는 16기들에게 마음을 담은 연주를 페어웰 파티에서 들려주고 나의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필리핀에 가기 전 통샘께서 말하신게 있다. “근육은 찢어지고 다시 붙으면 찢어지지 않기 위해 더 단단해진다” 필리핀에서 꼭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 싸우고 기타를 치면서 상실감도 느끼고 수많은 실패를 했기 때문에 성장 할 수 있었다. 필리핀이 있었기에
나는 성장 할 수 있었고 16기가 연결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