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는 어쩔 수 없네” 이재명 지지자들, 바지 발언 나훈아 맹공
나훈아를 비판한 네티즌. /트위터
가수 나훈아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바지’ 발언으로 자신의 과거 행동이 다시 언급되는 것에 불쾌함을 표했다.
이에 이 지사 지지자들은 19일 온라인상에서 “딴따라는 어쩔 수 없다” “사회의식이라곤 1도 없는 자” 등의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나훈아는 지난 1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나훈아 콘서트, 어게인 테스형’ 현장에서 “아니 내가 바지를 어쨌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 바지를 가지고, 내 바지가 지 바지보다 비쌀 긴데”라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 후보 TV 토론회에서 여배우 김부선과 스캔들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자 “제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말했다.
나훈아 역시 2008년 사생활 관련 괴소문이 돌자 기자회견을 열고 바지를 내리려 한 적이 있다. 이 지사 발언으로 자신의 과거 행동이 정치권에서 언급되자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나훈아 발언이 알려지자 이재명 지사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이X도 알고 보면 과대망상증 환자”라며 “밥 딜런이나 정태춘과는 정반대로 사회의식이라곤 1도 없는 자다. 이 비상시국에 공연하는 것만 봐도 정상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외에 다른 네티즌들도 “곱게 늙어라” “바지 원조는 너라는 거냐” 등의 의견을 남기며 나훈아를 비판했다. 욕설과 함께 인격모독성 의견을 남긴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에 대한 무상연애 스캔들을 돌파하는 방법으로 나훈아 선생식의 기이한 행동으로 사태를 덮으려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나훈아 선생의 경우는 뜬소문에 시달린 것에 불과했지만 이 지사의 경우는 뚜렷한 피해자가 현존하고 있다”고 이 지사 대응을 비판한 바 있다.
★나훈아, 이재명에 던진 한마디 “내 바지가 어쨌다꼬, 더 비쌀낀데”
/예아라 예소리 나훈아 콘서트 예고 보도 자료
“아니 내가 바지를 어쨌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 바지를 가지고, 내 바지가 지 바지보다 비쌀 긴데.”
가수 나훈아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바지 발언’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나훈아 콘서트, 어게인 테스형’ 현장에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지난 5일 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 TV 토론회에서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논란에 대한 해명을 요구 받자 “제가 바지를 한번 더 내릴까요?”라며 화를 냈다. 이는 2008년 여배우와의 풍문으로 곤욕을 치른 가수 나훈아씨가 기자회견에서 테이블에 올라 “내가 직접 보여줘야겠느냐”라며 바지를 내리려 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바지 발언을 비판하는 ‘반(反) 바지파’와 ‘친(親)바지파’로 나뉘기도 했다. 이 논란에 대해 나훈아가 직접 한 마디 한 것이다.
가수 나훈아씨가 2008년 1월 25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세간의 자신의 의혹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 도중 탁자로 올라 바지 지퍼를 반쯤 내리며 "내가 벗어야 믿겠냐"고 항변하고 있다./조인원 기자
이 발언은 공연 막바지 2018년 발표곡 ‘공’을 부르며 나왔다. 나훈아는 이 노래를 판소리처럼 말을 주고받으며 불렀다.
“내가 이 노래 중간에 ‘띠리’라는 부분을 넣었는데 이건 할 말 없을 때 할라고. 이 노래 보면 ’100년도 못 살 것을 1000년을 살 것처럼'이란 말이 있어요. 내가 테스형에게 물어봤거든요. ‘어떻게 하면 안 늙는교?’ 하니 ‘죽어뿌라’ 하네요.(...)아니 내가 바지를 어쨌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 바지를 갖고 내 바지가 지 바지보다 비쌀긴데. 가자!”
<”띠리 띠리띠리리리 띠 띠리띠 띠리”> (공 中)
★나훈아 “100살 우리 엄니도 펄펄 뛰댕겨… 코로나, 지지 맙시다”
‘효자·효녀 수강신청’으로 불리는 나훈아 대구 콘서트 관람기
“제가 이번만큼 힘들고 마음 졸이고 한 공연이 없었습니더. 고맙습니더.” 지난 16일 대구 북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가황 나훈아는 눈물을 글썽였다. 마이크를 든 손으로 감사의 뜻을 담은 ‘덕분에’ 모양을 만들고 있다. 사진은 소속사 제공 자료. 소속사 측은 공연장 사진 촬영을 금지했다. /예아라 예소리
“제가 공연 준비하면서 이번만큼 힘들고 맘 졸인 적이 없었습니더. 어젯밤에도 이를 어짤꼬, 오늘 새벽에도 어찌해야 하노. 저는요. ‘코로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이런 맘입니더. 우리가 코로나에 지가[져서야] 되겠습니꺼. 내가 뭐라 하면 침 튀니까 입은 열지 말고 ‘음’ 하는 기라예, 알겠지예?”(나훈아)
“음!(관객들)”
16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나훈아 콘서트, 어게인 테스형’ 현장. 원래 8000명 넘게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이지만, 방역 지침에 따라 한 칸씩 띄워 앉으면서 그 절반인 4000명이 입장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2년 만에 처음 열리는 나훈아 대면 공연 관객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기자 역시 나훈아 콘서트 티켓 예매가 지난달 25일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광클(빠르게 클릭)’을 했지만 첫 시도는 실패했다. 예매 사이트 예스24에 따르면 대구 공연도 부산 공연도 순식간에 전석 매진. 이후 며칠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사이트를 접속했다. 다행히 지난 5일 객석 뒷줄 한편에 취소석이 올라왔다. 행운의 성공이었다. 나훈아 콘서트는 그래서 ‘효자·효녀들의 수강 신청'으로도 불린다. 입장을 하기 위해 1시간 가까운 소독과 체온 체크, ARS 인증을 거쳤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정작 무대 위의 나훈아는 마음이 복잡한 듯했다. 대구는 공연 당시 2단계로 공연이 가능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 나훈아는 공연 시작에 앞서 “속이 야리꼬리합니다(울컥하다)”라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흰 의상으로 무대에 등장한 나훈아는 ‘아담과 이브처럼’을 시작으로 ‘잡초’ 등 8곡을 쉬지 않고 부르고야 첫 무대 인사를 했다. 데뷔 55년 만에 처음으로 부모님 사진도 공개했다. 옆에는 ’4288.9.10′이라고 적혀 있었다. “저 숫자가 단기입니더. 아버지는 돌아가셨고예, 어무니는 지금 백 살이 넘었는데 아직도 펄펄 뛰 댕기고 있습니더. 며칠 전에 제가 어무니 밥 사드린다고 만났는데 ‘요즘 코로나 때문에 잘 사는교’라고 물으니, 어무니가 ‘아이고, 말도 마라, 내 요즘 입맛도 없고 죽겠다’ 하더니 혼자 2~3인분을 다 먹어요.”
16일 대구 엑스코 동관의 ‘나훈아 콘서트’ 방역 공간. 관객들이 공항 입국장처럼 한 명씩 거리 두기로 들어가 신원 확인 후 입장하고 있다. /이혜운 기자
달아오른 열기 속, 나훈아는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 지난해 앨범에 담았던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불렀다. “집에서 혼자 맥주 한잔 마시고 연습하는데, 이 노래는 끝까지 부르지 못했습니더. 마지막 가사 때문에. 나이 먹으니 이상하게. 옛날에 전 진짜 안 울었거든요. 그래서 가사를 바꿔버렸습니더.” 실제로 ‘여보 영원히 잘 가시게' 가사는 ‘여보 영원히 사랑하오'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테스형한테 ‘행복은 뭔교?’ 하고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행복은 불행이 있어야 행복이 있지. 행복만은 없다.’ 맘대로 공연 보며 소리 지르고, 친구 만나서 술도 먹고. 이게 얼마나 행복인지 아는 거 코로나 때문 아니겠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바지 발언’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을 해명하며, 과거 나훈아 기자회견을 연상시킨 논란의 발언. “아니 내가 바지를 어쨌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 바지를 가지고, 내 바지가 지 바지보다 비쌀 긴데.”
무대 뒤 화면에 나훈아가 수중 촬영을 하는 영상도 나왔다. “내가 이거를 와 틀었는가 하면, 세 빠지게(힘들게) 물속에 들어가 저걸 7시간 걸려 찍는데 누가 그러데 ‘다른 사람이 한 거지’. 얼마나 기가 차노, 진(청) 바지를 입고 들어가 힘들었습니다. 저걸 한 내 자신이 감동적이어서 틀었습니다. 진짜로 내가 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서. 진짜 세가 빠지게 했으니까네.”
나훈아는 초대 가수 없이 혼자서 두 시간 동안 22곡을 불렀다. 최신곡과 예전 곡을 오가며 혼을 빼놓는 공연이었다. 그의 공연 철학인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줘서는 안 된다”는 말이 실감 났다. 모든 노래의 무대가 달랐고, 그때마다 의상이 바뀌었다. 어떤 무대는 뮤지컬 같고, 국악 같고, 교외 라이브 카페 같았다.
공연 마지막 나훈아는 무대 위에 무릎을 꿇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넘이 뭐라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코로나를 이겼습니다. 우리는 이래 삽시다. 절대 기죽고 살지 맙시다. ‘앵콜' 하고 싶어도 말하면 안 되니 오늘은 이래 끝냅시다. 증말로 감사합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