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간지풍(襄杆之風과 통고지설通高地雪
바람이 많은 사월에 내가 좋아하는 고장 강원도 바닷가 고을에서
예측은커녕 대처할 시간도 없이
일어난 산불에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바람은 항상 예기치 않게 불어오고, 그 바람이 불을 몰아오지요,
“타오르는 불이 둘이 만나면 순식간에 다 타버리고, 재만 남는 법입니다.
그리고 작은 불은 바람엔 잘 견디지만,
굉장한 질풍한테는 꺼져 버리고 마는 법입니다.”
셰익스피어의의 작품에 나오는 구절과 같이 마른 나무와 풀,
그리고 불이 만나면 순식간에 모든 산들을 다 불태우는 것이라서
어쩔 수 없지만,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멀리 있고, 소유권은 없을지라도 우리국토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어찌하여 양양과 속초, 그리고 간성. 일대에서 불이 자주
나고 폭설이 자주 내리는 것일까요.
양간지풍(襄杆之風과 통고지설通高地雪
강원도 양양과 간성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말이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말이다.
봄철 강원도 양양과 간성 지역에서 자주 나타나는 국지적 강풍을 일컫는 말로 특히 영동 중ㆍ북부 지방에서 4월에 강하게 분다. 양양과 고성·간성, 양양과 강릉 구간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이 놓인 상태에서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고도가 높은 백두대간을 넘는 순간 압력이 높아져 고온 건조한 강풍으로 바뀐다.
이는 양양과 간성 지방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는 말인데, 그 말이 틀리지 않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겨울철에는 그 육중한 소나무들이 반으로 부러져 길을 막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2005년 4월 사흘간 강원 양양의 산간지역을 휩쓴 산불은 양간지풍을 타고 확산되면서 임야 1161㏊와 낙산사가 소실되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했고, 2019년 4월 4일에 변전소가 폭발하면서 일어난 산불로 고성에서 강릉까지 대형 산불이 일어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래서 양간지풍을 불(火)을 몰아오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화풍火風’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 하나 전해오는 말이 ‘통고지설通高地雪’이다. 이 말은 통천과 고성 지방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것인데, 폭설이 내리면 며칠씩 교통이 두절되는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 강원도 편에 실린 글입니다.
바람도 많고, 눈도 많은 고장,
그래서 그런지 산수가 빼어나서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최고의 답사처가
바로 강릉에서 양양을 지나고 간성과 고성을 지나서 통천과 흡곡을 지나, 원산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가고 또 가도, 돌아오면 다시 가고 싶은 명승지와 관동팔경이 펼쳐져 있는
울진에서 원산까지 이르는 그 길을 다시 가고 싶습니다.
가서 그 헐벗은 산하를 보고, 다시 나무들이 쑥쑥 자라서
우리 국토를 금수강산으로 만들어 주길 기원하고 싶습니다.
어서 빨리 화마가 지나간 곳이 복구가 되고, 나무들이
밤새워 자라 그 자리를 아름답게 수놓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9년 4월 6일 토요일,
첫댓글 그래요 돌이킬수없는 화재. 이젠 속히 복구되어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