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주야! 두 번째 종교편지다! 오늘도 간식이 많이 부실했을라나… 흐잉… 이번 한 주는 어땠어? 그래도 인편이 열려서 나는 마음이 훨씬 편했던 것 같아. 자기한테 해주고 싶은 말을 바로바로 해줄 수 있어서! 내 손편지는 전달이 됐을라나…? 실은 고백할 점이 있다면 요번 주는 너무 바빠서 손편지가 밀렸어… 원래는 밀린 걸 다 써주려고 했는데 앞으로 시험 준비도 해야해서 그건 조금 힘들 것 같구 대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기에다가 적어주께! 그래서 요번 종교편지는 짱 길수도 있어. (인편도 많이 쓰고 손편지도 최대한 써볼게!)
우선 화요일에 학회 발표를 했는데 진짜진짜 칭찬을 많이 받았어. 자기한테 인편 쓰고 나서부터 3시 반부터 7시까지 쉬지 않고 발표 준비했는데 PPT 장수도 30장 정도 되고 발표 시간도 30분정도 되다보니까 사실 대본 쓰는 것도 무의미하고 (6장 넘어가더라구) 한 두 번 정도밖에 연습을 못하고 들어갔단 말이야. 대학 와서 하는 첫 발표고 전 기수 회장도 오셨구 그래서 긴장이 너무 됐어. 그래서 내 차례 전까지 계속 자기 손수건 손에 꼭 쥐고 심호흡하고 그랬는데 막상 자리에 서니까 갑자기 덜 떨리더라고. 그래서 한 번도 안 절고 준비한만큼 발표를 잘 마쳤어. 내가 PPT 수합하는 역할도 맡았는데 그러면 팀원들이 내용만 넣어둔거 내가 말을 좀 바꿔서 배치하고 사진도 넣고 그래야해서 일이 진짜 많았단 말이야. 근데 그동안 우리 팀이 제일 미흡했던 부분이 환경분석에서 SWOT에서 전략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강력하지가 않다는 점이었는데 이번 발표에서 그 점이 진짜 많이 좋아졌고 발표 흐름이 진짜 잘 보이게 PPT 순서를 구성했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어. 그리고 아이컨텍도 진짜 많이 해서 놀랐다고 하셨어! 물론 질문에서 알리랑 테무가 똑같이 한국에 지점을 내고 배송을 지금 하루 안에 이루어지게끔 하고 있는데 그러면 쿠팡이 그들과 어디서 차별점을 둬야 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좀 당황했던 것 같아. 그래도 중국 C-커머스에 비해 높은 신뢰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답변하면서 잘 넘긴 것 같긴한데 그래도 스스로 느끼기에는 질문받을 때는 조금 기가 죽었던 것 같아. 그래서 조금 풀이 죽어 있었는데 질문이랑 피드백 다 끝나고 자리로 돌아오니까 팀원분들이 엄청 따듯하게 ‘발표 너무 잘하는데요??’ “진짜 최고였어요” “준비 많이 한 거 완전 티나고 PPT 구성에도 신경쓴 게 많이 보였어요!” 라고 완전 둘러싸고 칭찬을 많이 해주시고 저 멀리서 수줍어하시는 선배도 양손으로 따봉해주셔서 진짜 기분이 너무 좋았어! 실은 내가 어렸을 때는 발표하는 거에 대해 전혀 두려움이 없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지고 대본 다 외우다보니까 혹시라도 까먹으면 어쩌지하는 걱정 때문에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긴장을 엄청 했었단 말이야. 그래서 대학 와서도 그럴 것 같아서 너무 걱정됐는데 이번에 안 떨고 준비한만큼 다 보여줬으니까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사실 기분이 좋은 것도 사실인데 내가 막내다 보니까 더 칭찬을 많이 해주셨나보다 싶었는데 회식 한 3차까지 간 후에 선배들이 다 취한 상태에서 엄청 진지하게 내가 너무 긴장 안해서 놀랐다고 하셨어. 원래 조금이라도 준비성이 부족하거나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 엄청 꼬투리 물고 늘어지려고 준비했었는데 너무 그런 거 하나 없이 차분하게 눈도 마주치면서 잘 소화해서 진짜 놀랐다고. 앞으로 질문받을 때만 기죽지 말라고 조언해주셨어. 그래서 뭔가 그때부터 내가 나쁘지 않게 잘 했나보다! 싶었어.
자기한테 쓰는 편지인데 너무 내 발표 얘기만 길게 해버렸넹. 실은 자기 입대하고 나서 처음으로 뭔가 하나를 이루었다! 이런 느낌이 들어서 정말 뿌듯했거든. 자기한테도 다 말해주고 싶었어. 한 가지 신기한 게 더 있는데 이때 전 기수 회장님이 스벅 아아 사주셨는데 나 밖에서 아아 마신 거는 처음이었는데 엄청 맛있게 마셨어! 나 어른인가바!!! 흐하하하
쨋든 그렇게 발표 끝내고 다음 주 산학 프로젝트 설명 들었는데 우리 다음 주부터 치약 회사 실란트로랑 산학 협력 맺어서 아직 미출시된 “구강 유산균” 마케팅 전략 제언하는 일을 하게 되었어! 팀별로 맡은 게 다른데 다른 팀은 아마 불소치약 매출을 올리기 위한 전략 제언이었던 것 같아. 진짜 기대되고 정말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커. 엄청 바빠지겠지만 그래도 잘 하고 성장해볼게!! 요즘 배우고 있는 게 많아서 정말 행복해. 사실 수업 들을 때보다 학회에서 자료조사하고 회의하고 발표 듣는 이 시간이 너무너무 행복한 것 같아.
사실 그리고 회식 가서 술 많이 안마신다 했는데 쪼오금 많이 마셨어… 한 새벽 3시쯤까지 마셨던 것 같아. 2차부터는 연애 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좀 재밌었던 것 같아. 사실 옆에 계셨던 분이 공군 운전병 나오셨다는거야. 그래서 신기하기도 했고. 다른 분들도 다 헤어진지 얼마 안되신 분들이셔서 약간 이런저런 얘기도 오가고 내 배경화면에 있는 나랑 자기 사진 보고 아이구 귀여워라 하면서 다들 둘러싸고 엄청 귀여워해주셨어. 회식 온 사람들 중에서 나만 유일하게 연애하고 있는 사람이더라구. 그리고 우리 팀원 중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분이 계시는데 그분 전 여자친구는 쿠팡 앱 디자이너이셨대. 그래서 우리 팀이 이번에 쿠팡 맡아서 발표했는데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하셔서 신기하기도 하고 (당시 대화는 엄청 유쾌했어서) 재밌기도 했어. 지금까지 마셨던 것 중에서는 제일 많이 마신 거였는데 끝까지 취한 척은 안했어. 그래서 술 진짜 세구나~ 하는 얘기도 듣고 택시타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어용. 사실 택시 타면 항상 자기한테 전화했었는데 자기가 없어서 많이 허전했어.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나도 기억이 안났는데 핸드폰 보니까 자기한테 보내줄 사진을 택시에서 많이 찍었더라구. 택시도 CU 앞에서 내렸는데 거기서 집 가기 전까지 자기한테 보낼 영상편지도 썼더라고…ㅎ 각도가 가관이기도 하고 이때부터는 좀 취해보여서 자기가 싫어할 것 같아서 보내지는 않았어. 원한다면 보내줄게용! 내용은 그냥 하염없이 자기 보고 싶다고 하는 내용과 집에 잘 왔으니 걱정 말라는 내용과 학회에서 칭찬받았다는 내용! 사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침대에 쓰러져서 새벽 6시에 엄마가 등짝 스메싱 해서 깨가지고 렌즈 빼고 화장 지우고 바지 갈아입고 다시 잤어. 심지어 술이 덜 깨서 상의는 엄마가 몇번이나 갈아입으라고 해도 말을 안들어서 결국 그대로 입고 잤더라고.
그러다가 12시쯤에 민솔이 생일편지 전해주러 집 갔어. 나 초1때부터 민솔이 집 가서 놀기도 하고 자고 오기도 하고 5-6학년 때는 민솔이 아주머니한테 논술 수업 듣고 중학교때는 민솔이 집에서 공부 같이 하고 그랬어서 나한테는 엄청 친숙한 곳이란 말이야. 오랜만에 가니까 그대로여서 너무 따듯하고 좋더라. 민솔이가 점심도 차려줬어. 그래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한식 메뉴 가득한 따뜻한 점심도 먹었어. 미역줄기랑 어묵볶음이랑 순두부찌개랑 메추리알 장조림 등등… 그냥 민솔이랑 있으면 늘 느끼는 건데 그저 나한테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게 감사하게 느껴졌어.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동네 친구는 사실 나한테 민주랑 민솔이 밖에 없어서 그런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산다는 건 또 느낌이 다르더라구. 물론 민솔이는 늘 부산과 대전에 있었지만 그래도! 가족 같은 친구 한 명이 있어서 내 삶이 진짜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PT 받으러 갔는데 기존에 치던 무게보다 한 단계씩 높여서 진짜 제일 빡세게 했단 말이야. 거짓말 아니고 덤벨 스플릿 스쿼트 양쪽 20번씩 3세트 하자마자 레그프레스 80kg 하고 그러자마자 옆에 무게 빼고 엄청 빠르게 100번을 하라는거야! 그래서 미친듯이 하자마자 또 어브덕터?로 엉덩이 운동하고 이런식으로 같은 부위를 진짜 미친듯이 해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파…. 지금 엉덩이가 뽀개진 느낌이야.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어… 근데 또 숄더프레스 (저번에 자기가 힘들어했던 거) 그때보다 무게 한 칸 더 올려서 20개씩 3세트 이어서 하게 시키시고 줄 당기는 것도 그때보다 두 칸 더 높여서 했어… 그 여파로 오늘 진짜 너무 힘들었어. (아 그리고 운동 하니까 생각난 게 있는데, 갑자기 이유를 모르겠는데 자기 입대하고 나서 겨드랑이 전체에 피멍이 엄청 심하게 생겨서 요번 주까지 엄청 아팠었어... 그래도 지금은 멍도 많이 없어졌고 괜찮아지고 있는 중!)
와서 좀 뒹굴거리다가 마케팅 과제로 계산해야 하는 게 있어서 2시쯤까지 그거 하다가 바로 잠들었는데 5시간 밖에 못자서 그런건지 아침에 머리가 좀 많이 아프더라. 오늘 아침이 진짜 제일 힘들었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정문에서 경영관까지 걸어가는 데 15분 넘게 걸렸던 것 같아. 그래도 수업 시간에 한 번도 안 졸고 잘 버텼답니다. 점심 시간에는 다솔이랑 찜닭도 먹고 인스타에 삿포로 게시물도 올리고!
그리고 나서 오늘 저녁에 가족 4명이 오랜만에 시간이 맞아서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진짜 엄청난 식사였어. 가볍게 먹는 줄 알았는데 무슨 코스 요리집을 갔는데 처음에 회, 튀김, 육회, 물회, 산삼 떡갈비에서 시작해서 연어스테이크, 그냥 소고기 스테이크, 새우, 초밥, 대게, 참치 회 (진짜 많이), 장어, 전복, 꼬리찜, 백합탕…기억도 다 안나. 진짜 많이 나오더라. 우리 가족이 진짜 대식가인데, 서로 다른 코스를 두 개씩 시켰는데 사장님께서 하나씩 먹어보라고 두 개 나와야 할 음식들을 다 네 개씩 주신거야… 그러니까 거의 8인분을 먹은거지… 결국 다 먹긴 했는데 소고기 스테이크 나오기 전부터 우리 가족은 다 너무 배불러서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다는 식으로 널부러져있었어. 이런 적이 처음이라 좀 신기했어. 그래도 사실 설 이후로 넷이 식사한 게 거의 처음이라 그런지 좋더라고. 앞으로는 가족들이랑 자주 밥도 먹고 그래야지! 그리고 아엪시몰 옆 우리아빠 회사 건물에 빌리엔젤 있잖아 거기서 아메리카노 1400원이랑 미니케익 3000원에 팔길래 엄빠는 거기서 커피 마시고 집 왔지용.
사실 요게 이번 주 화-목에 있었던 일이야. 그리고 이제 dsa랑 학회랑 중간고사 준비떄문에 또 밤 새가면서 공부해야해용… 타이핑하니까 확실히 부담이 덜 돼서 많이 바쁠 때에는 인편이랑 종편으로 손편지 대신할게용… 생각나는대로 와구와구 써서 자기가 읽기 어려운 거 아닌가 모르겠넹. 그래도 내 얘기 다 읽어줘서 고마워용! 사진은 괌 사진 하나, 삿포로 사진 하나, 그리고 요번 주 내 사진 하나 올릴게용! 자기는 오늘 무슨 훈련 했을라나… 오늘 하루 잘 보내느라 고생 많았어 웅주야. 늘 보고 싶당. 그래도 내일 하루 버티면 자기랑 전화할 수 있으니까! 자기 증명사진도 얼른 보고 싶다. 어쨌든! 내일 하루 잘 보내고 주말에 전화하자!! 사랑해 웅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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