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수 시절 연락해 '직언할' 수석코치 제안 "나와 다른 야구, 합치면 또 하나의 방법 도출"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 News1 이상철 기자
(이천=뉴스1) 이상철 기자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과 신임 수석코치로 합류하는 김정준 전 SSG 랜더스 전력분석팀장은 밥 한 번 같이 먹은 적도 없는 사이다. 이에 둘의 만남은 의외일 수 있지만 어떤 인연도 없기 때문에 김 코치는 염 감독에게 직언을 할 수석코치로 적임자이기도 하다.
염 감독은 9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 수석코치 선임 배경에 대해 "김 코치와 나는 지금껏 한 조직에 속한 적이 없다. 사석에서 밥 한 번 먹은 적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에서 자진 사퇴한 염 감독은 2년간 야인으로 지냈다. KBO 아카데미 디렉터, 야구대표팀 기술위원장, KBS N 해설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그는 감독으로 현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준비했다. 그때 자신을 보좌할 수석코치에 대한 고민도 함께 했다.
염 감독은 "미국 샌디에이고로 연수를 떠났을 당시 수석코치는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코치를 선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여러 후보를 떠올렸는데 김 코치가 적임자라고 판단해 곧바로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김 코치와 연락이 닿은 염 감독은 "언젠가 야구 감독으로 복귀하게 되면 나와 함께 할 수 있나"고 요청했고, 김 코치는 "저 역시 기회가 되면 감독님 야구를 함께 해보고 싶었다"며 큰 고민 없이 수락을 했다.
단 염 감독은 김 코치에게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염 감독은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하면서 막말이든 어떤 말도 다할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 코치도 이를 받아들였다.
SK 와이번스 시절 김정준 LG 트윈스 수석코치.(SSG 랜더스 제공)
김성근 전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고문의 아들인 김 코치는 전력분석 분야에서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SG가 올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데에는 김 코치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코치가 전력분석에만 능한 것은 아니다. 김성근 전 소프트뱅크 감독 고문이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았을 때는 한화 코치로 가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염 감독은 "SK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모두가 나만 바라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감독이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감독 혼자 생각하는 것과 여러 지도자가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감독과 코치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눠야 다양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코치는 코치 경험도 있다. 김성근 감독 밑에서 경기 운영에 대해 많은 걸 공유하기도 했다"며 "김 코치의 야구는 나의 야구와 다르다. 이 2개가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내 또 하나의 방법을 도출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