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일기
2022년 1월부터 3월말까지 친구들과 ‘아티스트 웨이’ 프로젝트를 함께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글을 쓰는 ‘모닝 페이지’ 미션을 수행하게 되었다. 나는 주로 간밤에 꾸었던 꿈일기를 썼다. 이상하게 그 시절 꿈의 기억은 생생했다. 모닝 페이지를 쓰면 쓸수록 꿈은 더 분명해졌다. 그 꿈들의 기록을 옮겨본다. 명퇴한 후 1년이 지난 새해를 맞이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읽을 수 있어서 퇴직일기처럼 기록해두고 싶었다. 늘 꿈의 배경은 학교와 그 언저리였다. 생각지도 못했던 등장인물들과 공간들과 도약과 상징들...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그 상징들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다시 보면 좀 더 분명해지리라.
함께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모닝 페이지를 더 이상 쓰지 않으면서 꿈도 더 이상 명료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다시 손에 잡고 싶은데... 요즘은 가족 문제로 마음이 늘 뭔가에 쫓기는 기분이다. 평온하게 집중하기가 어렵다. 어딘가로 멀리멀리 가버리고 싶다. 작은 섬에서 몇 달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 일상의 자질구레한 올가미에서 벗어나서... 직업을 벗어나면 또 다른 의무가 기다리고 있다. 진정한 평온과 자유는 가능한 것인가? 나 자신에게 어떤 죄책감이 든다. 다시 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전환의 계기로 삼자. 집중력이 다 깨져버렸다.
2022. 1.3
좁은 수용소 같은 공간. 요양원인지 수용소인지 그림이 있었다. 8899라는 숫자가 쓰여있고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이 있는 종이. 그 그림의 주인공을 찾았는데 북한 아이의 그림이라고 한다. 그림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가족 매칭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닮은 꼴을 확인한다. 얼굴을 대조하고 엄마와 딸이라고 확인하고 간병을 맡긴다. 많은 간병인과 환자들. 이들 대부분은 그다지 병의 증상이 심하거나 병에 눌리거나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무리들 가운데에 움직이지 못하는 육중한 몸이 이불을 덮고 바닥에 누워있어 오가는 통행을 불편하게 한다. 그렇게 복작거리는 공간이 처음에는 무겁다가 점차 가벼운 분위기로 바뀐다. 육중하게 마비된 몸도 이불이 걷히자 꽤 고운 환자복을 입은 중년 여성으로 단정하고 깨끗했다. 어쩌면 먼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선실인 듯도 하다.
그러다 누군가가 나를 찾아 우리는 함께 탈출을 시도한다. 죄수복을 입은 것 같다. 한의원을 하는 *진이 닮은 꼴과 조교수가 있다. 피투성이고 우리는 담을 넘는다.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투명한 유리벽 같은 담 사이에서 나갈 문을 확인하고 피 묻은 손과 팔로 벽을 움켜쥐고 넘는다. 담을 넘어 차를 탔다. 난 중요한 먹거리를 들고 있었고 뒤칸 오목한 통에 넣어 두었는데 오물이 튀었다. 조교수가 딸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티슈로 그걸 닦아낸다.
차가 도착한 곳은 정원 같은 곳. 정원을 서성이면서 무언가의 소식을 묻는다. 계속 메신저가 담 뒤에서 어떤 기별을 준다. 그러다 그 공간은 전통원 마당이 된다. 오디션이 열리는지, 예전 ‘칼노래 칼춤’에 출연한 무리들이 춤추며 공연하며 행렬이 되어 나아가는데 그 속에 어여쁜 나도있다. 그 무리들이 좌정하면 새롭게 대체될 기수가 등장하여 배역에 따라 오디션을 본다. 꽤 코믹한 분위기로 “너보다 훨 낫다” 이러면서 진행된다.
그러다 수강신청을 해야 한다고 담 뒤에서 전갈이 왔다. 친구가 태평소를 배우겠다고 한다. 나는 내가 왜 여기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지 묻고 수강신청자료를 찾다 담 뒷문을 넘어간다. 자료를 봐야 하는데...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친구인 조교수는 승무와 살풀이를 수강 신청했다고 한다. 나는 뭘 배우나? 서울대로 복귀해야 하나? 서울대엔 어떤 과목이 있으려나 궁금했다.
누군가가 재미난 사진을 보여준다고 하면서 담벼락 밑에서 똥을 누다 걸린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준다. 놀라서 벌떡 일어나는데 항문에서 노랗게 설사와 같은 똥을 누는 사진. 그 속에 아는 이들의 얼굴이... . 여긴 또 수용소로구나. 화장실이 잘 갖추지지 않아 감시받는 곳. 조교수와 그 사진을 보면서 “여기 CCTV가 있나봐” 그런 말을 하다가 깼다.
잠이 깨고 심장 쪽이 묵직하고 고립되고 막막한 심정이 엄습했다. 한편, 가벼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늦잠을 자서 좋다. 온전히 주어진 하루. 느긋하게 보내자. 하지만 고립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될거라는 생각에 불안하다. 목표,,,, 무엇을 하고 살아야 의미있는 삶일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으니 더 의미를 두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꿈은 딱 그런 내 의식을 보여준다. 가벼워져야 한다. 그냥 놀이처럼.
투병, 수용, 감사. 시선, 모욕감, 두려움, 불안, 탈출, 선택, 애착과 동경, 배설...
내 머리 속에는 배설을 감시하는 CCTV가 있나?
2022. 1.9(일)
메릴 스트립 꿈을 꾸었다. 옷을 계속 찾는다. 외출해야 하는데 옷이 없다. 옷을 갈아입으려 탈의했는데 대통령이 왔다. 샤워실로 숨었는데 그리로 찾아 들어왔다.
산 위에 집이 있다. 무덤일 수도 있다. 누군가 그 집을 보러 왔다. 골짜기, 소나무 숲, 술 사이 석재 다리, 바람이 불고 저 아래 마을 관공서 사무실. 그 사이를 오래 걸어 내려 온다.
2022.1.11.(화) 눈이 내렸다. 어젯밤에 약간...
꿈. 차를 운전해서 관공서에 일을 보러 가는 길. 동남아 거리를 연상시키는 냄새. 누런 야자수도 본 듯하고 얕고 허름한 건물들.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어둡다. 오래된 학교 건물. 계단을 오른다. 한 방에 들어가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나체다. 마른 몸에 힘줄. 핏줄(어깨와 가슴을 타고 내리는)이 파랗게 섰다. 머리가 단발이다. 예뻤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어두운 복도를 걸어 내게 다가왔다. 양장이 예뻤다. 주황색 치마에 옥색 블라우스에 단화, 뿔테 색안경에 단발 머리에 예쁘게 화장을 한 자그마한 노년의 여인이 중2 정도의 여학생들 몇 명과 왔다. 엄마라는 걸 느낀다. 우리 엄마가 선생님이 되었다. 나는 놀랍고 반가워서 인사를 한다. 엄마는 티를 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하는데 고3 담임이었던 이*호선생님이 왔다. 이*호선생님이 반가운데 뭐하고 놀까? 운동을 할까, 이야기를 할까 문는다. 인사를 하고 배가고픈가 묻는다. 나는 야채 튀김이 많을 곳 어딘가를 알고 있다. 내 눈에 보였다. 다른 맞은편 건물에 있으니 가져다주겠다고 기다려달라고 하고 달려 다른 건물로 간다.
엄마가 시험을 봤는데 컴퓨터 대신 ( )를 보고 교사가 되었는데 비웃음의 표정으로 눈을 찡긋하며 ( )가 그렇게 해줬다고 한다. 엄마가 어떻게 수업을 할까? 맞춤법을 잘 모르는데... 애들 생기부는 어떻게 슬쓸 염려되었다. 도서실인 듯 하다. 앞면에 큰 글씨로 엉성하게 쓴 글씨가 있다. 아이의 작품인 듯 하다. 그걸 보이고 증명서를 달라고 하자 뒷면을 채워야 한다고 ( )까지 받아가겠다고 했다. 독서실에 아이들이 앉아있고 따뜻하고 평온한데 나는 급했다. 시간이 가고 다시 복도. 늘씬하고 잘록한 허리에 넓은 벨트를 한 여성이 하이힐을 신고 걸어온다. 나는 내 동생 소*이라는 걸 안다. 멋지네. 우리 소*이! 맞은편 건물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뒷면을 채워주길 기다린다. 시간이 가고 먹을 거리를 기다리는 다른 건물의 사람들이 걱정된다. 전화가 울렸다. 이*호선생님이 왜 음식을 가져오지 않느냐고 묻는다. 미안하고 급한 마음에 음식을 챙긴다. 간간이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머리가 더 길어 어깨까지 왔다. 젊고 예쁘다.
엄마가 계단을 내려간다. 따라가 어찌된 일인지, 할 만한지 묻는다. 좀 불안해 보인다. 나는 음식을 손에 들고 다시 도서실로 간다. 뭔가를 받아 들었다. 희고 긴 종이... 받아들긴 했는데 미진하다. 주저한다. 한 무리의 사람들... 그리고 하늘이 보였다.
2022.1.13.(목)
체해서 잠든 밤. 꿈. 속초집이다. 박근혜가 있었다. 우리 엄마라고 한다. 어두운 밤. 마당에 나가니 별이... 내가 새 안경을 맞췄다고 한다. 안경을 끼고 밤하늘을 본다. 은하수까지... 저건 오리온이다. 저건 카시오페이아다. 그렇게 황홀하게 별이 가득한 하늘을 본다. 잠시 후 하늘에 별이 드물어진다. 시간이 흘러서 그런 거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기자들, 교수들... 기자들이 떠나고 수행원인듯한 사람만 남는다. 박근혜(엄마)가 내게 내일 아침 저 사람들 식사를 챙겨주어야 하는데 어떻게 할거냐고 내게 묻는다. 나는 김치콩나물굴죽을 제안한다. 내겐 돈이 없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니 장을 봐오라고 했다. 그 사이 사람들 몇 명이 여기 있을 것인가, 갈 것인가를 고민한다. 장을 봐왔는데 콩나물이 너무 적고, 굴 대신 생선 내장 같아 보이는 걸 사왔다.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없다. 재료를 손질하고 큰 솥에 담는다. 밥을 올리고 불을 피웠다. 그런데 물을 많이 넣지 못했다. 물을 넣어야 하는데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손을 쓸 수 없이 피로해진 나.
꿈에서 깼다. 11시 52분
다시 잠들었다. 꿈.
수학여행인가? 단체여행을 갔다. 양평 근처 강가였던가? 소영이를 만났다. 자유 시간이 있었고 어딘가로 가야 했다. 내 손엔 지도가 들려있었다. 핸드폰이 점점 변신해서 큰 지도가 되고 핸드폰 기능은 상실했다. 소영이에게 제주도 바다가 보고 싶다고 방을 쓰면 안 되겠는지 묻는다. 왠지 주저하다 효수와 통화해보겠다고 한다.
기둥이 있었다. 기둥 가운데 구멍을 낸 곳에 달걀이 들어 있었다. 누군가 저렇게 한 기둥에다 달걀을 다 넣으면 안 된다고 하고 다음 순간 방 기둥들 가운데 구멍이 생기고 달걀들이 나눠서 담긴다. 바다가 있었고 높은 언덕을 운전해서 바다를 조망한다. 어쩐히 완전히 닿을 수 없을 듯한... 소영이의 눈빛 때문이었을까?
체하면 늘 죽을 끓여 먹던 습관 때문에 죽을 끓이는 꿈을 꾸었구나.
2022. 1.16(일)
눈이 쌓인 눈길을 내려가면서 잠시 엉덩이 썰매를 탄다. 내려가서 그 사이 전에 꾸었던 꿈을 정리했다. 그리고 다시 그 산길을 올라 오는데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 썰매를 타는데 완전히 봅슬레이 경기처럼 얼음이 다져져 있고 간간이 패인 곳이 있어 덜컹거리기도 했다. 한 사람이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오고 산길을 오르던 몇몇 사람이 그걸 지켜보며 탄성을 지른다. 시야에서 사라져 저 아래에서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는 소리와 비명, 탄성이 들린다. 부러움 반, 두려움 반으로 다들 지켜보았다. 나는 잠시 서있다 그 길에 앉는다. 외투를 벗을까 했다가 다시 입는다. 어느덧 유투브에서 중개하는 소리가 들린다. 별일이다. 구경거리가 되었나? 그 길에 앉아서 짙어지는 회색 구름과 불빛이 하나둘 켜져 가는 도회지를 바라보다 잠이 깼다.
2022.1.18.(화)
꿈. 청호동에 갔다. 모기향을 가지고 엄마가 왔다. 갯배 선착장에 손님들이 누었다. 밤이다. 밖에서 자는 건 좋은데 모기가 염려 된다 하자 모기향 잘려진 것과 모기향 꽂이를 가져와서 향을 피웠다.
결혼식들이 열리는 커다란 건물들, 각 건물들마다 웨딩홀, 식당들이 있고 나는 흰 원피스, 녹색의 패턴이 가득 찍힌 푸른색(예뻤다. 맘에 들었다. 감촉도 좋았다.)숄을 걸치고 식장 이 건물, 저 건물을 옮겨 다니며 결혼식에 참여하느라 바쁘다. 그리곤 서울에 가려고 갯배머리에 가는데 한 슈퍼에서 아줌마들이 몰려서 생선 손질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엄마가 있어서 서울에 간다고 인사를 하니 가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갯배에서 잠들었다. 잔칫날처럼 흥겹고, 동남아의 저녁 같은 밤. 좋은 밤이었다.
소향이가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빨리 가보라고 전화를 했다. 하지만 나는 엄마가 돌아가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엄마는 건강하시니까... 아침에 정명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카톡을 받았다.
2022. 1.20(목)
바닷가 속초 방파제와 청초호 해안 사이 반쯤 물에 잠긴 학교가 있다. 거긴 신*고라고 했다. 혁신학교, 대안학교라고... 교실을 찾아 들어갔다. 왠 독특하고 무심한 남학생이 빈 교실에 있다. 은평중 시절 복직한 전교조샘들이 오셔서 안내를 한다. 교재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교무실을 찾아갔다. 방파제 쪽에 온실처럼 천창이 있고 파도가 들락거리고 교구는 물에 떠다닌다. 신*고 지리샘인 남선생님이 왔다. 내가 뭔가를 요구했지만 그 요구는 잘 정리되지 못하고 수렴되지 못하고 그저 흩어지는 것 같다. 연주도 보였다. 지리샘과 차를 타고 바람을 쐬러갔다. 넒은 호수가 면한 낮은 땅에 허름한 농가 주택들과 논밭, 미개지가 있고 그 샘은 악기를 꺼내 연주한다. 나와 더 친해지고 싶은 것처럼 보이고 후회하는 것같아 보이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랑 지내고 있다. 집 앞 가벽에 구멍이 뚫리고 사람들이 거길 들여다 본다. ‘자살자’라 쓰여있다. 딱지... 내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나 생각한다. 뭔가 억울했지만 그래도 날 좀 내버려두겠지. 찍혔으니 차라리 잘됐다 생각한다.
또 꿈. 차를 타고 어떤 건물을 찾아간다. 김중*가 있다. 1층과 지하가 있다. 극장인 것 같았다. 연극을 만들어야 하는데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청소를 시작했다. 짐을 밖으로 꺼내고 공간은 같다. 만든다. 양딩도 보였다. 양딩의 아름다운 집에 잠시 들른 것도 같다. 조금씩 짐이 비워졌다. 그 곳엔 드럼이랑 악기도 보인다.
2022. 1.24(화)
꿈. 학교인지 기숙사인지 나는 젊었고 주변도 젊었다. 우르르 산보를 간다. 바다, 서해나 동남아 바다 같다. 많이 다녀본 길인 것도 같다. 함께 걸어 평지, 오솔길, 솔밭, 모래사장을 지나 바다에 갔다. 흩어졌다. 마스크가 필요해 짐을 뒤졌다. 40여명 되는 친구들이 함께 어딘가를 바라보고 앉아있다. 바다쪽인가? 돌아와 다시 숙소. 뭔가 숨겨야 해서 화장실에서 검색을 한다. 점점 생각이 흐려진다. 들키지 말아야 할 뭔가...
2022.1.29.(토)
1. 펌프질하는 꿈을 꾸었다. 어떤 폐가. 버려진 동네를 수색해 다니다가 펌프가 있어... 처음엔 흙탕물이 나오다가 아주 맑은 물이 콸콸 나왔다.
2.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와 함께 다녔다. 먼 길을 갈 방도가 없자 버스를 내어준 거 같다. 어떤 집에 들러서 물건을 정리하면서 이것저것 내어주었다. 벽이 하얀 집. 2층 다락이 있고 높은 축대 위에 있던 집. 가랑비가 왔다. 문에 알록달록 망사천으로 된 문발이 드리워있고 두 분은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평온한 것 같기도 하고 쓸쓸한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손님으로 환대 받았다는 느낌. 잔치는 끝났고 우리는 뿔뿔이 자기 자리로 먼 길을 간다.
2022. 1.30(일)
악몽. 널빤지 같이 넓적하고 시꺼멓고 양쪽으로 날이 선 칼을 들고 쫒아오는 놈에게 쫒기다 칼을 맞았다. 아니 내가 찔렀는지 옆구리가 떨어져나갔다.
누군가를 찾아 헤메고 있다. 양딩도 보이고 후배들도 보이고 겨울 계곡, 춥지는 않지만 도토리가 보이고 낙엽이 진 숲의 공터들을 흘러간다. 땅꼬를 동반한 느낌이다. 그 공간과 바닷가 옆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마을을 오르내리길 반복한다. 두 공간이 교차된다. 바닷가 가파른 동네 밑 노지에 침대가 있고 나는 거기에 투숙한다. 흰 시트... 피아노를 찾는다. 피아노가 없다. 버스를 타고 가파른 도로를 오른다. 내려서 버스에 매달려 간다. 여고생들이 나타난다. 보라, 연두, 회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그러나 해변에 이르니 차분한 머리가 아니라 펑키 스타일로 머리가 곧추 선 여학생들의 무리가 바다에서 몰려온다. 파도처럼.
. 체기를 느끼며 다시 잠들었다. 체육관, 강당 같은 곳에 이재명 후보가 혼자 왔다. 밤이다. 영훈이가 블라인드가 내려진 창을 뚫고 있다. 왜 멀쩡한 창문을... 그러다 창 밖에서 차, 비행기들이 모형에 전구를 단 비행체들이 차례로 지나가는 밤하늘을 본다. 이재명 후보는 혼자 다닌다. 피곤해서 누워있다. 나는 집에 가려다 후보에게 다가가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니냐고 묻는다. 이 후보는 곧 아내가 올거라고 한다. 앞 이마가 벗겨지는데 뒷머리는 가발을 쓴 어린아이 같아서 짠했다.
2022.2.3.(목)
꿈에 아이를 보았다. 호수가 아름다운 곳이었다.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비치고 가을 색색의 단품이 막 물들어가는 대학이 많은 곳. 호수 주변에 모여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곳에 집을 살 것인가, 결혼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어두워질 무렵, 뭔가가 깨지고 헤어지고 거절... 주위가 삭막해진 것 같다.
2022.2.6.(일)
꿈. 한복을 유니폼으로 맞췄다. 역시 학교같이 어두운 건물 속. 푸세식 회장실에서 나는 묽은 변을 보았다. 책을 아주 많이 대여해서 환하고 넓은 운동장으로 나왔다. 곧장 바다, 파도가 부서지고 바위가 있었다. 너무나 밝은 빛 속. 넓은 공간을 걸어 다른 건물로 들어갔다. 어둡다. 책이 잔뜩 든 쇼핑백. 행사 진행을 위해 맞춘 한복을 색깔별로 입어본다. 머리가 길었으면 좋겠다하고 아쉬워한다. 위, 아래 핑크색일 때 내가 제일 우아하고 부드럽다고 생각한다. 그 옷을 갈아입는데 계속 푸세식 화장실 곁에 있다는 것이 걸린다. 어떤 선생님들을 따라 숲으로 간다. 정원인 듯한데 수 백년 된 고목들이 겨울 나목으로 듬성듬성 서 있고 연못이 있고 수행자가 그 아래 앉아있다. 청량하고 평화롭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2022.2.7.(월)
꿈1. 교사극단 징검다리 ‘블루기타’ 공연하다 독극물 유출 수사
꿈2. 무릎 꿇리다 다시 무릎 꿇다 다시 무릎 꿀리고 삶을 사는 여자. 이혜경여사와 이재명 후보가 나왔다. 미리처럼 앞가르마에 노란 염색을 하고 치렁거리는 긴 머리. 파란색, 분홍색 노란색 무늬의 투피스를 입고 부츠를 신었다. 이재명 지사도 가죽점퍼를 입고 어쩐지 날티가 나지만 쎄보였다. 그 둘이 억울한 일은 당할 때 마다 더 날티가 났다. 그렇게 포장마차인지 카페인지에 앉아있는데 이런 멘트가 들린다. “꿇어라, 다시..” 무릎 꿇리다, 무릎 꿇다 다시 무릎 꿇리는 삶을 산 사람들...
꿈3. 어디 멀리로 여행을 갔다. 여러 사람들.. 여관에 들었다. 방을 배정해준다. 눅눅하고 낡은방. 더러운 이불들. 4명이 한 방이다. 미스오가 있고 수연이랑 주희가 있었다. 작은 초를 켰다. 켠 김에 이야기 불꽃놀이를 하자고 제안했다. 먼저 시범을 보이고 미스오가 할 차례에 수연이가 방해를 한다. 주희한테 말을 걸면서 미스오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았다. 나는 격렬하게 화를 내면서 수연이를 책망했다. 수연이 얼굴이 질렸다. 그래서 미스오와 함께 화장실 근처 이불에서 잤다. 베게를 찾아 미스오에게 내어주었다. 아직도 미스오를 위해 나는 싸우고 있구나 싶었다.
2022.2.8.(화)
또 버려진, 퇴락한 학교. 어둡고 먼지 냄새가 가득하고 드문드문 책걸상이 있는 쓸쓸하고 미로같은 공간. 땅꼬와 장군이와 함께 그 공간을 헤멘다. 그러다 어떤 방에 가스 렌지가 있어 땅고가 가스 렌지 위에서 불타고 있어 얼른 꺼냈다.
장면이 바뀌어 밤. 달동네 언덕에 아이들이 몰려왔다. 우리집에 고양이가 산다고... 땅꼬랑 장군이가 아이들과 어울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논다. 가파른 언덕에서 아이들이 논다. 그러다 집 가스 렌지 관이 빠져버린 걸 알게 된다. 가스 중독이나 폭발이 염려되었다.
다시 학교 건물. 그 곳에서 땅꼬를 찾는다. 수소문하면서 땅꼬가 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듣는다. 자기 아이를 오래 바라보았다고 한다. 보건실에 가서 얼굴에 뭔가가 묻은 초췌하고 힘 없는 땅꼬를 발견한다.
장소가 바뀌어 밤바다. 멀리 산 쪽으로 평원이 펼쳐지고 그 가운데를 넓은 개천이 흘러 바다와 만나는 지점으로 작은 조각배를 타고 다가가는 중이다. 어둡고 먼 하늘에 별빛. 땅꼬와 장군이가 입수를 했다. 물에서 헤엄치다 팽팽한 밧줄을 타고 배에 오른다. 아이들은 담담하고 나이가 많이 든 어른 같고 나는 마음이 스산해서 아이들을 닦아주고 배는 개천을 향해 평원으로 나아간다.
2022. 2.9(수)
꿈1. 흰눈이 내렸다. 지금 사는 아파트 뒷 베란다 창을 열고 눈 내린 뒷산을 바라보다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계속 흰 무언가를 떨어뜨리고 있다. 흰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은정이와 함께. 새 학교로 부임한 것도 같다. 대기실로 여러 사람이 찾아왔다. 나는 다시 초자가 되어 짧은 핑크색 스커트와 머리띠를 하고 상냥하게 웃고 답한다. 교무회의가 있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이 무릎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앉았다. 나이든 초로의 남교사들이 주변에 가득하고 불편하면서도 닮은 듯 편안하면서도... 끝나고 회식인지 은정이랑 둘이 가는 식사 자리인지... 나는 지폐를 꺼내서 그걸 깨야했다. 전반적으로 흰색 바탕에 파스텔 색감들이 어우러져 투명하고 나른한 잔잔한 영상들, 감정등
꿈2. 제주도로 연극놀이 강의를 간 것 같다. 고*오샘을 만났다. 숙소에 데려다주었고 나는 피곤했다. 고*오샘 배경으로 여러 샘들의 얼굴이 있었다. 오피스텔 같은 공간에서 수업이 있다. 초인종이 울리고 첫 방문객들은 3~4명의 지리, 역사샘들. 도자기에 대해서, 지도가 벽에 붙어있었고 나는 암튼 열심히 설득하며 지도를 한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고*오샘에게 갔다. 너무 피곤했다. 오후에는 수학 교사들과 하는 수업이 있다고 했다. 난감했다. 수학 교과를 소재로 드라마를 했던 적은 한 번도 없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밖은 온통 비가 내리고 무슨 일인지 다시마 같은 해초 숲이 가득했다. 오피스텔 안으로도 비가 스며들고 왠 동물들도 함께 있었다. 내가 피곤하다고 하자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했지만 나는 빨리 끝내고 떠나고 싶었다. 드뎌 초인종이 울리고 젊은 여자, 남자 샘 3명이 들어왔다. 그런데 나는 일어나지 못한다. 간신히 입을 열어 기다려달라고 한다. 비몽사몽 잠과 각성 사이에서 걱정을 한다. 일어냐 하는데... 일어나서 뭘 어떻게 하지? 솔직히 말하고 돌아가라고 할까? 뒤에서 수근거린다. 피곤한가봐...
2022. 2.10(목)
꿈1. 내가 죽어야 했다. 새가 날아왔다. 나뭇가지에 앉았다. 빨간 머리, 푸른 날개, 하얀 몸. 가지에 앉아 햇빛을 쬐고 있다. 나는 살고 싶었다. 나도 데려가라고 외쳤다.
꿈2. 공연을 하러 지방에 엄마랑 연호아저씨를 모시고 가야했다. 방을 예약하려고 어떤 여관에 들렀다. 학생들이 수학 여행을 왔는지 왁자지껄... 방이 없을까 염려하였는데 삼층에 아주 큰 방이 있었다. 침대가 두 개가 있었다. 보라색. 하나는 창가에 하나는 문간에. 아저씨는 다른 방에 묵었다. 방이 너무 넓어 연습을 했다. 근처에 기차역이 있었다. 나는 차를 몰고 가야 하나 기차로 가야 하나 고민했다. 넓은 평지...
2022. 2.15(화)
꿈1. 한밤에 꾼 꿈. 연아가 은퇴를 한 후(내가 연아인가?) 큰 산이 땅으로 내리는 넓고 웅장한 평원(산과 맞닿은 계곡?)같은 지형에 커다란 건물이 있다. 고원지대. 나는 그곳의 메니저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미션을 당부하고 관리하고... 넓은 야채밭도 있다. 잘 해결되고 기쁘게 흩어지며 배웅한다.
꿈2. 깨어나기 직전 아침 꿈. 해변에 둘러싸인 섬 같은 땅. 야트막한 평지에 낮은 건물이 있다. 그곳도 학교다. 시험 감독을 하려고 한 교실에 들어간다. 교실 모양이 기다란 회랑이다. 마지막 시험이었는지 분위기가 설래고 웅성거린다. 중요한 과목이 아닌 것 같았다. 마치 수능을 치루고 보는 고3들의 졸업고사 같은 분위기. 문제지에 문제가 생겼나 보다. 문제가 보이지 않았던 건지... 나는 회랑 끝까지 걸어간다. 거꾸로 ㄱ자로 꺽인 교실 뒷켠에서 아이들이 피자를 먹고,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나는 이러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극구 말리지 않고 교실 앞으로 걸어왔다. 인우가 카메라를 들고 교탁 앞에 웃으면서 서 있다. 왠지 방문자의 여유가 느껴진다. 여기 교수라고 했는데 나는 자리만 가지고 책임이나 일을 내게 미루고 있다는 생각에 부당하다고 화를 내면서 인우에게 교실 뒤에 가서 학생들을 어떻게 해보라고 한다. 교실의 분위기는 자주색... 어찌어찌 시험이 끝나고 교실에서 나오자 바로 앞이 바다였다. 바다 저쪽에 파고라가 있다. 낭만적인 느낌. 흰 천이 휘날리고 잠수함인지 작은 배인지 고래인지 무언가가 그 공 주위를 돌았는데 누군가 외쳤다. 저기 사람이 있다. 우리는 물에 들어가 그걸 끌어낸다. 주둥이 부분을 벌리자 누군가가 거기서 나왔다.
2022. 2.16(수)
꿈에 준형이를 만났다. 변소. 팬티를 벗어서 변소에 던져 넣었다. 저걸 꺼내서 빨아 입어야 하는데 여기다 두면 누가 챙겨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련하게 핑크색 팬티를 바라보았다. T.I.E프로그램을 고안하려고 준형이가 가방을 들고 와서 펼쳐 보인다. 잠시 망설이다가 준비한 대본과 다른 방식으로 던지는 데 그게 좋았다. 준비한 대로 하는 거. 내 스타일. 이걸 돌아보게 한다. 이번엔 어떤 창고 같기도 하고 체육관 같기도 한 건물에 들어가려 한다.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마주치면 안 되는 사람들. 교장, 교감샘들 같은 관리자들과 마주쳐 숨바꼭질을 하며 벽이나 문에 숨으면서 도망 다녔다.
2/17(묵)
여행 준비 중이다. 문용과 은정이와 동행이다. 문용이가 먼저 도착했다. 은정이가 말한 내면의 황무지 같은 공간이다. 모래 바람이 이는 분지에 나무집이 한 채 있다. 문용이가 배가 고플까봐 이것저것 준비한다. 젓갈에 설탕과 야채, 기름을 넣고 볶았다. 밥상을 차렸는데 문용이 입맛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잘 먹지 않아 내가 하나 집어 맛을 본다. (꿈에 맛을 보기까지 하다니...) 둔한... 한 겹 막을 쓰고 있는 것 같이, 아주 미세하고 아련하게 단맛과 짠맛이 한점(붓 한점처럼) 전해져온다. 조화되지 못한 감각의 맛.(요즘 수채화 기법이 그렇다. 물감을 파레트에서 섞어서 그리지 않고 화폭에서 섞는다.)
은정이를 마중 왔다. 은정이는 남편과 홍대의 방을 렌트해서 3일간 묶는다고 했다. 거기서 제주도에 갈 짐을 챙긴다. 침대에 막대 봉이 있다. 악기다. 그걸 챙긴다. 옷가지를 챙긴다.
은정이랑 문용이가 예쁜 원피스를 입고 모자를 쓰고 왔다. 나는 문득 내 옷차림이 신경 쓰인다. 왼편 허벅지 쪽이 닳아 구멍이 뚫린 걸 느낀다. 동남아풍의 무늬가 있는 긴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었다. 어깨는 드러났는데 까맣게 타고 얼굴도 콧등과 볼이 까맣다. 왜 나는 여행을 갈 때 이렇게 낡은 옷을 입을까 자책한다. 옷을 한 벌 사야겠다.
문용이가 팽이를 챙겨왔는지 묻는다. 예전에 그걸 재미나게 놀았다고... 그건 챙기지 못했다.
2/19(금)
산비탈에 자리한 그 캠퍼스다. 건물들이 비탈을 따라 들어서 있다. 그곳의 어느 한 방이었다. 정*심 교수가 그곳의 여러 공간을 헤매다니고 있다. 어떤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용 역사학자. 첫사랑이었다고 한다. 아픈 사랑이었고 아직 사랑한다고 했다. 그를 그곳에서 찾고 있었다. 슬픔이 느껴졌다. 문용이를 만났다. 문용이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 것 같진 않은데 문용이가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정*용이라니 황당해하며 자신을 배신한 남자가 그 사람이라 했다. 문용이에게서 분노가 느껴진다. 그 남자는 자라지도 변하지도 않는 채 미혼으로 여전히 전위와 순수를 말하며 그 자리에 붙박혀 젊은이로 살고자 한다. 공간이 바뀌어 화장실이다. 화장실에 오물이 넘쳐나는데 막혔다. 그 막힌 걸 뚫어야하는데 방법을 고민한다.
2/21(월)
제주 여행을 온 첫날 꿈
허름한 동네. 아찔한 고층건물 꼭대기에서 이불을 턴다. 지진이 지나간 것처럼 무너진 마을. 빨간 것과 회색을 함께 엮어서 완전하게 균형 맞추기, 장동건, 흰 악기 찾기, 장고들의 등장. 정명이가 예쁘게 꽃목걸이 같은 악기를 걸고 한 남자를 찾아왔다. 수돗가, 장동건, 고등어, 지진 후 고등어를 씻어 챙기고 있는 나. 몇 조각을 채 씻지 못하고 남기자 장동건이 씻어서 건네준다.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말을 건넨다. 그런데 기억이 안난다.
그러나 기분이 나쁘지 않다. 다이나믹했고 아찔했고 서운하기도 했고 다 무너졌지만 다시 세우고 희망을 남기고 뭔가를 분리해 결국 구해내는
2월27일(일)
꿈을 많이 꿨다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 프레임이 깨지고 프레임 밖으로 나아간다. 디테일이 제거되고 굵은 선 두 줄만 남았다. 이게 본질이다 생각했다. 아름다웠다. 본질에 대해서 계속 생각한다. 가장 자연에 가까운 상태,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 자연과 합일된 상태의 표현에 대해... 내 그림이 장식이 많다고 생각한다.
장*남 시인이 주변에 있다. 나는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수실 같은 곳에서, 1층, 현관 옆 문간방이다.(장*남의 방)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를 냉동하고 글자를 얼려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탁 앞에 든 그 통이 맘에 걸렸다. 다른 교과샘들이 우리반 아이들의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해동하라고 요구했다. 그걸 녹이고 있었다.
잔디와 크로버를 파낸 바케스를 들고 그걸 심으러 어떤 마을로 가야한다. 그걸 들고 잔디밭에서 잠이 들었다. 장*남이 왔다. 많이 말랐다. 흰 반바지에 캔버스화를 신었다. 자기집으로 와서 그걸 심으라고 했다. 돌아서는 그의 엉덩이에 핏물 얼룩이 보였다. 왼쪽 엉덩이에 둥그렇게 뚫린 상처가 있는 것 같았다. 등에도 상처가 있는지 흘러내린 핏물이 흰 반바지에 선명하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나는 잔디밭에서 일어나 잔디를 들고 먼 평원으로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아뿔사, 거기는 벼랑이고 거친 파도가 이는 바다였다. 순간 난 공중돌기를 하고 다시 잔디밭에 착지했다. 가슴이 뛰었다. 장*남의 마을로 갔다. 클로버가 시들었다. 잔디 위에 클로버 쭉정이만 남았다. 어떤 사무실에 최*애샘이 계시고 강아지가 있다. 내 강아지, 황구였다. 갑자기 어린 새끼들이 보이고 그 아이들을 황구가 핥아준다.
3월3일(목)
매*남이 등장했다. 아파트. 시작은 노천의 식당가. 경*고의 샘들이 있다. 이*경도 있다. 국수를 사먹는다. 계속 시킨다. 노천 테이블에 둘러앉아 먹는다. 그 후 시장 골목을 걸어 어딘가 건물을 찾아간다. 송*혜샘이 나타난다. 내게 열쇠를 달라고 해서 아파트에 간다. 원래 내 집인데 세를 준 집이다. 오래된 집을 예쁘게 수리했다. 근혜샘은 여성스럽다. 가죽점퍼를 입은 잘생긴 남자와 침대에 있다. 시간이 돼서 돌아가야 한다고 하나 모두 주섬주섬 챙기며 집을 나선다. 나도 집을 찾아가야 하는데 주소를 모른다. 아득하다.
아파트. 매*남이 있다. 같이 집을 쓴다. 고양이들을 초대했다. 우리 고양이가 외롭다고 동네 고양이를 데려왔다 동네 고양이와 함께 자는데 진드기가 그득했다. 저걸 치워야 하는데... 힘들어 그냥 잠에 빠진다. 매*남이 깨끗하게 치워두었다. 고양이들이 함께 놀러 나갔다. 이 집은 반지하... 어둡다. 그런데 안락하다. 가족인 듯 하다.
3월5일(토) 날씨 맑음. 바람 살랑.
하와이에 갔다. 일본일 수도 있다. 깊은 숲, 넓은 바다. 깍아지른 절벽 야자수... 숙소에 기대서 있는데 건너편에서 파도가 치면서 바닷가 집을 덮친다. 일회용 병같이 생긴 물탱크가 떨어져 바다에 흐른다. 그러다 집이 사라져버렸다. 경찰이 왔다. 지난번 내가 그린 그림 때문에 출국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가마구치 새와 나의 사이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란다. 그림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카톡을 보내 그림을 수정할 약속을 잡으려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카톡 누를 힘이 없다. 혼자 그림을 펼쳐서 어디다 그릴까 보는데 도화지가 점점 더 갈색의 하드한 가구가 되어버린다. 무얼 그릴까 고민하다 뭔가를 시작하다 깨었다.
2022.3.13.(일) 봄비
꿈.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85모임인 듯했다. 거기 고모가 있었다. 하나둘씩 사라졌다. 어디선가 잡아 온 생선을 베어 물자 곧 2명의 얼굴이 변했다. 파랗게 좀비가 되었다 모두 도망쳤다. 산으로 오르다 낡은 건물을 찾아 들어갔다. 오래된 변소였다. 나가려 했는데 고모가 이리와 괜찮아, 말랐어. 그러는 거다.
장소가 바뀌었다. 나는 의심을 한다. 소리를 죽이고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노란 고무줄을 주었다. 그건 어떤 신호였다. 하지만 이게 함정이면 어떡하지 걱정하다 깼다. 악몽이었다.
2022/3/15(화)
꿈. 장군이와 땅꼬와 외출을 했다. 나는 치마 투피스 정장에 구두를 신고 모자도 쓰고 있었다. 양산도 들고. 어디 큰 회관에 들어가서 미로 같은 계단을 오르고 복도를 지났다. 단체반 활동이 있어서 땅고와 장군이가 참여하는 사이 나는 전통 찻집 같이 목재 보도와 테라스가 있는 공간에 들어가 창문을 열였다. 테라스 공간에 꽃이 피었다. 매화인 것 같았다. 너무 소담하고 은은하게 피어 카메라를 들었다. 그런데 누군가 계속 팔을 건드려 초점이 잡히지 않았고 결국 사진을 찍지 못했다. 카페를 나서는데 애란샘을 만났다. 그리고 장군이와 땅꼬를 찾아 나섰지만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땅고가 나를 불러 다행히 만났지만 장군이는... 아래 층에 물이 고인 넓은 풀이 있었다. 그 곁에서 잠이 들었다.
공간이 바뀌어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아주 가파르지도 않은 곳인데 등에 두 아이를 지고 있었던가 너무 힘겨워 오를 수가 없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안타깝고 절망스러웠다.
공간이 또 바뀌어 달동네의 꼭대기에 다 왔고 그 너머를 지나면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산동네 꼭대기 골목길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내렸다. 길에 홍수가 났다. 길 꼭대기 언덕에 한 남자가 아이들이랑 무언가 기다리며 싱글거리고 있었다. 중기였다. 파란 츄리닝을 입고 굴뚝처럼 튀어나온 하수구 앞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이게 웬 물인가 물었더니 이 하수구 때문이라며 굴뚝같은 하수구를 지켜보았다. 수리할 사람이 오기로 했다고... 집은 괜찮은가 물으니 우리집은 지하니 괜찮다고 한다. 내 손을 꼭 잡고 어깨를 안고 길을 찾아주었다. 그 체온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다. 길을 찾아 내려왔다. 봄이 있다.
2022.3.16.(수)
꿈. 학교. 나는 담임이었다. 어쩐지 낡고 퇴락하고 황량한 곳. 외부에서 양아치들이 들어와 학교를 어지럽힌다. 한 아이가 내게 선생님이 최고 아티스트라고 했다. 잊혀진 과거의 나를 보았던가? 아이들을 체험 학습시키기 위해 버스를 대절하고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는 길. 로터리와 지하차도와 고가 도로가 있다. 교차로를 지나 불광천 같은 공간을 지난다. 절에도 갔다. 옷을 지어주었다. 그 옷을 걸 공간을 찾는다. 어두운 부엌.
바다를 만났다. 공간은 거대한 배. 천장이 높은 곳 거기 이*진이 있었다. 연극을 한다. 서빙하는 보이다. 고용주한테 덤비는 역할에서 웃음이 터져 엔지가 나고 잠시 휴식. 이*진이 자기는 결혼한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상대는 20대라고. 행복하다고 했다.
봄인가 보다. 몸 안의 호르몬이 깨어난 것이다.
2022.3.21.(월)
꿈. 그림을 그리러 갔다. 집으로 돌아가기에 너무 어둡고 늦은 시간 누군가 봉고로 바래다준다 해서 그걸 타고 가는데 어떤 소년 둘을 만났다. 그 아이들이 점점 큰 범죄다, 사이코 패스가 되어간다. 공유도 김미숙도 김수영도 희생자가 된다. 무덤도 열리고 좀비들이 나왔다가 들어깟다. 소향이도 나왔던 거 같다.
2022.3.26.(토) 봄비
꿈1. 땅꼬와 장군이를 데리고 해변으로 여행을 갔다. 황량한 바닷가 허름한 마을, 항만이 조성된 터에 드문드문 창고가 있다. 배를 타야해서 물 웅덩이를 피해가면서 선착장에 가서 티켓을 산다. 장군이가 없어져 찾아다니는데 장군이가 오줌을 묻혔다. 여기저기 구석으로 쫒아가 찾아서 누군가가 준 캐리어에 넣는다. 바닥이 차가와 보여 천을 깔아주려고 캐리어를 드는 순간 또 사라진다. 다시 찿았다. 그렇게 파도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어딘가 흘러간다.
꿈2.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주 높고 가파른 산 중턱 오래된 낡은 아파트에 언니랑 동생들이랑 살고 있다. 지리과 상*샘이 찾아왔다. 그 아파트 아래층 주민이었다. 정화조를 치우는 일을 상의하면서 오래된 균열을 고민했다. 나는 언니한테 이사를 나가서 직장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 아래층은 우리가 사는 윗층보다 훨씬 낡고 어둡고 음침했다. 누군가 창가에 서서 분신을 시도한다. 신나를 몸에 뿌렸다. 그럴 말리던 상*샘이 자기 몸에도 신나를 뿌린다. 네가 불을 켜면 나도 함께 죽는다. 긴장되는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람이 분신을 포기한다. 화장실 정화조에 많은 시신이 유기되었다고 한다.
꿈3. 수사가 시작되었다 나를 겨눈 수사라는 걸 안다. 예전 선유에서 음악교사였던 그 말종 음악샘이 수사관이었다. 큰 가방을 들고 내게로 와서 그 가방을 일일이 뒤져 소지품을 보여주며 해명을 요구한다. 아이들을 인솔해서 여행을 했고 밴드반이었다. 배에서 윤도현 밴드를 만나 공연을 보고 직접 지도를 받고 고마웠고, 땅고와 장군이를 데리고 다녔고 탑승권을 사고,... 나의 고단했던 아이들 인솔기가 가방에서 쏟아져 나온다. 나는 계속 불안했다. 거기 **가 있었던가? 결국 그 하나로 나는 모든 공을 부정당하고 부당하게 공격당하겠지. 아니면 그걸 빌미로 내게 협상을 요구해 오겠지. 그렇게 사적 욕망을 채우겠지. 불안해하다가 잠이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