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태기
살아가면서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삶의 공식을 얻곤 한다.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망설일 것 없이 혹은 어쩔 수 없이라는 이유로 그 결과에 대해 내로남불의 또 다른 공식이 마치 합리화 되듯이 웃긴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살아가는데 정답은 과연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했었다.
그런 울타리 안에서 나는 남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관계가 계속 이어질 수 있고 없고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의 거리만큼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자신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결과는 분명히 다를 수 있다 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사연이 생각이 난다.
나는 나서는 것을 좋아한다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것이 잘 살아가는 것이다라고 믿고 지내오던 때가 있었다.
물론 최근 상황에서는 내가 많은 고민 끝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180도 바뀐 선택을 하게 된 이유와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라도 지금 나의 빈 곳간을 채우느라 버겁고 힘들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처럼 견디다 보면 좋은날은 분명히 올 것이기에 그래도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일 듯 하다.
내 기억을 쫓아가보니 약 3년 전 겨울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약 18년 여간 유일하게 참여한 봉사단체가 있었다.
비단 상황에 따라 참여했다가 개인사정상을 이유로 빠지는 모임들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애정을 갖었던 모임이었던 것 같다.
물론 모임의 목적은 남을 위해 봉사하는 명분으로 시간과 조금의 금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모임이었지만 지금 와서도 생각해 보면 참으로 열정적으로 모임에 참여 했었던 것 같다.
그 모임의 이름은 자율방범대다.
나름데로 자기 삶을 위하여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저녁에 시간을 내어 지역의 민생치안예방을 위하여 방범순찰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로 전국 어디를 가나 이런 단체들이 곳곳에 있다.
하지만 이런 단체들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위를 다투는 일들이 곧잘 일어나기도 한다.
3년전 정기총회
그 당시 나는 기동대장이라는 직급에서 대원들의 근무를 관장하고 독려하는 위치에 있었다.
물론 그 전에도 역임 대장들을 3명이나 모시고 사무국장이라는 직급에서 방범대 살림과 운영을 도맡아서 해온지라 속사정은 눈감아도 번히 알고 있을정도로 경험이 쌓여 있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기총회때 다음차 대장임기를 앞두고 있는 부대장이 나를 부른다.
“기동대장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어?”
“무슨 일 이신데요?”
“사실은 다음 차기대장을 내가 해야 되는데 솔직히 내 개인 사정이 있어서 고민이 있 어서...”
문득 이야기를 들어보고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아서 먼저 선수 치듯이 이야기를 했다.
“저기 제가 지금 그동안 이런 저런일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서 아득바득 견디며 지내오고 있는지라 여건이 안될 듯 합니다”
“아니 나도 기동대장 사정은 옆에서 봐 와서 잘 알고 있지 하지만 잠깐 이야기좀 들어주게나”
“그럼 이야기 해 보시죠”
“실은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집 아이들이 아직 어리잖나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일도 여의치가 않고 대장을 할 수는 있지만 한다고 해도 어떠한 일로 실수를 하면 안될 것 같고...”
뒷말을 흐리는 부대장에게 “그러니까 결론만 이야기 하시죠. 실은 저도 지금 돈 한푼 벌어도 시원찮을 상황인지라 지금 기동대장일도 박대장이 며칠을 부탁해서 고민 끝에 허락한 일인데 그것마저도 가끔씩 버거울때가 있어서 힘이 듭니다. 무슨 말씀을 하실련지는 알겠는데 아직은 제가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기동대장이 나보다 방범대 경력도 많고 누구보다도 방범대를 잘 알고 더구나 아이들이 다 커서 나보다는 마음에 여유가 있자나 우리 애들이 이제 고등학생이라 좀 더 생계를 저버리지 못해서 그러니 한번 생각해 주었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가 다 잘 이야기 해놓고 있으니 부탁 좀 할게”
“아뭏튼 고민은 해 보겠는데 아직 기간도 많이 남았고 이왕이면 순리데로 하는게 낳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어차피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 이렇게 정중히 사양을 하는게 모든 면에서 남 보기에도 좋고 순리데로 흐를 것 같았다.
그 이후, 시간의 흐름속에서 나는 어릴적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싶은 생각에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로 마음 먹고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우선은 생업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이 부동산업인지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어 4년제 학위 정규과정인 디지털대학에 응시해 관련학과에 입학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장학생으로 학교를 공짜로 다니자하는 맘에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는데 다행이도 나의 소득수준을 나라님이 가여이 여기사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고 학교에 입학하는 행운을 얻을 수가 있었고 그 이후 틈틈이 벼락공부의 신이었던 어릴적 테크닉을 적극 활용하여 지금까지 전액 장학금으로 재학 중에 있다.
또한 글을 쓰고 싶었던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던 목마른 사슴놀이를 하는중에 평생 한번 올까말까 한 기회가 다가와 용기를 내어 마음을 모아 응모 했던게 하늘에 닿았었는지 우리나라에서는 돈 주고도 배우기 힘든 귀하디 귀한 유명작가님께 글 공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왕복 700여키로나 되는 먼 거리를 마다 않고 기쁜마음으로 문학수업을 배우러 한달에 한번씩 다니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산행을 하는 산악회에 선배의 권유로 가입하였지만 문학수업일과 겹치는 통에 늦은 수업을 마치고 산악회 총무라는 직책 때문에 한 숨도 못자고 새벽에 돌아와 산행을 하는 사서 고생 부르스를 매달 추며 지냈다.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묻는다면 어릴적 달달 외우던 국민교육헌장의 내용속에 담겨있던 정신과 비슷 하다고나 할까?
한마디로 책임감이라 생각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감당치 못 할 그런 오지랖 덩어리가 암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것을 그때까지는 몰랐다.
시간은 흘러흘러 드디어 방범대는 새로운 대장을 맞이 해야 될 때가 다가왔다.
때가 되었는지라 커피한잔을 하자 연락 오는게 부대장뿐만 아니고 고문들로부터 연락이 와서 만나지 않으려 했지만 사무실로 찾아와 간곡히 부탁하는 부대장의 모습에 흔들려 조건부로 허락하여 선택 아닌 선택을 한 것이 작금의 현실을 만든 마중물이 되어 버렸다.
드디어 정기총회 전날, 방범대 선배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기동대장 뭐하고 있어?”
“네?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아니 자네가 지금 그럴 때가 아닌거 같은데 왜 그러고 있어?”
“왜요? 무슨일 있나요?”
전화를 한 내용은 이랬다.
부대장이 개인사정으로 대장을 역임할 수가 없다고 회원들 몇몇이 있는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했단다.
그리고 그 자리를 기동대장이 먼저 맡아 대장직을 수행하기로 합의를 했다고 이야기를 했단다.
하지만 회칙을 따지며 원칙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그런게 어디 있느냐며 대장은 선출직이니 의향이 있는 사람이거나 추천을 해서 후보들간에 투표를 해서 대장을 뽑는게 아니냐며 술자리에 있던 어느 모선배를 추천하고 지금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나 뭐라나..
“형님 그냥 놔 두세요”
“그냥 놔두라니 어떻하다가 잘못되면 자네 대장 못할 수도 있는데 뭣이 그렇게 태평한가? 고문들한테 지금이라도 전화를 해서 도와 달라고 해야 될 거 아닌가”
“그나저나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래요?”
“누구긴 누구것어 뻔하지 대장 했답시고 오지랖 떠는 김모씨 있잖나”
순간 치미는 화통에 전화를 넣을 뻔 했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몇년전 시의원을 한답시고 도와 달라해서 땡전 한푼 못받고 선거운동을 해주었던 아픈기억이 있다.
한동안 잠수함 타더니 또다시 방범대 고문이랍시고 가끔씩 방범대 모임에 숫가락을 올려놓던 선배였다.
하지만 똑같은 X는 되기 싫었기에 그냥 순리에 맡기기로 하고 드디어 정기 총회날, 전날 선배에게 들었던 대로 아무일도 없었던 듯 웃으며 인사를 청하는 패거리 일행들은 회의가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 뒤에 숨겨놨던 칼날들을 하나 둘씩 꺼내놓기 시작했다.
이래저래 회칙운운하는 부르스 속에서 춤을 추며 등에 떠밀려 나온 듯 제스츄어를 취하는 상대후보 그리고 나.
그들의 예상대로 대장 선출은 그들의 뜻대로 투표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눈 녹으면 땅 드러나듯이 다수에 의해 대장직에 나는 선출 되었다.
하지만 떨어진 사람은 떨어진대로 자존심이 상한지라 자동 수행해야 될 부대장직을 고사했고 대장에 선출된 나는 상한 자존심의 생채기가 마음의 앙금이 되어 남아 버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는 마지막 순간 “이대장 축하하네 잘할거야”하며 인사를 청하는 상대 후보측에 선배,
멋진 승복이라면 감사했을 일이지만 어찌 저렇게 뻔뻔하게 할 수있나 하는 생각에
“앞으로는 대원들이 할 이야기 있으면 뒤에서 이래저래 하지 말고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뜨끔했나? 아니면 자기깐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몰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 뒤풀이장을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뒷 모습 속에서 또 하나의 다짐을 하게 되었다.
다시는 당신같은 사람들에게 좌지우지되지 않는 모임을 만들겠노라고...
시간은 흘러흘러 대장으로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작은 지역사회의 공인으로서 또 다른 짐을 안고 일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장이 되자마자 얼마 안되어 예기치 못하는 상황들로 인해 대장이라는 자리는 아무나 수행할 수 없는 자리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이래저래 대장이 되기 전까지 개인적인 모임과 학교공부,문학공부등 약 8개정도의 외부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대장이 되고난 뒤 방범대 모임외에 기관단체모임등 당연직으로 8개의 모임이 늘어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합의 20여개가 되는 모임들.. ㅠㅠ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인지라 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주어진 일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이모임 저모임을 쫓아다니니 1년동안 생업을 위한 개인적인 업무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동분서주하는 틈을 타 회칙을 운운하던 사람들은 원칙을 강조한 나에게 드디어 또 다른 칼날을 들이대려 칼을 갈았었는지 어느 한구석 패거리들은 지들만을 위한 리그를 위하여 또 다른 중흥을 꿈꾸는 모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대장직을 수행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어느날 한통의 전화
“대장 뭐하고 있어”
“아이구 형님 오랜만입니다. 어쩐 일 이신가요?”
“응 다른건 아니고 몇몇 사람들하고 같이 저녁이나 먹을까 하고 할 이야기도 있고”
“아 그러세요 그러면 제가 시간을 맞출테니 아무 때나 시간잡아 저에게 연락주세요”
“그래 그러며 그럴것 없이 내일 저녁에 순대국밥이나 같이 먹세”
“네 알겠습니다 형님 내일 뵙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약속장소를 나가보니 뭔가 예기치 못 할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는 어색한 모습으로 않아 있는 고문이라는 위치에 있는 선배들의 모습 속에서 ‘아! 뭔가를 이야기 하려고 이 분들이 모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모두 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난 후 제일 연장자인 선배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대장 오해는 하지 말고 내가 자꾸 이상한 이야기가 들려와서 확인차 물어 보는거니 대답 좀 해주게”
“무슨 일인데요? 이야기 하시죠”
“요즘 대원들이 근무도 잘 안서고 단합이 안되어 대장이나 집행부가 힘든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는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가요? 돌려서 이야기 마시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해 주시죠”
그러자 옆에 있던 선배가 자기때가 되었다는 듯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내가 이야기 하지 요즘 대원들 이야기 들어보니 대장 무서워서 근무서기가 싫다고들 해서 물어봤더니 문제는 대장하고 대원들하고 소통이 안된다는거야 그래서 이 문제를 고문들끼리 상의해 봤는데...”
나는 기다렸다는듯이 그의 말을 막고 이야기를 했다.
“누가 그러던가요? 제가 소통이 안된다고 그 말을 한 사람들이 혹 방범근무는 잘 서고 있는 사람들은 아닐테고 근무태만인 사람들은 회칙대로 탈퇴든 제명이든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고 회의석상에서 말했었고 동의도 얻어 절차를 밟아 가는중에 그 사람들이 뭔가 그런 일에 대해 불만들이 있어서 그런다고들 생각하지는 않으신가요? 기억들 하시겠지만 지난번 정기총회때 회칙운운하며 원칙을 따지던 분들중에 까놓고 말해서 회칙대로 근무 잘서고 회비 잘내고 기타 행사 있을때 협조 해 준 분들이 몇 명이나 있던가요 저는 제발 좀 할 말 있으면 당사자들끼리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음 합니다. 전화하면 전화도 받지 않고 뒤에서 뒷담 까며 모사 꾸미지 말구요. 우리 모임이 봉사를 하러온 단체지 뭔 정치판도 아니고...”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그러면 우리가 그런 사람들이란 이야긴가?”
“그게 아니면 제가 보기엔 사전에 어느정도 이야기 끝내고 저에게 이야기 하실려고 오신거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뭔가요? 그냥 직선적으로 이야기 하시라 아까 말씀 드렸잖습니까?”
“그러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함세 고문들끼리 이야기한 결과 자네가 한번정도 고개를 숙이면 어떻겠나”
“사과를 하라는 말씀인가요?”
“그러지 그 사람들이 대장이 너무 강성이라 무슨 말도 못하겠고 근무할 맛도 안난다고 하니 방범대를 위해서 한번쯤 제고해 봤으면 해서..”
순간 여러 가지 지나간 상황들이 뇌리를 수치고 지나간다.
대장이 된 후 방범대를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유독이 첫 해는 인내를 시험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 났었다.
근무는 기본이고 각종 지역축제 인력지원,전국체전,마을축제,위안잔치등 수많은 외부행사가 있었던지라 낮에는 각자의 생업을 위해 시간을 할여하기 힘든 대원들에게 인력동원이라는것은 그저 아우성이었을 뿐 십시일반 작은 힘을 보태달라 수많은 이야기를 했어도 돌아 오는건 마음 고생한 후유증 뿐 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랫동안 모임에 참여하신 대원님들의 보탬덕에 무사히 산너머
산이란 산은 죄다 넘어 큰 일들을 다 치루고 난 후였다.
그런 일들에 변방엔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연락을 해도 전화를 피하던 사람들이었다.
기본에 충실하지도 않은 그런 사람들이 소통이 안된다고 뒤에서 이야기 하고 다녔다는 것에 더 화가 나 참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감당하기 힘듬에 벙어리 냉가슴으로 견디고 있는 나에게는 참으로 전투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던지라 단호하게 이야기를 했다.
“정당성이 있고 명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사과 할 용의는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만 물어 보죠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들이 지금까지 방범대 일에 협조한 사람들인가요? 그렇다면 무릎을 꿇고라도 사과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는것을 형님들은 잘 알고 계시자나요 그런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라는건 대장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를게 뭐가 있겠습니까?”
“방범대가 자네 혼자만을 위한 모임은 아니잖나 대장의 위치에서 대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생각하고 잘 이끌어가야 되지 않겠어?”
“그 말을 모르는 제가 아닙니다 제가 묻고 싶은건 자기들 입맛대로 생각하고 아니면 말고식의 생각으로 지내온 사람들이 과연 방범대를 위해 무슨일을 해줬냐는거죠 혼자가 아닌 여럿이 마음을 모아 십시일반 마음을 보태야 할 저희 방범대를 위해서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해줬냐는 이야깁니다. 정기 총회후 근무를 제대로 섰습니까? 행사에 참여를 했습니까? 원칙을 좋아하는 사람들인지라 회칙대로 하겠다하니 벌써 제명 되었을 사람들이었지만 어찌디든 한 식구이기에 끌고 나가려 수없이 연락도 해봤고 독려도 해봤고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해 소통해보려 노력 했지만 연락이 안되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어려운일 다 치루고 나서 정리단계에 들어가니 자기 기득권을 정당화 시키려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인정해야 되나요? 그럴려면 뭐하러 대장을 뽑고 뭐고 합니까? 그냥 자기 입맛대로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해야지”
“아뭏튼 사태가 심각해서 대장에게 이야기 하는것이니 고민해보고 정기총회전에 이야기 해주게 아니면 재신임도 불사하겠다라고들 하니깐..”
“제가 제일 화가 나는게 무엇인줄 아세요? 얼마나 우리 방범대를 우습게 봤으면 지들 입맛대로 지들이 뽑은 대장을 잡고 흔들어 댈려고 하느냐는 겁니다. 무슨 조선시대 사도정치를 하는것도 아니고 이런일이 자기들 생각대로 되었다 칩시다 훗날에 또 이런일이 안 일어 난다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정기총회때 가서 재신임을 묻든 어쩌든 저는 그런 부분에서는 용납을 못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선전포고였다.
한번 맞아본 매 두 번 못 맞겠냐는 마음 이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논리에 놀아나기는 싫었다.
누구의 생각이 옳고 그름을 떠나 사회에 만연해 있는 기득권세력의 음흉한 생각들과 타협하기가 싫었다.
남이 보기에는 대장의 갑질로 인해 희생양이 되어가는 대원들중 일부를 구제하기 위한 영웅심의 발로에서 고문들이 나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속을 바라다 보면 개인적인 영위를 위해 얍삽 빠른이들의 모사에서 시작된 일이었기에 역사가 거꾸로 간다고 해도 바로 잡고 싶었던 마음이었던걸까?
드디어 정기총회 날.
예상대로 참으로 웃기는 상황이 펼쳐져 무슨 말을 하기도..
1년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사람,근무를 서지 않던 사람,회비 장기 미납자등 그 사람들이 뻔뻔하게 않아 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소근덕 거리던 모습속에서 참으로 용감한건지 무서운건지 ...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 식순에 따라 회의는 진행되어 갔고 드디어 대장 재신임문제를 거론하는 이들을 향해 한마디를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올 한해 얼마나 방범대를 위해 노력 했었나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대장님이 대원들과 소통이 안되고 강성인지라 회의감을 느끼는 대원들이 많아서 짚고 넘어가야 되지않나 이야기 한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이야기 하던 사람들 중 얼마나 근무를 잘 섰고 행사에 참여를 했었는지 대장을 재신임 묻기전에 대원들에게 대장의 입장에서 재신임을 묻는겁니다. 당신은 회칙대로 하면 벌써 제명의 대상이고 발언권도 없는 사람이라는거 모르나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순간 웅성웅성 회의장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자 자 한마디만 하고 마무리 짓겠습니다. 저번주 고문님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감정도 상했지만 대장의 입장에서 감정으로 끌고 갈 이야기가 아닌지라 냉정하게 생각하며 되짚어 봤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잘한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못한것도 없더라구요. 회칙 좋아하는 분들에게 회칙대로 하겠다 한 게 잘못이라면 회칙은 뭐하러 있는겁니까? 법이나 회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 자기 입맛대로 해석해서 합리화 시키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 결론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제가 회칙의 내용에 있지도 않은 재신임을 운운하는것 말도 안된다 생각합니다. 어차피 임기가 남은 1년동안 회원분들께서 아무리 재신임을 묻는다해도 없는이야기 만들어서 분란을 일으킨다 생각됩니다. 그러니 더 이상 대장의 거취문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분들은 중이 절 싫으면 떠나듯 탈퇴를 하시든 견디시다 대장을 하셔서 본인들의 의지대로 만들어 가시든 알아서들 하십시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세요! 여기는 그런 자리가 아니잖습니까?”
“무슨 이야기요? 회칙에 준해서 이야기 하는겁니다. 그러면 회칙에 대장 재신임 문제에 대해 기재가 되어 있는지 증명해 보세요. 제가 아는 것은 우리 방범대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한달에 3회이상 근무를 서지 않거나 3달 동안 회비를 내지 않는 사람들은 제명대상이라는것만 알고 있습니다. 물론 회칙을 적용하면 여기 계신 분들중에 삼분의 일정도가 제명대상이기도 하구요 그 속에 지금 의견을 내주신분도 포함 됩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금 말씀 드리는것인가요? 여러분들과 같이 회의해서 이렇게 하자라고 정한 회칙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1년동안 한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고 회비도 내지 않았던 분들 무슨 사연이 있어서 그랬는지 저나 집행부에게 이야기 한번이라도 한적 있습니까? 아니 저희가 걱정되어 연락을 취해도 통화가 된 적이 있었습니까? 그런 분들이 지금 이 자리에 나와서 밤내놔라 감내놔라 할 자격도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언성이 높아지는 와중에 조목조목 짚어가며 이야기를하니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다.
“결론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강하면 부러진다라는 말이 있듯이 제가 어쩌면 여러분들 께서 이야기 하던 강성분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을 돌이켜보건데 지난 1년동안 방범대장직을 수행하면서 단 한번도 제 사익을 위해 못된 생각을 한적이 한 번도 없다는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어쩌면 그런 저에게 이런 상황이 잊지 못할 마음에 생채기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계속 대장직을 수행하게 된다면 분명히 누군가는 부러져 상처가 될거라는걸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까지 온 이상 회칙대로 저는 여기에 게신 몇몇 분들을 분명히 제명할 테니깐요. 하지만 그 이후 우리 방범대는 그 일로 인해 아픔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올수 도 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저는 대원님들이 다 계신 자리에서 대원들의 화합을 위해 제가 대장직을 내려놓는게 우리 방범대를 위해서 좋을것 같아 오늘부로 방범대장직을 내려 놓으려 합니다 단, 또 다시 이런일들이 일어나는것은 좌시하지 않겠다는것을 말씀드립니다.“
순간 모든 분위기가 숙연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또 다른 이가 말을 꺼내 놓는다.
“대장이 사임하면 대장을 다시 뽑아야죠 그렇지 않나요?”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 중간이라도 갑니다. 회칙에 대장 유고시 부대장이 대장을 대신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좀 알고나 하세요!”
모든게 준비된 수순이었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될 상황이었다.
아니면 누이좋고 매부좋고의 상황을 만들어야 될 상황의 선택이였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찌보면 처음부터 강하게 원칙을 앞세워야 했어야 되는데 출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상황을 견디는 나에겐 어찌보면 내려놓음을 핑계로 다시 제자리를 찾아 갈려하는 명분을 찾으려고 했었는지도 모른다.
-타협 [妥協] 두 편이 서로 양보하여 협의함
-협의 [協議] 여러 사람이 모여 의논함
어학사전을 찾아보면 두 단어의 차이가 무엇이지 알 수가 있다.
여기서 타협이란 단어는 두 편이 양보하여 협의 한다고 되어있다.
요즘 작금의 현실을 보면 타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런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생성된 무의식속에 자리 잡아가는 우리라는 울타리에 동질감을 갉아먹는 현상이 나에게 생겼었다는것이 참으로 슬펐었다.
그런 일을 밪이하고 보니 상황에 대해 어떻게 풀어나가야 서로가 상처를 받지 않고 순리대로 흘러갈까?를 고민 했었는지도 모른다.
오랜 고민끝에 부질없음 앞에 내려놓음이 최고라는 생각과 그런 열정 차라리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 쓰는게 낳을것 같다라는 생각에 내린 결론이 그날 이후 지금 나에겐 축복받은 여유로운 시간과 조금의 게으름을 피우며 거드름을 떨 수 있는 또 다른 선물이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1년동안 생업을 등한시 한 결과에 대한 경제적인 어려움도 또 다른 보너스로 나의 곁에 머물고 있기도 하다.
그러는 중에 우연찮게 SNS에 올라온 글을 봤다.
대한민국의 신인간관게 보고서라는 내용에 등장하던 인간관계에 대한 평론들과 신조어들...
좋아하는 것만 해도 시간과 돈이 부족한데 쓸데 없는곳에 에너지를 뺏기기 싫다라며 각자도생의 일상화로 인한 자기중심 가치관 확대가 모든 것을 비워내는 행위에서 만족하고 느끼는 것으로부터 회자되는 <관태기> <티슈인맥> <인맥다이어트>등의 신조어가 일상화되어가고 있는 사회현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참 고>**************************************************************
-관태기:인맥의 유지나 관리에 피로감이나 회의감을 느끼며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는 상태
-티슈인맥:‘티슈’와 ‘인맥’의 합성어. 쓰고 버리는 티슈처럼 필요할 때만 소통하는 일회성 인간관계
-인맥다이어트:‘인맥’과 ‘다이어트’의 합성어. 번잡한 인간관계에 따른 스트레스나 바쁜 생활 때문에 의도적으로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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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겪어온 인간관계의 회의감에 어쩌면 나는 관태기에 접어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는 티슈인맥을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옳고 그름 앞에서 옳다라고 이야기 할 수있는 용기는 버리고 싶지 않다.
만약 그렇게 양심을 기만하는 일들이 나에게 일어 난다면 아마도 나는 살기를 포기한 사람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는 객기를 부리고 싶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무모하지만 또 다른 좋은 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오늘도 지나간 일들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생겼고 또한 그러한 날들을 향해 다시 웃으며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유는 이제 단 하나다.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조금의 비겁함과 조금의 이기적임도 삶에 조미료가 될 수 있다는것을 배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웃으며 문 밖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