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SIZE: 18pt">더러운 시</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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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황규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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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정치시라면 한때 넌더리를 낸 적도 있지만</P>
<P>정치가 더러우니 정치시는</P>
<P>정치와 무관한 언어로 써야 한다는</P>
<P>나의 무지를 조롱하는 언어 앞에서</P>
<P>나는 너저분한 생활을 변명 삼았다</P>
<P>타락마저 엉거주춤 일삼은 시간이</P>
<P>어떻게 시가 될 수 있을 것인가</P>
<P>일주일째 우리 부부는 침묵중이다</P>
<P>허무를 모르는 어떤 주장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P>
<P>나도 정치가 더러운 것이라 배운 탓에</P>
<P>지금껏 분노는 알았지만, 식구들의 눈에는</P>
<P>단지 허름한 가장이었을 뿐</P>
<P>그러나 더러운 게 피가 된다</P>
<P>볕이 꺼지는 순간에야 사랑은 시작된다</P>
<P>박사학위 논문 장정처럼 모호한 이야기를</P>
<P>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P>
<P>그러므로 욕은 아니다</P>
<P>다만 이제 멋진 정치시를 쓸 나이가 되었는데</P>
<P>아직 진창을 모른다</P>
<P>이미 진창인데 아니라고 우긴다</P>
<P>그래서 핏물이 밴 정치시 한줄 못 쓴다</P>
<P>끝내 완성되지 못할 정치시를</P>
<P>아내의 외면도 너끈히 견뎌내는</P>
<P>더러운 시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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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계간 『창작과 비평 2010 여름호 』, 《 창비 》에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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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황규관 시인도, 포항에서 학교를 다니신 분이시죠. 만나뵙고 싶은 분인데, 이 시인은 남자다운 시를 쓰시는 분이라고 생각듭니다. 다른 시들에도 힘이 있어 펄펄 날아갈 듯한 내용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