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유력 대선후보와 정적 간에 소송전이 벌어졌다.
21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제조마 비나이 부통령은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 의원, 줄리아 아바드 자금세탁방지원위원회(AMLC) 사무총장 등 13명을 상대로 총 2억 페소(약 5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전날 마카티 지방법원에 냈다.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비나이 부통령은 소장에서 이들이 자신에 대해 근거도 없이 조작된 비리 혐의를 제기해 명예가 훼손됐을 뿐 아니라 유권자의 신뢰도 잃게 됐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상원과 AMLC 등은 비나이 부통령이 2010년까지 21년간 마카티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시청 주차 빌딩과 과학고등학교의 건설비가 부풀려졌고 여기에 그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AMLC는 비나이 부통령의 금융계좌를 동결하고 자금 흐름도 살펴보고 있다.
비나이 부통령은 작년 8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연임을 시도해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등 대선 출마 의사를 일찌감치 밝히고 최근에는 신당 창당 계획도 발표했다.
비나이 부통령이 아키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자 정부와 집권당 내 비나이 부통령의 반대 세력이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적 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 대선은 내년 5월 치러지며 비나이 부통령을 제외하고 출마 의사를 밝힌 유력 정치인은 아직 없는 상태다.
아키노 대통령은 자신의 뒤를 이를 집권당 후보로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 마누엘 록사스 내무장관 등 3∼4명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마 비나이 필리핀 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