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는 일본을 만나고 온 시간
경남여자고등학교 이하늘
이번 방일은 작년 2023년도에 참가하게 된 고교생 일본어 말하기 대회에서 수상을 하게 되어 참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더욱이 이번 방일이 내가 개인적으로 떠나는 일본 여행과는 다른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평소 일본에 여행할 때 갈 수 있는 흔한 관광지 방문뿐만이 아닌 개인적으로는 방문하기 어려운 일본의 학교나 외교성, 현청 등을 방문하거나 일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등 생소하고도 값진 체험을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이번 방일 때 보고 느낀 소중한 기억들을 잊지 않도록 또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방일의 경험을 전파하기 위해 이렇게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2월 20일 도쿄 오다이바
첫날은 도쿄의 오다이바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막 내려 아직 일본이라는 것을 실감하기 어려웠는데 오다이바에 도착한 순간 내가 일본에 있구나라는 느낌을 확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일본의 상징적인 건축물과 설치물, 포토존이 많았고 군데군데 일본어 간판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오다이바는 상업과 레저 및 주거 등으로 크게 발전한 신도시이자 인공섬이기 때문이다. 원래는 19세기 말 미국 함대가 일본을 개항시키기 위해 페리 제독이 찾아왔을 때 일본 측에서 페리 제독을 막기 위해 설치한 포대였으나 시간이 흐르고 1980년대 일본 거품 경제 시기에 크게 발전하여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오다이바에서 가장 유명한 설치물이라고 할 수 있는 건담을 실제로 보게 되었는데 그 웅장함과 디테일에 크게 놀랐다. 한국인이 오다이바에 방문하면 무조건 보러 간다는 건담 건축물이 그러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만 같았다.
이후 오다이바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마다 일본의 훌륭한 건축 기술들이 눈에 띄게 보였다. 특히 이를 자랑하듯 일본의 유명 방송사인 후지 테레비의 본사 건물을 볼 수 있었는데 건물이 아래에서 위로 생성되듯이 일렁이는 모양을 하고 있어 미래적이면서 독특한 건물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자유의 여신상 레플리카 동상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는데 역시 또 한 번 오다이바가 관광지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국외 사람뿐만이 아닌 국내 사람들인 일본인들도 그 관경을 보고 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월 21일 도쿄 일본 외무성 방문
둘째 날은 일본의 외무성에 방문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일본 외무성은 일본의 행정조직 중에 하나인데 대한민국의 외교부 격이라고 한다. 외무성에서는 조화로운 대외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열일하며 국제 사회에 있어서 일본국 및 일본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외무성 방문 시에 일한 교류실장이신 스즈키 씨의 특강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일본이 한국과의 국가 간 교류 등을 반대한다고들 하던데 실제로는 양국 모두 이렇게 외교부와 외교성에서 두 나라의 사이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이전의 과거 일은 어떻게 풀어 해결할 것이며 그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과 방법을 통해 양국의 우정을 발전시킬지에 대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월 22일 고치 방문
드디어 규슈의 고치로 향하는 날이었다. 고치로 가기 위해서 공항에서 소라벤이라는 비행기 안에서 먹는 도시락을 샀다. 일본에는 기차에서 먹는 에키벤과 같이 도시락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이런 체험을 시켜주기 위해서 일정 조정에 신경 써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한 번 더 감사를 드리며 한국에서는 즐기기 어려운 소라벤을 먹을 수 있었다! 내가 구입한 소라벤은 일반 도시락과는 다르게 비행기가 연상되는 모양 틀에 음식이 담겨있어서 더욱 비행기 안에서 이륙을 즐기며 먹을 수 있었다. 한국과는 다르게 이동 수단에서 이렇게 도시락을 먹는 문화가 발전이 잘 되어있다는 것이 일본의 문화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예전에는 기차에 카트가 돌아다니며 먹을거리를 팔았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샌가부터 없어져서 아쉬움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일본의 이동 수단 먹거리 문화가 한국에서도 흥했으면 좋겠다.
여기는 고치의 유명 장소인 하리마야초에 있는 하리마야바시 다리이다. 이 다리는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붉은색 다리인데 상업적인 거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워낙 유명한 다리라서 일본의 가수가 이 다리를 주제로 노래를 써서 발표하기도 했고 텔레비전 드라마에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다리에는 승려인 준신과 주물 가게의 처녀인 오우마를 기리기 위한 조각상이 놓여있다. 이 다리에는 승려 준신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또한 얽혀있기 때문에 더욱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다음으로는 고치성에 방문하였다. 날이 밝지 못해 고치성 정상에서 보는 뷰는 조금 아쉬웠지만 비를 맞으며 구경하는 일본의 전통 건축물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 고치성은 건축하는 데에만 10년이 걸린 성으로 더 찾아보니 1727년에 원인불명의 화재로 한 번 재건축이 된 건물이라고 한다. 비록 재건축된 건물이지만 복원의 손을 거쳐도 일본의 아름다운 전통 기법이 잘 보이는 훌륭한 성이었다. 성 내부까지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도록 루트가 체계적으로 만들어졌었는데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고치성의 꼭대기 층에서 밖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옛 시대에 이런 높은 건물이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왠지 감격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고치성을 방문한 뒤 머물 호텔에는 유카타를 입을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었다. 기모노는 입어본 적이 있지만 잘 때 편안하게 입고 잘 수 있는 유카타는 처음이라 마음이 많이 들떴었다. 작년에 기모노를 입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었기에 유카타도 비교적 입기 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오비를 묶는 것은 여러 번 해야 손에 잘 익는 것 같다. 입는 방법은 조금 복잡하지만 기모노와 유카타는 입었을 때 허리를 올곧게 잡아주고 우아한 자태를 만들어줘서 아주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의상인 것 같다. 언제쯤 또 이런 유카타 체험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하카마도 입어보고 싶다
2월 23일 고치 하타군 해양 플라스틱 수업
이날은 고치의 바다를 직접 보고 바타 생태계에 대한 내용과 해양 쓰레기에 대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고치에도 유럽의 어느 바다처럼 투명한 바다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보고 아주 인상 깊게 느꼈다. 역시 일본은 섬이기에 바다도 다양하고 또한 얼마나 아름답고 깨끗한지 체감할 수 있었다. 비록 현재 한국과 중국 등 다양한 곳에서 쓰레기가 흘러 내려와서 해양 생태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고치 주민들이 행사와 같이 바다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들어서 대단함과 존경스럽다 생각이 들었다.
2월 24일 고치 구로시오조 가쓰오 타다키 체험
타다키란 무엇일까? 타다키란 일본에서 주로 생선을 조리할 때 쓰는 조리법 중 하나로 두드리다는 말에서 따온 타다키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가쓰오 타다키는 생선 위에 파와 양파와 같은 재료를 뿌려 두드리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들었다. 이때 가쓰오 타다키 체험은 수십 년간 이 일에 전념하신 전문가분들과 직접 생선을 다듬고 구워서 요리를 할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도 해본 적이 없는 생선 손질을 일본 장인에게 배울 수 있어 영광이었다.
직접 다 같이 만든 가쓰오 타다키는 일본에서 먹은 생선 요리 중 가장 맛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정성과 장인 분들의 노하우가 들어가 깊은 맛을 우려낸 것이 아닐까
가쓰오 타다키 체험 후에는 기대하고 기다리던 홈스테이 대면식이 있었다. 내가 신세 지게 된 홈패밀리분들은 류이치상과 사치코상이셨는데 먼 한국에서 온 우리를 정말 딸과 같이 편하게 대하려고 노력해 주셨고 서툰 일본어였지만 이해해 주시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많이 신경 써 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잘 느껴져서 정말 감사했다.
2월 25일 고치 시만토시 홈스테이 2일차
우리를 맞아주신 류이치상과 사치코상은 우리에게 류짱과 삿짱이라 불러달라 하셨고 편안한 호칭 덕분에 어색할 줄 알고 걱정했던 홈스테이가 금세 편안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었었던 것 같다. 특히 아침, 점심, 저녁을 다 같이 준비할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일식 요리에 대해 배우게 되었고 함께 식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며 이 집의 가족이 된 것 같아 따스함을 느꼈다.
류짱과 삿짱네 집에는 넓은 텃밭이 있었는데 약 20년 전부터 이렇게 조금씩 가꾸는 채소들이 늘다가 큰 텃밭이 되었다고 하셨다. 금귤 나무의 싱싱한 금귤도 따먹고 양배추도 직접 따서 타꼬야끼를 만들 때 넣어 먹었다. 일본의 소소한 일상을 직접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신선한 경험이었고 나도 노후에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 헤어지는 순간에는 너무 슬프고 아쉬운 마음에 눈물이 났지만 앞으로도 편지를 주고받자 약속하며 헤어졌다. 꼭 다시 만나자 약속했기에 아쉬운 마음을 참고 떠날 수 있었다.
2월 26일 고치나카무라 고교 방문
홈스테이 다음으로는 일본 고교 방문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학교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는데 큰 강당에 도착하자 악기 연주부 친구들과 서예부 친구들이 환영인사를 준비해 주어 우리를 맞이해줬다! 웅장한 악기 연주부의 연주에 맞추어 서예부 친구들이 아름다운 글을 써 내려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 그때의 두근거림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특히 서예부 친구들이 공연할 때 입은 하카마가 너무 우아하고 멋져 보여서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이런 공연 자체를 준비할 정도로 일본의 동아리 활동은 체계가 단단하고 크다는 것을 느꼈고 반대로 한국의 동아리 활동은 내신과 공부에 중심적이라 활동이 소극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하였다. 이래서 다들 일본의 학교생활이 청춘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각각 서예부와 고토부로 나뉘어서 동아리 친구들과 서예와 고토 연주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서예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본 글자를 골라 서예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나는 평소 좋아하는 일본의 시집인 백인일수에 수록된 카쿠토다니라는 글을 썼다. 글을 써보기 전에 서예부 친구가 먼저 시범을 보여주었고 나도 그것을 보고 따라 써보았는데 역시 오래 연습한 글씨체는 따라 하기 어려웠다. 일본의 서예는 한국과는 또 다른 특유의 글씨체가 있기 때문에 더욱 신비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일본의 학교를 직접 방문하고 두 눈으로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은 좀처럼 얻기 어려운데 정말 귀한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본 학교 방문을 통해 직접 일본 친구들과 교류를 할 수 있었고 한국인과 일본인의 교육 과정의 차이점과 학교 건축물의 차이, 수업의 차이 등 다양한 차이점을 알 수 있었으며 그 안에서도 많은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이웃나라의 영향력을 느꼈다.
2월 27일 오사카 방문
드디어 방일 일정의 거의 모든 것이 끝나는 마무리 기간이었다. 이날은 비행기를 타고 오사카에 도착했다. 약 7일간 바삐 강의도 듣고 체험도 한 것에 보상을 하듯 맛있는 오코노미야끼도 먹을 수 있었고 이온몰에도 방문하여 사지 못했던 기념품들도 살 수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오사카에 맞춰진 커다란 쇼핑몰과 포토존들이 다양하게 있는 것을 보았는데 참 일본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유명한 선진국인 것 같다.
그리고 이번 방일을 통해 느끼고 배웠던 점들을 팀끼리 발표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찍어두었던 사진을 보며 방일 회상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이번 방일단이 모두 같은 곳을 보고 체험했지만 느낀 점들은 조금씩 달랐다. 그만큼 일본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감상을 선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방일을 통해 내가 단편적으로만 보았던 일본이 얼마나 다양하고 넓은 면모를 가지고 있는지 직접 배울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내가 가질 수 있게 되었음에 참 감사함을 느꼈다. 값진 시간을 보냈으니 이번 시간이 내 생각과 가치관에 또 어떠한 커다란 영향을 끼칠지 기대가 된다.
첫댓글 확인했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