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은 생명체입니다
네이버블로그/ 과거의 내 상태 표현하는 회화표현 나 ~ 했었어.
① ‘했었어’는 영어식 표현이다? 그게 뭔 소리여-
우리말을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엉터리로 떠돌아다니는 우리말법에는 “우리말에는 과거분사라는 것 자체가 없으므로 ‘했었다’라는 표현은 ‘했다’로 고쳐야 한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이 주장을 그대로 믿었었습니다.
그래서 교열 일을 하면서 ‘-었었-’이 보이면 좀 어색해도 무조건 두 눈 질끈 감고 ‘었’ 하나를 빼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10여 년 전 국립국어원의 누리집을 보고는 깜짝 놀랐지 뭡니까. ‘했었다’ 꼴로 써도 된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었거든요.
20년 넘도록 그것도 모른 채 남이 바르게 써 놓은 표현을 제가 엉뚱하게 고친 것을 생각하니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반성도 많이 했지요.
그런데 아직도 ‘했었다’를 잘못된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번 인이 박힌 담배를 끊기 힘들 듯이 한번 잘못 배운 우리말 지식이 쉬 지워지지 않고 머릿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정말 아닙니다. ‘했었다’, 즉 ‘-었었-’은 틀린 표현이 아닙니다.
‘했다’와 ‘했었다’는 모두 쓸 수 있는 말이다. ‘했다’는 ‘하+였+다’로 분석되며, ‘했었다’는 ‘하+였었+다’로 분석된다. 즉 ‘-였-’과 ‘-였었-’의 의미 차이가 있다. ‘-였-’은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볼 때 사건이나 행위가 이미 일어났음을 나타내거나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볼 때 완료돼 현재까지 지속되거나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나타내는 의미이며, ‘-였었-’은 현재와 비교해 다르거나 단절돼 있는 과거의 사건을 나타내는 어미다.
이게 누구의 설명 같은가요? 맞습니다. 국립국어원의 설명입니다. 이런 답변이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수십 개나 올라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일하는 누군가의 사건이 아니라 공식 견해라는 의미죠.
결론적으로 예전에는 담배를 피우다가 지금은 피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할 때는 “나도 한때 담배를 피웠었다”처럼 ‘-었었’을 쓸 수 있는 겁니다. 아니, 그렇게 써야 합니다. < ‘당신은 우리말을 모른다 – 어휘 편(엄민용, EBS BOOKS, 2023. 8.31.)’에서 옮겨 적음. (2023.12.17. 화룡이) >
첫댓글 저는
했다로 썼다가
했었다로 고친적이 많습니다
했다는 지금 한거같은
느낌을 주어서요~~
감사합니다
잘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에
관심을 갖는 작가가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죽을 때까지 배우는 자세를 갖는 것,
글쓰기의 기본이 아니겠는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