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시간이 날때마다 고향에 있는 논에다 매실,슈퍼오디, 고비, 고사리 들을 심으며 시간을 보낸다.
말이 나무 심기지 일이 익숙치않아 몆그루 심다가는 점심먹고 놀다 집에 오곤 하다보니 별로 크지않은 땅 인데도
별 진척이 없다.
오늘도 산청 중산리에 있는 농원에서 고사리 뿌리 좀 구해서 삼신터널 거쳐 청학동 논골재 칠성봉 돌아 경치구경
하며 느긋하게 논에 갔지만 풀밭 투성이라 파 지지도 않아 몆주 심다 고향 경노당 에서 쑥부쟁이 나물에 달래 양념장에
흰 쌀밥 쓱쓱비벼 바지락 쑥국에 좋은데이 몆잔.... 꿀맛 이라는 표현은 이럴때 쓰는게 아닐까 싶다.
뜨끈한 경노당에 비스듬이 누워 동네 할머니 들과 옛 이야기로 노닥 거리다보면 어느새 해가 저문다.
옛날 갓 시집와서는 그렇게 예쁘시던 분들이 이제는 경노당에 할머니로...
어머니와 함께 진주 개천 예술제 구경 다니시던 할머니, 그때도 할머니 였는데 지금도 할머니로 살아 계시며
옛날 이야기로 담담하게 어머니를 그려 내신다.
성격이 활달 하셨던 어머니는 토지 촬영때 엑스트라라 불리는 보조 출연도 많이 하셔서 T.V 화면 에서도 여러번 뵐수 있었지요.
특히 춤추고 노래하는것을 즐기시기에 잔치가있는 장면 에서는 단골 출연 하시기도.....
또 화개장터 전국 노래자랑 에서도 노래 솜씨 뽐내곤 하셨는데....
그 화개 장터에서 30리길 을 더 들어가면 대성리 의신 마을 어머니가 결혼 했을 당시에는 그런대로 먹고 살만 했는데 6.25 사변과
지리산 공비토벌 땜에 고향에서 쫒겨나 친정 동네인 이곳 평사리로 시 부모 시누이 시동생 자식들 아홉 식구가 빈 손으로 오셨으니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그때는 먹고 살기가 그리도 힘들었다는데 농촌에 자기땅 한평없이 많은 식구가 살아간다는것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죽지 못하니 살아내야 하는삶....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살면서 제일먼저 자기땅을 산것이 지금 내가 나무를 심고있는 그 논이다.
어머니는 그 땅을 사 놓고선 얼마나 좋왔던지 몆날 며칠을 잠을 이루지 못 하셨다고 그때를 회상 하시며 내게 들려 주시던 많은 이야기들을 떠 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방학때면 어설프지만 농사일 거들다 식구 모두 둘러앉아 새참과 점심을 맛있게 먹던 널찍한 바위에 앉아 무딤이 들판을 바라보면 안군산 부부송이 변함없이 정겹게 서있고 그 옛날 물고기 잡고 썰매타던 동정호는 새롭게 단장한채 악양루와 함께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이땅을 내게 유산으로 주고가신 어머니....
사실 부모님 모시고 평생을 고생하신 형님께 시골에 전답은 하나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는데도 누님과 형님 형수님이
부모님 살아 계실때 동생 몪으로 정해 놓은것이니 부모님 유지대로 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에 받기는 받았으나 나무 한그루
심지않고 비워 둔다고 나무라시는 형님의 성화에 몆년을 심어도 성의가 없어서 인지 아니면 간절함이 없어서인지 열그루
심으면 한 두주 살고 죽어 버려서 겨울에는 모르지만 녹음 우거지는 여름에는 고향 어귀에 들어서면 저 멀리에 휑하니 비어있는땅이 내 땅이다.
평생을 시골에서 지내신 형님은 그 빈땅을 싫어 하시기에 심는다고 심어도 심어도 그꼴이다.
형님도 자가농사도 힘에 부치도록 많으니 돌봐줄 시간이나 여력이 없으니 관리가 가장 수월한 매실을 심으라 해서 올해도 40주 심어 놓았는데 얼마나 살아 나려나 ....슈퍼 오디도 다섯주 심었는데.....
내일은 비가 온다하니 제발좀 잘 살아주면 좋으련만.....
하~이~고~
농사는 아무나짓나......
첫댓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낯익은 이야기같아 읽으면서 .....
그쪽에서 영화찍을땐 으례본토배기사람들도 양념삼아 출연시키나봐요.지금은 구례기차마을로갔지만 친척중 하동 살때 다섯살배기도 임권택작품 서편제 촬영때 오정혜등에 업혀 섬진강 다리건너가는 역할로 스크린탔거든요..
어머님생각많이 나시지요? 저도 덩달아 울리엄마생각에 가슴이 먹먹...
슬픔이 밀려올때 이런글 나오는데 평사리님께서 몸도 힘드시고 어디편찮으신가요... 많이 슬프신가봅니다 화이팅하세요...
양념삼아 출연 시킨다기 보다는 그 많은 보조 출연자들을 서울에서 다 데리고 오려면 경비가 많이 들다보니 현지인을
쓰는것 이겠지요. 언제 생각해도 그리운건 어머니란 이름이 아닐른지....특별하게 몸이 않좋은건 아니고요 걍 춘곤증 정도랍니다...고향 얘기 쓰다보니 잠시 센티해 지기도....답글 고마워요...
삼신터널 청학동 논골재 칠성봉,,,
정겨운 느낌의 곳입니다
님의글을읽으며 상상으로 그곳 지형을 그려보았습니다
전원을 가까이서 접하고 사는삶이 부럽습니다
늘 평안하십시요
생각 보다는 지리산 산세가 험한곳 이랍니다. 그 산 골짜기 마다 별장이다 펜션이다 장삿집들이 무분별 하게 들어서
계곡의 아름다움을 반감 시키더라구요. 난 개발 이라더니 우리나라 금수강산을 우리 스스로 저렇게 파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여름사랑님도 평안 하세요...
역시 봄입니다. 나무를 심고 비를 바라는 ....우리의 세대는 참으로 풍족하지요.
어머니의 그 시대....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 풀 한포기도 남아 있지 않을 그 자리에서 빈손으로
많은 식구를 살리신 어머니의 고생이 보이는 듯하네요. 그 어머니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즐감^^
그래요.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기다리며 혹독한 겨울을 견디어 낸게 아닐까요.
전쟁이 아무리 참혹해도 어찌해도 살아 남아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버티고 악착같이 벌어서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시다 가신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쏴아해 옵니다... 그시대 어머니들이 모두 그랬을 터이니 특별히 존경
받을것 까지야 없지만 자식인 저로서는 한없는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감사..
평사리님 닉이 고향 이름이군요. 땅을사시고 즐거워하셨을 어머님 비디오입니다. 더구나 흥겨운 분이셨다니
덩실덩실 춤사위가 보이는것 같아요. 형제들의 동생사랑하시는 선하심이 아름답고요. 매실 잘 키워 보십시요.
네. 시골 마을 이름 이지요.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으시고 어디에서도 당당 하셨던 어머니
정직하게 살아도 부자는 아니더라도 잘 살수 있다는것을 몸으로 보여주신 분 이었지요.
막내 아들이 자기를 닮아 주기를 빌고 빌었다는데 세살적 걸음걸이 부터 아버지를 닮아 많이 실망 하셨대요.
차~암내 나두 엄마를 닮았 더라면 크게 한자리 했을터인데...ㅎㅎㅎ 나무는 자연이 키워 주겠지요...고맙심데이...
농사는 능률보다는 정성입니다.아무튼 정성을주다보면 보답이올것입니다.
정성이라... 맞는 말씀 이신데 아직은 하는일도 있고 나무에 정성을 쏟고 있기에는 그러네요.
어떠한 보답 보다는 소중히 여기고 가꾸다 자식놈 에게 바톤 넘기려는데 제 아들놈은 더 버려두지 않을까 싶어
조금은 허탈 하기도 하네요. ...감사...
ㅎㅎ~~~평사리님께서 가끔 올려주시는 이야기로 보면 평사리님의 살아오신 과정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그려지네요.
어머님의 땀이 맺힌 유산~~잘 가꾸시기 바랍니다.
논이면 고비나 고사린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구요. 뭐든 농사는 정성이라고 하지요.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좋은 조언을 받을수 있을거예요~~~^^ 홧팅!!
에고 어떡 한대요. 파노라마 처럼 보이면 안되는데... 사실 그때는 자식들 돌봐줄 시간이 없으니 제법 크도록 및이
터진 바지를 입혀놔서 아랫도리 다 보이는데...이를 어째....ㅎ 논 이라도 산쪽에 다랭이 논 인데 형님이 포크레인
대서 언덕을 비스듬히 만들어서 밭 처럼 만들어 놓아서 고사리도 잘 될것 같아요. 옛날에 천수답이라 논배미에
그냥 심어도 잘 되던데요. 그리고 친구들이 시골에 살고 있어 기술센터 보다 훨 나은걸요.....ㅎㅎ 조언 감사 감사.
정원수를 심고 가꾸는것이 늘푸르고 좋을것 입니다 .ㅎㅎㅎㅎ 잘보앗읍니다
그러게요. 정원수를 심어 이쁘게 가꾸어 놓아도 좋을듯 하나 그 방면으로는 넘 아는게 없으니 그래도 조언 받을수 있는
유실수로 심는데요. 조금씩 따다가 이웃과 나누어 먹고 담고 좋잖아요. 무공해 무농약...보잘것은 없어도 매실 엑기스
담아놓으면 진짜배기....ㅎㅎ 집에 오시는 사람들도 한잔씩 드리고... 꿈도 야무지네...ㅎㅎ 건강 하세요...
마침 비가 내려주니 이번에 잘 살아줄것 같은 예감이 팍~팍듭니다.
나무를 심으면서도 어머니 생각에 늘 가슴한켠이 아릿하길 것 같아요.
무척 활달하시고 쾌활하셨던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옛날에 어느 소설 말미글에 그랬으면 좋겠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글귀가 떠오르네요. 정말로 제발 그랬으면
좋으련만...... 나무가 제대로 살지 못하면 또 일년이 늦어 지는데.... 하기는 나무 심는 마음에 조급 해서야 될까...
어머님의 추억은 언제 꺼내 보아도 좋은걸요..... 감사. 감사..
매실이 자라서 열매가 맺으면 연락 주세요 매실주 담가야지요. ㅎㅎㅎ 그 쪽 매실은 유명한 것 같지요. 이번 비에 묘목들이 자리를 잡지 않을가 생각 되네요. 그 땅을 가까이 하시면서 생전에 늘 활달 하셨다는 어머님을 생각하시게 된다는 말씀에 콧등이 시큰 했습니다. 어머니,,늘 불러도 그리운 이름입니다.
물망초꽃님은 매실주를 담그어서 무었을 하시려구요? 직접 마시려는건 아니신것 같아서요.... 그리고 섬진강건너
광양 매실마을이 많이 알려저 있지요. 해마다 매화축제도 하는데 그때 오시면 차가 밀려서 엄청 힘이 드니 축제
이후에 구경 오심이 좋을듯.... 어머님의 애환이 서려있는 땅이니 소중한데 잘 가꾸지 못해 죄스럽기도 합니다.
그러시는 물망초꽃님도 이제는 그런 어머니가 아니신가요..... 아버지는 외롭고 허탈해여...에공...답글 고마워요.
아~~매실주가 아니라 김치 담구울때도 넣고 멸치볶음등등에 사용할 매실액기스를 제가 잘못 표기 했습니다.ㅎ
네. 매실 엑기스는 옛 토종 매실이 좋지요. 다행이도 시골에 토종 이 있는집도 있더라구요.
요즘 사람들은 큰 매실을 좋와해서 나도 큰 매실을 심었지만 사실 큰 매실은 일년을 담궈놔도 쪼그라 들지않고
탱탱한 그대로 진액이 빠저 나오지 않는거니 진정한 엑기스가 아니지요.
휑하니 비어 있는 시골 땅을 보면 왜 저렇게 비워 놓으냐고 되 묻기를 몇번~~~ㅎ 일 하는것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울언니 안 해 본 일이라 시작도 못 해 보면서 노후에....라고 말끝을 흐리는 동생 내외~~도시 사는 나머지는 맘만 앞서고...시골 생활은 절대 못 할것 같았는데 나이 들어 가면서 흙이 그리워 지더라구요....언젠가는 하는데 그때가 언제 일랑가~~ㅋㅋ 잘 키우고 계시다가 나중에 한수 부탁~~~합니다 ㅎㅎㅎ
정답 입니다. 시골에 휑하니 비어 있거나 잡초만 무성한 땅들은 모두가 주인이 도회지에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소유하게된 목적이나 동기는 다를수도.... 저처럼 물려 받은 사람도 있고 투기 목적도 또는 노후에 전원생활
목적일수도... 한데 벌써 들님이 흙이 그리워질 시기는 아니신데.....내코가 석자인데 누가 누구에게 한수를....ㅎㅎ
오십보 백보 인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말 못들어 보셨수....아~~ 실패담 들려주면 같은 실수는 안할수도....
고마워요 건강 하세요.....
드라마 한편 보듯이 눈에 그려지는 그림들이 정겹다 못해 가슴이 시립니다...어머니~~말만들어도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정말, 농사는 아무나 짓나요?^^...
햐~~산소님 이게 얼마만 이예요. 미국 다녀 오시고나선 45방엔 안 오시나 했지요.... 그런 우리들도 이제는 자식들이
그리는 어머님 아버지로 자리 하네요.자주 오셔서 옛날의 글 솜씨도......답글에 감사 드려요. 건강 하세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평사리님 ㅎㅎ
추억어린 평사리님의 진솔한 글속에 푹 파묻혀보았습니다.
매실나무 잘 키워 주렁 주렁 열리면 매실따러 가도 되죠? 히힛~
ㅎㅎㅎ 그리 합시당. 까짓 매실 쯤이야.... 여럿이 나눠먹고 다같이 건강해 진다면.....
근데 요즈음 난정아씨 글을 통 볼수가 없으니 ..... 많이 바쁘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