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았(우울했)습니다.
여기 제가 머무는 숙소의 숙박료를 지불하느라, 환전을 하는 과정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돈에 쪼들리다 보니),
무슨 놈의 팔자가, 맨 '땅끝'만 찾아 다니고...... 하는 심정이었거든요.
그래도 가야만 했습니다.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니까 '뿐따 아레나스(Punta Arenas)'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끝이고,
바로 그 아래에 있는 '불의 땅(Tierra de Fuego) 섬의 또 다른 '땅끝'인 '우수아이아(Ushuaia)'라는 말이지요.
그렇게 보면 우수우아이 역시 땅끝임에는 분명하지요.
(그렇게 따지면, 또 그 아래의 섬인 칠레령 '윌리암스항(Puerto Williama)'이 정말 최종 '땅끝'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지만 거긴, 두 나라 사이에 서로가 '세상의 땅 끝'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정치적인 쇼'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여기 남미에 그런 '땅끝'들이 모여 있는 겁니다.)
그저 같은 동네니,
뭐, 버스만 갈아타면 되려니...... 하고 있다가, 하마터면 '우수아이아'는 못 갈 뻔하기도 하는 등,
제가 정신을 놓고 있었다가,
그저께야 겨우 서둘러(그그저께 오후 내내 그리고 그저께 아침부터), 공증받고 돈도 상당히 들여(그 과정에서 기분이 우울할 수밖에 없었고),
맨날 '땅끝'만 찾아다니고...... 하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었던 건데요,
어차피 이번 여정의 또 하나의 아주 중요한 여정이 아닐 수 없는 일이라,
혼자서 그 감정을 쓸어내려야만 했던 거지만요......
아무튼 버스가 아침 8시 출발인데, 제 서류 하나가 미흡해서 좀 일찍 터미널에 나가야 했으므로(7시까지), 숙소에서는 6시 반에는 나가야만 해서,
잠에서 깨어난 게 2시 경인데 더 잤다가는 못 일어날 수도 있을 터라,
그 길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게 되었는데요. (아래)
이 '우수아이아(Ushuaia)'까지 여정에서 찍었던 사진을 열거하는 식으로 올리겠습니다.
하루 전에 예약을 했는데도 차표가 없어, 창쪽이 아닌 통로 좌석에 앉아서 갈 수밖에 없다 보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게다가 비가온 날이라 도로의 물보라가 창에 영향을 주었고, 날씨가 춥다 보니 창에 안개까지 끼다 보니 밖이 잘 보이지도 않아서,
바깥 풍경을 제데로 볼수조차 없었는데,
중간에 내려서 쉬거나 다른 일이 있을 때마다 제일 서두른 게 사진 찍는 일이었기에,
더 세세한 사진을 실을 수는 없었음을 여러분께 양해 구합니다.
물론 출발이야 아직도 어두울 때 했기 때문에 그렇다 쳐도,
그 한 시간 쯤 뒤부터 서서히 밝아왔는데, 사진을 찍을 수 없었고,
두어 시간 뒤인, '마젤란 해협'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타려고 멈춘 틈부터 사진이 올라 갑니다.
이 해협의 물살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교통량이 많아서 그런지, 배 두 대가 쉴 틈없이 왔다갔다를 반복하더군요.
저 배가 우리 버스를 '불의 땅(Tierra de Fuego) 섬'으로 싣고 가게 되는데,
물살이 세다 보니 한참 아래쪽으로 밀려갔다 오는 모습이었습니다.
버스가 통째로 배에 탔고,
승객들은 그 안에서 그대로 실려 갔습니다. (아래)
그렇게 버스가 '불의 땅(Tierra de Fuego)' 섬에 닿아 달리는데,
저는 뭔가 다른 지형을 기대했었는데, 지난번 '나딸레스 항(Puerto Natales)'에 갈 때 보았던 '파타고니아 지방'과 다를 바가 없는 '황무지 같은 벌판'으로 이어지드라구요.
그러다 한 시간 쯤 달렸을까? 칠레 쪽 국경 검문소에 닿았고,
거기서 내려 여권에 '출국' 도장을 찍었는데요,
그 부변 풍경 사진입니다.(아래)
그리고 그 얼마 뒤 '산 세바스티안(San Sebastian'의 아르헨티나 검문소.
그 주변 풍경(아래)
그런 다음, '리오 그란데(Rio Grande)'라는 아르헨티나 영 도시에 도착했는데요,
이 도시는 상당히 컸고, 승객들도 많이 내렸는데,
'우수아이아(Ushuaia)'에 가는 저 같은 승객은 여기서 차를 갈아타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건 정식 버스가 아닌,
이런 중간 크기의 승합차로, 퍽 낡았드라구요.
그런데 그 차는 맨 앞좌석에 앉을 수 있어서,
여기서부터는 차 안에서 찍은 사진들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 섬이지, 이 '불의 땅(Tierra de Fuego)' 섬은, 거대하고도 광활한 평원이기도 했답니다.(저에겐)
사실 오늘의 여정으로만 본다면, '리오 그란데'에서 '우수우아이'까지는, 약 200Km 정도가 남았던데(아직도 그렇게나 가야만 했습니다.),
초반엔 지난번에 본 '파타고니아' 지방 풍광과 거의 흡사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광활한 평원을 달립니다.
(좌우간 이 지역은 집들을 발견하기가 쉽지가 않을만큼 드넓은 곳이었습니다.)
제가 앉은 오른쪽 창밖 풍경도 좀 찍고는 싶었지만,
흙탕물이 창을 덮어서 감히 사진을 찍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구요,
그나마 정면은 이따금 창을 '윈도 브러시'로 닦았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건데요,
그런데 '파타고니아'와 같은 게, '라마'만 봐도 그랬습니다.
상당히 많은 라마들이 여기 섬에도 있드라구요.
그런데요 서서히 해가 질 무렵이 되면서,
지형이 조금 바뀌고 있었습니다.
여태까진 나무들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아주 오래된 산림이(고목 위주의) 주변을 바꿔놓기 시작했는데,
그 풍광이 한동안 이어지더니,
점점 산이 많아지면서(아래)......
요 며칠 기온이 높아서였는지 왔던 눈이 녹은 모습으로,
그리고 멀리는 '눈 덮인 산'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이 섬의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우리 한국으로 보면 북쪽으로 가는 것처럼, 기온도 낮아질 터고 '남극'과 가까워지는 거라서,
그것과는 상관은 없을 텐데도 높은 산들이 늘어나던데,
지금까지 내려오면서는, 이 섬에는 산이 결코 없을 것 같았던 평원이었는데,
이 부근부터는 점점 산이 많아지들아구요.
그러면서 '눈 덮힌 산'들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시가지에 섰고,
그 도시가 '똘루인(Tolhuin)'이던데, 그 옆에 거대한 호수가 있어 아주 아름다운 도시였는데도,
해가 지고 있어서 잘 볼 수조차 없었답니다.
그 도시에서도 2-30분은 쉰 것 같은데,
그렇게 해는 지고 있는데, 아직도 그 '우수아이아(Ushuaia)'는 멀기만 했답니다.
산은 하나도 없을 것 같더니,
여기에 산들이 다 모였나? 할 정도로 이제는 산 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 산을 넘는데,
아,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해가 지고 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고, 사진은 더더욱 찍을 수조차 없어서 안타깝기만 했는데요,
제가 다시 돌아가는 시간도 새벽이라 이 풍경은 못 볼 터라,
정말 아깝기 짝이 없었답니다.
정말, 여기는 '숨막히게(?)' 아름다울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저는 부질없게 그런 사진이라도 찍겠답시고 애를 썼지만,
다 흐릿하게 나와 여기에 써먹을 수가 없고,
그나마 몇 장 건진 사진을 올리는데요,
그 눈에 덮인 산의 (호수 주변) 길을 곡예를 하듯, (운전기사가 운전을 잘 하더군요.) 오르내리는데,
저는 속으로만 탄성을 지르고 있었답니다.
근데요,
물론 여기도 이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울타 할 만한 '땅끝'이라지만,
정말 멀었습니다.
더구나 제가 새벽부터 나와서 차를 탄 시간만 해도 얼만지,
그런데도 차는 계속 산길을 달리는데......
아, 멀긴 멀구나! 내가 그런 곳을 찾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드라구요.
그렇게 도심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웬걸?
이 '우수아이아'는 상당히 큰 도시드라구요.
(결코 작은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또 하나의 이 세상의 '땅끝'인, (여기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Ushuaia)'에 도착했답니다.
아, 세상의 끝......
첫댓글 글을 읽고 있노라면 숨 막힐 지경입니다.
대단한 땅덩어리입니다.
예, 부러운 곳이고,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