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면 좋은 부모님을 두었는데 어째서 이런 글을 쓰느냐고 반문하실지 모릅니다. 물론, 저희 부모님은 엘리뜨이시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좋은 점을 두루 갖추셨습니다. 그렇지만, 도저히 집안에서는 저는 "정신병자"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제 심정은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특히, 제수 씨가 아이를 출산하였는데, 단톡방에서 제수 씨와 저를 따로 분류를 해 두셨어요. 그러니까, 카톡
단톡방을 두 방을 만들어서 제수 씨가 있는 방은 제가 없고 제가 있는 방은 제수 씨가 없습니다.
아무런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저에게서 온갖 썩은내가 난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마흔 하나가 되도록 아직도 부모님의 만족을
시켜드리기 위해서 산다는 것이 저로서도 스스로에게 참 서운합니다. 정말로 바보같지요. 그래서 장가를 갈 때가 되어 처갓집에서
얹혀살기로 다짐을 하였습니다. 물론, 저로서는 잘못한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지금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을 장인어른께 팔아달란
요구를 했으니까요. 그치만, 이 집을 지을 당시에 이 빌딩은 저희 집으로 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 집이 제 집이란 이야기가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에 남길 유산이라는 것으로 늘상 생각은 하지만, 저로서는 더이상은 이런
부모님의 등쌀에 배겨내기가 어렵습니다. 제 자신이 이럴진대, 시댁살이를 시키면 저의 배우자가 어떤 입장이 될 지가 눈에 선해서
도저히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저는 정신과에 수도없이 재입원을 했습니다.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어린 저의 모습에 아마
부모님의 다툼이 상처가 된 모양입니다. 그런다고 부모님을 바꿀 수도 없었으니까요.
이 글은 제목 그대로 부모님과의 정을 떼기 위한 글입니다.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부모님이 저를 떼어놓지 않는다면, 정말로
곧이어서 얼마 안 가 처갓집으로 떠날 채비는 미리 해두고 있습니다. 평생 돌아오지 않을 테지요. 그런 관계보다는 부모님이 뭔가
저에게 "싫고 밉다"는 표현을 거칠게 하시는 것이 정말로 서운하고 눈물이 핑~ 돕니다. "너같은 자식만 안 뒀어도.... (좋을 텐데)",
"내가 왜 저런 자식을 낳아서!!!"라는 표현을 직접 듣는 제가 정상인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다고 부모님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세울 뜻은 없습니다. 모두가 살아가면서 받은 상처가 저를 그렇게 찔러대는 것일 테니까요.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편안하게 여생을 사시면 좋겠고, 저는 저대로 부모님과 정을 끊고 처가살이를 하기 원합니다. 아버지는 이런
글을 쓰는 것도 반대하십니다. 아예 아들이 "병신" 노릇을 하면 편안한 분입니다. 사람이 자신만의 고통을 정리하지 못하고 원하는
대로 타인이 끌려가주지 않으면 보통 사람은 그 사람을 욕하거나 돌아서게 됩니다.
저로서는 아버지의 상처를 끌어안습니다. 아버지를 내치거나 몰아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에 저도 처신을 이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힘겨운 시절을 겪었기에 그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두 분이서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일 테지요. 정말로
제가 그 사이에서 끼지 않고 힘겹게 하지 않으면 절 괴롭히는 일도 없고, 두 분도 어쩌면 편안하실지 모릅니다. 그리고 사실상 이런
고통과 번민은 제가 가진 것이지, 부모님께 탓을 돌리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저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가는 것이 저의 솔직한 대답입니다. 아들을 가둬놓고, 여러 모습으로 공부를 시키시는 우리 계부가
사실상 어렵지만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저에게는 더이상의 상처를 스스로 주고 싶지 않습니다. 부모님께 폐를 끼치고 싶지도 않고,
부모님도 편안하게 사시고, 저희 성가정도 올바로 서기를 바랍니다. 주님, 제 뜻대로 마시고 주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나이다.
+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주님 프란치스코 가정을 부디 축복해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모든 불편함이 사라지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님의 사랑을 경외하오니 저희 성가정을 화목하게 하소서. 아멘.
그래도 주님께 맏기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