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수녀님이 참여하신 행사가 있었습니다. 날씨가 매우 추웠었는데요, 위스타트에서 진행하는 행사였습니다. 혜민 스님이 재능 기부 형태로 강연을 하셨는데요, 수녀님께서도 토크 형태로 참여하셨습니다. 그 이외에 여러 게스트분들도 자리를 빛내주셨고요.
행사 시작 전에 조금 일찍 갔었는데 1시간 전 쯤에는 아직 많은 분들이 오시지는 않았습니다. 위스타트에서 봉사자분들이 일찍 오셔서 안내부터 행사 전반을 보조하고 있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나서 사인회가 있기 때문에 혜민 스님의 책과 해인 수녀님의 책도 이렇게 판매를 하고요.
행사 시작 전의 무대 모습입니다. 조금 특별한 선물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선물이었던 이 날의 행사!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는데 시간이 되자 하나둘씩 좌석이 채워지기 시작했어요. 1층 객석은 거의 가득 찼습니다. 무대가 꽤 크고 돌아다니기가 어려워서 주로 무대 위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첫 무대는 파랑새 봉사단 아이들이 꾸며 주었는데요. 북을 두드리면서 이 날 행사의 스타트를 끊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북소리에 흥겨워서 감상하다보니 MC가 나와서 행사에 대해 소개를 해 주었습니다.
MC는 김진주 아나운서님이 맡아 주셨습니다. 행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강사로 나선 혜민 스님에 대한 소개도 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혜민 스님 등장! 첫 등장부터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혜민 스님의 등장에 다들 '와'하는 함성과 함께 스님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며 웃음을 보이더라고요. 혜민 스님다운 새로운 스타일로 무대에 등장하셨기 때문이죠.
혜민 스님은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질문 중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 세 가지를 골랐다고 말씀하셨고, 그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1. 스님 미운 사람이 있어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편안해질까요?
혜민 스님은 이럴 경우에 ‘내가 미워하는 사람을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라’고 하셨답니다. 미운 점이 있더라도 깊은 곳에서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다 보면 미움이 사라진다는 것이죠. 또한 내가 누군가를 그 정도로 싫어하는 것이라면 그 사람과 비슷한 단점이 나에게도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를 고치려면 마법의 문구처럼 내 스스로에게 자꾸 이야기해서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하셨어요. 한두 번 만이 아니라 계속해야 한다고.
스님은 직접 시범을 보여주시기도 하셨어요. “오른손으로 내 심장을 쓰다듬으며 눈을 감고 저의 말을 따라해 주세요.”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스님이 말을 잇고 관객들이 따라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답니다.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소중한 존재입니다”
“나라면 할 수 있어”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빛깔로 세상을 밝힐거야”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내가 행복해지기를”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
2. 스님 왜 자꾸 멈추라 하십니까?
스님은 박찬호 선수와의 일화를 들려주셨답니다. 박찬호 선수가 스님에게 왜 스님이 멈추라고 하시는지 그 이유를 알겠다고 했대요. 박찬호 선수는 공을 던지기 위해 마운드에 서면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다 접어두고 마음을 오롯이 현재에만 둔다고 해요. “공을 제대로 던지기 위해서는 마음을 현재에 두고 지금 이 시점의 일을 하는 것, 그게 바로 멈춤의 힘이 아닐까요?” 박찬호 선수의 이 말에 스님이 오히려 고마워 하셨대요.
스님은 어떤 마음이 흐르는 것을 멈추고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스님의 책도 그러한 삶의 지혜를 담고자 했던 거라고 하셨고요.
3. 스님께서는 나를 사랑해 주라고 하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가 있습니까?
스님께서는 일상생활 중에 따라 자신만의 시간을 내라고 조언해 주셨답니다. 마음을 멈추고,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보라는 뜻이죠.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혼자서 보내는 시간, 외로움조차도 즐겨야 한다고 하셨어요.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또는 기도를 하거나 등등.
스님의 강연 후, 이해인 수녀님과의 토크가 있었어요. 혜민 스님은 정말 특별한 분을 모셨다면서 이해인 수녀님을 소개하셨어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요, 기억에 남는 것을 떠올려보면
혜민 스님은 수녀님께 SNS 상에서 연애 상담이 참 많다고 수녀님께 말씀하셨어요. 왜 수도자에게 연애 상담을 많이 요청할까 하는 스님의 물음에 수녀님께서는 “우리는 비밀이 보장되잖아요. 문제를 해결하기는 기대하지 않으나 관심을 받고 함께 고민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는 것 같아요.” 라고 답하시기도 했답니다.
요즘 자살 소식이 많이 들리잖아요. 수녀님께서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셨는데 자살을 하려는 한 소녀가 수녀님께 편지를 썼었대요. 수녀님께서는 ‘죽을 힘을 갖고 형제나 부모의 몫까지 살아보라’고 답장을 보내 주셨고요.자살을 고민했었던 그 아이가 몇 십 년 후에 미용사로 성공해서 결혼도 해서 수녀님을 찾아왔다고 하셨어요. 수녀님께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위로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말로 기도하면서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스님 역시 살다보면 어려운 순간들이 많지만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것 또한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숨막히는 순간들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요.
수녀님께서는 힘들 때 감동받은 혜민 스님의 글귀를 소개하시기도 했는데요.“부족한 나를 내가 사랑해 주세요. 이 세상에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분투하는 내가 어떤 때는 참 가엾지 않아요? 친구는 위로해 주면서 왜 나는 내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는지 사랑한다 해주세요.” 박수 한 번 보내달라는 수녀님의 말에 관객석에서는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고 분위기도 더 화기애애해졌답니다.
수녀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두 분이 게스트로 참석해 주셨는데 탤런트 강성연 씨와 피아니스트 김가온 씨입니다. 두 분은 부부이시고요. 혜민 스님은 배우나 뮤지션을 꿈꾸는 시청자들에게, 본인이 살면서 어떤 힘든 부분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두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셨고, 두 분이 혜민스님과 수녀님께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하면서 대화가 진행되었어요.
김가온 씨는 이렇게 말했어요. “음악을 하면서 연주하는 시간, 하루에 혼자서 8~9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어요. 또 하나 있는데 연주를 하면서 비교 당하게 되는 부분도 힘들었어요.” 김가온 씨는 본인이 좋아해서 시작한 음악이니까 그 순간을 즐기겠다고 했어요. 사람들과의 교감을 통해 극복해나가기 위해서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도요.
강성연 씨도 늘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 화려한 무대에 있는 순간은 너무나 좋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많이 외로웠다고 고백했어요. 자신의 작은 실수가 너무나 많은 비난으로 돌아올 때 상처를 많이 받았고. 지금도 회복해 가는 과정이고 사람들과의 관계맺기를 통한 소통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네 분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속에 김가온 씨의 피아노 연주, 강성연 씨의 동화 낭독, 이해인 수녀님의 시 낭송이 이어졌어요.
강성연 씨의 동화 낭독!이 있었고요.
김가온 씨는 강성연 씨의 낭독과 수녀님의 시 낭송에 맞는 분위기의 피아노 음악을 선물해 주었어요.
수녀님께서는 시 여러 편을 낭송해 주셨습니다. 암 투병 중에 고통과 시련과 아픔을 슬퍼하지 말고 역이용해서 그것을 축복의 기회로 삼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쓴 시 ‘행복의 얼굴’, 하루일과 중에서 신발을 신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 청소 방문객을 맞이하면서 편지를 쓰거나 하면서 옷에 단추를 다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묵상을 하면서 썼던 시 ‘단추를 달듯’ 을 먼저 낭송해 주셨어요.
한 해를 정리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이 되었으면 싶어서 시를 세 편 소개하고 싶다고 하시며 ‘친구를 위하여’, ‘눈사람 부모님’, ‘용서하기’ 의 송년 기도시 세 편을 낭송하셨어요.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가족들을 떠올리면서 부처님 제자들, 예수님 제자들 각각의 기도의 대상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감사의 기쁨' 이라는 시를 다함께 낭송을 하자고 말씀하셨고 수녀님과 관객분들과 함께 낭송의 시간이 있었어요.
강성연 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직접 캐롤을 불러주기도 했고요.
마지막 순서는 JK 김동욱 씨의 코너였습니다. 재즈 음악을 공개하고 판매 수익 전액을 기부하기도 한 김동욱 씨. 기부를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분이세요. 김동욱 씨는 노래 두 곡을 들려주었는데 직접 들으니 그 감동이 두 배가 되더라고요. 이 때 갑자기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충전하느라 폰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아름다운 세상. 토크 콘서트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이 날 행사는 끝이 났어요. 파랑새 봉사단 아이들과 여러 참석자 분들이 함께 마지막 아쉬움을 달래며 노래를 불러주셨고요. 수녀님께서는 약간의 율동도 관객들에게 선물해 주셨습니다.
김진주 아나운서는 행사의 마무리를 알리며 좋은 활동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했어요. 우리나라에 빈곤 아동이 100만 명이나 있다고 하더라고요. 가난해도, 몸이 아파도, 장애가 있어도, 시작만큼은 아이들이 같은 선에서 출발할 수 있게 해 주어야겠죠? 아이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넉넉하진 않아도 우리가 조금씩 도와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행사 끝나고 로비에서는 혜민 스님과 해인 수녀님의 사인을 받고자 사람들이 몰렸어요.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본인 차례를 기다렸어요.
수녀님께서는 특유의 스티커와 꽃 그림이 들어간 사인을 해 주시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도 했어요. 한 사람 한 사람 이름 물어보시고, 또 손 잡아주시고, 기념 촬영까지. 힘드셨을텐데 끝까지 힘을 내서 수녀님께서는 마지막 남은 한 사람까지 사인을 다 해 주셨답니다. 수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착한 수녀님" ^^
혜민 스님과 수녀님, 그리고 에프렘 수사님!
저도 요즘 힘든 일이 겹쳐서 우울했던 차에 토크 콘서트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답니다. 두 분은 진정성을 갖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시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을 얻는 것 같아요. 수녀님, 날씨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우리 모두 수녀님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 많이 드리면 좋겠습니다. 수녀님께서 토크 콘서트에서 그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많은 분들이 여기저기서 기도를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함으로 살고 있다고. 참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