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7세기 예루살렘이 이슬람에 함락되고 스페인 또한 이슬람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 이슬람과 가톨릭 세력이 맞서 싸운 전투에서 예수의 제자였던 야보고가 스페인군 앞에 나타나는 기적을 일으켜 이슬람 군을 물리쳤다는 말이 널리 전해지게 되자, 스페인 북서부에서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되었고, "별빛이 쏟아지는 들판에 있는 야고보의 무덤"이라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순례길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Le Puy-en-Velay 대다수가 프랑스 생장피드포르(St. jean pied de port)에서 순례길을 시작하지만, 사실은 파리, 베즐레, 아를, 그리고 르퓌가 프랑스의 주요 시작점이다. 옛날에는 몸이 아픈 순례자도 많이 있어서 유럽 각지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은 이곳에 집결한 후 치료를 받고 출발했다고 한다. 잔다르크의 어머니가 100일간 기도를 했던 곳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성지 '르퓌 앙 벌레이' 리옹에서 기차를 이용해 2시간 남짓, 생테티엔에서 갈아타는 노선도 있고, TER 직통 노선도 있지만, 기차 가격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블라블라카(Blablacar. 카셰어링 프로그램)를 추천한다. 화산의 땅, 화산지형으로 이루어진 고원지대 프랑스 남동부 오베르뉴주 르퓌. 성당이 있는 생미셸데귈의 바위, 노트르담 프랑스 동상이 있는 코르네이유, 그리고 대성당이 있는 아니스 산까지 마치 동화 속에나 있을법한 작은 마을이다. 한국인은 물론 프랑스인들도 잘 모르는 곳이지만 이곳에서 나만의 순례길을 시작하기로 한다. 생 미셸 데길레 성당 1000년 전 85m 높이의 화산 바위 위에 세워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독교 건축물로 르퓌 대주교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를 마치고 돌아와서 건축한 이 예배당엔 무거운 돌들을 어깨에 져 나르는 많은 이들의 수고와 땀이 서려있다. 이제 천년이 훌쩍 넘은 이 돌들은 부서기지 쉬워 규칙적으로 닦아주고 보수해주어야 한단다. 노트르담 드 프랑스 동상 이 동상의 제작 과정이 흥미롭다. 1856년 크림 전쟁에서 승리한 프랑스가 213개의 러시아 대포를 녹여 만들었다고 한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노트르담 드 퓌 대성당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 '르퓌길'의 출발지다. 성당에 도착해서 먼저 순례자의 필수품인 크레덴시알(순례자 여권)과 조개 가리비, 지도를 구입했다. 스위스에서부터 걸어온 '크리스티안', 체코에서부터 걸어온 '얀' 유럽인들은 자신의 집에서 순례길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또한 각자의 집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순례길엔 마을마다 대피소나 순례자 숙소가 있기 때문에 다들 작은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큰 박배낭을 짊어진 친구들을 보니 잃어버린 가족들을 만난 듯 반가웠다. TMB를 마치고 이곳으로 넘어왔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들 또한 텐트 없이 비박으로 순례길을 걷는 중이라고 해서 더더욱 반가웠다. GR65, 이정표 르퓌길은 프랑스 도보여행길을 의미하는 GR(grande randonnee) 65번 길과 겹치는 구간이라 GR을 상징하는 흰색과 빨간색으로 표시된 표식을 따라가면 된다. 순례자 숙소에 짐을 풀고, 프랑스인 룸메이트와 함께 장을 보러 나왔다. 프랑스 형님: 진형아, 뭐 먹고 싶니? 진형: 불란서 치즈요!!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더 넓은 마음으로 화답하는 친절한 프랑스인들. 룸메이트 형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마을 구경에 나섰다. 서로 이곳에 대한 정보가 없었는데 때마침 공원에서 산책 중이던 아주머니께 르퓌에 가 볼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니, 1일 가이드를 자처하셨다. 이곳에서 60년 넘게 살아온 주민에게 비싼 여행사 패키지와는 차원이 다른 가이드를 무료로 받게 된 것이다. 아주머니와 함께 르퓌의 골목 구석구석을 탐방하다. '새의 왕 축제(Roi de I'Oiseau)' 지금 르퓌는 르네상스 축제 준비로 한창이다. 매년 9월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르네상스 축제로 중세 전쟁 때 가장 중요한 무기였던 활, 그 궁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작됐다. 인구 2만 5천인 이곳이 축제가 되면 10만 명의 사람들로 붐빈다고 한다. 중세를 재현하는 유럽의 대표적 축제인 것이다. 일주일 뒤에 시작하기 때문에 이곳에 머물다 축제를 즐기고 싶었지만, 순례길을 시작해야 했기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본다. 미리 알았다면 조금 늦춰서 왔을 텐데.. 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는 프랑스 형님 르퓌길을 계획한다면 축제가 열리는 9월 둘째 주에 방문하기를 강력 추천한다. '노트르담 뒤 퓌 대성당' 아름다운 대성당은 미로처럼 나있는 좁은 길 가운데 우뚝 솟아있다. 건축양식을 보면서 오랜 전통을 느낄 수 있었다. 르퓌의 골목은 한적하고 조용했다. 금방이라도 로미오가 사랑의 시를 노래하면 곧바로 마음 졸인 줄리엣이 달려 나와 화답할 것 같은 내 마음속 환상의 골목 탐방이었다. 여행의 즐거움은 좋은 사람과 함께할 때 더욱 배가 되는 것 같다. 1일 가이드를 해주신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로 팔찌를 전한다.
헤어짐의 아쉬움에 룸메이트 형님과 밤늦게까지 산책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TMB에서의 친구들, 리옹 아지매, 그리고 프랑스 형님까지.. 나는 진심으로 한 사람, 한 사람과 헤어지면서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서둘러 다음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첫 무대의 잔재를 떨쳐버릴 때 맛보는 여행자의 환희 또한 함께 느낀 것도 사실이다. Le Puy en Velay → Saint Privat d'Allier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화산석으로 만들어진 오베르뉴의 검은 성모마리아상(좌) 성 야고보상(우) 새벽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이 성 야고보상 앞에 서자 순례자들이 그 앞에 빙 둘러섰다. 그는 나라별로 순례자를 손들게 해서 한 명 한 명 축복해 주었다. 대부분 프랑스인들이고 그들을 제외하면 거의 유럽인이었다. 특별한 점이라면 불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퀘벡 지방에서 온 순례객들이 많았다. 아시아에서 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프랑스 수녀님이 나를 따로 불러내서 자그마한 한글 기도문을 건넨다 축복의 기도 1,600km의 순례길에서 앞서, 안전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길을 나선다. 작은 것에 감사하지 못하면 큰 것을 누릴 자격이 없다. 산티아고 대성당까지의 남은 거리 1,517km '숲 속의 작은 쉼터' 산티아고(Santiago)는 성 야고보를 칭하는 스페인식 이름이며, 영어로 제임스(James), 불어로 자크(Jacques), 독어로 제이콥(Jakob)라 한다.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의 평원을 지난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방법은 참 가지각색이다. 마을의 성당이나 숙소를 지날 때마다 순례자 여권에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몽보네(Montbonnet)마을 입구의 아담한 성당 Saint-Privat-d'Allier 24km를 걸어 오늘의 목적지 Saint-Privat-d'Allier라는 숲 속의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장 봐서 저녁을 해결하고 숙영지를 찾는다. 내가 굳이 유럽의 꽁꽁 숨어있는 시골까지 와서 가톨릭 성지를 걸어야만 될 정확한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온전한 두발로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 그 누구보다 행복했다. 단순한 삶을 실천해 보는 것, 걸으면서 생각해 보고 싶은 것, 모르는 사람 속에 섞이는 것, 다른 나라의 예술세계와 멋진 풍경들을 엿보는 것 등등으로 설레었다. |
출처: TMB ,GR65, camino frances 원문보기 글쓴이: 박진형
첫댓글 아직 프랑스인가요? 시골풍경 정겹습니다.
작년 11월에 돌아왔습니다. 한국입니다ㅎㅎ
언제 봐도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실제 보면 더 멋있겠죠? 사진들 너무 멋있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젊음이 부럽고 내가 못해봐서 더 부럽습니다.
후기를 잘 역어서 책으로 출판해도 될 듯합니다.
백패킹을 좋아하는 분들과 제 여행기를 공유하는것으로도 만족합니다^^~~부족한 후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순례길 잘 보고 있답니다..
앞서 리옹 얘기는 저의 제2의 고향이라..
벅찬 기분이더이다..
여행은 다리가 떨릴 때가 아니라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 함을 진갈 님을 통해 되새겨 봅니다..
저도 리옹에서의 좋았던 기억때문인지 여운이 남습니다 ^^~ 감사합니다^^~
소중한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감사드립니다 ^^~~
피네스테레에 가면 PAZZ라는 알게르게가 있어서 제 닉이 PAZZ랍니다. 잘보고 있어요
그렇군요...반갑습니다 PAZZ님^^~
역시 사진들 모두 예술이네요
감사합니다 코코몽님^^~
멋진 여정, Buen camino 입니다.
Buen camino!! 감사합니다 ^^
후기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후기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셔브롬님 ^^~~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하구요..
저 또한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접속해서 반가운 후기 잘 보고 가요~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기도문과 성당사진을 보니 몇 해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짠해지네요.
감사합니다.^^
저 또한 감사드립니다^^~~
꼭걷고싶은길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