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점점 더 젊어지는 비법
네이버블로그/ 천진난만한 동심으로 돌아가라.
나이 듦에 따라 희미해지는 동심을 붙잡고 가꾼다면
우리는 결코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동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인상부터 다르다.
현대의학의 빠른 발달 속도로 볼 때 2100년에는 인간의 수명이 150세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의학계는 전망한다. 미국, 일본,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노령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인구통계청은 2050년이면 100세 이상 인구가 세계적으로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병장수하는 시대가 곧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웰빙 시대를 지나 로하스 시대(건강, 환경, 사회정의, 자기발전, 지속 가능한 삶에 가치를 두는 소비 생활의 방식)가 열렸다. 그야말로 명품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생활 속의 질은 높아지고, 좋은 먹거리와 건강한 신체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및 사회적 관계가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많은 분야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여러 가지로 무척 풍요로워졌다.
이러한 현상에 발맞추어 실버(silver) 세대를 위한 산업과 문화가 점차 발전되고 있다. 길어진 삶의 여정에서 인생을 생동감 있게, 더 풍요롭게, 좀 더 가치 있게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기를 바라던 세대에서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법을 찾아가는 세대로 바뀐 것이다. 매력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지만 생동감 있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아름다울 뿐이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참이나 더 길어진 노년의 삶을 순탄하게 영위하려면 무엇보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건강한 일상을 지켜낼 의료관리도 소홀할 수 없으며, 일상의 무료함을 탈피할 소일거리도 필요하다. 핵가족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사고에 대한 예방도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국가적 차원에서 대비해야 하는 사안이다.
∇ 인생 2막, 진짜 인생이 시작되다
“어제 갈색으로 염색했더니 얼굴색이 한결 환해지는 것 같아. 아침에 화장하고 나오는데 기분이 얼마나 좋던지!”
“정말 그러네. 머리 색깔 너무 잘 어울리고 덕분에 피부톤이 한결 더 밝아 보여.”
“고마워. 그나저나 어제 댄스교실 갔다 왔어?”
“응, 완전 재미있었어. 음악에 맞춰 춤추니까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운동 끝나고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좋은 정보도 주고받고. 정말 즐거워.”
“맞아, 운동이 제일 좋지. 나도 등록할 테니까 같이 다니자.”
젊은 여성들의 대화 같지만, 이는 60대 여성들의 대화다. 오늘날의 노년층은 과거처럼 뒷방 어르신 같은 모습이 아니다. 세월을 따라 늙음에 순응하던 세대에서 멋지게 나이 들기를 원하는 세대로 바뀌었다. 나이에 대한 인식에서도, 노년에 대한 인생관에서도, 젊음을 유지하는 것에서도 확연하게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한마디로 나이 들면서 더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실버 세대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늙어가는 자신에 대한 서글픈 생각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나이 들어가면서, 젊은 세대에 비해 인생 경험의 선배라는 긍정적 생각으로 확장되었다. 그리고 집이나 지키며 살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활력 넘치게 움직이며 사람들과 교류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일반화되었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으로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계획하기도 한다. 평생소원이었던 귀농을 선택하는 경우, 창업해서 장사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전문 지식과 삶의 지혜를 나누고자 동호회 활동, 재능기부 봉사 활동을 통해 코칭이나 자문 활동을 한다. 앞선 세대의 경험적 노하우를 후세대에 고스란히 전수한다는 점에서 무척 값진 일들이다.
외모도 많이 달라졌다. 흰머리를 미덕처럼 생각했지만 지금은 염색이 일반화되었다.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어르신을 보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60세만 되어도 환갑잔치로 나이 들었음을 축하하고 인정하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웬만해서는 70세에도 잔치를 하지 않는다. 길어진 수명으로 80세는 넘어야 마을회관에서도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은퇴 후를 생각할 수 없었던 이전 세대에 비하면 지금의 은퇴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점일 뿐이다.
이제 어르신들은 웬만한 젊은이들보다 훨씬 더 젊게 인생을 살아간다. 나이만으로 젊음을 규정한다는 것이 때로는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다.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살아간다는 것, 또 그러한 삶으로의 인식 전환은 삶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젊어 보인다는 것은, 곱게 화장하거나 비싼 옷과 보석으로 치장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봐도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
누구도 시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원하지 않지만 나이를 먹어야 한다. 하지만 똑같은 나이라도 해도 ‘살아가는 나이’는 다를 수 있다. 이것은 자신의 선택과 노력으로 충분히 가감할 수 있다. 조금 더 젊게 사느냐, 나이보다 노숙하게 사느냐는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 나이 들면서 지키고 싶은 것
나이보다 젊게 산다는 말, 참 멋있게 나이 들어간다는 말은 우리 모두가 희망하는 바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40대 엄마가 마치 30대 초반처럼 보인다. 그녀는 피부관리 때문에 우유로만 세수를 한다고 한다. 60대 남성이 헬스보이가 되어 근육질 몸매를 과시한다. 20대에게 잘 어울리는 힙합 청바지도 거뜬히 소화해낸다. 동갑보다 스무 살은 어리게 보인다. 누가 봐도 생기 있고 활기차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젊어 보이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고 이런 양상이 대중화되다 보니, 젊어 보이게 하는 시술이 판을 친다. 얼굴에 보톡스, 필러, 주름 제거 수술, 성형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한다. 메이크업을 넘은 분장 시술로 주름을 감추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살을 뺀다. 수많은 사람이 동안을 만들려고 야단법석이다.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것은 주름 하나 없는 팽팽한 얼굴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44사이즈의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우리가 젊어 보이는 사람에게 열광하는 건 비단 외모에 국한된 판단이 아니다. 노화는 추한 게 아니다.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나이 들수록 여유와 지혜가 흘러넘치는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고 열광한다. 꼿꼿하고 팍팍한 사고가 아닌 부드럽고 유연한 마음가짐이 느껴질 때 본받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나이 들면서 지켜야 할 것은 동안(童顏)이 아닌, 동심(童心)이다. 정신과 전문의 양재진 원장은 “남자는 나이 들면서 삼십 대 후반 이상의 여자가 풍기는 우아함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기자 겸 방송인 유인경은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은 동안보다 동심의 표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게 되는 사람은 가슴 따뜻한 동심을 가진 인물이다.
동심이란 무엇인가? 아이의 순수함이고, 색칠하지 않는 본래의 마음이고, 인간의 본연이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그저 아름답고 신비한 것 투성이다. 작고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감과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사는 데 부딪히고 사람에 치이면서 이런 동심은 사라지고 철저한 계산과 이기심이 자리 잡는다. 작은 것에 감사한 마음보다 불만이 먼저 생기고, 낯선 친절에 괜한 의심이 생긴다. 해맑게 웃는 횟수는 점점 사라지고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인상파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변해버린다. 당연하다지만 참 참 슬픈 일이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동심을 잃어버린 것, 마흔이 되기도 전에 동심과 관계없이 사는 것, 오십이 되기 전에 동심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나이 듦에 따라 희미해지는 동심을 붙잡고 가꾼다면 우리는 결코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동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인상부터 다르다. 푸근하고 넉넉하면서도 맑은인상에는 누구라도 매력을 느낀다.
높은 나이에 동심을 부활한다고 삶이 바뀔까? 당연히 바뀐다. 그래서 동심을 강조하는 거다. 현실에 떠밀려 살아가느라, 실속을 챙기느라 까맣게 잊은 것뿐이다. 사실, 동심은 우리 마음속에 숨쉬고 있다.
동심을 찾는 최선의 방법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박혀 있는 계산기를 버리는 것이다. 뭐 하나 득 될 게 있을까 계산만 하고 사는 삶이 좋은 것만은 아니니까. 계산기가 놓인 그 자리는 처음부터 동심의 자리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노화되는 얼굴에 지혜와 연륜을 더한 것이 참된 고품격 이미지 아닐까. 이런 품격은 아무나 따라 할 수 없으며, 단시간에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잠시 잠깐 멋진 척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잘못된 사건 하나에 휘말려도 인생길이 문경새재처럼 험난해지는 게 순식간인데, 좋지 않은 일들을 피하면서 나를 품격 있게 만든다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나이 들수록 거울을 바라보지 말고 마음을 들여다보자. 내 마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고운지 혹은 못난 모습인지 살펴보자. 혹 메마르고 거친 모습을 가졌다면 곱게 가꾸어보자. 나이 들어가면서 스스로 중심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삶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 ‘내가 나를 위로할 때, 고달픈 감정에 휘말려 셀프 힐링이 필요한 순간(김나위, 다연, 2018.)’에서 옮겨 적음. (2023.12.27. 화룡이) >
첫댓글 나이 들수록 거울을 바라보지 말고
마음을 들여다보자.
저도 소년이 아니라
내년 청용의 해인 용띠니 72살이 됩니다
마음은 아직 청년입니다..
의초 시인님의 젊게 사시는 모습이
늘 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