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영화 -1, 합작과 분열을 거듭한 중국 근대사, 그 중심에 선 세 자매(송애령, 경령, 미령) 이야기, 영화 '송가황조'-1

[argos]

송가황조(宋家皇朝, The SOONG SISTERS,1997년)

감독  : 장완정  / 140분 / 홍콩

출연  : 양자경, 장만옥, 오군매

과거 중국에 세 자매가 있었다.

한 사람은 돈을 사랑했고,

또 한 사람은 중국을 사랑했으며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권력을 사랑했다.

   합작과 분열을 거듭한 중국 근대사,

그 중심에 선 세 자매(송애령, 경령, 미령) 이야기로,

영화는 1900∼1949년 사이의 혼란했던 중국의 근대사를 세 자매의 삶으로 그려낸다. 

청조의 탄압, 일본의 침략, 군벌들간의 권력투쟁 등 격변의 시대를 살다간 중국인들의 운명을 당대의 실세였던

송가 세 자매의 삶과 애증을 통해 드러냈다.

영화가 시작되면 어둠속에서 자막이 차례로 오른다.

'돈을 사랑한 여자 쑹아이링(宋靄齡),

중국을 사랑한 여자 쑹칭링(宋慶齡),

그리고 권력을 사랑한 여자 쑹메이링(宋美齡).'

중국 근대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송씨 가문의 세 자매의 이야기는실화이면서도

영화적 극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는 당시 곧 중국으로 귀속 될 홍콩영화의 불투명한 전망,

즉 상업주의와 스타시스템 등 기존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정부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장완정 감독이 대륙의 시각(송경령에 촛점)으로 영화를 만든 점은 못내 아쉽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조가 무너진 뒤 중국은 외침과 전쟁의 격랑에 휩싸인다.

근대화와 전쟁, 부패와 공산혁명, 그리고 대륙본토와 타이완, 홍콩으로의 분단 등

모든 사건에 세 자매의 행적이 개입돼 있어 이들의 이야기는 곧 중국의 현대사이기도 하다.

이들은 목사이자 출판거부였던 쑹야오루(宋耀如)의 딸들로,

공자의 후손인 재벌이자 부패관리로 쿵샹시(孔祥熙)와 결혼 중국의 경제력을 장악하는 첫째 ‘애령’,

둘째 경령은 중국 최초의 총통 국부 손문과 결혼한다.

아버지의 혁명 동지이며 신중국을 창조하기 위해 몸을 바쳤던 손문과 아버지의 반대에도 결혼,

쑨원(孫文) 과의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신 중국건설의 혁명대열에 나서는 둘째 ‘경령’,

그리고 국민당 총통 장제스(蔣介石)와 결혼하여 배짱과 미모로 국제정치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타이완

권력의 실세 세째 ‘미령’ 등 격랑의 중국 현대사 한복판에서 난세를 헤쳐나가는 宋씨가 세자매다.

자매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으로 반평생을 반목.증오하며 인간적으로도 많은 애사를 지닌다.

49년 중국본토 공산화 이후 아이링(송애령)은 미국에 망명했고,

칭링(송경령)은 대륙공산당 정부 부주석을 지냈다.

그리고 메이링(송미령)은 장제스를 따라 대만으로 갔다가 장개석총통 사후 혼외 아들 장경국과

후계 권력투쟁에 밀려 미국으로 건너가 2003년 뉴욕 맨해튼에서 106세 일기로 사망했다.

  이 이야기는 곧 세개의 나라로 분할된 (지금은 홍콩 반환으로 2개로 분할되었지만)중국 근대사다.

부를 사랑한 첫째 애령은 3중국 중 홍콩을 비유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실제로 영화 후반 애령은 중국을 뒤로하고 홍콩으로 떠난다.

둘째 경령은 10년간의 짧은 결혼생활 이었지만, 손문 사후에도 온갖 어려움 속에서 이상실현을 위해

일생을 바쳤던 그녀는 설명 필요 없이 대륙을 비유한 캐릭터이다.

그리고 셋째 미령은 공산당을 무차별 살육하는 장개석과 언니 경령과의 불화로 사이는 나빠지고,

결국 장개석은 공산당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대만으로 피신한다.

미령은 대만을 비유한 캐릭터이다. 

같은 형제이면서 사상의 차이로 갈라져야 했던 세 중국 세 자매 이야기.

영화 ‘송가황조‘이다.

[조병수]

흥미롭게 봤습니다. 후편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