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물류센터 단일화 동향
효율적 재고관리 위해 단일화 '바람'
자금·부지확보, 노조갈등 '넘어야 할 산'
많은 기업들이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고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물류센터 통합을 통한 집중화나 대규모 허브센터 신축에 의한 단일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나 부지확보, 노조갈등 등으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호 물류센터 단일화 특집은 이러한 물류센터 단일화 동향, 물류센터 단일화·집중화 사례를 3부에 걸쳐 꾸몄다.<편집자 주>
지난 4월 사람들의 큰 관심속에 설비 규모면에서 아시아 최대를 자랑하는 물류센터가 목천에 건립됐다. 삼성테스코는 약 1만 5,000평 규모의 전국 단일센터를 통해 국내 물류수준을 한단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하나의 물류센터로 전국을 커버하는 물류센터 단일화가 최근 들어 점점 부각되고 있다.
물류센터 단일화는 그동안 기업들이 꾸준히 추진해온 물류혁신의 산물이다.
90년대 이후 물류개선 바람이 불면서 많은 기업들이 물류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물류창고나 데포 등을 통폐합하기 시작했으며, 나아가 광역단위별로 가지고 있는 센터도 통합하면서 물류센터 집중화를 이루었다.
대표적인 예로 CJ는 적극적인 물류서비스 창출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88년부터 전사 거점운영계획 진단을 통해 물류거점 통합 및 재구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93년에는 각 권역의 배송비가 최소인 위치를 최적거점으로 선정하는 거점 시뮬레이션을 실시, 최적 거점수를 재정립하는 중장기 거점 전략을 수립하여 본격적으로 지역 통폐합, 거점 규모 대형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물류센터의 통폐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 물류센터 단일화이다. 현대택배 한대석 차장은 “많은 기업들이 물류센터 운영정책을 멀티 허브에서 단일 허브 체제로 변경하고 있다”며 최근 추세를 설명했다.
거점 단일화로 재고비용 크게 절감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센터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유통업체이다. 삼성테스코가 목천에 물류센터를 오픈했으며, 까르푸도 부곡, 기흥, 용인, 김포 등지에 흩어져 있던 센터를 하나로 통합해 이천에 8,900평 규모의 센터를 운영중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아이포가 일죽센터와 김해센터를 통합해 안성에 새로운 센터를 건립했다.
이들 업체가 센터 단일화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류비 절감과 효율성 증대이다. 물류센터를 하나만 운영하게 되면 임대료, 장비 등 여러 개의 센터를 운영하는데 드는 센터유지비는 물론 인력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재고가 한 곳에서 관리되는 만큼, 재고회전이 안돼 한쪽에서는 쌓아놓고 한쪽에서는 없어서 못파는 기회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아이포 김두영 팀장은 “거점 단일화로 가장 크게 절감되는 것이 바로 재고비용”이라며, “재고관리가 센터통합의 실질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공급업체도 여러 개의 센터를 경유하지 않고 한 센터로만 가면 되므로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제조업체로는 LG패션, CJ 뚜레쥬르 등이 각각 안양센터, 음성센터를 운영하는 단일 센터 체제로 가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체와 달리 제조업체는 센터 단일화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단 유통업체보다 원자재·생산·판매·반품으로 이뤄지는 유통과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전국에 분포돼 있는 생산거점에 물류센터가 함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센터 단일화보다는 재고의 집중을 통한 물류센터 집중화 체제로 가는 경우가 많다.
정보시스템·인프라 발달, 센터 단일화 일등공신
지난해 말 구미에 라면 70만 박스를 보관할 수 있는 중앙물류센터를 구축한 농심이 그 대표적 사례다. 농심이 이처럼 대규모 센터를 구축한 것은, 기존의 49개 지역센터로는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에 한해 청주에 위치한 중앙물류센터에서 모든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물류센터 집중화 및 단일화가 활발해진 것은 정보시스템과 인프라가 급속히 발달했기 때문이다.
센터 단일화로 갈 경우 하나의 센터로 전국을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그 위치와 수배송이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각 업체는 자사의 협력업체와 소비지까지의 배송거리를 고려해 위치를 정하게 되는데, 센터가 이천·용인 등 경기도에 위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생산과 소비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까르푸 김달중 부장은 “공급업체의 80~9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매출비중도 수도권이 2/3를 차지하고 있어 까르푸의 경우 중부보다는 경기도가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외에 대전이나 음성, 천안 등도 단일 센터의 최적지로 꼽힌다. 중부권의 경우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해 있어 3시간 이내에 전국 배송이 가능하다. 이는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전국의 도로망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02년 12월 말 현재 도로 총계는 96,037㎞로 고속도로가 2,778㎞에 이르며, 현재 확장중인 도로는 12건이고 신설도로도 17건에 달한다. 화물의 물동량이 많은 대구와 부산의 경우 두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대구-부산간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으며, 도로가 완공되면 37㎞ 주행거리 및 30분의 시간 단축은 물론 연간 약 4,500억원의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보시스템의 발달은 센터 단일화를 가능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다.
SCM을 통해 최적의 물량을 발주하고 배송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WMS로 센터내 작업의 효율을 높였으며, TMS는 합리적인 수배송을 가능하게 했다.
센터 단일화 ‘아직은 시기상조’, 일부 주장
한편 일각에서는 센터 단일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국내 현실을 비추어볼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센터를 단일화한 삼성테스코나 까르푸는 외국계 업체로, 20~30년동안 쌓인 노하우를 토대로 허브센터를 지은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물류 역사가 짧은 우리로서는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TL코리아 이강성 사장은 “각 나라마다 환경과 문화가 틀리고 소비성향이 다르므로 선진국에서 많이 활용되는 단일 물류센터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내 실정에 맞는지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할인점 중 순수 국내 업체인 이마트는 현재 용인, 경기 광주, 대구, 시화 등 4군데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 군포시와 안성시에 물류센터를 운영중인 롯데마트는 2004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오산시 그룹 중앙연구소 부지내에 상온 7,500평, 저온 3,500평 등 연면적 1만 1,000평의 대형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도로 인프라도 아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인 도로의 길이와 고속도로는 증가했지만, 화물의 70% 이상이 도로 수송에 집중돼 있는 만큼 정체구간이 많아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2~3년후 단일화 본격 논의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류센터의 집중화, 또는 대규모 허브센터 신축에 의한 단일화가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특히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나 여러 공장에서 다품종소량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이같은 대규모 허브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센터 단일화가 물류시장의 주된 흐름으로 자리잡기는 아직 요원하다.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제일 큰 문제는 자금과 부지확보이다. 단일 물류센터로 가기 위해서는 대규모로 센터를 지어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금은 물론 부지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센터내 레이아웃을 바꾸는 것도 몇 천만원이 소요되는데 그만한 돈이 어디 있냐”며, “장기적으로 보면 효율적이고 저비용이라는 걸 알지만, 자금여력이 없는 소규모업체 입장에서는 머릿속의 생각일 뿐”이라고 말해 단일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노조와의 갈등도 센터 단일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기존의 센터를 통합하는 경우 잉여 인력의 문제가 생기므로 노조가 강력히 반발해 물류혁신이 결국 무산되고 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설팅을 마치고 대표이사의 결재까지 떨어졌지만 노조의 반대로 인해 결국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물류센터의 집중화 혹은 단일화는 시대의 흐름인만큼 국내 기업들은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이강성 사장은 “2~3년 후쯤이면 물류센터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국내 실정에 맞는 컨설팅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부 물류센터 단일화 사례
유통업체, 센터 단일화 주도
협력업체, 한 곳만 납품 '윈윈'
삼성테스코
‘1국가 1센터 전략’, 목천물류센터 오픈
아시아 최대 규모로 100개 점포 지원 가능
아시아뿐 아니라 테스코그룹 내에서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목천물류센터는 부지가 4만 4,773평에 전체 건물이 1만 6,628평, 창고가 1만 5,189평에 달한다. 센터의 가로 세로 길이는 329×150m, 부지 전체의 길이는 555×359m이다.
센터에는 102개의 입출고 도어가 있으며, 외부에는 256대의 트럭과 244대의 승용차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시설도 갖춰져 있다. 물류설비로는 시간당 1만 2,000(하루 최대 25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총연장 650m, 슈트수 57개의 틸트 트레이방식 자동분류기를 비롯, 1만 4,500셀 규모의 6단 파렛트랙이 설치되어 있다.
삼성테스코가 이처럼 물류센터를 대규모로 지은 것은 테스코그룹의 1국가 1센터 전략에 따라 단일센터로 가기 위해서이다. 위치는 협력업체와 센터까지의 도달거리, 점포까지의 배송거리, 시간 등을 고려해 목천으로 정해졌다. 이원기 센터장은 “목천은 협력업체의 85%가 1시간 30분 이내에 위치해 있고, 수도권까지의 배송시간은 2시간, 영호남까지는 3시간 이내로 물류센터로는 최적지”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목천센터는 단기적으로는 2005년 55개 점포, 장기적으로는 100개 점포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보관효율을 높이기 위해 기둥간격을 21×37.5m로 최대한 넓힘으로써 공사비를 절감하는 한편 버려지는 공간을 최소화했다.
현재 파렛트랙은 6단 12m 구조로 X5∼X12열까지 설치돼 있는데, 이는 1만 4,500셀 규모로 전체의 48%에 해당한다. 올 연말이나 내년초에 나머지 랙을 증설하면 총 3만 400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는 4월말로 계약기간이 끝난 덕평센터의 3.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소터도 슬리이딩방식이 아닌 틸트 트레이방식을 설치했다. 틸트 트레이방식은 점포마다 슈트가 지정돼 있어 슬라이딩방식보다 생산성이 100% 높다.
SCM부문장인 도성환 상무는 “현재 물류가 제조에서 유통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지만 업계는 최저가격 보상 선언, 출점경쟁 등으로 생존이 위협받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며, “유통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제로섬게임이 아닌 물류비를 낮추는 방향, 특히 제조업체가 최저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유통업체가 도와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므로 공급업체와의 협업관계 속에서 비용절감이 가능하도록 센터를 건설했다”고 센터설립의 배경을 밝혔다.
협력업체 편의 도모위해 노력
따라서 목천센터는 협력업체의 편의를 위해 삼성테스코가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우선 100% 크로스도킹으로 하지 않고 Stock 상품을 30% 보유하는 방식으로 센터를 운영해, 결품이 발생했을 때 벤더업체가 한 트럭이 안되는 상품을 싣고 센터로 오는 것을 방지했다. 이는 벤더업체의 물류비 상승요인을 줄여주고 결품을 예방하기 위해 타업체보다 Stock 비율을 높인 것이다. 아울러 협력업체들은 여러 센터를 돌지 않고 한 센터로만 납품하게 돼 비용절감이 가능해졌다. 또한 Backhaul(역배송)도 실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조업체가 주문 제품을 용차를 통해 유통업체 물류센터에 입고했으나, Backhaul은 유통업체가 점포 배송을 마친 트럭이 돌아오는 길에 대규모 물량을 납품하는 제조업체 공장에 가서 그 날 홈플러스 물류센터로 납품할 제품을 가지고 오는 체제이다. 현재 동서식품이 Backhaul을 하고 있으며, P&G와도 곧 실시할 예정이다.
중소규모 협력업체와는 Primary Logistics라는 공동순회집화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간 제조업체에서는 유통업체의 소량 주문에도 응해야 했지만, 이 제도가 실시되면 소량 입고에 따른 번거로움과 그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유통업체에서는 납품업체가 몰려 빚어지는 혼잡과 공차 등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밖에 Drop & Drive 정책을 실시, 크로스도킹 제품은 각종 정보를 읽는 3곳의 Induct Station을 통과하면서 매입으로 잡아 협력업체는 납품시 검수나 입고확인을 위해 대기할 필요 없이 본사로 되돌아 갈 수 있다.
도성환 상무는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서로 밀접히 협력한다면 물류비 50% 절감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협조를 다짐하면서, “목천센터가 각사의 물류정책 방향에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까르푸
4개 센터 이천물류센터로 통합
보관·통관물류 한 곳에서 진행
한국까르푸는 부곡, 기흥, 용인, 김포 등지에 흩어져 있던 센터를 하나로 통합하여 물류관리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8월 이천물류센터를 오픈했다. 이천물류센터는 총 5만 4,000평 대지에 2만 4,000평 규모의 3개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중 2만 3,672장의 파렛트 보관이 가능하고 일일 2,000여개의 파렛트가 입출고 할 수 있는 8,900평 규모의 1개 동을 사용하고 있다. 이천물류센터의 운영으로 까르푸는 물류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계절상품, 일반식품, 생활 가전, 크로스도킹 제품 등이 센터에 따라 나뉘어져 있어 일괄적인 물류관리가 어려웠고, 여러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는 벤더들도 각각의 센터로 상품을 출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센터를 통합한 이후에는 이러한 문제점이 말끔히 해소됐다.
물류구매부 김달중 부장은 “센터가 4군데에 산재해 있을 때는 가전제품과 계절상품을 취급하는 회사의 경우 용인과 부곡으로 제품을 나눠서 출하했기 때문에 까르푸와 벤더 상호간의 효율성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이천센터에서 한번에 작업하기 때문에 물류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보관효율 2배 증가, 결품률 감소
이천센터에서는 보관물류와 통관물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Home Delivery, Store Delivery 위주의 보관물류와 까르푸가 매장별로 분배하는 Cross Docking이나 제조업체가 직접 분류하는 Flowthrough로 진행되는 통관물류를 각각의 센터에서 진행했지만 현재는 한 곳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달중 부장은 “보관물류로 인해 코스트가 증가하는 측면도 있지만 한꺼번에 대량의 물품을 구입해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변동에 영향을 덜 받고, 순간적인 주문 폭주에 쉽게 대응할 수 있어 결품률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통합이후 보관효율도 크게 증가했다. 센터에는 입출고 시설이 각각 23개, 도크레벨러가 10대가 설치돼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입고되더라고 문제없이 커버할 수 있다. 또한 6단랙이 설치돼 있어 보관효율도 4개 센터로 나뉘어져 있을 때보다 2배가 증가했고 회전률도 빨라졌다. 또한 센터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대형컨테이너 차량이 센터 내에 진입하는 데 무리가 없다.
센터가 위치한 곳이 이천 나들목에서 5분 거리이기 때문에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매장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해진 것도 센터를 통합해 얻은 이점이다.
한편 한국까르푸는 지난 4월부터 CAO(자동발주)를 지원하는 유통업체용 솔루션인 Approplus를 사용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소비자의 정확한 수요예측은 물론, 지속적 재고보충을 위한 수요예측 및 발주 권고량 생성, 스코어카드에 의한 체계적 통계분석 등이 특징이다. 이는 까르푸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시스템으로 통일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아이포
일죽·김해 물터 통합, 안성물류센터 운영
정보시스템·DPS로 생산성 향상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사무용품 등을 제공하는 오피스플러스로 유명한 아이포는 작년 11월 일죽물류센터와 통합해 안성물류센터를 오픈했으며, 지난달에는 영남권을 담당하던 김해물류센터와 통합했다. 물류팀 김두영 팀장은 “김해센터 통합시 2번에 걸친 이관과정에서 화물연대의 파업과 맞물려 차량 섭외에 애를 먹었다”며, “7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대한통운의 인맥을 활용하여 차량을 어렵게 구해 통합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사무용품은 그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 아이포가 취급하는 종류만도 3,000SKU가 넘는다고 한다. 따라서 안성센터에는 피킹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DPS를 설치해, 일일 약 2,000건의 오더를 처리하고 있다. 과거 일일 400~600건을 처리하던 것에 비하면 3~5배 향상된 것이다. 안성센터에 설치된 DPS는 최대 3,500건까지 처리가 가능하다.
정보시스템도 강화했다. 모기업인 모나미가 사용하고 있는 통합시스템 ITS와 새로 구축한 DPS 시스템에 WMS를 연동시켜 사용하는 중이다. 김두영 팀장은 “전체 물동량의 40%를 소화하던 김해센터와 통합했으나 현재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한 것은 DPS와 정보시스템 덕”이라며, “이러한 시스템적 보완으로 한달이 채 안돼 통합되기 전 물량 처리속도의 40~5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아이포는 이외에도 물량소화를 원활히 하기 위해 미리 인원을 선발하여 사전 교육을 많이 시켰다고 한다.
“대외경쟁력 확보 위해 과감한 투자 필요”
센터 통합시 가장 까다로운 것이 바로 인력문제. 아이포 역시 인력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았다. 센터의 위치가 안성·김해로, 두 지역이 워낙 멀어 직원이 거주지를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센터내 직원은 대부분이 용역이어서 완료 시점까지 작업을 원활히 하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따라 1개월전 직원들에게 통보한 뒤 김두영 팀장이 직접 내려가 직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김두영 팀장은 “대지만 1만평에 이르던 김해센터에 DPS를 도입할 것까지 고려했었지만, 통합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더 컸기 때문에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히고, “단일화에 따른 대규모화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MD가 이중으로 관리하던 재고관리가 한결 쉬워져 결품이나 기회손실이 줄어들고 고객만족도가 향상됐다.
안성센터는 몇년간의 물량 추세를 감안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물량처리에 문제가 없으며, 센터 뒤쪽으로 대지가 비어있어 물량이 늘어나면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두영 팀장은 “센터를 통합하는게 최근 추세이고, 기본방향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효율이 높아진다면 여유가 없어도 과감하게 투자해, 센터를 대규모로 지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한 뒤 향후 3PL로 나가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LG생활건강은 청주에 위치한 중앙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오산, 대구 등의 광역물류센터 3곳, 인천 등 일반물류센터 1곳과 Depot 등 총 11개의 물류거점을 가지고 있다.
생활용품의 경우 물동량이 많아 할인점 물량을 제외하고는 각 거점마다 재고를 보유하고 주문에 대응하고 있지만, 화장품은 중앙물류센터 한 곳에서만 재고관리를 하고 있다.
화장품 역시 초기에는 생활용품처럼 모든 센터마다 재고가 있었으나, 효율화를 위해 재고거점을 오산, 부산, 대구 등 5곳으로 줄였다. 그러나 현재는 이마저도 다 없애고 중앙물류센터에서만 관리하고 있는 중이다.
재고가 한 곳으로 집중되면서 주문 접수 후 지역별 판매 변화에 의한 재고 부족으로 상품을 배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어졌다. 또한 다품종 소량인 화장품 물류의 특성에 맞춰 거래선별로 낱개 출하할 수 있도록 DPS를 설치해 고객 대응력을 향상시켰다. 그 결과 대고객 서비스질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보관비, 작업비 등을 낮춰 전체적으로 물류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96년에 3.2%였던 매출액 대비 물류비가 97년에는 2.4%, 2001년에는 1.4%로 떨어진 것이다.
중앙물류센터 전형완 과장은 “제품을 중앙물류센터에서 소분한 뒤 각 지역별 물류센터로 배송해, 재고를 최소화시키고 오출하가 감소했다”며, “재고 집약을 통해 능률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국내 택배서비스는 고객에게서 화물을 집하해 분류과정을 거쳐 다시 고객에게 배달하는 Door to Door의 개념이 보편화돼 있다. 택배의 배송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고객이 화물을 예약하면 배송사원은 영업소로 화물을 집하해 간선차량으로 지역터미널이나 허브터미널로 보낸다. 터미널에서는 각 지역별로 분류해 다시 간선차량을 이용, 수취고객의 터미널이나 영업점으로 보내고 배송사원이 최종 고객에게 화물을 배송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러나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비용문제와 배송단계 축소를 위해 각사가 정한 중계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택배업체의 화물중계시스템은 크게 Hub & Spokes 방식과 Multi Hub(Point to Point) 방식으로 나뉜다.
Hub & Spokes 방식은 작업단계가 단순하며 Hub간 상호 간선운행 없이 전국 집중처리로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반면에 물량증가에 따른 탄력적 운영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Multi Hub 방식은 다수의 Hub를 운영함에 따라 터미널 관련 부대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작업단계가 많은데 반해 물량 증가에 따른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
지난해 상공회의소가 2001년 10월말 현재 택배업을 영위하고 있는 158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국내 택배업체의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택배업체들은 화물을 중계하는 시스템을 Hub & Spokes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전체의 51.9%로 조사돼, 택배업체의 절반 이상이 Hub& Spokes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운·HTH택배·아주택배 Hub&Spokes 방식 사용
현재 국내택배사중 Hub & Spokes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택배사는 대전에 허브터미널을 가동하는 대한통운이 대표적이다. 대전허브터미널은 지난 2000년에 완공한 터미널로 각종 물류기기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 또한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만나는 회덕분기점에 인접해 있어 전국이 3시간권으로, 신속한 택배화물 배송이 가능한 지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대한통운은 늘어나는 택배물량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 25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자동분류기 증설 작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터미널 내 화물 입하라인이 기존 10개에서 17개로, 출하슈트는 20개에서 29개로 늘었으며, 대형 차량의 동시 상하차 능력이 각각 17대, 29대로 증가했다. 화물 분류 능력도 기존 시간당 1만 3,000 박스에서 1만 8,000 박스로 늘었다. 자동분류기 증설로 화물분류 등 중계 능력이 35% 이상 증가해 200명 이상의 고용효과를 보고 있으며, 영업소별 코드분류도 세분화돼 보다 빠른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각 지역에서 집하된 화물을 일단 대전으로 모아 분류과정을 거친 뒤, 수취고객의 지역 영업소로 화물이 운송하기 때문에 중계단계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택배화물 처리비용이 타 방식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 외에 Hub & Spokes 방식을 운영하는 회사로는 HTH택배를 들 수 있다. 익일배송체제를 실현하기 위해 건립한 HTH 청원허브터미널은 일본 사가와큐빈 중부터미널을 모델로 해 지은 것으로, 대지면적 2만여평, 건축면적 9,000여평 규모이고 택배 전용 분류장 2,400평이 들어서 있다.
기존의 택배 터미널이 대지면적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고층화를 한데 비해 HTH택배는 청원터미널을 단층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고층으로 사용할 경우 하역장과 보관장소로 이동하는 동선이 비효율적이고, 하중을 감안한 설계로 기둥이 많아지면 작업동선에 제한이 가해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원터미널은 일일 20만 박스 처리가 가능하고, 자동분류기를 설치하면 최대 3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한편 아주택배는 지난 2월 60억원을 투자하고 6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한 신옥천터미널을 허브터미널로 사용하고 있다. 터미널은 대지면적 3,674평에 연면적1,167평으로 지상2층 규모이고, 지하1층에 첨단 자동분류시스템을 도입했다.
분류기의 입하라인에는 신축컨베이어 6기, 출하는 21기의 슈트를 이용해 시간당 1만 박스, 일일 평균 6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아주택배 조경철 이사는 “단일 허브터미널을 운영해 한 곳에서 중계를 하게 되면, 간선차량 운행노선이 줄고 차량도 대량운송이 가능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러 개의 터미널을 운영하는 데에 따른 작업인력이나 터미널 운용비용을 적게 들이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