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세계 11위 경제대국…국민 소득순위는 48위, 왜?
최초입력 2017.08.10
[뉴스 읽기=한국 GDP 세계11위, 1인당 구매력 세계 48위로 제자리 걸음 ]
지난해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 구매력을 반영한 1인당 소득 수준은 48위로 전년 순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WB)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집계한 2016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411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캐나다(1조5298억달러) 다음으로 큰 규모로 세계 11위에 해당한다.
# GDP는 GNP와 어떤 차이?
한 국가의 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으로 나타낸다. GDP는 일정 기간(보통 1년) 한 나라 안에서 새롭게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가치를 시장 가격으로 합산해 나타낸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등 국가라는 영토에서 1년 동안 생산된 총액이 기준이다.
국가가 기준이기 때문에 생산자의 국적과 관계없이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 생산된 것은 모두 포함된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은 GDP에 포함되지만, 자국민이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은 포함되지 않는다.
자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인 국민총생산(GNP)이라는 별도 개념이 과거에는 사용됐다.
하지만, 세계화에 따라 자본과 노동의 국제적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이 GNP 대신에 GDP를 세계 표준으로 사용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GNP 발표를 중단하고 GDP로 바꿔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 대국
세계은행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해 한국의 GDP 규모는 1조4112억달러로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다.
한국 GDP의 세계 순위는 2001년 12위에서 2002∼2004년 11위를 거쳐 2005년 10위까지 높아졌다가 2006년 11위, 2007년 13위, 2008년 15위로 뒷걸음질 쳤다.
이후 2009∼2013년 14위, 2014년 13위, 2015년 11위로 나아지고는 있지만 11년째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한국의 GDP가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치(1조4110억달러·1637조4208억원)와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은, 세계은행은 달러화로 환산할 때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아틀라스 방식)하기 때문이다.
# 세계 1위 경제대국은 미국
미국의 GDP는 18조5691억달러로 우리보다 13배나 큰 경제 규모 세계 1위다.
이어 중국(11조1991억달러), 일본(4조9394억달러), 독일(3조4668억달러), 영국(2조6189억달러), 프랑스(2조4655억달러), 인도(2조2635억달러), 이탈리아(1조8500억달러), 브라질(1조7962억달러), 캐나다까지가 10위권 국가다.
한국의 뒤를 이어 러시아(1조2832억달러)와 스페인(1조2321억달러)이 12위와 13위를 차지했다.
# 왜, 러시아가 한국보다 낮을까?
GDP에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명목 GDP와 실질 GDP로 나뉜다. 명목 GDP는 `시장 가격`을 반영한 것이다.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총량에 해당 연도 가격을 곱해서 산출한다. 그러니까 명목 GDP는 물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국가 간 경제 규모를 비교할 때는 바로 명목 GDP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세계 11위라는 것은 바로 물가 수준을 반영해서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나라라는 뜻이다.
반면에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컸던 러시아와 호주 등 자원부국들은 명목 GDP를 산출할 때 적용하는 물가, 즉 유가와 가스, 철강 등 수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몇 년째 GDP 규모가 크게 줄어 우리나라 뒤로 밀려났다.
또 하나 비밀이 있다. 세계은행은 원화로 계산한 생산량을 달러화로 전환할 때 최근 3년간 원화 대비 달러화의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한다. 원화 기준 GDP가 줄어도 환율이 내리면(원화 강세) 달러화 기준 GDP는 늘어나게 되어 경제규모가 커지게 된다.
# 한국 국민 생활수준은 세계 45위
2016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45위(2만7600달러)로 2015년의 46위보다 한 계단 올랐다.
GDP가 국민 경제의 덩치, 즉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라면 1인당 GNI는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GNI는 한 나라 경제주체들이 생산 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국민총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1인당 GNI는 국민이 1인당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부자 척도`로 사용된다.
이때 사용하는 국민 기준은 국적이 아니라 한 나라의 경제적 영역에서 1년 이상(실제 3개월) 거주하는 내·외국인을 말한다. 따라서 베트남에 파견된 2년차 삼성 직원 소득은 포함되지 않지만, 1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는 애플 직원 소득은 국내총소득에 포함된다.
이와 달리 1인당 GDP는 국내총생산을 인구 수로 나눈 값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DP(2만7633달러) 순위는 작년 10월 기준 190여 개 국 가운데 29위다. 1인당 GDP 3만달러 이상인 국가는 27개국이다.
# 물가 고려한 구매력은 세계 48위
그러나 나라마다 다른 물가 사정을 반영해 실제 구매력을 측정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5790달러로, 역시 전년과 같은 48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높은 집값과 물가 때문에 국민 전체의 평균 생활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결론이다. 여기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따른 빈부격차와 소득격차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도 경제규모 대비 평균 생활 수준은 떨어지는 경향이 높다.
구매력 기준 1인당 GNI 순위에서 미국(5만8030달러)은 18위, 독일(4만9530달러) 27위, 캐나다(4만3420달러) 32위, 일본(4만2870달러) 35위, 프랑스(4만2380달러) 36위, 영국(4만2100달러) 37위다.
반면에 1∼3위는 모나코, 카타르, 리히텐슈타인 등 작은 나라들이다.
국가만 부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 모두가 부자가 되는 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더 많은 나라로 나아가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