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폐기물 재활용’, 우리가 몰랐던 사실과 해결방안
ESG 경영이 기업의 선택이 아닌 사회적 책무로 자리 잡으며 친환경 건설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친환경 건축’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로 시공 시 사용되는 자재 종류나 건축 방식만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재건축이나 건축물 철거 과정에서 나오는 건설 폐기물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정폐기물: 폐유·폐산 등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거나 의료폐기물 등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해로운 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기물. 참고: 통계용어, 통계청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건설 폐기물은 전체 폐기물 하루 발생량 중 44.2%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같은 해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건설폐기물의 재활용률은 98.9%로, 폐콘크리트, 폐아스팔트 등 대다수 건설폐기물이 재활용 공정을 거쳐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되는 1.1%와 통계에 잡히지 않고 불법 투기되는 건설 폐기물은 환경오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건설 폐기물의 처리 현황을 비롯해 처리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친환경 건축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순환 골재’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는 폐자재들
재활용한 건설 폐기물을 통틀어 ‘순환 골재’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순환 골재 생산과 사용량을 늘리면 자원을 절약하고 처리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시멘트와 철근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입니다.
지방자치단체는 건설 폐기물을 줄이고 순환 골재 생산을 늘리기 위해 지역 재활용처리업체와 협약을 맺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재활용되는 건설 폐기물의 종류도 폐아스콘(폐기 처분할 아스팔트콘크리트), 폐콘크리트, 폐목재 등으로 다양합니다.
건설 폐기물
재생 아스콘은 일반 아스콘에 폐아스콘을 20~30% 가량 섞어 생산합니다. 일반 아스콘과 비교해도 기능적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단가가 저렴한 것이 특징입니다. 폐아스콘을 재활용할 경우 톤당 2만5000원~3만 원 정도의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아스콘
폐콘크리트는 잘게 분쇄하는 공정을 거쳐 재사용하고 있습니다. 폐콘크리트 재활용 시 에는 이물질 및 불순물 포함 비율이 5% 이하로 제한되고 있어, 철거나 재사용 공정 시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하는 작업이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시 태어난 콘크리트는 건설 현장에서 [1]되메우기와 [2]성토 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1년 말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수립을 발표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폐콘크리트 재활용 기술 상용화와 정착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시멘트·철강업계 등은 폐콘크리트 재활용 기술이 아직 완성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폐콘크리트에서 재활용 가능한 시멘트 미분말이 2% 내외이며, 아직 기술 수준이 낮아 도로 포장이나 토양 다지기에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저탄소 전환을 위해 산업계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나간다는 방침입니다.
폐목재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목재도 선별과 파쇄 과정을 거쳐 목재 제품 원재료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신축 현장에서 콘크리트 거푸집 해체로 발생하는 합판과 목재류가 [3]파티클보드 나 고형 연료로 다시 태어나기도 합니다.
[1] 지하 구조물 공사 등을 위해 여분으로 파낸 부분을 공사 종료 후 토사를 메워서 원상 복구하는 작업. 참고 : 건축구조용어사전, 대한건축학회
[2] 흙을 쌓아 올리는 것으로 부지조성, 제방 쌓기 등을 위해 다른 지역의 흙을 운반하여 지반 위에 쌓는 것. 참고 : 건축구조용어사전, 대한건축학회
[3] 목재로 사용하고 남는 폐자재를 작은 칩의 형태로 분쇄 후 접착제를 첨가하여 강한 열과 힘으로 압착해 만든 판상형 가공재. 참고 : 두피디아, 두산백과
불순물 비율 낮추고 재사용률 높이려면 ‘철거 단계’부터 신경써야
한편 건설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낮추는 부정적 요인 중 하나로 ‘건설 폐기물 잔재’가 꼽힙니다. 먼지, 도자기, 고무, 플라스틱 등 폐기물에 딸려 나오는 이물질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순환골재 생산에 장애 요인을 없애고 전체적인 쓰레기 발생을 줄이려면 이러한 이물질을 함께 줄여나가야 합니다.
건축물 철거 현장
순환 골재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건축물 철거 현장에서부터 세세한 분류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철근, 유리, 목재 등 재활용 가부를 구분해 분리배출하는 ‘분별 해체’가 그것입니다. 이로써 순환 골재의 불순물 비율을 낮추고, 아깝게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폐기물을 줄여나가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와 함께 재활용 기술을 확대 보급하는 것도 주요 방안으로 꼽힙니다. 현재 건설 폐기물 재활용 기술을 전문적으로 보유한 업체들은 강력한 진동을 이용해 폐기물에 포함된 이물질을 털어내는 공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건설폐기물 중간처리 시설에서 발생하는 잔재물 중 타지 않는 불연물 함량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선별 작업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순환 골재 관련 긍정적 인식∙신뢰도 높여야
순환 골재가 친환경 건설 분야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건설 업계에서 보다 널리 활용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순환 골재는 기존 건축 비용의 절반가량을 절감할 수 있지만, 재활용재라는 인식으로 인해 발주사나 건축주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공공기관 발주 공사에는 의무 사용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순환 골재와 관련한 긍정적 인식을 널리 알리고, 고품질 순환 골재 생산 관련 기술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폐벽돌
환경부는 2021년 말 건설폐기물 감축을 위해 폐기물의 99% 이상을 재활용하고 2025년부터는 수도권매립지에 폐기물을 반입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건설 협회들과 맺었습니다. 해당 협약을 통해 건설폐기물 처리업계는 위탁받은 건설폐기물을 최대한 선별하고 매립량을 최소화해 건설폐기물 재활용 비율을 2025년 이후 99% 이상으로 유지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건설폐기물을 3단계 이상으로 파쇄·선별하고 잔재물도 추가 선별해 순환골재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또 수도권 매립지 매립 용량의 만성적 부족을 일정 부분 해소하기 위해 2025년부터 건설폐기물 처리 업체들은 폐기물 및 잔재물의 수도권 매립지 반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반입이 금지되면 폐기물들은 현재 확대 건립 중인 민간 매립시설에 매각됩니다.
‘골재 수급’과 ‘환경 보호’ 동시에 잡는 대체골재
순환 골재는 건설업계의 골재 수급난을 일정 부분 해소하고, 자연에 부담을 주는 골재 채취량을 최소화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건설 업계에서의 그린 뉴딜과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쓰레기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대형 건설사, 처리 업체들이 협력해 건설폐기물의 재활용률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출처] ‘건설 폐기물 재활용’, 우리가 몰랐던 사실과 해결방안|작성자 한미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