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력 5년에 핸디 15개정도 치는 찰나입니다.
타이틀리스트 시타기 적는 이벤트가 있길래 적은 뒤 카페에도 올려봅니다.
저의 신체스펙은 177cm에 체중 78kg, 스윙스피드 105마일 전후됩니다.
910 시리즈가 출시된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910 사용기를 통해 타이틀리스트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와 예전과 다르게 다루기가 쉬워졌다는 평가로 인해 살까 말까를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그럴때면 “공이 안맞는 것은 클럽이 문제가 아니고 사람이 문제야, 이것도 잘 안맞을꺼야”며 자기최면을 수없이 걸었습니다.
예전 907D2를 1년반 정도 사용한 탓에 타이틀리스트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이 늘 있었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난이도에 망설이기만 했습니다. 또한 아파트 베란다에 쌓여가는 드라이버 갯수도 무시못할 수준이었습니다.
제 과거 이야기를 잠깐드리면 거리는 많이 나는 편인데(270m) 안정되지 못한 스윙과 구질로 인해 OB가 많았습니다.
편하게 치려고 쉽다고 소문난 '왕뱀'이라 불리는 드라이버도 잡아보고, 시니어들이나 사용할만한 '젝**' 드라이버도 들이대어 보고, 결국엔 드라이버를 피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맞춤옷과 같이 클럽이 자기몸에 맞아야 한다는 피터의 이야기에 훅~해서 100만에 가까운 거금을 들였지만 결과는 기성품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엎친데 덥친격으로 한번씩 악성훅이 발생, 저를 괴롭힙니다.
어제(4월15일 금요일) 라운드 일정이 잡혀있는데, 방향성이 불안한 드라이버가 계속 맘에 걸렸습니다.
마음속으로 끌리던 910이 떠올랐고 구질에 따른 조절이 가능하다는 ‘슈어핏’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 충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4월 13일(수) 평소 자주가던 샵에 주문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스펙은 910D2 디아마나 60S로 했는데 재고가 없어 14일(목) 저녁에야 드라이버를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디자인이 주는 포스가 강렬했습니다. 뭔가 믿음직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골프는 자신감이라고 하는데 클럽이 주는 자신감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흔들어보니 무게감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클럽길이가 45인치라는게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연습장에서 볼을 쳐보지 못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존에 사용하던 피팅드라이버와 비닐도 뜯지않은 910 드라이버를 가방에 넣고 골프장으로 갔습니다. (기존채가 웬만큼만 맞으면 그냥 반품하려는 마음이 조금 남아 있어 910의 비닐을 뜯지 않았습니다.)
기존 드라이버로 한 티샷, 첫홀부터 왼쪽으로 확 감기네요. 드라이버가 말썽을 피우니 그 잘맞던 아이언도 왼쪽으로 감겨집니다. 집에서 밥먹다가도 틈만나면 연습했던 퍼터도 3펏이 예사입니다.
결국 전반 9홀에 13개 오버. 제 핸디를 다 쳐버렸습니다. 스트로크 플레이에 금전적인 손실도 만만치 않게 나갔습니다.
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 캐디 입회(?)하에 910을 꺼내듭니다. 비닐도 까지 않은 드라이버가 신기한듯 캐디가 물어봅니다.
“사장님 이거 새거예요?” . “어제 샀는데 아직 시타를 못해봐서 그냥 갖고만 왔는데 이판사판으로 한번 쳐볼라고요”
(캐디와 동반자들이 웃긴다며 쓰러집니다.)
저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티박스에 앉아 드라이버 그립과 헤드의 비닐포장을 깠습니다.
운명의 첫 티샷 신중하게 공을 내리쳤습니다. 기존 사용하던 드라이버보다 기본 페이스가 약간 열려서인지 샤프트가 강해서인지 공이 약한 페이드발을 보이며 날아갑니다. 일단성공입니다. 무난히 파로 마무리했습니다. (캐디가 “사장님 대단해요!” 를 연발합니다. 기분이 으쓱^^)
두 번째 홀에서 자신감을 갖고 좀 더 힘차게 휘두르니 똑바로 날아가다가 끝에서 드로우가 걸리며 러프에 떨어졌습니다. 기존드라이버 같았으면 감겨서 OB났을 공인데 관용성 때문인지 샤프트 특성인지 많이 감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풀스윙을 할때 오른손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평소 페이스를 인위적으로 열고 쳤습니다. 제 몸이 정확하지 않으니 많이 열면 허리가 늦게 돌아 슬라이스가 나기도 하고, 너무 급하게 내려와 풀훅이 나기도 했습니다.)
볼이 감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가방에서 렌치를 꺼내 ‘슈어핏’을 기본셋팅인 ‘A1’에서 ‘B1'으로 조정을 했습니다.
(A1셋팅도 스퀘어보다는 약간 열린정도인데 슈퍼핏 설정 그림을 참고해서 좀더 페이드 방향으로 볼이 날아가는 B2 셋팅으로 했습니다.
처음해보는 조정이지만 렌치로 4바퀴 돌려 풀고 그림을 보고 원하는 탄도로 호젤을 돌려 맞추면 되었습니다. 20초도 안걸린것 같습니다)
어드레스를 해보니 미세하게 열린것 같기도 하고 그대로 인것 같기도 한 정도로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공이 오른쪽으로 갈거라는 의식을 하고 안밀리게 쳐야지 하는 생각으로 팔로를 쭉 했는데 공이 거의 스트레이트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갑니다.
(공이 왼쪽으로 못가게 벽이 생긴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보는 기분좋은 스트레이트 볼 입니다.
드라이버가 잘날아가니 세컨샷도 제가 좋아하는 거리인 120에서 100이 주로 남았습니다. 후반전 미들과 롱홀에서 1홀 빼고는 다 파온하고 버디기회를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무난하게 2펏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물론 2오버로 후반을 마쳐 전반에 상납했던 저의 세종대왕을 모두 회수했습니다. ^^
연습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전 투입치고 정말 대단한 성과가 아닐수 없었습니다.
오늘 오후, 내일 라운드를 앞두고 실외연습장에서 볼 50여개를 치고 왔습니다.
연습시작하면서 드라이버 스윙 템포와 무게감을 익힌 뒤 볼을 쳐보니 중앙 타켓 10m 사이에 떨어집니다. 기분이 업되어 레슨때 배우기는 했는데 자신이 없어 평소 잘 해보지 않던 페이드와 드로우샷을 시험삼아 쳐보니 관용성이 좋은 D2헤드인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구질을 보여줍니다. D2가 이정도인데 컨트롤 샷을 위해 디자인 된 D3의 느낌이 벌써 궁금해집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내일 라운드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골프가 마음먹은대로 예상한대로 되는 운동이 아니기에 어제와 같은 기적이 일어날거라고 생각은 안하지만 올 봄이 가기전
어제 필드에서 비닐 깐 910이 저에게 라베를 선사할 것 같습니다. ^^
아래는 시타기 적은 원문 주소입니다. 회원님들도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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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세하고도 피부로 느껴지는 사용기 감사히 잘 앍었습니다^^
가끔 악성 훅때문에 괴로움을 겪는 저로서는 솔깃해지는 사용기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