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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랑방 스크랩 대운산 742m - 울산 울주군·양산 웅상읍
최영기 추천 0 조회 3 10.07.16 21:5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대운산 742m

- 울산 울주군·양산 웅상읍

 

 

 

 

▲ 불광산 오름길의 전망바위.

장안사가 내려다보이고, 맞은편 산등성이 너머로 쪽빛의 바다가 시원하다.

 

원효대사의 숨결 담긴 물과 전망 좋은 산 정상에서 동해 바다와 영남알프스가 보여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핀 산은 꽃불이라도 난 것처럼 화사하고 아름답다.

무르익은 봄날 화원을 거닐 듯 능선 길을 걷는 산꾼들의 발걸음은 바쁠 것 없이 느긋하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어깨를 맞대고 깔깔대는 연인들, 다정스레 얘기꽃을 피우며 걷는 중년의 부부들, 이들 모두 꽃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흡족한 표정들이다.

솔향기 그윽한 산길에는 철쭉꽃뿐만 아니라 생강나무꽃, 은방울꽃, 제비꽃, 엘레지꽃 등 기화요초가 제각각 고운 자태를 뽐낸다.

그래서 봄의 대운산(大雲山)은 화려함의 극치다.

대운산은 울산광역시와 경남 양산시를 경계로 하며 남동쪽에는 부산광역시를 껴안고 있는 남녘의 명산이다.

산자락에는 장안사(長安寺), 척판암(擲板庵), 백련암(白蓮庵), 내원암(內院庵) 등 고찰과 암자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절집들의 명칭 앞에는 모두 불광산(佛光山)이라는 산 이름이 붙는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를 비롯한 읍지(邑誌)에도 불광산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불교와 연관된 것이라 여겨진다.

산에 원효대사가 처음 부처님 은광을 심었다 하여 불광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후 동해로 침입해 오는 왜구를 막느라 산 중턱에 구축한 대운산성(大雲山城) 때문에 대운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도 한다.

대운산은 철쭉꽃이 피는 봄철만이 아니라 골이 깊고 물이 맑은 여름철에도 피서인파로 북적인다.

가을이면 색색으로 물드는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고, 산자락에는 오래된 절집이 있어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등산로는 대부분 한가한 편이다.

대운산이 안고 있는 시명산· 팔기산·삼각산 등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넓고,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많다보니 사람들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또 중간 중간 탈출로가 많아 시간과 체력에 맞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의 들머리와 날머리는 장안사 또는 상대마을, 웅상읍 삼호리(서창), 웅상읍 명곡리가 대표적이다.

어느 코스든 원점회귀를 비롯해 주변 산을 연계한 종주산행을 하더라도 6시간이 넘지 않으며,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등로는 고찰인 장안사를 들머리로 척판암~불광산~대운산~대운산 2봉을 거쳐 도통골로 내려서서 상대마을을 잇는 코스다.

거미줄처럼 얽힌 대운산의 등산로를 따라 꽃 터널을 통과하며 조망을 즐기고, 도통골의 계곡미와 전해지는 설화를 음미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 원효대사의 신통한 법력에 관한 얘기가 전해지는 불광산 척판암.

 

마을버스 종점에서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장안사를 만난다.

장안사는 신라 문무왕 13년(673)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쌍계사(雙溪寺)라 했으나 후에 애장왕(809년)이 다녀간 후 장안사라 고쳤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1592년) 때 병화로 모두 소실되었지만 다시 중창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

장안사의 중심건물인 대웅전(부산광역시 기념물 제37호)은 현존하는 부산의 목조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그래서 부산광역시는 최근 시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장안사 대웅전에 대한 국가문화재 지정을 문화재청에 신청하기로 했다.

장안사를 뒤로하고 콘크리트길을 따라 돌아 오르면 왼편에 척판암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만난다.

20분 가량 울창한 숲속으로 올라가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괴석 아래 원효대사가 장안사와 함께 세웠다는 척판암에 닿는다.

볼품없고 초라한 이 암자는 원효대사의 신통한 법력에 관한 얘기가 전해지는 현장이다.

대사가 이곳에서 수도에 정진하고 있을 때였다.

당나라 장안의 종남산(終南山) 운제사( 雲際寺)라는 큰절에 천 명이 넘는 스님들이 법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절 앞 허공에 큰 소반(또는 판자) 하나가 빙빙 돌고 있었다.

많은 스님들이 모두 절 밖으로 뛰쳐나와 공중에서 빙빙 돌고 있는 소반을 구경하고 있던 찰나, 절의 큰방 대들보가 부러지면서 집이 무너지고 동시에 공중에서 돌던 소반도 땅에 떨어졌다.

이 때문에 많은 스님들이 모두 생명을 건졌다고 한다.

땅에 떨어진 소반에는 ‘해동원효척반구중(海東元曉 擲盤救衆 : 해동에 있는 원효가 소반을 던져 많은 스님을 구제한다)’이라 씌어 있었다.

이에 목숨을 구하게 된 천 명의 스님이 모두 해동국(신라)을 향해 절을 하며 원효에게 감사드렸다.

이후 천명의 스님이 신라에 와서 원효대사를 만나 불법을 닦아  모두 도를 깨치게 되었으므로 그 산을 천성산(千聖山)이라 하고, 그때 소반을 던졌던 암자를 척판암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987년 송나라 승려 찬녕(贊寧)이 편찬한 <송고승전(宋高僧傳)>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 (좌)원효대사가 창건한 장안사. 대웅전은 현존하는 부산의 목조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우) 대운산 도통골의 폭포. 도통골은 숲이 울창하고 너른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가 좋다.

 

척판암에서 맛보는 약수는 말 그대로 입에 착 달라붙는다.

수통에 물을 채우고 절집에서 되돌아 나와 화장실 앞에서 오른편으로 에돌아 오르면 전망이 시원한 바위에 닿는다.

발아래 계곡 사이로 장안사 절집이 내려다보이고, 맞은편 산등성이 너머로 쪽빛의 동해가 시원스럽다 못해 눈이 시릴 정도다.

주변의 산군도 한눈에 조망되는 곳이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426m봉에 올랐다가 곧장 로프가 설치된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휴식하기에 알맞은 안부(조난위치번호 19)에 닿는다.

직진하여 능선 길로 접어든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 다이어트 등산코스로 조성해 놓아 등산로는 정비가 잘돼 있다.

426m봉을 떠나 30분쯤이면 조난위치번호 6을 지나면서 경사가 가팔라진다.

샛길과 갈림길을 만나지만 이정표가 있어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문제는 기장군과 울주군에서 세운 각각의 이정표가 혼재하다보니 표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짙은 숲속으로 올려치는 능선 길에는 만개한 철쭉꽃이 간간이 얼굴을 내민다.

장안사 절집을 나선지 1시간 반 정도, 한바탕 땀을 쏟고 올라서면 불광산(659.8m)이다.

표석과 함께 이정표가 서 있는 이 산은 지형도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다.

불광산을 넘어 살짝 내려서면 이정표(대운산 1.9km, 명동 4.4km, 장안사 4km)가 있는  갈림길.

오른편으로 대운산과 왼편으로 시명산이 나눠지는 주능선상의 갈림길이다. 시명산은 10분이면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여기서 대운산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는 부드러운 주능선 산길을 따라 펼쳐지는 철쭉꽃의 향연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또한 청정한 송림 사이로 터널을 이룬 하얀 철쭉꽃 무리는 산행의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시명산 갈림길에서 15분이면 전망바위를 지나고 곧이어 명곡 소류지로 내려서는 안부에 이른다.

이후 다시 갈림길을 만나고 비탈진 오르막길로 올라서면 돌탑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쳐 대운산 정수리에 선다.

 

 

▲ 대운산 산길 따라 펼쳐지는 철쭉꽃의 향연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산정의 넓은 터는 목재 데크가 깔끔하게 차지하고 옆에는 벤치도 설치돼 있다.

정상 가장자리는 화사하게 꽃을 피운 철쭉이 둘러싸고 있어 산상 화원의 쉼터로서 손색이 없다.

정상 표석과 삼각점(양산 23, 1992 재설)을 비롯해 등산 안내판과 이정표도 있어 하산길을 잡는 데 참고하면 수월하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참으로 시원하다.

서쪽으로 천성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고 그 너머로 취서산·신불산·운문산·가지산 등 영남알프스의 산군이 조망된다.

북쪽으로는 울산광역시가지와 문수산 치술령이, 남으로는 우뚝 솟은 달음산과 부산의 진산 금정산이 올망졸망한 주변의 산과 어우러져 정겹게 다가온다.

동쪽에는 짙푸른 바다가 보석처럼 펼쳐져 산꾼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 준다.

목재 계단길을 따라 2봉으로 향한다. 이곳은 철쭉의 군락지로 꽃 터널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한다.

150m 정도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른편 산길로 이어진다.

빤히 보이는 2봉을 쳐다보고 철쭉 군락지를 빠져나오면 안부 갈림길. 여기서 급경사의 오르막을 올라서면 2봉(670m)이다.

대운산 1봉에서 30분이면 닿는 2봉에는 표석이 서 있고 1봉에서보다 더 뛰어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지나온 능선과 계곡은 물론이고 대운산의 속살까지 들여다 볼 수 있고, 울산광역시의 시가지와 동해가 한층 가까이 다가온다. 

 

▲ 원효대사가 처음 부처님 은광을 심었다 하여 불광산으로 불렸다는 대운산.

하산은 표석 뒤편의 남쪽 능선길로 꺾어 든다.

훤히 내려다보이는 도통골을 오른편에 끼고 경사가 가파른 바윗길로 내려서면 완만한 능선 길이다.

중간에 작은 봉우리들을 넘고 갈림길이 있지만 능선을 이어간다 생각하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2봉을 떠난 지 30분이 지날 무렵 오른편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을 만난다.

도통골이다.

이 골짜기는 숲이 울창한 데다 너른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가 폭포와 소(沼)를 만들어 놓아 여느 이름난 계곡에 못지않다.

특히 내원암은 원효대사가 마지막 수행 장소로 택한 곳으로,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 하여 ‘도통곡’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계곡에 자리한 대피소를 지난다. 승용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다.

대운교를 지나고 주차장을 벗어나 다소 지루하지만 30분 정도 걸으면 산행 날머리의 버스 종점인 상대마을 노인정에 닿는다.

 

 

 


산행길잡이


○장안사 버스종점~장안사~척판암~불광산~정상~대운산 2봉~도통골~상대마을 버스정류장 <5시간30분소요>
○웅상읍(서창)~610m봉(대추남만디)~대운산~시명산~불광산~장안사 버스종점 <5시간 소요>
○웅상읍 명곡리~629m봉~시명산~대운산~도통골~상대마을 버스정류장 <4시간 30분소요>
○상대마을 버스정류장~내원암~대운산 2봉~대운산~610m봉(대추남만디)~서창 <4시간소요

교통


대운산은 부산이나 울산에서 접근하는 것이 편하다.

장안사를 들머리로 할 경우 부산에서는 기장까지 시내버스를 이용, 기장시장에서 하차한 후,

장안사행 마을버스 9번(오전 08:20, 09:05, 10:05, 11:00)으로 갈아타면 된다.

울산에서는 해운대행 시외버스를 이용, 장안읍 좌천에 내려 장안사행 마을버스로 갈아탄다.

들머리를 상대마을로 할 경우 부산에서는 해운대역 맞은 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5시 10분부터 15~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울산행 버스를 이용, 남창에 내리면 된다. 남창우체국 옆에서 상대마을까지 마을버스가 1일 11회(오전 7:40, 9:10, 10:10, 11:10) 운행한다.

울산서도 마찬가지로 해운대행 시외버스를 이용, 남창에 내려 상대행 마을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남창에서는 콜택시(052-237-3300) 이용도 가능하다.

웅상읍(서창 또는 명곡리)을 산행들머리나 날머리로 할 경우에는 울산이나 부산에서 시내버스가 수시로 운행되고 있어 편리하다.


숙식(지역번호 052) 

부산이나 울산을 경유할 경우 경유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산행 들머리까지 교통편이 원활하고 숙식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장안사 입구에는 식당 및 민박집이 여럿 있다. 장안사 매점(051-727-2397). 상대마을에는 식당과 민박을 겸하는 아기소산장(239-7090), 대운산매점(239-4628) 등이 있고, 웅상읍에도 숙식 해결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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