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춘마.
나도 언제나 가을의 전설이고 싶었다.
3년 전.... 2019년 춘천마라톤 이후 코로나로 인한 "나태함" 갇혀 있었다.
나는 언제나 목표가 있어고, 그것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달성해가는 짜릿함을 즐기던 사람이었는데.....
무서웠다.
그곳에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지 알기에 너무 무서워 용기를 낼 수 없었다.
"이대로는 안돼. 나는 할 수 있어"
밴드에 올라오는 클럽 일달 사진들을 눈으로만 훔치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내 비록 몸무게는 85kg에 5km도 달릴 수 없는 몸둥아리가 되었지만 독하게 마음먹었다.
그날이 지난 7월 9일.
긴 여정의 시작이었다.
바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나에게는 너무도 각별한 춘마!!
운동 시작 한 달 후 춘천마라톤 10km 참가 접수를 하고
달리기로 10kg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
차근차근 준비한 그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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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용인마라톤클럽 공식 정모 시합이기에 클럽 싱글렛을 착용한다.
새로 산 운동화 나이키 줌 플라이 4, 카프가드, 가민 GPS 워치, 모자에 선글라스.
10km 단거리 종목이기에 파워 젤 같은 뉴트리션은 준비하지 않았다.
오늘은 와이프 찐똥이와, 큰딸 채채가 시합장에 함께한다.
작은 녀석도 데려가려고 했으나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놈을 데려가기엔 조금 부담이 있어서
외할머니께 부탁을 드렸다.
이른 아침 5시 50분 춘천으로 출발을 하려고 나왔는데 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간간이 떨어지긴 했는데 조금 걱정도 되었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시합장.
역시나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이 분위기가 너무 좋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예전과 다르게 내 비록 10km밖에 뛰지 않지만 마음은 이미 풀코스 주자와 같다.
언제나처럼 공지천교 위 출발선으로 가 오늘의 선전을 다짐해 본다.
그리고 내가 속한 용인마라톤클럽 텐트를 찾아 인사를 드리고 준비운동과 단체 사진촬영을 한다.
아빠가 몸 푸는 옆에서 우리 채채도 같이~~^^
단체 정모 시합인데 생각보다 참가 인원이 적어서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단체 몸풀기가 끝나고 9시, 풀코스 주자들이 출발선에서 그룹별로 출발을 한다.
10km는 풀코스, 하프코스 주자들이 모두 출발하고 10시 출발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풀코스 주자들이 모두 출발선으로 이동을 하고
나를 포함한 10km 주자들끼리만 이렇게 한 장의 추억을 또 인증하며 오늘의 선전을 다짐한다.
9시 30분.
이제 시간이 되었다.
가자 출발선으로!!
여기서 한 번 더 준비운동을 또 하고 10km A 그룹 참가자분들과 파이팅을 외쳐본다.
오늘의 목표!!
죽이되든 밥이되든 들이대보자.
분명 현실적인 목표는 52분대,
그렇지만 서브 50을 목표로 설정하고 5km까지 km당 05:05~05:10을 유지하고,
후반부 5km를 04:55~04:50을 맟춰서 달려보자!!
하프 주자들까지 출발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선에 선다.
출발 사진 한장이라도 건지려면 맨 앞에 서야 하기에 쭈욱 맨 앞에 서서 자리를 유지했다.
자~~!!! 가자~~~~~~~~~~~!!!!
* 출발~5km 반환 *
저기 위에 사진 하나 찍으려고 출발과 동시에 페이스 상관없이 힘차게 달려나간다.
덕분에 이거라도 건졌다ㅎㅎ
바로 언덕이 이어지는데 언덕을 오르고 정신을 차리고 페이스를 늦춰간다.
풀코스도 그러하지만 춘마는 특히나 언덕이 많다.
그러나 언덕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언덕에서 까먹은 마일리지를 내리막에서 다시 쌓아가면 그만.
1km를 오버를 해서 04:46에 달렸다.
이러면 애초 전략과는 완전 반대, 그리고 페이스 오버다.
진정하자, 진정하자
"용마 파이팅!!"
어디선가 들려오는 파이팅 소리.
뒤를 돌아봤더니 양지마라톤클럽 분이시라며 파이팅을 외쳐 주신다.
나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이셨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3km 정도까지 동반주를 했다.
1차 반환점을 돌아 나오고 5km 보급소에서 물을 한모금 들이킨다.
물을 마시면 시간을 10초는 까먹는다는 생각에 지나칠까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날씨가 더워져 등에도 찬물을 한번 끼얹었다.
페이스가 좋다.
5km를 찍었을 때 약 30초의 마일리지를 쌓고 있었다.
* 6~10km 골인 *
역시나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
쌓여있는 30초의 마일리지는 후반부로 이어지는 지금부터 언제든지 내가 까먹을 수 있는 시간이다.
분명히 지금부터는 페이스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 힘이 많이 남아있다.
어떻게든 30초는 까먹지 않겠다 다짐하며 7km까지 갔다.
역시 성공.
점점 다리도 무겁고, 호흡도 힘들어진다.
남은 3km.
어차피 힘들다.
너도나도 다 힘들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며 그간 내가 달려보지 못한 기록으로 지금 나는 달리고 있다.
너무 아까웠다.
" 너 정도면 50분 안에는 들어와야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자 가자.
오늘 같은 더운 날씨에 풀 뛰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고작 10km 뛰면서 죽는 척하지 말자!!
체력이 떨어지면서 폼이 망가져가고 있음을 느꼈지만
다시 한번 자세를 가다듬고 조금씩 걸음을 재촉한다.
오오~미쳤나 보다.
04:35, 04:52
페이스가 더 좋아지고 있다.
역시나 오르막이 있었지만 페이스는 더 좋다.
마지막 1km.
그냥 질주였다.
이미 서브 50은 여유 있어 보였다.
남은 힘을 쥐어 짜내며 골인.
피니시 라인 도착 200여 미터 전부터 이미 온갖 포즈를 취하며 골인.
48분 11초, 성공
목표 초과 달성.
비록 내 개인 신기록에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다시금 50분 언더를 달성을 했다니 너무나 기쁘다.
고작 체면치레 정도의 기록이지만 나에게는 큰 고민거리였었다.
내가 다시 50분을 깨고 들어갈 수 있을까?
긴 시간 걱정, 고민을 했었지만 훈련 기간 아무것도 확신을 할 수 없었다.
보이지 않았던 작은 벽을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 이건 시작에 불과해!!"
그리고 완주 기념품으로 핸드폰 가방을 받았는데 이거 원..... 네오프렌 소재로 만든 것 같은데
특유의 기름냄새가(?) 너무 심해서 이거 끼고 달리다간 냄새에 질식해서 쓰러질 판이다.
그럴싸~~~해 보이는 왜관인데..... 앞으로 사용할 일이 있을지 의문.
그냥 허리 색이나 하나 주지....
자봉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채채의 응원 문구에 없던 힘도 불쑥~~~!!
민수씨~
10kg나 빼고..몰랐네요.
항상 날씬한 모습만 봐서^^;;
앞으로도 쭉~~함께 뛰어요~
수고많으셨어요~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아사랑님도 PB달성 너무 축하드려요. 자극받아서 더 열심히 할께요~^^
10kg을 어떻게 감량을 했지!
존경스럽네^::
힘찬출발 추카추카
아무것도 안하다가 운동하니까 저절로 빠지더라구요ㅋㅋ 감사합니다~^^
목표달성 축하해!!
동마 잘 준비해서 풀 가즈아!!^^
네. 차근차근 준비해서 풀 뛸수있게 만들어 볼께요~^^
나도 오늘 기념품 가슴에 차봤는데..
허리색이나 하나주지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좋은기록으로 완주 축하해...
딸이 스트레칭 열심히 하는 모습이 디게 인상적이었어~~~~
항상 노력하시는 형님 보며 동기부여 많이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맨날 못뛴다 못뛴다 하더니... 그 실력 어디가겠어!
멋찌다 쑤우~~~~ 축하해, 채채한데 멋진 아빠의 모습 보여줘 뿌듯 했겠어 ㅋ
이제 시동 걸었으니.. 동마때도 호기록 기대할께~
시합 버프 제대로 받았죠 뭐ㅎㅎ 겨울 동안 준비 잘해서 동마때는 풀 뛸 수있게 만들어 볼께요. 감사합니다^^
목표달성 축하합니다.
레이스를 참 잘 하셨네요.
올려주신 여러 조언들 잘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