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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라의 마음공부 >
명상으로 시작하는 국회를 꿈꾸며
글 | 스텔라 박
요즘 한국의 정치 상황을 대하면서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지, 궁금증이 인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는 현재에 미묘하게나마 저항한다는 말이다. 물론 뉴스가 괴로움을 일으키니 아예 보지 않는 방법도 있다만 과연 무관심이 해답일까? 오히려 수행자는 이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며 인간 세상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기도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밤이면 내가 아직 애착을 갖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내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정말 힘든 나XX의원을 위해 메따를 보낸다. “당신이 행복하기를…
당신이 조화롭기를…” 하면서.
언론이 그린 세상은 가짜 세상
언론은 본래 사회현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언론학 101>에서 배우는 것이 “언론으로 표현된 세상은 ‘가짜 세상(Pseudo Environment)’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 가운데 ‘이것이 뉴스 거리다’ 라고 선택하는 기준은 기자 각 개인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고 ‘그 사건이나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이 역시 기자라고 불리는 이들 각 개인의 의식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되고 각자의 생각이 더해진 뉴스를 뉴스 소비자인 독자, 시청자들은 또 자기 생각을 더해 가감, 증폭, 왜곡해 받아들인다.
조국(Fatherland)과 똑같은 발음을 가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는 과정은 10년 내에 잘생긴 배우를 주연으로 영화가 제작될 것이라는 것에 100불을 걸 의향이 있다. 100만건의 무차별 적으로 쏟아졌던 기사들은 상당 수가 검찰 발이었다. 검찰은 예전에도 그랬듯이 수사 과정에서 알아낸 사실들을 몇 마디씩 흘린다. 그러면 기자들은 그 몇 마디를 가지고 자신들의 추론을 더해 사실에서 멀어진 내용을 기사랍시고 싣는다.
기사를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정독하는 시민이 몇이나 될까.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기사를 마음챙겨 읽으며 어느 부분이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기자의 추측인지 추론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헤드라인만 읽고 사태를 파악하는 대부분의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조국은 그야말로 악의 축이 되어버렸다.
“아내 도와줘서 고맙다”의 진실
기자들은 조국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경록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 이후 PB로 씀)를 소환해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은 기자들에게 뭔가를 흘렸다. 다음 날, 언론에서는 ‘단독’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단 기사가 나왔다.
9월 12일자 중앙일보에 나온 기사의 헤드라인은 “조국, '아내 도와줘 고맙다' 말해…증권사 직원 검찰 진술”이었다.기사는 다분히 조국 장관이 김PB에게 아내의 증거인멸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김경록 PB가 최근 <유시민의 알릴레오>라는 유튜브 방송에 나와서 한 인터뷰를 보고, 인터뷰 전문 텍스트를 읽어보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조국 장관이 무척 인사성 밝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예전에도 김PB는 조국 장관과 마주쳤던 일이 몇 차례 있었는데 그때마다 조국 장관은 이래서 고맙다, 저래서 고맙다는 등, 인사를 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를 가지고 ‘조국 장관이 아내 정경심 교수의 증거인멸(실제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의혹)을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해’ 라고 보도한다.
내가 당사자였다면 어땠을까. 사실 우리들 모두 살면서 이와 비슷한 일들을 경험한다. 내가 한 말이 여러 번 다리 건너 전달되는 과정에서 부풀려지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의 양념이 더해져 전혀 다른 의도의 말이 되어 돌아온 예를…
나는 있었다. 그것도 여러 번 있었다. 지금은 그 역시 나의 카르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항하지 않고 완전하게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또한 그런 일은 실제 있어났던 일이 아님을 안다. 어쩌면 조국 장관도 자신의 카르마를 받고 있었던 것일게다. (위키피디아에 실린 내용을 보면 그는 불교신자이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나설 때, 반대 무리가 얼마나 크게 저항할 것인가를. 그의 의지가 굳은 만큼 저항도 크지만 의지를 꺾을 생각이 없으니 그 저항을 그냥 다 껴안고 있었던 것이다.
조국 장관의 도덕성, 조국의 적은 조국… 이런 얘기는 일단 논의에서 제껴두겠다.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세월이 지나면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이 글을 다듬어나가는 현 시점은 이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를 발표한 이후이다. 두 달이 넘게 펼쳐졌던 정치 드라마가 일단락되었다.) 단지 작금의 검찰, 언론,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살펴보면서 그 폭력성에 기겁을 하고 어떻게 하면 좀더 마음챙김 하며 언어생활을 할까를 제안할 뿐이다.
국회의원들의 마음 없는 언어생활
정치인들의 막말을 거론할 때, 최근 있었던 웃픈(웃기지만 슬픈) 에피소드는 꽤 오랫동안 회자될 것 같다.
지난 2019년 10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서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질의를 시작했다.
박주민 의원: “지난 4월,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 등 몇몇 법률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여야간에 충돌이 발생했고요. 그 충돌과 관련해서 상호 고소 고발이 좀 이어져서 100명 넘는 사람이 고발 고소되었던 사건, 잘 알고 계시죠?”
송삼현 남부지검장: “예. 알고 있습니다.”
박주민 의원: “법과 원칙대로 진행해주시기 바랍니다.”
송삼현 남부지검장: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주민 의원과 송삼현 남부지검장의 질의 응답이 끝나자마자 여상규 법사위 위원장이 한 마디를 덧붙힌다.
“덧붙여서 한 마디 드리면, 아까 존경하는 박주민 의원님이 질의를 했기 때문에 남부 지검장님께 말씀을 드립니다. 야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관련 해서 저지하려다가 많이 고발이 되어 있는데요. 그것 역시 순수한 정치 문제입니다. 사법 문제가 아니에요.”
이 발언이 과연 옳은가를 살펴보자. “야당 의원들이 패스트 트랙을 저지하려다가 고발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맞다. 하지만 그 다음 발언은 어떤가? 그것이 순수한 정치 문제일뿐, 사법 문제가 아니니, 남부지검장이 법과 원칙대로 사법처리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을 따져보자. 검찰이 고소 고발된 이들을 소환해도 ‘배째라’, 식으로 불응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법과 원칙대로 진행해달라는 박주민의원의 발언에 법사위 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자가 자신이 속한 당의 이익을 위해 논리에도 맞지 않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여상규 법사위 위원장의 말에 여당 위원들이 술렁거렸다. 그리고 평소 이런 것을 그냥 못 넘어가는 김종민 의원이 한 마디 받아쳤다.
김종민 의원: 당사자가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떻게 해요?
이에 대해 여상규 법사위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했었는지,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보겠다.
여상규 위원장: 잠깐, 시계 정지해요. (갑자기 정색하며) 다른 의원들이 말할 때는 끼어들지 말라고 했죠? (고함)
김종민 의원: 소리 좀 지르지 마시고요.
자한당 의원들: 블라 블라 블라
김종민 의원: 선을 좀 넘지 맙시다. 선을 좀.
여상규 위원장: 그런 것은 정치문제입니다. 검찰에서 함부로 손댈 일도 아니에요. 어느게 공정하고 어느 게 정의로운지, 이거 잘 생각하셔야 됩니다. 철저하게 수사할 것은 수사하고, 그
리고 수사하지 말아야 할 것은 수사하지 말고, 이러는 것이 진정 용기 있는 검찰입니다.
왓(What)? 지금 뭐라고? 수사할 것은 수사하고, 수사하지 말아야 할 것은 수사하지 말아야 한다? 수사할 것과 수사하지 말아야 할 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이지? 과연 자한당당원과 직원들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려다가 고발당한 것은 수사하지 말아야 할 사안인 건가? 누가 그런 평가를 해주었지? 소위 법사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이의 편향된 시각에 국정감사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기가 막혀 입이 벌어진다.
김종민 의원: 야당 의원들도 자(자기네)당이라고 해서 선을 넘는 것까지 감싸면 안 됩니다. 이게 국정감사 맞아? 이게 지금? 사건 관여자가 수사하지 말라고 하는 게 국정감사 맞냐고, 이게!
의원들: 블라블라 고성 난무
김종민 의원이 말한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만 말하는 방법에는 좀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바꾸어보면 어떨까?
“이제껏 제가 들은 바를 종합해보면 야당 의원들은 패스트 트랙 충돌 사건에 대해 수사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이고 기회입니다. 지금은 피감기관인 남부지검의 정책 전반에 대한 질의와 답변을 통해 피감기관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할 시간입니다. 특정 사건에 대해서 수사를 하라, 하지 말라는 것은 국정감사라기보다는 국정개입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상규위원장님께서는 국정개입을 멈추고 이 자리의 본래 목적인 국정감사를 재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했다면 다시 한 번 국정감사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할 수 있게 되고, 관찰한 것만을 객관적으로 말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존대어를 사용함으로써 예의를 갖출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맞는 내용의 말을 하더라도 어떻게 포장하는가 역시 중요하다. 김종민 위원.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가한 위원들이 제멋대로 소리를 높이자 여상규 위원장이 개입한다.
여상규 위원장: 발언 시간이 다소 초과할 때는 제가 보충 시간을 드리고 있고요. (갑자기 뜬금 없이 뎁다 큰 소리로. ) 누가 고함을 질러?
어머머, 세상에…. 이거 선진국의 국회 맞아?
나는 말해주고 싶었다. “네가 지르고 있어.”라고.
모 의원: 제가 질렀습니다.
여상규 위원장: 뭐야?
모 의원: 정도껏 하세요. 정도껏!
여상규 위원장: 이런! (쯧) 듣기 싫으면 귀 막아요. 듣고 싶은 얘기만 들어요! 원래 듣고 싶은 얘기만 듣잖아,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민주당은!
어머나… 기가 막히다. 듣고 싶은 얘기만 하고,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분은 바로 여상규 위원장인 것 같은데... 어쩌면 그렇게도 자신을 모르시는지…
에고… 이렇 게 말하는 것 역시 내 소중한 주의력(Attention) 낭비이기는 하다. 나나 잘 하면 되는 것이다만… 나는 여상규 위원장의 행동과 말에 대한 알아차림이 결여된 것으로 느꼈고 그의 고함 소리를 듣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편치 않음을 느꼈다.
다른 위원들: 위원장 자격이 없어! 뭐야 이게!
여상규 위원장: 누가 당신한테 자격 받았어? (손가락을 찔러 가리키며) 웃기고 앉아 있네, 정말. 병신같은 게, 아니고. 쯧.
나는 귀를 의심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하기야 그가 “웃기고 앉아 있네.”라는 발언을 한 것이 처음 일은 아니다. 무고한 시민(석달윤씨)을 간첩으로 조작했던 사건의 1심 담당판사 시절,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었던 것이 바로 당시 판사였던 여상규 위원장. SBS 제작팀이 2018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당시 판사였던 여상규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의)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라고 질문을 했었던 일이 있다. 이에 대해 여상규 위원장은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이라고 말하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여과 없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었다. 이 정도 되면 여상규 위원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과 발언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막말 논란의 주인공 여상규 법사위 위원장
1시간쯤 회의가 진행되고 난 후, 여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이 여상규 위원장에게 다가와 “현재 인터넷에서 욕설한 장면이 퍼지고 있으니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자 여상규 위원장은 손사레를 치며 “끝나고 합시다.”라고 말한다. 송기헌 의원은 다시금 “아뇨. 지금 하셔야 해요. 지금 영상이 돌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여상규 이원장은 마지못해, 억지 춘향 격의 사과를 한다.
“.. 제가 아까 김종민 위원 말에 화가 나가지고 ‘웃기고 있네…’ 뭐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게 뭐 영상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때 좀 흥분한 것은 사실입니다. 흥분해서 지금 그런 정확한 표현이나 말이 기억나지 않는데, 상대방의 이야기에 극도로 귀에 거슬려서 제가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거듭 사과를 드립니다.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뭐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1시간 전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그들 좋아하는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마치 기억에도 없는 일처럼 말하는 것을 볼 때 국민들은 그저 할 말을 잃어버린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극도로 귀에 거슬려서…?’… 마음챙김 수행을 하다 보면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든, 그것 역시 왔다가 가는, 즉 늘 변하는 현재의 경험, 무상한 경험임을 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내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다보면 어느덧 화끈거리던 얼굴, 숨이 막혀오는 가슴이 다시 평상시로 되돌아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여상규 위원장의 모습은 마음챙김 수행을 하지 않고 나이가 먹었을 때 어떤 모습이 되는가를 남을 통해 비춰볼 수 있는 좋은 예였다.
지나치게 폭력적인 국회의원들의 언어
여상규 위원장이 극도로 남의 이야기가 귀에 거슬려 흥분하여 “웃기고 앉아 있네, 병신 같은 게.”라고 말한 장면은 이미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인기 있는 짤이 되어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그의 언어적 폭력에 광분했다. 몇 개의 댓글들을 살펴보자.
June Gimm - “방금 욕한 걸 기억 못하면 치매 환자랑 다를바가 없다.”
Huruj - “인성이 바닥임이 천하에 공표되었음.”
win again - “정치문제가 법 위에 있다는 발상 자체가 웃김.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Sh Y -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네. 욕도 잘하시고ㅋ”
HS - “여상규가 판사였답니다. 나경원이도 판사였답니다. 사법부 개혁도 절실합니다.”
영원한향기lee - “저런 자가 판사였다니. 얼마나 비이성적인 판결을 했을까? 자한당의 클라스가 느껴지네.”
무심하게 - “지 감정조절도 못하는 게.. 공적인 자리에서 저 정도 하면 말 다한 거 아닌가? 창피해.”
Sunshine Sunny - “저 분은 위원장 하실 품성이나 중립성을 가지고 계신 분이 아닙니다. 이때까지 지켜본 결과~ 제발 제대로된 분 좀 WW”
Mj Kj - “저들이 국민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 장면을 보니 알겠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방송에서 이정도면 ㅜㅜ”
힘내세요 - “여상규 법사위 위원장님. 방금한 얘기도 기억에 없다면 꼭 치매검진 받아보세요. 일년에 한번 무료검진, 나라에서 해줍니다.”
썬 - “위원장이란 게 앉아서 자한당 편만 들고 있으니 위원장이 뭐하는 자리인 줄도 모르는 저런 애는 위원장 자리에 앉히지 말자.”
igalluk - “자신들은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치문제라고 우기는 거지. 정치 >>> 법 이게 기본 마인드인 듯.”
박두호 - “국회의원은 법을 안 지켜도 된다는 말인가.”
Hansoul & Soul Busan Seoul - “위원장은 회의 진행이나 하지. 자기가 여기 판사인가. 멍청하다. 좀”
gtp hwz wqo - “평소에 입에 달고 사는 말인가 보네. 70이 넘도록 얼마나 많이 했을꼬?”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의 언어 폭력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인식의 바로미터에 빨간 불이 들어와 있던 터였다. 이번 일로 다시 한번, 온 국민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될 수 있었을 뿐이다.
영국 국회의 마음챙김 프로그램
서구 세계에서는 여러 사회 기관에서의 마음챙김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의 경우, 병원, 학교, 기업, 스포츠팀 등에서 정기적인 마음챙김 명상 수행을 채택하고 있다. 지속적 마음챙김 명상 수행의 혜택을 알기 때문이다.
이 지구 상에는 의회에서 마음챙김을 하는 멋진 나라가 있다. 신사의 나라라 불리는 영국이 바로 그 나라이다. 의회에서 ‘마음챙김의 나라 영국(Mindful Nation UK)’이라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마인드풀니스 이니셔티브(wwwthemindfulnessinitiative.org)’라는 기관은 영국과 전 세계 여러 단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마음챙김 교육을 실시해왔다. 그 결과 250명의 영국 의원들을 대상으로 마음챙김 명상 훈련을 시켰고, 이들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주기적으로 마음 챙김 명상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14개국에서 마인드풀니스 이니셔티브의 프로그램을 본딴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온 40여 명의 정치인들이 마음챙김 법안자로서 제 1회 전 세계 의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마인드풀니스 이니셔티브는 ‘마음챙김 전정당 의회 그룹’을 형성하는 영국 정치인들을 돕겠다는 비전 하에 2013년 11월, 마들렌 번팅(Madeleine Bunting)과 크리스 컬른(Chris Cullen)에 의해 설립됐다. 이 기관은 뱅골(Bangor)대학, 에섹터(Execter) 대학, 옥스포드(Oxford) 대학, 써쎅스(Sussex) 대학의 마음챙김 훈련 센터와 연구 센터를 파트너로 하며, 정신 건강국(Mental Health Foundation), 마음챙김 협회와 호흡협회(Mindfulness Association and Breathworks), 그외에도 영국과 전 세계의 마음챙김 교사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마음챙김 프로그램으로 의원들이 명상을 하는 영국 의회
2013년부터 영국 의회 의원들은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코스(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줄여서 MBCT)에 참가했다. 2019년 4월 현재, 240명이 넘는 정치인들이 이 트레이닝을 받았다. 이들은 8주간의 클래스 이후에도 매주 실시되는 드랍인 클래스(Drop In Class)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며 함께 명상 수행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 시간이 의원들 사이에 우정과 신뢰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1년에 두 차례 묵언 수행의 날 프로그램도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초기에는 영국 국회의 의원들이 명상 클래스에 참가했던 것을 공적인 자리에서 밝히지 않았었지만 최근에는 이들이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에 참가해 자신들의 개별적 삶과 공인으로서의 삶이 극적으로 변화한 것에 대해 대중들 앞에서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마음챙김 명상은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2018년 1월 17일, 체육·시민사회(Sport and Civil Society) 장관직을 수행하다가 ‘외로움 문제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으로 겸직 임명된 영국 의회의 트레이시 크라우치(Tracey Crouch)는 대중 매체를 통해 마음챙김 명상 훈련이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 의회에서 마음챙김 명상 훈련이 이처럼 성공적인 결과를 낳자 전 세계 의회에서는 영국 정치인들을 초대돼 마음챙김 명상의 혜택에 대해 강연을 청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네덜란드, 프랑스, 아일랜드 등 6개국의 의회에서 마음챙김 코스를 시작하게 됐다. 이외에도 10여개국에서 마음챙김 코스를 계획하고 있다.
영국의 의회
2013년,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를 마친 영국 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이 배운 명상 수행의 뇌과학전 측면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다. 그래서 마인드풀니스 이니셔티브는 마음챙김 명상 수행의 혜택에 관한 연구결과를 영국 정치인들에게 전달했다. 2014년 초, 마인드풀니스 이니셔티브는 영국 의회를 도와 ‘마음챙김 전전당 의회 그룹(Mindfulness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MAPPG)을 결성했다.
이는 노동당(Labour)의 크리스 루앤(Chris Ruane), 보수당(Conservatice)의 트레이시 크라우치(Tracey Crouch), 그리고 자유민주당(Liberal Democrat)의 로얼리 버트(Lorely Burt) 등 각당 대표의 참석으로 이뤄졌다. ‘마음챙김 전당 의회 그룹’은 2014년 5월 7일, 영국 의회에서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론칭됐다. 이후 1년간 마인드풀니스 이니셔티브는 ‘마음챙김 전전당 의회 그룹’이 마음챙김 수행을 지속하도록 돕는 한편, 영국의 여러 기관에서도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확산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
‘마음챙김의 나라 영국(Mindful Nation UK)’ 프로그램은 과학자, 명상 수행자,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치러진 여러 의회 이벤트에서 직장에서의 정신 건강, 교육, 형사상 정의, 통증 관리 등 여러 주제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 청문회 보고서는 마음챙김 명상 수행의 혜택에 대한 증거와 통계수치를 정부, 그리고 국가 기관에 제공해주었다. 보고서는 교육, 헬스케어, 직장, 형사상 정의 등 여러 분야에서 어떻게 마음챙김 교육이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다루었다.
첫번째 교육 현장에서의 마음챙김 - 교실에서의 학생들의 태도, 주의력과 집중력 향상, 교육의 수준 향상, 어린 학생들의 웰빙 향상에도 마음챙김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 교육 정책에 마음챙김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두번째 헬스케어에서의 마음챙김 - 마음챙김이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를 줄일 수 있는 통계 수치들을 언급하고 만성적인 건강 문제와 공공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음에 주목했다.
세번째 직장에서의 마음챙김 - 마음챙김이 일터에서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일 수 있으며 감정적 탄력성과 감정 지성, 창조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음챙김의 나라, 영국
마음챙김의 나라, 영국 이벤트들
형사상 정의: 형사상 정의 시스템에 있어 마음챙김이 우울증, 불안 초조증,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교육 기준: 현재는 마음챙김 교사들에 대한 정규적인 인증 과정이 없지만 앞으로 마음챙김 교육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마음챙김 지도교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보고서에서는 ‘좋은 수행 가이드라인(Good Practice Guidelines)’을 충족시키는 교사들의 리스트를 출판했는데 이 리스트로 좋은 교사들에 대한 일종의 인증을 해준 셈이다.
세계적인 업무: 영국 의회에서의 성공적인 마음챙김 프로그램에 이어 마인드풀 이니셔티브는 전 세계의 정치인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제 마인드풀 이니셔티브는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랜드, 프랑스, 독일, 아이스랜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 스리랑카 등 45개국 이상의 대표들에게 정치적인 맥락에서의 마음챙김 교육을 실시, 지원하고 있다.
의회에서의 마음챙김 프로그램에 대해 영국인들은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영국인인 마이클 로스(Michael Rose)은 “영국 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나라 국회에서 마음챙김을 이처럼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러워요.”라고 말한다.
동물농장에서 성숙한 국회로
대한민국의 국회를 보고 자랑스러움을 느낄 국민이 몇이나 될까, 싶다. 저잣거리보다 품위 없는 막말이 오가는 곳,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곳,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실제적 동물농장의 주역들… 많이 부끄럽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마음챙김 교육과 함께 비폭력 대화 교육을 도입했으면 하는 바램이 인다. 그래야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회가 비생산적인 싸움이 아니라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며 생산적인 업무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국회 또는 어떤 회의라도 열기 전에 이런 명상을…
내가 참 좋아하는 미국 명상 선생님 가운데 매리 매덕스(Mary Maddux)라는 여성이 있다. 부드러운 음성으로 마음챙김 명상의 핵심을 잘 이해하고 있는 스승이다. 그녀의 명상 오디오 중 ‘회의 시작 전 명상’을 소개한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했으면 좋겠고, 기업에서 회의를 하기 전에도 잠깐 약 4분 정도 눈을 감고 명상을 했으면 좋겠다.
“편한 자세를 취하세요.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모든 것들, 고정관념, 생각, 감정들을 잠깐 동안 내려놓습니다. 그럼으로써 지금 이 순간에 완전히 현존해보세요. 이제 눈을 감아도 좋아요.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세요. 공기 온도, 들려오는 소리들…. 그리고 당신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식해봅니다.
생각들, 감정들, 몸의 감각들…. 생각을 분류하고 물리치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생각이 어떤 의도도 없이 그냥 흘러들어온 것처럼 그냥 흘러가도록 허용해보세요. 노력하지 않고 흘러가도록 해보세요. 그럼으로써 다시 한 번 의식을 현재 이 순간으로 가져옵니다.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길고 편안하게 한 번 숨을 쉬어보세요. 폐에 신선한 공기를 들여놓고 아랫배를 편안하게 이완해보세요. 숨이 아랫배 깊숙이 오갈 수 있도록 숨쉬어봅니다. 내쉬는 숨에 당신을 사로잡고 있던 걱정거리들, 생각들을 모두 내려놓습니다. 다시 한번 깊게 숨을 쉬어봐요. 그리고 이제 평상시처럼 호흡하세요.
숨이 알아서 쉬어지도록이요.
다시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경험하는 모든 것을 인식해보세요. 편안하고 열려 있는 의식으로 현재 이 순간의 경험을 알아 차립니다. 아무 것도 바꾸려고 애쓰지 마세요. 아무 것에도 저항하지 말아요.
자, 이제 천천히 명상 상태로부터 깨어나봐요. 명상으로부터 얻게 된 편안하고 이완된 인식을 회의 중에도 계속 유지해보세요. 몸을 스트레치하고 조금씩 움직이고 준비되면 천천히 눈을 뜨세요.”
스텔라 박은 1980년대 말, 연세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과 한인 신문에 먹거리, 문화, 여행에 관한 글을 기고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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